사람의 아픔을 알아가며 살아가는 것
오키나와 여행을 함께 했던 후배에게서 소포가 도착했다. 깨달음이 부탁한 과자들이 부피가 커서 가져오지 않고 소포로 부치겠다던 것들을 한국에 도착하자 바로 보내 온 것이다. 한국과자랑 라면들, 마른 고추, 고춧가루, 옥수수차, 그리고 호박 고구마.. 바쁜 것 아니니까 천천히, 천천히 보내라고 몇 번을 얘기했건만 그녀답게 역시 바로 보냈다. 난 이 후배에게 늘 머리가 숙여진다. 나하고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후배이다. 얌전하고, 신중하고, 차분하고,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면을 가지고 있는 착실과장이라는 별명이 딱 맞는 후배이다. 우리집에선 이 후배가 홍 회장님으로 통한다. 2년 전, 아빠 장례식 때 카운터에서 조의금을 정리하던 오빠가 형부들에게 홍00란 분을 아시냐고 형님들 거래처 사장님 아니냐고 묻..
2014. 4. 19.
사람이 사람을 용서한다는 게...
누군가를 미워한다는 게 참 고통이다. 그래서,,,, 내가 편해지고 싶어 용서를 하려하는데 좀처럼 마음이 움직여 주질 않는다. 너무 힘들어 울었다. 어제도 오늘도..... 목이 터져라 울어도 그때뿐, 모든 게 다 내 잘못이라고, 내 탓이라고 자기암시를 해보지만 돌덩이처럼 자리잡고 있는 미움의 덩어리가 무겁게 날 짓누르기만 한다. 상처를 받는다는 것은 무언가를 의지하고 기대했다는 것이라는데... 결국, 난 뭘 원하고 기대했을까... 용서한다는 것은 정신을 맑게 한다고들 말을 한다. 다른 사람을 원망하고 미워해서 이로울 게 하나도 없다는 건 알고 있다. 용서하자고 마음먹으면 되는 것을,,, 내가 바뀌면 상대도 바뀐다는 것을,,,알면서도 실천을 못하고 있다. 성경책을 읽고 또 읽고 혜민스님에 책들을 펼쳐보아도 ..
2014. 4. 16.
한국 이름을 그렇게 부르지 마세요
내 이름은[숙]자 돌림이다. 우리 4자매 중 60년대에 태어난 언니들과 난 [숙]자 붙어 있고 나하고 6살 터울이 있는 우리 여동생은 완전 세련된 이름이다. 영숙, 호숙, 미숙, 금숙, 기숙, 애숙, 경숙, 미숙, 은숙, 재숙, 현숙, 조숙, 태숙, 진숙, 정숙, 윤숙, 명숙, 효숙, 삼숙, 희숙, 창숙, 말숙, 혜숙 등등,,, 난 흔한 이름이여서도 그렇지만 [숙]자가 촌스롭게 느껴져 내 이름이 썩 맘에 들지 않았다. 깨달음이 결혼하고 1년쯤 지났을 무렵, 내 이름을 가지고 궁금해 했었다. 도대체 이름이 어디까지냐고??? 뭔 소린가 물어봤더니 장모님이 [ 운수기 (가명-은숙이) 운수기 (은숙이)라고 부르던데 [수기~]가 무슨 뜻이냐고? [은숙]은 2글자인데 [운수기]는 3글자라고 [기]를 왜 붙히냐고 물..
2014. 4. 9.
국제결혼, 3년의 시간을 뒤돌아 보니.
2010년, 3월25일, 늦은 저녁, 24시간 열린 구약소(구청)에 가서 혼인신고서를 냈다. 이곳 일본은 먼저 혼인신고서를 내고 결혼식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 해 10월 2일 우린 결혼식을 올렸다. 다음 주 25일이면 결혼생활 4년을 맞이한다. 결혼을 하고 뭐가 변했는가,,,, 나 아닌 다른 사람과 한 공간에서 공동생활을 한다. 식사도 같이, 쇼핑도 같이, 잠도 같이 ,,,,,같이 해야할 일들이 너무도 많다. 혼인 신고서를 제출했을 땐 느끼지 못했다. 깨달음 팔짱을 끼고 목사님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맞춰 걸어가면서부터 실감이 났다. 결혼이 주는 책임감과 중압감을.... 내일부터 이곳은 3일 연휴에 들어간다. 결혼기념으로 국내 온천여행을 갈까, 2박3일 도깨비여행 같은 서울투어라도 할까라는..
2014. 3.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