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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252

남편이 일본인이여서 못 고치는 습관 퇴근이 늦였던 우린 택배박스에 들어있는 커다란 소포를 둘이서 들고 왔다. 내가 샤워를 하고 나왔더니 깨달음이 벌써 박스를 풀고 하나씩 꺼내고 있었다. [ 내가 좋아하는 오미자다~] 콧노래가 계속 되고 자기 것이라 생각 되는 것은 오른쪽 허벅지쪽에 가깝게 놓아 두며 소포 밑에 깔린 보자기를 보고는 씨익 웃는다. [ 이건 누가 보낸 걸까? 너무 좋아~~ ] [ 언니랑 동생이 추석선물이라고 보낸 거야 ] [ 오~~내 건강을 이렇게 챙겨주시는 처형과 처제에게 어떻게 감사를 드리지? 제주도에서는 천혜향도 보내주셨잖아, 11월에 가면 내가 아주 맛있는 저녁 멋지게 사드린다고 꼭 전해 드려 ] [ 알았어 ] [ 이거 한약이지? 홍삼즙이야? ] [ 응,근데 당신 혼자 다 먹으라는 건 아닐거야, 나랑 같이 나눠 먹으라는.. 2018. 10. 5.
제주도 한달살기에서 남편이 보고 느낀 것 10월, 결혼 기념으로 떠날 목적지를 결정하고개운한 마음으로 저녁을 먹으며자연스럽게 여행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우리부부에게 남은 노후는 전 세계를 빠짐없이 가보는 것을 목표로 하자고 각자 어디가 가고 싶은지 그런 대화를 했었다.그러다 우연히 내년에도 한국의 어느 곳에서한달살이를 할 거라는 말이 나왔다.[ 진짜 그럴거야? 난 농담인 줄 알았는데? 어디에서 할 거야? ][ 부산이 좋을 것 같애..바다가 있어서..][ 제주도는 이제 안 가? ][ 아니..제주도도 좋은데, 부산도 재밌을 것 같아서 ] 한국이 아닌 제 3국에서 사는 것은 어떨까라는것도 생각해 보았다.싱가포르는 치안은 좋은데 물가가 비싸고,인도는 물가는 싸지만 생활이 불편할 것 같고홍콩은 볼거리와 먹거리는 좋은데 왠지 불안하고이탈리아는 남자들이 너.. 2018. 9. 26.
한일커플, 결혼 8년째 맞이하는 남편의 각오 건배를하며 깨달음이묻는다.[ 결혼 기념일에 어디 갈까? ][ 아무곳이나,,][ 뭐 갖고 싶어? ][ 생각해 볼게..당신은? ][ 나는 없어..][ 벌써 8년을 맞이하는데 기분이 어때? ][ 별,,느낌 없는데..][ 나도 별로 없어..]10월 2일이면 우린 결혼 8년째를 맞이한다.세월도 빠르다... [ 7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냈는데 우리는 지금도 왜 맨날 싸울까?..]내 질문이 대스럽지 않은듯 [ 그러게..우린 싸우면서정 드나봐..]라고 답했다. 우리 화제를 바꿔 지난주 깨달음이 잠시출장을 다녀오며 시부모님께 들었을 때의얘기를 나눴다.별다른 변화 없이 잘 계시는 게 고맙고어머님은 여전히 추위를 많이 타서 겨울옷을입고 계셨고 아버님은 딱딱한 센배가 드시고 싶다고 해서 마트에게 간식거리를많이 사드리고 왔다고.. 2018. 9. 14.
우리 부부가 함께 하는 취미생활 [ 우리애기..안뇽,,,]한마리씩 뜰 때마다 깨달음은 작별인사를 했다.5년이상 키우고 관리해 왔던 열대어 쿠피와 미키마우스플래티, 네온테트라 를 정리하기로 했다.애완견을 사기 위해 매주 돌아다니다가다시 돌아오기를 반복,그러다 마침내 결정을 했다.애완견은 주택을 하나 마련하고 기르기로하고그 대신 열대어가 아닌 해수어를 키우자고합의를 하고 수조에 있는 열대어들을 모두아쿠아센터에 가져다 주기 위한 작업을 아침부터 하게 되었다. [ 지난주에 태어난 완전 애기도 줘버릴거야?당신이 이 치어 받느라 고생했잖아.. ][ 괜찮아, 한마리도 빠짐없이 다 갖다 줄거야 ][ 역시 피도 눈물도 없어...]들릴듯 말듯 깨달음은 내게 한소리 했지만내 결심을 변함 없었다.그동안 한여름엔 더울까봐 전용 선풍기도 달아주고치어를 편하게 .. 2018. 9. 9.
남편이 한국 장모님께 보내달라고 한 것 퇴근한 깨달음 손에 백화점 쇼핑백이 들려있었다. 뭐냐고 묻기도전에 얼른 내게 보여주면서 북해도 이벤트에 잠깐 들러 장모님이 좋아하는 박하사탕을 샀다고 한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지난달에 보내드렸으니 11월달에 한국 갈 때 가져가겠다고 했더니 내일 당장 오징어랑 함께 보내드리란다. [ 왜? 지난달에 보내드렸다니깐 ] [ 그래도 또 보내드려~~] 저녁식사를 마치고 티브이를 보고 있는데 깨달음이 장모님께 전화를 걸어달라고 했다. [ 왜 그래? ] [ 아니...그냥,,,안부인사 드릴려고..] [ 엄마,,나야,, 잘계시죠? 한국도 이제 많이 선선해졌어요? ] [ 오냐,,,여기도 많이 선선해졌다. 거기는 아직도 덥냐? ] [ 아니..여기도 아침저녁은 선선해요, 별일 없으시죠? ] [ 응, 여기는 걱정할 것이 없다... 2018. 9. 4.
남편의 월급날이면 느껴지는 것들 월급날이면 언제나처럼 깨달음은 자기가 먹고 싶었던 것을 위주로 주문을 한다. 일본에서 18년째를 살지만 난 아직도날 생선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사시미는 물론 초밥도 썩 좋아하지 않아 깨달음은 늘 내가 같이 먹을 수 있는 구운 생선이나 조림을 주문했었다. 하지만, 월급날 만큼은 깨달음이 모든 메뉴를정하도록 한다.[ 한 달간 수고했어~][ 당신도~]건배를 하고 깨달음은 사시미를 아주 맛깔나게먹었다. [ 역시, 월급날, 당신이 사주는 저녁은각별하게 맛있는 것 같아 ][ 많이 먹어, 8월 한달간 많이 더웠는데 열심히 돈도 벌고 다이어트도 하느라 힘들었으니까 맘껏 먹어~ ][ 오늘은 아무 생각없이 그냥 무조건 먹을거야 ][ 그래 ]장어가 들어간 계란말이를 너무 좋아하는깨달음은 나에게 한조각 먹어보라는소리도 하.. 2018. 8. 31.
내 인생에 특별한 친구가 있다 뭐가 좋을지 한참을 돌아다녔다.친구에 딸이 결혼을 한단다.중학교 동창인 미현은 일찍 결혼한 덕분에이쁜 딸이 벌써 20대 후반이다.내 친구중에 처음으로 자녀가 결혼을 한다는 게기쁘면서 어색해 어떻게 축하를해줘야 할지 모르겠는데 깨달음이뭔가 일상에서 늘 사용하는 물건을 하는게좋다며 주방용품 전문점으로 이끌었다. 벌써 결혼을 한단다.이제 우리 나이 50를 막 넘겼는데 자식이결혼을 한단다. 난 자식이 없어 실감 할 수도 없고어떤 심경일지 그저 막연하게 상상만 해 본다.친구는 딸이 결혼 하겠다고 선포를 한 후로3개월동안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고 한다.너무 얄밉고,너무 속상하고,너무 애닳고,너무 허무해서..딸 얼굴도 보기 싫고, 하나부터 열가지 마음에들지 않았다고 하길래 뭐가 그렇게 꼴보기 싫더냐고 물었더니사위를 얻.. 2018. 8. 29.
남편에게 배우며 살았던 것들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친 깨달음은오늘도 변함없이 조깅을 시작했다.처서가 오기전 약간 가을냄새를 풍겼던 이곳 일본은 여름이 그대로 멈춰버린 듯 35도를 넘는 더위와 저녁엔 열대야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더워지기 전에 운동을 끝내려는 깨달음은 이를 악물고 열심히 뛰었다.[ 힘들면 좀 쉬지? ][ 말 시키지 마,힘들어..헉헉헉 사진 그만 찍지? ][ 왜? ][ 배는 모자이크 쳐리해 줘 ][ ............................ ]1시간을 넘게 조깅을 하고 돌아온 우리는거봉 따기 투어에 참가하기 위해서툴러 준비를 마친 뒤, 외출을 했다. 잘 익은 거봉을 찾아 하우스 안을 돌아다니던 깨달음이 크고 탐스러운 거봉을 따서는내게 자랑하듯이 내밀었다. 그리고 조랑말과 당나귀에게 당근 먹이를주며 초등학생처럼 좋.. 2018. 8. 27.
역시 돈에 관해서는 남다른 일본인 이곳은 어제부터 추석연휴에 들어갔다.8월15일이 추석인 이곳은 지금 귀성차량과 해외여행 가는 사람들이 빠져나가 시내가 한산하다.하지만 깨달음은 어제도 출근을 했고9시가 넘어서 퇴근을 한 그는 비에 젖은 모습을 하고 들어왔다.[ 소나기 맞았어? ][ 아니, 한 정거장 미리 내려서 걸어왔잖아,살 빼려고,,,][ 오늘은 더워서 죽을지 모르니까 그냥 오라고 했잖아 ][ 아니야,,매일 해야 돼..열심히 해도뱃살이 안 빠지고 있어서 .....]ㅠㅠ를 해가면서 자기의 지금 심정이 울고 싶다고 했다.[ 완전 땀범벅이네....][ 살이 쪄서 땀이 더 나는 것 같애 ][ 고생하네...][ 이렇게 열심히 하면 언젠가 빠지겠지..]뱃살을 빼려면 다른 운동도병행해야 빠진다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너무 힘들어서 눈이 반쯤 풀려 있는.. 2018. 8. 13.
남편이 내게 권한 갱년기 이겨내는 방법 너무 뜨겁다..실내온도는 아주 쾌적하고 선선한데난 답답해서 자다가 눈을 떴다. 벌써 두번째다.손과 발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서 얼음주머니를 가져와 손에 잡고 다시 잠을 청해보려는데도 발바닥에서 올라오는열로 쉽사리 잠이 오지 않는다.신경장애에서 오는 수족열증일까 했는데나는 갱년기로 인한 호르몬 분비장애로 발병 되었다고 했다.잠을 좀 더 자려고 하면 할수록 몸까지 달궈져오는 듯해 잠을 잘 수가 없다. 에스트로겐이라는 호르몬의 분비가 적어지는갱년기 때는 여러증상이 나타난다고 하는데난 지금 손과 발이 뜨거워서 거의 매일잠을 설치고 있다.무슨 약이라도 있으면 먹고 나아질텐데특별히 처방전이 없다고 하니 그저 견뎌야 한다.일본의 갱년기 주부들이라면 거의 한번쯤 복용했을 그 약(이노치노 00)이 내 체질에는 맞지 않았다... 2018. 8. 7.
남편이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들 뭘 먹을까 고민할 시간도 주지않고깨달음은 탕수육을 먹겠다고 했다.[ 보끈바(볶음밥)하고 탕슈~(탕수육)당신은 뭐 먹어? ][ 잡채밥,,,][ 배 고프다...]단무지에 식초를 골고루 뿌린다음 하나 집어먹고는양파도 된장에 찍어 먹으며 좋아라한다. 영업시작과 동시에 들어와서인지가게 안은 아직 에어컨 바람을 필요로했다.주방에서는 중국인 아저씨들이 중국어로뭐라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카운터에는배달전화가 계속해서 울렸다.[ 우리 탕슈~얼마만이지? ][ 지난달에 먹었지.. ][ 제주도에서 먹고 안 먹었으니까 한달 됐네][ 응,, ][ 나도 한 달 지나니까 한국 또 가고 싶다 ][ 나는 별로 생각 안 나는데. 한달 있어서 그런지..][ 당신은 한달이였고 난 일주일이였잖아,,그니까 생각나지...] [ 이번에 11월쯤에 .. 2018. 8. 2.
시부모님을 뵙고 돌아오는 날에는,, 아침 일찍 호텔을 나와 시댁으로 갔다.집을 비운지 6개월이 지나가니 더 이상누군가 다시 살기에는 힘든 상태지만잠깐 들려야했다.전날, 아버님이 집에 있는 분재들은 다 말라 죽었을 거라는 걱정과 올 해도 단감이 열릴텐데 어느정도 여물었는지 궁금해 하신 게 머릿속에 남아서였다. 주방을 지나 마당으로 나간 우린 낌짝 놀랬다.무성히 자란 잡풀들이 가득했고 거미줄은 사방팔방 자리를 잡고 있었다. 창고에서 꺼낸 커트기로 대충 길을 터놓고말라 죽어가는 화초에 물을 주는 깨달음.아버님이 작년에 퇴원하고 나와 마당에 앉아포도를 따 드시면서 나한테도 한알 주셨는데그 포도가 씨알굵게 주렁주렁 열려있었다.감나무에도 아기 주먹만한 사이즈의 단감이튼튼히 잘 자라고 있었다.[ 가자, 이러다가 끝이 없겠어 ][ 물 다 줬어? ][ 응.. 2018. 7. 29.
남편이 생각하는 소중한 한끼 제주도를 다녀온 이후, 우리는 외식이 잦아졌다그곳에서 삼시세끼 거의 외식을 했는데 무조건 끼니 때우기 식이 아닌소중한 한끼를 먹기 위해 몸과 마음, 정신건강까지 채워줄 음식을 찾아 먹었다.되도록이면 유기농으로,남들이 말하는 맛집보다는 우리 몸이원하고 입이 즐거워하는 음식에 분위기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었다. 그렇게 조금 다른 생활패턴을 경험한 우리는좀 더 둘만의 시간을 즐기자는 생각을 같이했고 그래서 외식이 늘어났다.연일 찌는 듯한 더위에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 기력도 없고 둘 뿐이다보니 가볍게 식사하면서 와인 한잔씩 하는게 훨씬 경제적이고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작년까지만 해도 삼복더위에 꼭 집밥을 하려고 고집했는데 좀 지혜롭게 살기로 했다.오늘은 집 근처 레스토.. 2018. 7. 21.
남편을 움직이게 만든 한국 소포 속에 이것 여긴 월요일까지 연휴였다. 침대에서 뒹굴뒹굴 책을 보다가 좋아하는 음악을 골라 듣다가 또 잠이 들었다가휴일 아침의 여유로움에 행복함까지 느꼈다.깨달음도 자기 방에서 뭘하는지 가끔 쿵쿵 거리는 소리가 나기도 했지만늘 틀어놓은 라디오 소리가 들려왔다.늦은 아침을 먹고, 우리 다시 각자의 방에 들어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데 동생이 보내온 엄청난 사이즈의 소포가 도착했다.[ 깨달음, 당신이 열어 봐 ][ 누가 보낸거지? ][ 동생 ][ 아,,처제가 보냈구나..근데 지금 나가야 돼 ][ 그럼, 갔다 와서 열어 봐, 언제 올 거야? ][ 지금 회사 가서 체크 좀 하고 간단하게 거래처 분이랑 식사할 예정이야][ 그래., 갔다 와 ][ 금방 다녀올 게 ] 그렇게 갔다 잠시 다녀올 것처럼 얘기했던 깨달음이 저녁 .. 2018. 7. 17.
다시 일본으로 돌아오며 생각을 정리하다 이마트에 도착해서보니 오픈하는데 10분이나남아있었고 깨달음은 마치 이 근처 사는동네 아저씨처럼 이주의 세일목록이 적힌찌라시를 들고 한참 그림을 보면서돼지고기가 싸고, 바나나도 싸다며 내게 보라고 내밀었다. 아침부터 이곳을 찾은 이유는깨달음 속옷을 좀 여유있게 사기 위해서였다.온 김에 간식도 좀 살요량으로 지하에 내려갔는데수박 포장이 아이디어 넘친다며 수박을 들고서는 옆으로 뚫어지게보다가 앞으로 돌려 보기를 반복했다.[ 진짜 영리해,,한국사람들,,편리함을 추구하는데는 세계 1위인 거 같애,디자인적인 면에서도 앞서 가,,,]또 중얼중얼 혼잣말을 했다. 마트를 나오자 잠시 비가 멈췄지만산굼부리를 향해 달리는데 안개와 함께비바람이 불어 꽤 오랜시간 비상등을 켜고서행운전을 해야했다.조수석에 앉은 깨달음이 바짝 긴.. 2018. 7.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