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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함5

일본인들 사이에는 없다는 그것 내가 변해가고 있는 건지, 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건지 내 자신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철을 갈아타기 위해 서 있는데 한국인 관광객들이 맞은편 선로에서 들어오는 전철을 사진에 담으면서 야마노테선(山手線)은 서울의 2호선 지하철과 같은 거라며 가이드북을 보기도 하고 카메라 앵글을 바꿔가며 사진 찍느라 분주했다. 이분들은 서울에서 오셨나라는 아무 뜻도 의미도 없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우에노(上野) 의 아메요코(アメ横)는 한국의 남대문 시장같은 곳인데 오늘 난 이곳에서 약속이 있었다. 내가 누군가에게 만나자고 먼저 연락을 하는 일이 좀처럼 없는데 요즘 변해가고 내 감정의 흐름에 사고를 맡긴 채로 실행에 옮기고 있다. [ 케이짱, 너무 오랜만이다. 연락 줘서 진짜 고마워 ] [ 그냥,,갑자기 잘 계시나.. 2023. 11. 1.
한국 드라마가 남편에게 미치는 영향 집 근처로 꽃구경을 나왔다. 벚꽃이 만개하고 거리에 사람들이 늘어나며 감염자 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 걱정을 안 할 수 없어 올 해도 그냥 꽃구경은 내년으로 넘길 생각이었는데 집 앞 공원이라도 다녀오자는 깨달음 제안에 흔쾌히 따라 나섰다. 흐드러진 벚꽃 틈 사이로 꽃잎이 하늘하늘 떨어진다. 이번 주말이면 꽃들이 질 것 같다며 조심스레 꽃망울을 만져보던 깨달음이 갑자기 흔들어 보고 싶다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사람들이 많다며 바로 포기했다. 그것도 잠시, 사람들 발길이 뜸해지자 떨어지는 꽃잎을 잡고 싶다며 다시 아이처럼 껑충껑충 뛰어오르기를 몇 번했다. [ 깨달음, 그만해,, 사람들이 쳐다봐 ] [ 정말 따는 건 아니야, 떨어지는 걸 기다리는 거야, 그냥 갑자기 도깨비 생각이 나서 해 봤어 ] 지난.. 2021. 3. 29.
소박하지만 야무진 남편의 꿈 [ 오머니, 깨서방입니다 ] [ 아이고, 깨서방이 또 전화를 해주네~] [ 식사 하셨어요? ] [ 인자 먹을라고,,깨서방은 식사했어요? ] [ 오머니, 뭐 먹어요? ] [ 음,,김치찌개 했네. 저녁 먹을라고 ] [ 네,,오머니,,안 추워요? ] [ 여기는 많이 쌀쌀해졌어. 일본은 안 추운가? ] [ 오머니, 코로나 조심하세요 ] [ 나도 조심할랑께 깨서방도 조심해요 ] [ 오머니, 내년에 만나요 ] 스피커폰으로 들리는 엄마 목소리는 꽤 밝았다. 깨서방과의 대화는 늘 그렇듯 엊갈리지만 서로가 마음으로 느껴서인지 잘 통한다. 엄마의 오른쪽 발가락에 생긴 티눈이 몇차례 수술을 거듭했지만 뿌리가 뽑히지 않았는지 지난달 대학병원에서 사마귀라는 판정을 받고 다시 냉동치료를 받으셨단다. 물집처럼 생긴 수술부위가 신경.. 2020. 12. 5.
한국 장모님을 생각하는 남편의 마음 [ 뭐가 들었을까? ][ 당신이 부탁한 배즙이잖아, ][ 아,,그렇지. 근데 엄청 무겁네 ][ 응 23키로나 되더라구,,,] 얼른 하나를 마셔보는 깨달음.[ 엄청 달아,지금까지 배즙하고 좀 다른 것 같애진짜 달고 진해 ]다 마시고 난 포장지를 천천히 훓어 보더니인삼이 그려졌다며 인삼이 들어간 거 아니냐고 묻는다다.[ 아니야, 도라지야,][ 이 뿌리는 인삼 아니야? ][ 아니야,, 자세히 봐 봐, 도라지야 ] 샤워를 마치고 나온 깨달음이 한국어 노트를 꺼내놓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적힌 곳을펼치더니 전화를 걸었다.[ 오머니, 깨서방입니다 ][ 오메 깨서방이네, 소포 잘 받았어요?][ 네 ][ 도라지를 많이 넣어서 맛이 찐할 것이네, 그거 마시믄 올 겨울에 감기는 안 걸릴 것이여][ 오모니, 잘 먹겠습니다.. 2018. 11. 2.
남편을 춤추게 하는 것 [ 필요한 것 있음 말해~] [ 아니야,,, 특별히 없어,,,] [ 한국에 못 왔으니까 내가 사서 보낼게~] [ 아니야,,,뭐 사려면 마트도 가야하잖아, 지금 돌아다닐 때도 아니고,,,괜찮아 ] [ 괜찮다니깐, 어차피 우리도 마트 한 번 가야하니까 그 때 같이 사면 돼~] 동생에게 필요한 거 몇가지 얘길하고 통화를 끝냈다. 그렇게 도착한 한국에서의 소포. 과자는 몽쉘 한박스만 보내라고 당부했건만 다양한 과자들이 많이도 들어있다. 세븐, 샤브레, 몽쉘, 찰떡파이, 웨하스,야채크래커, 영양갱, 카라멜, 롱스, 샤브레, 크라운산도, 껌까지.,,, 열무, 배추, 부추김치, 창란젓, 정관장, 감자, 풋고추, 된장, 누룽지, 고구마, 쥐포, 문어다리. 그리고 내가 보내달라고 했던 상추씨앗, 깻잎씨앗도 들어있었다. .. 2015.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