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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25

한국 장모님을 좋아하는 이유가 따로 있었다. 내가 설거지를 하고 있는 동안,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깨달음에게 엄마라고 대신 받아 보라고 그랬더니 좀 주춤하다가 얼른 한국어가 적힌 메모를 가져와서는 보면서 대화를 시작했다. [ 오머니~~ 안녕하세요~] [ 오메~깨서방인가? 자네가 보내준 그릇 오늘 받았네, 색깔도 곱고 크기도 딱 좋네~~ 근디 인자 이런 것 진짜 보내지 마소잉~ 부친값이 더 든디 뭐덜라고 맨날 보내싸고 그런가~~] [ 네,,,,, ] [ 글고, 깨서방, 건강이 최곤께 뭐 먹고 싶은 거 있으믄 뭐든지 말하소~ 내가 다 보내줄랑께, 배즙은 다 먹었는가? ] [네,,,,맛있어요]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듣는 것 같아서 스피커폰으로 해둔 채로 내가 얘길 했다. 접시에 문양이 일본스럽더라고 맘에 들어하셨다. 요즘은 날이 좋아서 노래방 교실도.. 2014. 4. 2.
한국에서 살고 싶으면 먼저 이걸 해야한다. 퇴근하고 돌아온 깨달음이 가방에서 꺼낸 건 또 여행사 카다로그였다. 5월 황금연휴때 가면 딱 좋은 상품이 나왔다고 제주도 2박3일 3만엔(한화 약 30만원), KTX 타고 세계유산을 둘러보는 코스는 4만엔이면 간다고 어떠냐고 묻는다. [ ................... ] 벌써 잊였냐고 5월달 가족여행 강원도 가는 것도 안 가기로 했는데 무슨 제주도고 세계유산이냐고 그랬더니 그 땐 티켓만 10만엔(1인당)이여서 너무 비싸 못가는 것이고 이 상품들은 피크를 피한 날짜여서 3,4만엔이면 가지 않냐고 호텔도 상급이네, 식사가 오겹살이네,,,등등 상세하게 설명을 했지만 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랬더니 그럼, 색다르게 크루즈타고 한국 가는 건 어떠냐고 5만엔이면 가니까 분위기 바꿔서 한 번 가보잔다. 싼 .. 2014. 4. 1.
일본 버스투어, 하토버스를 타다 눈을 뜨니 6시 40분이였다. 둘이서 깜짝 놀라 세수도 하는둥 마는둥 부리나케 간 우에노역. 하토버스에 올라 탔을 때, 출발 7분 전이였다. 오늘의 목적지는 치바에 있는 카모가와 씨월드(鴨川シーワールド)다. 옆에서 늦잠 잔 탓에 아침도 못 먹고 삶은 계란도 못 챙겨왔다고 깨달음은 계속해서 투덜거렸다. 초코파이 먹고 싶다고,,, 카모가와 씨월드에 도착. 배고픈 우린 바로 식당으로 이동, 튀김우동을 먹은 후 쇼가 펼쳐지는 곳으로 향했다. 돌고래 쇼. 이 씨월드에서 메인이라 할 수 있는 범고래 쇼. 내가 좋아하는 흰 돌고래. 아이큐가 상당히 높은 듯,, 씨월드를 나와 다음으로 이동한 곳은 딸기밭이다. 30분간 맘껏 먹으면 되는데 몇 개 먹고 나니 난 질린다. 깨달음은 손 끝이 빨갛게 딸기물이 들었다. 맛있냐고.. 2014. 3. 31.
한국 국적을 취득하려는 일본 아가씨 깨달음 대학선배 중에 사카무라씨가 있다. 대학시절, 깨달음에게 한국을 처음 알려 주신 분이기도 하고 한국의 건축문화 연구회 동호인으로 지금도 아주 친하게 지내시는 분이다. 그 분에게는 한국 여성 사이에 낳은 딸이 한 명 있다 (현 23살) 그녀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성장했지만, 엄마가 아빠의 존재, 그리고 한국인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얼마나 잘 심어주고 가르쳤던지 한국말도 아주 잘하고 한.일에 좋은 점만을 모두 갖추고 있는 아가씨였다. 나와도 한 번 식사한 적이 있었고, 동경으로 취직되면 우리집에서 자취하라는 얘기도 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녀가 전문대를 졸업하고 무작적 한국에서 취직을 하겠다고 일본을 떠난 게 3년 전일이다. 그런 그녀가 한 달 전에 일본으로 돌아왔단다. 호텔 면세점에 취직해서 적.. 2014. 3. 29.
모든 병은 마음에서 온다. 아침에 내 이름으로 배달된 소포. 영문도 모른채 내용물을 받아 열어 봤다. 주문자가 깨달음이였고 힐링 음악 씨디 셋트였다. 클래식도 있고, 올드 팝도 있고, 전통팝도 있고,,,, 갑자기 무슨 씨디냐고 물었더니 내가 요즘 힐링이 필요할 것 같아 주문했단다. 왠 힐링? 무슨 뜻이냐고 그랬더니 좀 머뭇거리다가 요즘 내가 약물치료를 시작한 탓인지 좀 삭막해진 것 같아서 머릿속에 윤활유가 필요한 것 같아서 샀단다. [ ......................... ] 그러고 보면 식욕도 없어졌고, 계속되는 두통으로 말수도 더 줄었다. 6개월간의 치료면 끝이 나지만 솔직히 힘든 건 사실이다. 내가 그렇게 표나게 힘들어하더냐고 물었더니 특별히 변한 건 없는데 요즘들어 가끔 내 눈빛이 외롭게 보였단다. 아무말 없이 작.. 2014. 3. 27.
그저 감사하기만 한 우리 시어머니. 시댁에 도착, 안방으로 들어갔더니 아버님만 계셨다. 방금까지 계셨다던 어머님이 어디를 가셨는지 뒷마당에도 안 계셨다. 깨달음과 어머니 찾으러 간 집 앞 대형 슈퍼. 갈 곳은 이곳 밖에 없다고 깨달음이 휙 한 번 둘러보더니 바로 어머님을 찾아 낸다. 우리가 느닷없이 온다는 연락을 받고 저녁 반찬거리를 사러 오셨단다. 저녁은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고기파티를 하고, 식사를 끝내고 깨달음이 지난 2월 한국에서 찍은 우리 가족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설명해 드렸더니 아버님이 한국에 가고 싶다고 그러셨다. 20년 전에 제주도를 가신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였다고 서울에 가서 서울타워에 한 번 올라가 보고 싶다고 그러시자 우리 어머님은 만약에 한국에 갈 수만 있다면 한복집에 한 번 가보고 싶으시단다. 그러자 깨달음이 한.. 2014. 3. 24.
일본인도 은근 돈을 좋아한다 아빠 기일날 언니, 오빠가 대낮부터 돈계산을 했었다. 우리 5형제가 모은 형제계의 입출금 및 지출사항들을 얘기하고 있었다. 친인척 경조사나 자녀들 입학/졸업, 그리고 가족행사에 필요한 경비로 사용하기 위해 모았던 것인데 다들 가정을 가지고 있어 경조사 때는 각자 이름으로 내다보니 지출은 거의 없어 상당한 금액의 돈이 모아졌던 모양이다. 그래서 형제들 모두 가족여행이나 할까 했는데 5형제 모두 스케쥴이 맞지 않고 이래저래 고민끝에 그냥 모아두는 것보다는 한정금액은 남겨두고 여유분은 똑같이 나눠, 각자 사용하자는 결론이 나왔고 5명분을 언니가 통장에서 찾아 각각 봉투에 넣어 한 가정에 하나씩 나눠 주었다. 옆에서 깨달음이 뭔 돈이냐길래 그냥 공돈이 생겼다고만 했다. 그러고 그 다음날, 짐을 챙기면서 돈이 왜.. 2014. 3. 4.
한국에서 보낸 둘째날, 행복이 보인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태현이(조카)는 깨달음이 있는 우리방으로 달려 들어왔다. 그걸 본 제부가 태현이가 형님을 진짜 좋아하는 것 같다고 한마디 했다. 오후에는 서울로 다시 올라가야했기에 짐을 챙기고 있던 깨달음이 태현이에게 늦은 새뱃돈을 주니까 괜찮다고 안 받는다고 몇 번 빼더니 어색하게 받는다. 간단하게 아침을 마치자 오빠, 언니네 가족들이 모였고, 함께 아빠가 계시는 납골당으로 향했다. 작년에도 그랬지만 이곳은 늘 썰렁하다는 느낌이 든다. 등짝이 오싹할 만큼.... 오빠가 간단하게 기도를 하고,,,나도 모르게 죽으면 다 소용없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바로 집으로 돌아와 저녁에 있을 추도식 준비를 했다. 친척들이 모이고 추도예배 시작,,, 올 추도식은 왠지모르게 더 쓸쓸하고 텅빈 듯한 느낌이 들었다. 예.. 2014. 2. 28.
한국에만 가면 초딩이 되어 버리는 깨서방 광주 공항에 도착하니 벌써 오후 2시였다. 택시를 타고 부랴부랴 갔더니 동생 내외가 먼저 와 있었다. 짐 가방만 놓고 점심을 먹으러 가자고 그랬는데 방에서 짐을 푼 깨달음이 바리바리 싸 온 선물들을 쇼핑백에 나누고 있었다. 식사하고 와서 해도 된다고 말리려다가 그냥 내버려 두었다. 깨달음이 먹고 싶어했던 목록 중에 하나인 낙지볶음 전문집에 갔다. 아마도 동생이 내 블로그를 보고 체크했던 모양이다. 돌솥 비빔밥 외에 비비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깨달음이 큰 대접에 낙지넣고, 양념넣고, 김가루까지 듬뿍 넣고 맛나게 먹는다. 시래기 된장국에 시래기가 적다고 투덜거리면서도 잘도 먹는다. 대만족이라고, 역시 맛있는 걸 먹으니 기분이 좋다는 깨달음을 데리고 우리가족이 예전에 살았던 동네를 투어했다. 도로가 생기게.. 2014. 2. 27.
한국을 좋아한 이유가 따로 있었네.. 목사님이 책 한 권을 주셨다. 내가 아닌 깨서방에게 보여주고 싶은 책이라며 건네 주셨다. 1970,80년대, 한국인들의 일상을 일본인이 카메라로 담은 사진집이였다. [7080 지나간 우리의 일상] 한 장, 한 장, 조심스레 책장을 넘기더니 첫마디가 [양반이다~]였다. 내가 70,80년대는 양반/쌍놈 구별이 없었다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그 때 당시 한복을 곱게 입고 다니신 분들은 양반집안이 틀림없다고 자기가 장담한단다 자기가 1985년도 한국에 처음 갔을 때도 가끔 길거리에서 아줌마들은 치마저고리를, 아저씨들은 바지저고리를 입고 계신 걸 봤다고 흰 백색의 자태가 참 보기 좋았다며 그 당시 말로만 듣던 한복을 직접 보니까 신기하기만 했다고 감회에 젖는다. 뜨거운 연탄불 위에서 띠기, 달고나를 했던 것도 자기.. 2014.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