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지만 야무진 남편의 꿈
[ 오머니, 깨서방입니다 ] [ 아이고, 깨서방이 또 전화를 해주네~] [ 식사 하셨어요? ] [ 인자 먹을라고,,깨서방은 식사했어요? ] [ 오머니, 뭐 먹어요? ] [ 음,,김치찌개 했네. 저녁 먹을라고 ] [ 네,,오머니,,안 추워요? ] [ 여기는 많이 쌀쌀해졌어. 일본은 안 추운가? ] [ 오머니, 코로나 조심하세요 ] [ 나도 조심할랑께 깨서방도 조심해요 ] [ 오머니, 내년에 만나요 ] 스피커폰으로 들리는 엄마 목소리는 꽤 밝았다. 깨서방과의 대화는 늘 그렇듯 엊갈리지만 서로가 마음으로 느껴서인지 잘 통한다. 엄마의 오른쪽 발가락에 생긴 티눈이 몇차례 수술을 거듭했지만 뿌리가 뽑히지 않았는지 지난달 대학병원에서 사마귀라는 판정을 받고 다시 냉동치료를 받으셨단다. 물집처럼 생긴 수술부위가 신경..
2020. 12. 5.
서로에게 많이 솔직했던 우리 부부의 하루
깨달음 사무실엔 아무도 없었다.일관계가 아니면 회사에 좀처럼 가는 일이없는데 오늘은 깨달음이 나를 불렀다.대청소를 한 듯, 회사 안은 깨끗하고 고요하다못해 적막했다.깨달음 회사의 직원들은 2주전부터재택근무를 시작했고 한명만 미팅에 참가하기위해 잠깐씩 들린다고 했다.깨달음은 내가 사무실에 도착할 무렵거래처분이 갑자기 회사까지 찾아와 만나자고 하셔서 잠시 나가 있던 참이였다. 내가 사 준 장식품, 재학시절 선물로 준 일러스트 작품도 구석에 놓여져 있다.작품집, 포토폴리오, 각종 자재용카다로그,패턴, 칼라관련책자들,,.매달, 매해정기구독하는 건축, 설계, 시공 관력책들이 많아 책장을 사고 또 사도 부족하다고 했다. 처음 깨달음 회사를 찾았던게 언제였던지..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다보니 옛생각들이새록새록 떠올랐다..
2020. 4. 3.
미식가 남편이 불편할 때가 있다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고 깨달음은 심각한 표정으로 하나씩 맛을 보며 짜다, 달다가 아닌 풍미가 어떻고, 뒷맛이 어떻다는 요리평가를 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모든 음식들을 천천히 음미한 후에 꼭 내게 3가지를 질문한다. [ 당신은 몇 점? ] [ 다시 올 거야? ] [ 뭐가 문제라 생각해? ] 그 질문에 답을 하고 나면 최종적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점수를 말한다. 5점 만점에 1점, 2점, 2,5점, 3점, 3,5점, 4점, 4.5점으로 나눠서 엄지손의 각도로 표현한다. [ 이 가게는 2점이야? ] [ 응,원래 1점주려고 했는데 마지막 파에야가 먹을만해서 2점으로 했어 ] [ 당신이 무슨 미슈랭 심사원이야? 매번 어딜가나 점수를 주는 건 좀 그래. 원래 미슈랭( Michelin) 은 비공개로 수차례 방문해서그 ..
2020. 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