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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5

올 해를 마무리 할 시간이 됐다 아침부터 초인종이 바쁘게 울리며 각종 선물들이 들어왔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평소 신세를 진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보내는 오세보( お歳暮 연말 선물)를 받다 보니 한 해가 저물어 가고 있음이 실감 났다. 깨달음도 회사로 도착한 선물들을 직원들과 나누고 인기가 없는 것들을 집으로 가져왔다. 난 과일이나 생선이 좋은데 올 해는 유난히 달달한 과자류 스위츠(sweets)가 많았다. [ 근데,, 깨달음,, 이 파운드 케이크랑 버터 샌드는 직원들이 싫대? 그 여직원이 좋아하지 않았어? ] [ 그 얘도 좋아하는데 나도 좋아하니까 내가 가져왔어 ] [ 아,, 그래.. ] [ 이 연어는 우리 와이프가 좋아하니까 가져갈 거라 말하고 가져온 거야 ] [ 그래.. 고마워..] 나는 습관처럼 버터 샌드를 하나 꺼내 .. 2022. 12. 6.
삼재는 미리 피해야 하는 것. 연식으로 따지면 12년이 지난 내 자전거가 여기저기 고장나기 시작했다. 작년에도 부품 교체 및 대수술?을 한번 했는데 올 해도 삐그덕 거리고 있다. 오늘은 앞 바퀴에 문제가 있어 교환을 부탁하고 나오려다 새 자전거를 둘러보고 그냥 돌아섰다. 자전거가 말썽을 피울 때마다 깨달음은 전동식 자전거를 사주겠다고 했지만 난 필요치 않았다. 아이들과 태우고 다니는 엄마들에게는 전동식이 꼭 필요하지만 자전거가 가지고 있는 묘미를 느끼고 싶은 나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어서였다. 번호표를 주머니에 넣고 만지작 거리다 전철을 탔다. 수리가 끝날 때까지는 2시간의 여유가 있으니 느긋하게 물건을 고를 수 있을 것 같아 화방을 찾았다. 미술용품 외에도 작고 귀여운 문구용품을 함께 파는 세카이도(世界堂)는 미대생 뿐만 아니라 쇼핑.. 2022. 1. 17.
귀찮아도 먹는 건 즐겁다 2021 마지막 날,, 우린 쯔끼지(築地) 시장에 다녀왔다. 싱싱한 야채, 생선들을 구매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단순히 연말분위기를 느끼려 심심해서 나왔는데 직접 와 보니 생각보다 물건들이 좋은 게 많아 먹고 싶은 것들을 사기로 하고 골목골목을 다니는데 예상대로 사람들이 넘쳐났다. 내가 좋아하는 조림전문집에서 다시마조림을 살까했는데 신정에 필요한 조림반찬들만 즐비할 뿐, 평소 때 팔던 조림들은 내놓지 않은 상태였다. 점심시간까지 겹쳐 어딜 가나 기다리는 줄 서있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깨달음은 그 틈을 비집고 내 뒤를 졸졸졸 잘 따라왔다. 사람들이 많아 물건들을 제대로 보기 힘든 정도였지만 깨달음은 행여나 꼬막을 못 보고 놓칠까봐 생선가게 앞에서 목을 길게 빼고 유심히 관찰했다. 돌고 돌아 마지막에 들른 생선가.. 2022. 1. 3.
여러분 덕분에 행복한 한 해였습니다. 깨달음은 기어코 소수의 직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며 종무식을 강행했다. 난 예고한대로 참석하지 않았고 3시가 넘어서 약속장소인 아사쿠사(浅草)로 향했다. 어제부터 귀성길에 오른 사람들은 도쿄를 빠져나갔고 신정연휴를 맞아 도쿄로 관광을 온 사람들이 그 빈자리를 채웠다. 센소지엔 언제나처럼 기모노를 차려입은 젊은 커플들이 많았다. 올 해의 끝자락에 선 사람들은 각자가 믿는 신들에게 한 해의 마감을 고하기도 하고 새해의 소망을 빌기도 하면서 센소지 浅草寺본당 앞에 상향로에서 뭉게뭉게 피어올라오는 선향의 연기를 자신들의 몸 쪽으로 끼얹었다. 400년 전, 중국에서 전해지는 향로는 참배객의 신체를 정화하기 위해 사용된 불사에 쓰는 도구 중의 하나였다고 한다. 향로의 연기를 아픈 부위에 끼얹으면 상태가 좋아지거.. 2021. 12. 30.
마지막 나눔이 될 것 같아요 저녁을 먹고 쉬고 있는데 아마존에서 맥주가 배달되었다. 발송인이 적혀있지 않아 도대체 누구인지 내 지인과 깨달음 지인들을 찾다가 못 찾고 송장번호로 아마존 홈피를 검색하는데 깨달음이 누군가와 통화를 하는 것 같더니 알아냈다며 나카무라 (中村)라고 했다. 지난달 내가 김치를 담아 친구들과 지인에게 나눔을 하고 난 뒤, 뒤늦게 깨달음이 혼자인 친구에게도 보내고 싶다고 하길래 월요일날 한국 김과 함께 챙겨 보냈던 분인 나카무라 상이었다. 가족들은 모두 오사카(大阪)에 살고 있고 홀로 도쿄에서 지내는 기러기 아빠인데 깨달음보다 5살이나 어리지만 혼자 산지 20년이 넘어서인지 정말 늙어 보인다며 만날 때마다 짠한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 당신에게 너무 고맙다면서 해외여행 못 가니까 각국의 맥주를 보낸 거래 ] .. 2021. 11.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