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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노4

남편이 우울했던 이유가 있었다 출근하고 점심시간무렵쯤 깨달음에게서카톡이 왔다. 우리집 반대편에 있는 공원에 감을 놓아두고 왔다며 10년후에 큰 감나무가 될지모른다는 내용이였다.깨달음이 공원에 놓아둔 그 감은지난번 시댁에 갔을 때, 우리가 따 온 것으로떫은 맛이 강해 먹지 못하고 숙성될 때까지놔뒀다가 오늘에서야 버리게 된 것이다. 사람이 안 산지 2년을 훌쩍 넘기다보니시댁은 갈 때마다 폐허가 되어가고 있었다.요양원에 들렀을 때, 시어머니가 부탁한 기모노를 가지고 가야해서 들렀다. 앞마당은 정글처럼 변해있었고 화분들도흉하게 말라죽어 있었다. 올 때마다 깨달음이 물을 주곤 했는데 찬바람에 힘들었는지 무서운 행색을 하고 있었다. 그날, 둘이서 딴 감을 새가 먹기 편한 장소에놓아두고 20개 정도를 가져왔었다.솔직히 난 그냥 모두 새들에게 주고.. 2019. 12. 15.
남편에게서 시아버지가 보일 때 시부모님이 계시는 요양원 근처에 있는호텔에서 잠을 자고 일어난 우린 도쿄로 돌아오기 전에 다시 인사를 드리러 갔다.하룻밤 더 있으면서 못다한 집안정리를더 해야하는데 시간적으로 여의치않았다.때마침 아침 식사를 하러 가시려는 중이여서기다리려고 하는데 아버님이 당신은 식사를안 해도 된다면서 방으로 다시 휠체어방향을 돌리셨다. 전날 못 드린 것들을 전해드리고 깨달음이 앞 마당에 핀 꽃들, 그리고 금귤이 얼마나 열렸는지 사진으로 보여드리며 설명을 했다. 그리고 아버님이 좋아하시는 밤쿠엔을 드렸더니전날 우리들이 사다놓은 먹거리들도많은데 뭘 또 사왔냐며 미안해 하셨다.[ 빨리 가거라. 그리고 고맙다 ][ 아버님, 또 올게요 ][ 그래,,케이짱,,내가 고마워하는 거 알지? ][ 아버님, 이제 그런 말씀 마세요자주 못 .. 2019. 5. 17.
일본 시어머니가 처음으로 보여준 모습 주말을 이용해 우린 시댁에 잠시 다녀왔다. 도착해서 바로 깨달음은 집주변을 살피고 사진을 찍었다. 3월에 퇴원하신, 어머님과 아버님이 다시 예전에 함께 계셨던 요양원으로 옮기셨고 깨달음은 일관계로 몇 번 찾아뵙지만 난 가지 못해 이번에 같이 오게 되었다. 다시 요양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안정을 찾으셨고 걱정했던 어머님의 치매증상도 별 문제가 없었지만 오늘 우리가 시댁을 찾은데는 안부인사와 함께 집안정리를 위해서였다. 깨달음이 부모님 살아계시는 동안 그냥 이 집을 두려고 했는데 처분을 해야겠다는 마음이 섰는지 정리를 해야한다고 했다. 사진을 다 찍고 난 후, 집 안에 들어서서 우리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미리 준비해 온 연막살충제를 놓는 일이였다. 파리, 모기, 바퀴벌레, 진득이, 거미 등등, 눈에 보이지 않.. 2019. 5. 14.
시어머니의 속마음을 듣다. 밤 11시를 훌쩍 넘긴 시간 우린 한국에서 돌아왔다. 거실의 인터폰에서 택배함에 소포가 들어있다는 빨간 램프가 깜빡이고 있었다. 모두 시어머니께서 보내주신 것이였다. 첫 번째 소포에는 접시들과 수건, 쓰레기 봉투, 반찬통, 소스, 두번째 소포에는 술병과 술잔, 그릇, 양말, 설탕, 손수건, 랩, 호일, 티슈, 행주 등이 들어 있었다. 내가 어머니 쓰시라고 박스에 분리해 두었던 것들도 몇 개 포함되어 있었다. 2주전, 어머니 댁을 청소하면서 참 많은 것들을 버렸다. 솔직히 쓸만한 것들도 있었지만 2,30년 지나다보니 곰팡이가 피거나 변색된 것들이 많았다. 그래도 너무 아깝다 싶은 것들은 재활용 박스에 넣어 리사이클숍에 보낼 수 있도록 했고 어머님이 사용했으면 하는 것들은 따로 박스에 담아 드렸었다. [ 어.. 2016.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