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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서방88

남편이 일본인입니다만 잊고 있었던 건 아니였다. 어제 한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전화를 받고 우두커니 앉아많은 생각에 잠겼다. 우리 부부의 얘기가 담긴 책 [ 남편이 일본인입니다만]을 구입했는데책에 사인을 어떻게 해 줄 수 있냐는 친구의 말에 잠시 머뭇거렸다.출간되고 나서 바로 샀다며 내게 인증샷도보냈는데 왜 다시 구입한 거냐 물었더니제자들에게 몇 권 나눠주고 싶어서라며 깨달음 사인을 꼭 받고 싶다고한다.그래,,우리가 책을 냈었지,늘 머릿속 한편에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궁금했었는데오늘은 큰 맘 먹고 책의 후기를 찾아보았다.대부분 우리 블로그를 예전부터 봐 왔던 분들이구입해 읽으신 후 자신의 블로그나 책리뷰란에 적어 주셨는데 링크를 따라 클릭을 할 때마다 그분들께 성적표를 받아보는 것 같아 가슴이 두근거렸다.블로그가 아닌 도서관.. 2019. 10. 6.
일본에서 또 추석상을 차리다. 좀 이른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우리집 발코니에서 한참 작업중이였다. 대대적인 외벽보수공사가 시작된지 벌써 3개월이 넘어가고 있다. 공사가 시작된 날부터 온 집안에 있는 창문엔 커튼을 닫아두고 지내고 있다. 일주일에 2,3일은 발코니 이용이 가능하다는 공지가 있지만 작업하시는 분들이 때때로 왔다갔다 하시기 때문에 커튼은 계속해서 쳐두는 수밖에 없다. 발코니도 자유롭게 나갈 수 없어 빨래를 24시간 거실에서 말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작업이 끝나는 5시 이후엔 노을진 하늘을 볼 수 있어 다행이긴 하다. 내가 12월까지 빨래를 꼬실꼬실 말릴 수 없어 불편하다고 투덜거릴 때마다 깨달음은 공사가 끝나고 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로 위로아닌 위로를 했다. 오늘처럼 이렇게 아주 가깝게 눈 앞에서 작업을 하고 있을 .. 2019. 9. 13.
일본인 사위를 생각하는 친정엄마의 마음 우린 이곳에서 술 마시는 걸 좋아한다. 난 사시미를 거의 못 먹었지만 다양한 메뉴가많아서 서로가 좋아하는 걸 맘껏 주문한다.깨달음은 사시미를 위주로 나는 덴뿌라를 시작으로 구이, 초무침, 조림등을 시켜 놓고정종을 마시다보면 술이 술술 잘 들어간다. 오랜만에 와서인지 깨달음 손길이 바쁘다.[ 당신도 이 사시미 한 번 먹어보면 좋은데, 이거 한번 먹어볼 거야?][ 먹으려면 먹을 수 있는데 배탈이 나서 그렇지..내 장 속에 균들은 날생선에 민감하게 반응을 해 ][ 먹다보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 지금은 많이 좋아졌어. 초밥도 잘 먹고,탈이 없는 걸 보면,,그래도 사시미는 특히등푸른 생선은 아직까지 거부해, 뱃속이 ]이렇게 맛있는 사시미맛을 알게 해주고 싶은데그럴 수 없어서 깨달음은 안타깝단다. 정종을 한 병.. 2019. 6. 8.
남편에게 오늘도 배운 것 정확히 3주전, 우리집 거실에서 미팅이 있었다.거실 통유리창을 이중창으로 하기 위해서였다.3년전, 이사를 했을 때 각자의 방에는 이중창을 설치했는데 거실에 창들은 그대로 둔 상태로 지내다 올 해 들어 다시 업자를 불렀고오늘이 공사를 하는 날이였다. 3년간 그럭저럭 별 불편 없이 지냈는데올 들어 꽃가루 알러지가 심해지면서 엊그제는호흡곤란까지 일으켜 내가 자다가 죽을뻔 한 사건이 생겼고 꽃가루퇴치 대책마련으로 먼저 이중창을 설치해 조금이라도 꽃가루를 침입을 막자는생각에 오늘 작업을 하게 되었다. 미팅이 있던 날은 내가 함께 할 수 있었지만오늘은 난 또 병원을 가야했고깨달음이 혼자서 꼼꼼히 체크하며공사하는 걸 지켜보고 있었다.그 시각, 난 채혈실에서 2통의 피를 뽑고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데깨달음이 .. 2019. 3. 25.
멀리 있는 딸과 친정 엄마 마침 참기름이 떨어져 지난번 한국에서엄마가 싸 주신 병을 찾아 꺼냈는데 얼마나 꽁꽁 싸맸는지참기름 병이 맞는지 긴가민가 했다.킁킁 냄새를 맡아도 모르겠고 한 손에 들고이러보고 저리 둘러 보고 있으니 엄마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다.[ 참기름이 몸에 좋다고 긍께 많이 먹어라,깨서방 나물 좋아한께 많이 넣어꼬숩게 만들어 줘라. 한병이믄 쓰것냐? 큰 놈으로 하나 가져갈래? ]아니라고 작은 것으로 하나 받아왔는데 그 날일본에 돌아와 짐을 풀면서 깨달음이 한 병 더받아오질 그랬냐고 했던 것도 기억이 난다. 비닐봉투 세장을 풀었는데 이번에는 신문지가 나온다. 신문지를 조심히 열어보니 소주병에 담긴 참기름 냄새가 퍼져 나온다.이 참기름을 짜려고 깨를 사고, 기름집에서 행여나자신이 맡긴 국산 참깨와 중국산 참깨가 섞일.. 2019. 3. 22.
우리에겐 너무 짧은 한국에서의 시간 이 날은 모든 식구가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1부 예배를 보기 위해 샤워를 하고 화장을 하고 있을 때 우린 조금 느긋하게 아침을 준비했다. 깨달음이 교회에 갈 것인지 약간 고민을 했다가 안 가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냈고, 가족들의 예배시간에 우린 남은 스케쥴을 이행 하기로 했다.[ 깨달음, 서점도 가야되고 은행도 가야 돼][ 그럼 충장로 나가야겠네? ][ 응, 엄마랑 다 나가시면 청소하고우리도 바로 나갈 수 있게 당신도 준비해 ][ 알았어 ]이렇게 우리 나름에 스케쥴을 잡아두고 가족들이 집을 나서자 나는 설거지와 간단한 청소를 마치고 화장을 하면서 엄마와 시장에서 합류 할 시간들을 계산하고 있는데 깨달음이 화장실에서 날 부른다.[ 왜? ][ 이거 고장 났나 봐, 물이 안 내려 가 ][ ....... 2019. 3. 2.
한국에서 남편의 꿈에 나타난 사람 엄마집에 도착해서 바로 깨달음은 선물꾸러미를 풀어 엄마에게 며칠 늦은 생신 선물을 전해드렸다.[ 오메,이 비싼 놈을,,사지 마라 그래도 사네..나같은 늙은이가 좋은 놈 해봐야 소용없는디 ]좀 밝은 색을 샀는데 어머니 피부에 맞을지 모르겠다며 깨달음이 한 번 둘러 보시라고권했지만 엄마는 좋은 옷 입고 정식으로해보겠다며 그것보다 어서 식사를 하러 가자며 해물찜 식당으로 서둘러 갔다. 집으로 돌아온 깨달음은 쇼파에 다리를 한쪽을걸치고 까딱까딱 하면서 한국말뿐인 드라마를 마치 줄거리를 알고 있는 사람처럼웃으면서 늦은 시간까지 TV를 봤다. 다음날은 모든 가족들이 오는 날이여서아침부터 엄마는 분주히 움직였다.[ 엄마, 뭐 하지 말라고 전화까지 드렸는데뭘 이렇게 많이 준비하셨어? ][ 어제 저녁은 식당에서 먹었응께.. 2019. 2. 28.
남편의 고집, 그래서 더 감사하다 이곳은 월요일까지 연휴이다.예배를 마치고 교회를 나오면서 뭘 할까, 어디를 갈까 둘이 몇마디 나누다하코네를 가자는 의견일치를 봤다.지난달에도 아니 지지난달에도 갔었던하코네를 우리는 왜 자주 가려는건지알 수 없지만 신주쿠에 도착하는가 동시에깨달음은 백화점에서 모둠어묵을 사고나는 음료와 과자를 사서 하코네행 (箱根 )로망스카에 몸을 실었다.[ 우리 차로 갈 걸 그랬나? ] 깨달음이 자리에 앉자마자 그소리를 하길래 운전하는 게 얼마나 피곤한지 아냐고말 나온 김에 당신은 왜 운전을 하지 않았는지왜 면허증을 안 땄는지 물었다.초등학교 1학년 때 큰 트럭에 받쳐 머리가 깨진 뒤로는 차가 무서운 것도 있고 더 솔직히 말하면자기는 운동신경이 좀 둔한편이여서 눈으로 신호를 보면서 핸들조작을 하고 또 백밀러를 틈틈히 확인.. 2019. 2. 11.
티스토리와 깨서방, 그리고 케이 이 글은 어제 글입니다만 오늘 다시 올려야했던 이유를 뒷부분에 정리해서 함께 올립니다. -------------------------------------- [ 야, 저 아저씨가 자기야라고 불렀어, 한국 사람인가 봐, 얼굴이 아닌 것 같은데 ] [ 자기야, 요기(여기)~요기~ ]깨달음이 이번에는 손짓까지 하면서 또 날 불렀다. 그쪽으로 걸어가는데 옆으로 마주치던 20대 청년들이 깨달음과 나를 번갈아 쳐다봤다. 주말에 쇼핑도 할겸 긴자에 나갔다. 주말이면 차량통제를 해 둔 도로에 세계 각국에서 온 관광객들이 넘쳐났다. [ 한국사람들이 긴자 좋아하나 봐, 한국말이 많이 들려, 사람들이 많아서 손 잡고 다녀야겠어, 또 못 찾을라,,] [ 왜 당신은 자기야라고 불러? ] [ 그럼 뭐라고 그래 ? ] [ 이름을 .. 2019. 1. 30.
한일커플, 깨서방의 새해 바램 1년간의 묵은 때를 제거하기 위해아침부터 깨달음과 나는 부지런히 움직였다.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의미로이곳 일본에서는 연말에 집안 모든 곳을 구석구석 대청소를 한다.냉장고 청소를 하면서 문득 내년이면 내 나이가 몇 살인지,,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련지깨달음과 나에게 주어진 내년 한해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생각에 빠졌다. 2018년도 마음에 남겨둔 헛된 욕망과 질투와 시기들도 모두 정리해버리고 싶었다. 조금 더 쿨하게 조금 더 솔직히 다가서고 포용했더라면 나도 편하고 상대도 편했을 것을,,지난 시간들이 자꾸만 새록새록했다.새해에는 더 비우고 더 낮추며 내 자신을얽매이고 있는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좋겠다는 생각을 거듭했다. 깨달음은 거실과 욕실을 청소하다가 조용히 생각에 빠진 나를 불러서.. 2019. 1. 1.
한국을 120%즐기고 돌아온 남편 일본으로 돌아오는 날, 오후 비행기인 덕분에 짐을 호텔에 맡긴후 삼청동으로 갔다. 삼청동은 이번에도 꼭 먹고 가야할 게 있다던 깨달음의 선택이였다. 초입에 있던 치즈 핫도그집을 발견하고는 감자 붙은 걸로 먹겠다고 해서 하나 사줬더니 왜 일본에서 얘, 어른 할 것없이 사람들이 줄서서 먹는지 이제서야 알겠다면서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는데 맛있단다. [ 치즈가 완전 죽인다,한국에서 먹길 잘했어, 봐 봐,,치즈가 안 끊어져~~] 아침도 넉넉히 먹고, 디저트로 치즈 핫도그?도 먹었으니 커피도 한 잔 하고 가자며 분위기가 괜찮은 곳에 들어가 느긋하게 차를 한 잔 했다. [ 오후 비행기도 괜찮네. 이렇게 오전시간을 즐길 수 있고,..당신은 안그래? ] 내가 아무말없이 쳐다만 보고 있으니까 갑자기 폼 잡고 커피를 마시며.. 2018. 11. 21.
남편이 한국에서 행복한 이유 내가 샤워를 하고 나오는 동안에도 깨달음은어디를 갈 것인지, 뭘 먹을 것인지 핸드폰에입력을 하고 있었다. 오후에 가야할 친구 딸의 결혼식까지 여유가 있으니 잠깐이라도 서울을 둘러보자며 호텔을 나왔다. 아침은 북엇국을 먹을 거라고 해서가게를 찾아가는 중에 깨달음이 갑자기 맛있게 보인다며 들어간 곳은 뼈다귀해장국집이였다.원래 깨달음은 먹고 싶은 게 있다가도 눈 앞에 있는 음식의 유혹을 못 참고바로 메뉴변경을 하는 버릇이 있기에난 그냥 그러러니 했다.한국 오기전, 서울에서 꼭 먹을 거라 음식목록을 적을 때도 난 적힌대로 먹지 않을 거라고진작에 알고 있었다. 먹고자 했던 것보다 눈 앞에 탐스럽게 보이는음식이나 냄새의 유혹에 빠져 항상 생각지도 않았던 음식을 먹는게 깨달음 스타일이다.내가 메뉴판을 보고 있는데 뭐.. 2018. 11. 17.
한국 장모님을 생각하는 남편의 마음 [ 뭐가 들었을까? ][ 당신이 부탁한 배즙이잖아, ][ 아,,그렇지. 근데 엄청 무겁네 ][ 응 23키로나 되더라구,,,] 얼른 하나를 마셔보는 깨달음.[ 엄청 달아,지금까지 배즙하고 좀 다른 것 같애진짜 달고 진해 ]다 마시고 난 포장지를 천천히 훓어 보더니인삼이 그려졌다며 인삼이 들어간 거 아니냐고 묻는다다.[ 아니야, 도라지야,][ 이 뿌리는 인삼 아니야? ][ 아니야,, 자세히 봐 봐, 도라지야 ] 샤워를 마치고 나온 깨달음이 한국어 노트를 꺼내놓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적힌 곳을펼치더니 전화를 걸었다.[ 오머니, 깨서방입니다 ][ 오메 깨서방이네, 소포 잘 받았어요?][ 네 ][ 도라지를 많이 넣어서 맛이 찐할 것이네, 그거 마시믄 올 겨울에 감기는 안 걸릴 것이여][ 오모니, 잘 먹겠습니다.. 2018. 11. 2.
남편이 한국 장모님께 보내달라고 한 것 퇴근한 깨달음 손에 백화점 쇼핑백이 들려있었다. 뭐냐고 묻기도전에 얼른 내게 보여주면서 북해도 이벤트에 잠깐 들러 장모님이 좋아하는 박하사탕을 샀다고 한다. 고맙다는 말을 하고 지난달에 보내드렸으니 11월달에 한국 갈 때 가져가겠다고 했더니 내일 당장 오징어랑 함께 보내드리란다. [ 왜? 지난달에 보내드렸다니깐 ] [ 그래도 또 보내드려~~] 저녁식사를 마치고 티브이를 보고 있는데 깨달음이 장모님께 전화를 걸어달라고 했다. [ 왜 그래? ] [ 아니...그냥,,,안부인사 드릴려고..] [ 엄마,,나야,, 잘계시죠? 한국도 이제 많이 선선해졌어요? ] [ 오냐,,,여기도 많이 선선해졌다. 거기는 아직도 덥냐? ] [ 아니..여기도 아침저녁은 선선해요, 별일 없으시죠? ] [ 응, 여기는 걱정할 것이 없다... 2018. 9. 4.
내 인생 처음으로 전도를 하며,,, [ 오늘은 500엔만 낼거야, ][ 당신 알아서 해..][ 당신은? ][ 나는 천엔,,][ 나는 아직 믿음을 적으니까 이 정도만 내도 예수사마가 야단 안치시겠지? ] [ 500엔의 의미는 뭐야? ] [ 설교말씀 들은 값이야,공짜면 안되니까 ]깨달음이 교회를 나와 함께 다닌지 2개월이 지났다.설교시간에 잠깐 졸 때도 있지만 나는그냥 깨달음이 하고 싶은대로 내버려 두었다.무엇보다 매주 교회에 가자고 강요하지 않았던 건 말씀을 듣다보면 스스로가 느낀 게있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모태신앙으로 살아온 나는 전도라는 걸지금껏 해 본 적이 없다.친구나 후배가 호기심에 나를 따라 교회에 몇 번 나간 적은 있었지만 왜 교회를 가야하며왜 주님을 섬겨야 하는지도 제대로 설명하지 하지 않았다. 내 자신 스스로가 참 크리스천이.. 2018. 7.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