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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미5

한국의 재래시장에만 있는 것 5월 8일, 어버이날, 그리고 일본의 어머니날(母の日)에 맞춰 깨달음과 함께 선물을 준비했다. 친정엄마와 시어머님이 좋아하는 과일젤리, 카스텔라와 앙코 빵, 민트 사탕을 똑같이 포장을 하고 약간의 용돈도 넣어 우체국에 들렀다. 시아버님과 떨어져 시설을 옮겨가신 어머님은 생각보다 적응을 잘하시고 예전보다 활동량이 늘었다고 한다. 두 분을 정기적으로 진료하시는 담당의께서 서로의 안부를 알려드린다고 하셨다. 아버님은 여전히 2.3일에 한 번씩 전화를 하시지만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자식들이 자유롭게 왕래를 할 수 없음을 알고 계시기에 이젠 언제나 올 수 있는지 묻지 않으신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카톡이 왔다. 제주도에 언니와 서울에 있는 동생이 엄마를 보러 광주에서 잠시 모인 모양이었다. 오일장에 들러 장을 보.. 2021. 4. 23.
남편을 또 반하게 만든 서울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우린 짐가방을 챙겼다. 저녁에 들어와서 해도 될 거라 생각했지만 늦게까지 밖에서 놀고 술까지 마시다보면 짐을 제대로 챙기지 못할 가능성이 발생한다는 염려가 서로에게 있었다. 가족들에게 받은 각종 반찬과 깨달음이 산 과자들까지 빠짐없이 챙기려면 지금 미리 해두는 게 현명한 판단이였다. [ 내가 이 떡국을 썰게, 근데 왜 이 집 떡은 이렇게 맛있는 거야? ] [ 만드는 기술이 다르겠지. 다른 떡도 맛있어 ] 떡국, 떡볶이, 떡라면 해 먹으면 될 것 같다며 떡 하나를 입안에 넣고 오물오물 거린다. 지난 2월, 방앗간에서 막 빼낸 떡국 떡을 언니에게 받아와 떡국을 끓였는데 깨달음이 너무 맛있다며 시중에서 파는 떡은 이제 못 먹겠다고 했었다. 그래서 언니가 또 이렇게 부리나케 방앗간에서 뽑아.. 2019. 7. 26.
사람의 아픔을 알아가며 살아가는 것 오키나와 여행을 함께 했던 후배에게서 소포가 도착했다. 깨달음이 부탁한 과자들이 부피가 커서 가져오지 않고 소포로 부치겠다던 것들을 한국에 도착하자 바로 보내 온 것이다. 한국과자랑 라면들, 마른 고추, 고춧가루, 옥수수차, 그리고 호박 고구마.. 바쁜 것 아니니까 천천히, 천천히 보내라고 몇 번을 얘기했건만 그녀답게 역시 바로 보냈다. 난 이 후배에게 늘 머리가 숙여진다. 나하고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후배이다. 얌전하고, 신중하고, 차분하고,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면을 가지고 있는 착실과장이라는 별명이 딱 맞는 후배이다. 우리집에선 이 후배가 홍 회장님으로 통한다. 2년 전, 아빠 장례식 때 카운터에서 조의금을 정리하던 오빠가 형부들에게 홍00란 분을 아시냐고 형님들 거래처 사장님 아니냐고 묻.. 2014. 4. 19.
일본인이 잘 사는 이유가 이런 겁니까? 어느 이웃님이 제게 댓글로[ 일본인이 잘 사는 이유-한국과 정신문화의 비교]라는 글을 보내 주셨습니다. 읽어가면서 점점 불쾌해졌던 건 내가 한국인이여도 그러겠지만 너무도 일방적이고, 너무도 편파적인 시선으로 글을 쓴 게 아닌가라는 생각과 분명 글쓴이가 [일본인]이였을 거라는 추측을 떨쳐버릴 수 없었습니다. 전문은 이렇습니다. 이 글에 출처를 알고자 여기저기 검색해 봤더니 인도의 간디가 했던 명언처럼 소개 된 사이트가 많았는데 아무리 봐도 이 글의 신빙성을 높이기 위해 명목상 붙혀 놓은 것 같았습니다. 책자나 칼럼으로 기재된 것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적어 놓은 게 SNS를 통해 떠도는 건지 아직까지 알 수가 없고 이 글의 작성자및 의도도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이 글들 밑에는 .. 2014. 4. 7.
일본 우체국 직원이 보여준 인간미 난 유학시절부터 우체국을 이용해 왔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고 살고 있던 집하고 가까웠던 것과 한국에 소포를 보내는데도 편하길래 이용하고 있다. 오늘도 소포를 보낼려고 우체국에 들러 한국 친구에게 보내고 통장정리도 좀 하고 돌아오려는데 뒤에서 내 이름을 불렀다. 소포 보내시려고 오셨냐며 나한테 추천하고 싶은 정기적금이 있는데 괜찮으면 잠깐 시간을 내주실 수 있냐며 이윤이 더 나오는 상품이 있다고 소개하고 싶단다. 실은 올 해 들어서 내게 신상품 팜플렛을 몇 번 보내 왔지만 그냥 모른척 했었다. 일단 사무실로 자리를 옮겨 설명을 듣다가 12년 후면 내가 이곳에 살고 있지 않을 수도 있다고 그랬더니 내가 일본에 살지 않더라도 자동으로 내 통장에 입금이 되니 걱정말라며 일본을 떠나실 생각이냐고 넌즈시.. 2014. 3.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