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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모님68

이젠 시댁 일은 남편에게 맡기기로 했다 깨달음이 시댁으로 향했다. 6시 40분에 집을 나서 아침으로 규동을 먹고 신칸센을 탄 시각은 7시30분이였다. 한시간쯤 달려 후지산이 정상까지 보일 때면 습관처럼 사진을 첨부해서 보내는 깨달음에게 나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시부모님이 요양원에 들어가던 3년전, 모든 재산을 서방님께 맡겼는데 뭔일인지 그 돈들이 모두 사라지고 없어져버리고, 장남인 깨달음에게 돈을 요구해 왔다. 매달 요양원비는 연금으로도 해결됐는데 적금이며 예금은 도대체 어디로 빠져나갔는지 그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통장 거래내역및 지금까지 시부모님 앞으로 빠져나간 출금액을 산출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이해가 되지 않은 지출이 많아 깨달음이 겸사겸사 확인차 시골에 내려가게 되었다. https://keijapan.tistory.com/140.. 2020. 11. 18.
돈 앞에서는 일본인도 똑같았다 2주전,아니 올 해를 시작하면서부터 우리 부부에게 머리 아픈 일이 생겼다. 시부모님의 모든 재산을 두분이 요양원으로 들어가셨던 3년전부터 서방님께 맡겨 모든 걸 관리하셨다. 서방님에게 맡기게 된 이유는 도쿄에 사는 우리보다 시부모님과 가까운 곳(시댁과 1시간거리)에 있는 것과 병원을 모시고 가는 일을 포함해 행여나 급한 일이 발생했을 때 가장 빨리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이 우선되었고 서방님도 흔쾌히 자신이 해야하는 일이라 생각하다며 당연하게 생각했었다. 이런 이유들로 깨달음은 시부모님의 재산은 동생에게 모두 줄 거라 했었고 나 역시 그렇게하라고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하시니까 받으시는 게 당연하다 생각했었다. 그래서 지금껏 단 한번도 그 부분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고 언급할 필요조차 없었다. 그런데 올.. 2020. 10. 22.
엄마에게 가는 길이 멀기만 하다. 일요일인데 난 잠깐 일이 있어 외출을 했다.오늘밖에 시간이 없다는 그 분을 만나기 위해그분이 약속장소로 지정한 우에노(上野)로 나갔다.간단히 차를 한 잔 할 거라 예상했는데역 근처 맛있는 디저트로 유명한 곳이 있다며그곳으로 가자고 하셨다.난 달달한 것들은 거의 먹지 않지만언제나처럼 그분의 의견을 존중, 한시간정도의 상담을 마치고 나오면서 마음의 상처는 사람에게서 받고, 치유 또한 사람에게서 받아야하는 아이러니한 불변의 법칙에 약간의 진저리가 났다. 집으로 돌아와서 나는 나머지 일들을 처리하고깨달음은 거실에서 유튜브 영상을 보는 것 같았다. 오후 5시무렵 내 방 문을 5센치정도 열고왼쪽 눈과 입술만 문틈 사이에 넣고서는 저녁엔 잡채가 먹고싶어요라고 했다.[ 왜? 들어와서 말하지 ][ 아니, 당신 공부하는 .. 2020. 9. 15.
내 부모지만 효도는 쉬운 게 아니다 지난 16일 어머님이 구급차에 실려 가시고 급성폐렴 증상으로 입원을 하셨다. 그렇게 2주가 지나고 퇴원을 하셨고 깨달음은 새벽 첫 신칸센을 타고 시댁으로 향했다. 나도 같이 가려고 했는데 깨달음이 자기 혼자 갔다 오겠다며 말렸다. [ 왜? 나도 가야 되지 않아? ] [ 가도 되지만 나 혼자 움직이는 게 편할 것 같아서 그래. 할일이 많아서 ] 일단 코로나 때문에 지금까지 요양원의 면회가 금지되었는데 이번에 특별히?15분간의 면회를 허락해줘서 시간이 아주 짧은 것도 그렇고 이번에 부동산에 가서 확실히 아버님 집을 팔 생각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냥 자기 혼자 다녀오는게 편하다며 7월말에 또 갈 일이 있으니 그 때 같이 가자고 했다. 그렇게 집을 나선 깨달음은 오전이 지날 무렵에 택시 안이라며 전화를 해왔다... 2020. 7. 6.
시어머님이 구급차에 실려가시다. 아직 완전히 코로나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곳은여전히 재택근무가 많다.하지만 깨달음은 출근시간을 한시간 늦추고퇴근시간은 한시가 앞당겼다.되도록이면 러시아워를 피하기 위해선택한 시간대이다. 퇴근을 한다며 사무실을 나왔다는 카톡과 함께 시어머니가 구급차로 병원에 실려갔음을 알려왔다. 아버님이 깨달음에게 전화하기 전에 서방님에게먼저 전했고, 자세한 사항을 알고싶어 서방님과 통화를 했다고 한다.노령이여서 회복이 어려울지모르겠다고 말했다는 구급요원....어머님이 퇴원할 때까지 면회는 할 수 없다는 말도덧붙혔다고 한다. 나도 퇴근을 하는 중이여서 많은 건묻지 못했고 일단 집에서 얘기하자고 했는데밖에서 식사를 하고 들어가자고 했다. 집근처 이자카야에 들어가 적당히 주문을 하고어떤 상황인지 자세히 설명해주라고 했더니걱정말.. 2020. 6. 16.
며느리로서 지금 내가 해드릴 수 있는 것 아침, 7시 30분, 깨달음은 샤워을 하고난 아침을 준비중인데 테이블에 올려진 깨달음 전화에 진동이 계속됐다.일찍부터 거래처는 아닌 것 같은데 끊기더니 또 울린다.누군가 싶어 봤더니 액정에 떠 있는 발신자에 시아버님 이름이 떠서 얼른 받으려는데 끊겼다. 5분쯤 지나 깨달음이 나오길래 아버님에게서 두번이나 전화를 하신 것 같다고하니까바로 전화를 건다.[ 무슨 일이야, 아버지? 응, 응,,언제? 병원에 갔어? 지금은 뭐하고 있는데? 알았어요, 지금 할게요 ]전화 내용이 좀 불안했다.전화를 끊고 시계를 쳐다보며 뭔가 골똘히생각하는가 싶더니 어딘가로 문자를 보냈다.[ 깨달음,,뭔 일이야? ] 아침에 어머님이 침대에서 내려오다 넘어져 코피가 났는데 간호사가 없어 바로 치료를 못했고 계속 누워만 계시려는어머님이 걱.. 2020. 6. 2.
내가 시부모님께 용돈을 드리는 이유 [ 저녁은 먹었냐? ] 저녁 9시가 넘은 시각, 엄마가 전화를 하셨다. [ 니기 시부모님도 잘 계시지? 한국은 어버이날이였는디 일본도 있냐? 그런 거?] [ 응, 있어, 6월달에 ] [ 살아계실 때 한번이라도 더 찾아뵙고 그래라. 후회한께..깨서방은 뭐하고 있냐? ] [ 드라마 보느라 정신 없어 ] 거실에 있는 깨달음을 불렀는데 전혀 대답이 없다. 요즘, 엄마는 새로 바꾼 스마트폰으로 삼촌들과 이모, 또 자식들에게 음성으로 카톡메시지를 보내는 재미에 푹 빠졌다고 하셨다. [ 근데,, 엄마 왜 무슨 일 있어? ] [ 아니,,뭔 일이 있는 것은 아니고,,니가 매달 용돈을 보내준께 통장을 볼 때마다 괜히 미안하고,,고맙고 그래서 ] [ 오늘 은행 다녀오셨어? ] [ 응 , 갔다왔는디 괜히 너한테도 깨서방한테도.. 2020. 5. 21.
시부모님이 매일 전화를 하신다.. [ 아버지.. 오늘도 무슨 일 있었어? ][ 아니, 케이짱이 보내준 과자가 도착해서전화했다. 케이짱한테 고맙다고 대신전해주거라 ][ 응, 알았어 ][ 코로나 때문에 회사도 힘들지? ][ 응, 어제도 얘기했잖아, 직원들은 다집에서 근무한다고,,][ 너도 외출을 안 해야하지 않냐? ][ 그런데,,저번에도 말했듯이 나는 3일에하루정도는 가 봐야돼. 아버지. 과자는 한꺼번에 다 드시지 말고 엄마랑 나눠 드셔, 알았지? ][ 응, 알았다.조심하고,,언제 보러 올 수 있겠냐? ][ 아버지,,면회가 안 된다니깐, 코로나 때문에 면회사절이라고 했잖아,,]깨달음 말투에 성의가 전혀 묻어있지 않은 것같아서 내가 듣고 있다가 눈치를 줬다. 아버님이 매일 전화를 하신다.먼저,우리가 일주일에 두번씩 보내드리는 과일, 과자등 소.. 2020. 4. 16.
시부모님에게 우리가 해드릴 수 있는 것,, 깨달음은 아침일찍 혼자서 출장을 떠났다.이곳은 오늘이 춘분의 날로 공휴일이다.애초의 계획대로라면 나도 함께 깨달음과동행해서 시부모님이 계시는 요양원에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번에도 요양원측에서면회사절을 원했고 그래서 나는 가지 않고깨달음만 나고야 현장에 검열이 있어 가야한다고 했다. 코로나가 발생하면서부터 우린 시부모님을뵙지 못했다. 많이 기다리실 아버님을 생각해 면회가 되지 않는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기 위해 전화를 드렸다. [ 아버님,어떡해요,이번에도 면회가 안된다네요 ][ 그래...어쩔 수 없지..][ 답답하시죠?,, ][ 아니,,우린 그냥 이 안에만 있으니까답답한지도 모르고 있단다 ]아버님은 뉴스를 통해서 봤다며 여기저기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젊은 사람들이안 됐다고 나보고 한국에도 못 가지 않냐고 물.. 2020. 3. 21.
우린 언제 한국에 돌아갈 수 있을까.. 우리가 세를 내주었던 맨션의 세입자가이사를 갔다고 했다. 계약기간보다 좀 더살아주셨는데 갑자기 이사를 하겠다고 했단다.부동산에서 연락을 받고 깨달음이 갔다와서 보고는부분적 수리와 대청소를 부탁했다고 했다.이곳 일본은 세입자와 주인이 치뤄야할 번거로운 일들을 거의 부동산에서 처리해 준다.예를 들어 월세미납, 고장수리, 보증금 문제 등전반적인 관리를 맡아서 하고 있다.우린 조명기구 전문점에서 만나 깨달음이필요한 것들을 구매하기로 했다. 지금 달려 있는 현관 조명이 어두워서좀 밝은 걸로 갈아주고 싶다며 혼잣말을 하고서는열심히 전구를 찾았다.[ 깨달음, 수리랑 교환은 다 끝나지 않았어? ][ 응, 수리할 곳은 다 했어. 새로 넣어 줄 것도다시 바꾸고,,현관등하고 거실등만 좀 은은한 색으로 바꿔주고 싶어서.. ].. 2020. 3. 12.
신정연휴 마지막날, 우리 부부의 바램 신년연휴 마지막날 우린 영화관을 찾았다.깨달음은 이제 영화를 볼 때 카라멜팝콘과 콜라가 필수품이 되었다.이 날은 아이멕스로 3D안경을 쓰고2시간넘게 보면서 한 손은 열심히 팝콘을 먹었다. 영화를 보고 나와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스페인 레스토랑에 갔다.[ 오늘 영화는 생각보다 별로였지?팝콘은맛있었는데.. ][ 응,, ][ 송강호가 나오는 영화 언제하는 거야?][ 1월 10일 ] [ 빨리 보고 싶다,,무슨 내용이야? ][ 미리 말하면 재미 없잖아 ] 배우 송강호를 너무 너무 좋아하는 깨달음은영화 [기생충] 개봉까지 설레인다면서송강호를 한번 만나봤으면 좋겠다고시사회나 사인회가 일본에서 혹시열리는지 알아봐달라고 했다.그렇게 영화 얘길 하다가 깨달음이 핸드폰메일을 잠시 확인하다가 시부모님 얘기를 꺼냈다. [ 당신이.. 2020. 1. 6.
남편이 우울했던 이유가 있었다 출근하고 점심시간무렵쯤 깨달음에게서카톡이 왔다. 우리집 반대편에 있는 공원에 감을 놓아두고 왔다며 10년후에 큰 감나무가 될지모른다는 내용이였다.깨달음이 공원에 놓아둔 그 감은지난번 시댁에 갔을 때, 우리가 따 온 것으로떫은 맛이 강해 먹지 못하고 숙성될 때까지놔뒀다가 오늘에서야 버리게 된 것이다. 사람이 안 산지 2년을 훌쩍 넘기다보니시댁은 갈 때마다 폐허가 되어가고 있었다.요양원에 들렀을 때, 시어머니가 부탁한 기모노를 가지고 가야해서 들렀다. 앞마당은 정글처럼 변해있었고 화분들도흉하게 말라죽어 있었다. 올 때마다 깨달음이 물을 주곤 했는데 찬바람에 힘들었는지 무서운 행색을 하고 있었다. 그날, 둘이서 딴 감을 새가 먹기 편한 장소에놓아두고 20개 정도를 가져왔었다.솔직히 난 그냥 모두 새들에게 주고.. 2019. 12. 15.
시부모님, 그리고 난 역시 며느리 나고야에 도착한 우린 바로 헤어졌다.깨달음은 현장에 가야했고 난 그 미팅이 끝날 때까지 시부모님께 드릴선물을 사야한다. 깨달음은 연말을 앞 두고, 미리 점검해야할 현장이 많아져이동, 출장이 잦아졌다.대략 몇시에 끝날지 예상은 하고 있지만상황의 변화에 따라 우리는 서로 따로따로움직이자고 미리 말을 해둔 터였다.나고야역에 있는 다카시마야 백화점에는크리스마스 분위기에 쌓인 사람들로북적거렸고 나도 그들처럼 연말 기분을 사진 속에 담았다. 지하매장에 들러 좋아하시는 간식거리를 몇 가지 사고 소고기 덮밥도 사고,,깨달음에게 연락이 없어 혼자서 점심을 먹었다.정작 본인은 혼밥이 전혀 어색하지 않은데가끔 지나는 사람들이 날 힐끔 거렸다.쇼핑과 식사를 끝내고 서점에서 책을 한 권 사고커피숍에 앉아 따끈한 코코아를 마시며.. 2019. 11. 18.
시어머님은 건강하셨다 요양원에 가기 전에 마트에 들러 생선조림과샐러드, 반찬류를 샀다. 시부모님이 지금 계시는 요양원이 첫번째 계셨던 곳보다 먹는 게 부실하다고 하셨던 말씀에 조금이나마 만족감을 드리기위해 매달 정기적으로요양원에 배달되는 제철음식, 제철과일 서비스를 해드리고 있고 과자나 빵같은 간식거리는 한달에 두번씩 보내드리는데 늘 부족할 거라는 생각에 이렇게 마트에 오게 되면 사드리고 싶은 것,드셨으면 하는 것들이 많아진다. 요양원에 도착했을 때는 마침 아침 식사를 마치고방으로 돌아가시려던 참이여서 우린 두 분을 모시고 아버님 방으로 갔다.먼저 반찬들과 과자를 냉장고에 차곡차곡 넣고 있으니까 두 분이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것이 많다고 좋아하셨는데그 때 어머님이 당신이 좋아하는 과자, 사탕, 초코쿠키를 자기에게 달라고 하셨고.. 2019. 8. 21.
남편 가슴에 슬픔이 묻어나던 날 거래처와 약속이 있어 저녁을 먹고 온 깨달음에게서 술냄새가 났다. 많이 마셨냐고 물었더니 소주 세 잔정도 했다면서 자기 방에서 나오질 않았다. 한 시간쯤지나 다시 깨달음 방에 들어가봤더니 가방을 챙기고 있었다. [ 또 출장 가는 거야? ] [ 응 ] [ 1박하는 거야? ] [ 응 ] [ 어디? ] [ 나고야...현장 둘러보고 시골에 내려가서 하룻밤 잘 생각이야 ] [ 어머니한테 가 보려고? ] [ 응 ] 우리가 한국에 가기 2주전, 서방님에게서 연락이 왔었다. 시어머니가 지난 1월, 요양원 화장실에서 넘어져 왼쪽 고관절수술을 하시고 재활치료를 하던 중에 또 넘어져 이번에는 오른쪽 고관절수술을 하셨다는 것이였다. 그 통화를 하면서 깨달음은 처음으로 어머님의 부주의와 병원에서 어떻게 관리했길래 또 수술을 하.. 2019.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