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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224

요즘 내 주변의 일본인들을 만나다 모임이 있었다. 지난 5월 깨달음 회사에서 홍콩에 다녀왔던 관련자들이 함께 했다. 정기적인 모임은 아니지만 시간이 맞으면 되도록 같이 식사를 하거나 술자리를 갖으려 노력한다. 이게 바로 깨달음이 인간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가는 방식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모두 재시간에 다 모였고 깨달음은 직원들과 옆 테이블에 앉았고 우린 오랜만이라는 인사를 먼저 나눴다. 조석으로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며 고문(깨달음 대학선배)인 카나마루 상이 내게 잘 지냈냐며 건배를 권했다. 홍콩을 다녀온 후 각자 어떻게 지냈는지 그 간에 있었던 얘길 나누기도 하고 출산을 앞 둔 퇴직 여직원은 한국요리, 특히 잡채가 너무 먹고 싶어 만들어봤는데 전혀 그 맛이 나질 않았다며 레시피를 내게 물었다. 야노 상은 요통으로.. 2019. 9. 2.
남편을 지켜보고 있으면,,, 입구에서부터 화환이 즐비했다.깨달음 회사와 아주 가까운 거래처는 아닌데시박회를 원하는 초대장을 받았다.7월 말, 홋카이도 시박회를 깨달음의 입원으로 인해 가지 못했는데 계획에 없던 외박이 되었다.장소가 긴쟈(銀座)인만큼 분위기는 조금 남달랐다.카운터에는 호텔 관계자가 모여서 회의인 듯,술자리인듯 가볍게 술을 한잔씩 하면서시공단계와 완공까지 있었던 일들에 대해 얘길 나누고 있었다. 각 층마다 열심히 사진을 찍고오픈룸에서 들어가 센치를 확인하기도 하고깨달음은 분주했다. 난 늘 이렇게 시박회에 올 때마다 건축적인면은 몰라서 어떻게 평가를 해야할지고민스러울 때가 있다.[ 깨달음, 이 앙케이트 내일 체크아웃할 때 제출하면 되는 거지?][ 응, 근데 내일 아침식사를 하면서음식 메뉴의 다양성과 맛, 상태. 조합, 음.. 2019. 8. 13.
나는 일본에 살고 있는 한국인이다 이곳은 이번주말부터 오봉(お盆추석)연휴에 들어간다. 기업들마다 다르지만 길게는 9일간의 긴 휴일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해외로, 국내로 다들 여행을 많이 떠난다. 난 시댁을 다녀와야하는 것 외에 특별한 일정이 없어 오늘은 느긋하게 미뤄둔 은행업무를 보러 나왔다. 시나가와(品川)에서 일을 보고 점심타임에 맞춰 카페에 자리를 잡았다. 샌드위치를 한입 먹기 전에 코코아로 목을 축이고 있는데 뒷쪽 테이블에서 한국어가 들려왔다. 굳이 들으려 하지 않아도 목소리톤이 좀 컸고 주변의 일본어 속에 섞인 한국어는 내 모국어이여서도 훨씬 내 귀에 쏙쏙 들어왔다. [ 병0들이지, 이럴 때 일본을 와야지, 미련한 것들이 불매운동이나 하고 있어] [ 다 문0들이 주동을 해서 그래, 그것들을 싹 쓸어버려야 하는데..] [ 유니클.. 2019. 8. 10.
그래서 집밥이 좋다 점심시간이 지났는데도 가게 안은손님들이 많았다. 35도를 넘는 더위에 온 몸이 녹아버릴 것 같은 살인더위를 뚫고 찾아간 곳은 깨달음의 퇴원 축하를 위한, 그리고 먹고 싶어했던 감자탕을 먹기 위해서다.[ 여기가 당신이 오고 싶어 했던 곳이야? ][ 응, 여기가 재일교포 여자모델(안 미카)이 절찬을 했던 곳이야, 아주 옛날에 20년전엔가 한번 왔던 기억이 있는데 그 뒤로 잊고 있었거든. 근데 지난주에 테레비에서그 모델이 나와서 자기 인생에서 제일 맛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하는데다시 와 보고 싶었어 ] 난 솔직히 가게 입구에서부터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냥 깨달음 원하는대로 해주기 위해입을 다물었다. [ 깨달음, 퇴원을 축하해 ]먼저 막걸리로 건배를 하고 골뱅이무침과 감자탕을 주문했다.[ 메뉴가 진짜 많아, .. 2019. 8. 4.
한국에 가는 한일커플의 심정 [ 깨달음, 한국에 가서 뭐 먹을 거야, 생각해 뒀어? ] [ 아니 ] [ 미리 생각해 놔, 도착한 날은 바로 저녁이니까 그날부터 뭘 먹을 것인지 당신이 말해주면 가게를 찾아볼게 ] [ 음,,,생각해 볼게 ] 이런 대화를 2주전부터 했었다. 오늘 최종적으로 또 물었을 때도 깨달음은 많은 갈등을 하는 듯 선뜻 말을 못했다. [ 뭐든지 말해 봐, 찾아볼게 ] [ 음,,안 먹어 본게 너무 많아서 뭘 먹어야할지 모르겠어, 그냥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바뀔 것도 같고,,꼭 먹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은 음식도 있고,,그래서 못 정하겠어 ] 지금까지 먹었던 것중에서 다시 먹고 싶은게 있으면 대충 말해보라고 했다. [ 만두, 그리고 시장에서 먹은 찹쌀떡, 칼국수, 갈치조림,청국장,,] [ 그건 솔직히 맨날 먹지 않았어.. 2019. 7. 19.
착하게 산다는 것 매운 게 먹고 싶다고 했다. [ 많이 먹어, 근데 너무 오랜만이다 ] [ 응,,작년? 제작년인가? 타이완에서 보고 ] [ 2년 전이야,,타이완에서 만난 게, 한국에는 전혀 못 갔어 ] [ 응 ] 후배를 만났다. 디자인 회사에 다니는 그녀는 너무 일이 많아 회사에서 밤샘을 하며 다닌지 벌써 3년이 넘는다. 2년전 어렵게 휴가를 내서 함께 타이완을 다녀온 날이 그녀를 마지막으로 본 날이였다. 법적으로 위반이란 걸 회사측에서도 알지만 그녀가 맡은 일이 너무 많아서 정시퇴근으로는 도저히 일을 소화해 내기 힘들다고 했다. [ 아, 언니가 보내준 소포 잘 받았어, 감기 기운 있었는데 배즙이랑 감기약이 들어있어서 얼마나 고맙던지, 근데 언니는 안 보고도 천리를 내다보는 사람같애 ] [ 왜 그렇게 생각해? ] [ 그냥.. 2019. 7. 13.
돈 계산법이 남다른 남편은 역시 일본인 한국행 티켓을 한달전에 예약했다. 공휴일을 끼고 가지만 가는 날은 오후 비행기여서 밤에 도착을 하고 돌아오는 날은 아침 9시다보니 실제로 서울에 머무를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특별한 계획이나 이벤트가 있어서 가는 게 아닌 그냥 맛있는 거 먹으러 잠깐 다녀오자는 취지에서 예약을 했다. 하지만 광주에 계시는 엄마도 얼굴을 봐야하기에 하루는 광주에 내려가야한다.[ 케이티엑스 예약했어? ][ 지금 하려고,,,][ 첫차로 가자, 난 일찍 일어나니까 ][ 알았어 ][ 또 택시 타고 간다고 그러지 않을거지? ][ 택시? 아,,,그 택시..그 때는 그 아저씨가 가자고 했던 거였지..,]깨달음은 그 날의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고지금까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자신의 계산법이 틀리지 않다면서 내 생각을 또 물었다.(다음에서.. 2019. 6. 30.
나에겐 여전히 불편한 일본의 이 문화 도쿄돔에서 야구경기가 열렸다. 깨달음과 나는 솔직히 야구에 별 취미가 없지만 사업상 의리로 구매해야할 티켓이 매해 주어지기에 도쿄에서 시합이 있는 날이면 되도록이면 보러가려고 한다. 맥주와 간단한 안주거리를 사서 어느편도 응원하지 않는 중립을 지키며 경기를 지켜보았다. 우리 앞에 앉은 아저씨 두명은 맥주를 파는 아가씨들에게 번갈아가면서 실없는 농담 따먹기를 했다. 고향이 어디냐, 아까는 다른곳을 보고 있어서 다른 브랜드 맥주를 샀다, 치마 길이가 회사마다 다르냐? 사진을 같이 찍을 수 있냐, 뒤로 한번 돌아 봐라, 저기 핑크옷 입은 아가씨랑 친하냐 등등 듣고 싶지 않아도 앞좌석과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아니 아저씨들 목소리가 상기되어서인지 너무도 또렷이 들려왔다. 내 표정이 별로였는지 나를 쳐다보던 깨.. 2019. 6. 21.
일본의 지진, 그리고 이런 댓글들 귀가가 늦은 우린 샤워를 마치고 각자 방으로 가려는데 핸드폰에서 지진속보가 계속 떠서 티브이를 켰다. 일본 니가타현 북동부 해안 지역에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했다. 니가타현과 야마가타현 일부, 연안지역, 이시카와현 노토 주변해안지역에 높이 1미터정도의 쓰나미 발생이 우려된다며 쓰나미 주의보를 내리고 있었다. 아직까지 지진에 의한 영향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지진으로 인해 조에쓰 신칸센의 도쿄역과 니가타역 구간에 운전을 보류하고 있었다. 채널을 돌리던 깨달음이 화면에 쓰나미 니게로(도망 가)라고 적혀 있다면서 왠지 피해가 심해질 것 같은 느낌이라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2011년, 동일본지진을 겪었던 우리부부는 이렇게 큰 지진이 일어나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 당시 직접적인 피해를 받거나 .. 2019. 6. 19.
일본여성이 말하는 한국남성의 장단점 나를 꼭 만나고 싶다고 했다. 항상 자신이 필요할 때만 연락을 해오는 그녀지만 그렇다고 그녀를 외면할 수도 없는 입장이였다. 만나면 늘 최근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고민거리를 털어놓는데 수업중에 할 수 없는 얘기들, 100% 그녀 자신에 관련된 내용들이다. 마음 치료를 위해 그녀의 얘기를 들어야 하는 나와 상관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상의하고 싶어하는 그녀 사이에서 난 항상 그녀의 편에 서야하고 앞으로도 그녀의 얘길 계속해서 들어야 한다. [ 정 상이랑 술 한잔 하면서 얘기하고 싶었어] [ 네,,건강은 괜찮으시죠? ] [ 응, 지금 다이어트 하는데 오늘은 그냥 먹는날로 할 생각이에요 ] 40대 후반인 그녀는 일찍 결혼을 해서 아들 둘은 독립을 했고 (20살때 다 독립함) 지금은 제약회사에 다니고 있는 돌싱이다.. 2019. 6. 14.
요즘 일본인 직원들의 모습은 이렇다 미키마우스 전철을 탔을 때부터 빗방울이 하나, 둘떨어지더니 가방 검색대에 줄을 서 있는데 무섭게 천둥번개가 쳤다.[ 역시,,비가 오네...]깨달음이 걱정스럽다는 듯 날 쳐다봤다.[ 괜찮아, 특별히 타고 싶은 게 있어서온 것도 아니고 그냥 홍콩 디즈니는 어떻게만들어졌는지 궁금한 것 뿐이였으니까..][ 그래도 이 비는 금방 그치지 않을 것 같아 ] [ 응,,그러긴 하네..]빗줄기가 굵어지고 사방에서 천둥이 치는 소리에 아이들이 비명을 질러댔다. 첫번째 선물가게가 보이자 둘이서 전력으로 뛰어 들어가 먼저 우비를 사서 걸치고 밖을 나오니갑옷을 입은 것처럼 든든했다. 깨달음은 자기 모습이 어떠냐고 물었고우린 비 맞은 생쥐같다며 서로를 보고낄낄대고 웃었다. 중년 아줌마, 아저씨가 아무런 목적도 없이 비 몰아치는 날.. 2019. 6. 1.
부모와 자식. 일본인, 그리고 남편 퇴근 시간이 다가오고 서둘러 집에 가고 있는데먼저 가게에 가 있겠다며 깨달음에게서느닷없이 카톡이 왔다.출근 전에 비빔면 먹고 싶다고 했던 걸로기억하는데 왜 갑자기 이자카야로 나를 부르는 건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가게 문을 열고 들어서자 저쪽에 계신다며바로 안내를 해준다.건배를 하는데 왠지모를 불안감이 느껴졌다.[ 뭔 일 있어? ][ 아니, 더워서, 맥주 한잔 하려고 ][ 진짜, 뭔 일 있는 거 아니지? ][ 응 ] 맥주잔을 금세 비우고는 와인을 마실 거냐고묻는다.[ 응, 괜찮아, 근데 왜 그래? ][ 아니야, 아무것도 ][ 말 해, 얼굴에 적혔어. 뭔 일 있다고 ][ 아니야, 그냥 마시고 싶어서..]그렇게 깨달음은 말 꺼내기를 주저했었고괜한 헛기침만 반복했다. 무슨 말을하고 싶을 때, 답답할 때 나오는 .. 2019. 5. 27.
연휴기간 남편을 위한 한국식 밥상 길고 긴 10일간의 황금연휴가 끝났다.출근하는 깨달음을 위해 아침을 챙기면서 연휴가 끝났지만 변함없는 밥상차리기가 계속되고 있는 현실을 실감했다.우린 이번 연휴, 아무데도 가지 않고집에서 뒹굴뒹굴 서로가 하고 싶은 일들을하면서 각자의 시간을 보냈다.하지만 매 끼니마다 식사를 해결해야해서은근 피곤했던 연휴기간이였다. 연휴 첫날, 매콤한 게 먹고 싶다는 깨달음을 위해 닭볶음탕을 만들었다.계란말이는 깨달음이 너무 좋아하는 메뉴여서서비스차원에서 소시지 넣어 만들고콩나물도 조물조물 무쳤다.[ 깨달음, 식사 하세요 ]자기 방에서 나오더니 밥상을 보고 [ 어떡해,,, 맛있겠다~고마워 ]라고 정확한한국말을 하고 큰 하트를 만들어 보냈다. 둘 다 늦게 일어난 어느 날, 간단히 빵을 구워 먹으려다 길거리 샌드위치를 좋아하.. 2019. 5. 9.
일본의 황금연휴, 버스투어를 간 날 집합시간 7시 20분, 출발은 40분이였다.한명, 두명 사람들이 모였고 다른 쪽 가이드는 모든 승객을 버스로 이동시키고있는데 우리 가이드는 보이지 않았다.보다 못한 깨달음이 여기저기 가서 찾아봤더니 쪼그려 앉아 버스에 미리 붙혀 놓아야할 좌석표에예약자들 이름이 뒤섞인 명단을 보면서적고, 지우고를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40분이 되어서도 움직이지 않자, 옆에서보고 있던 다른 가이드가 우리들을 버스쪽으로 인도해 주었다. 하지만 좌석표가 없으니 또 잠시 기다렸고허겁지겁 달려온 가이드가 좌석표를 붙히고서야우린 버스에 탑승할 수 있었다.이번 10일간의 황금연휴는 아무것도 하지 말고휴식을 하자고 했던 깨달음이 중반이 흘러가고 있는데 심심하니까 버스투어라도 가자고 해서급하게 빈자리가 남은 투어를 예약했었는데탑승부터 순.. 2019. 5. 4.
이혼에 관한 일본 아줌마의 명쾌한 조언 10일간의 긴 황금연휴가 시작된 이곳은왠지모를 설레임이 술렁거리고 있다.깨달음은 회사, 난 모임이 있었다. 연휴 첫날부터 중년 아줌마 4명이 모여서 식사를 하기로 한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건 아니다. 그냥 말대로 여자들끼리 식사를 하는 시간을갖자는 것이였다.서로 하는 일은 다르지만 우리 모두 임상미술사라는 공통점에서 공유할 게 많았다. 사는 곳도 제각각이고 시간내는 것도 쉽지않았는데 오늘은 장소와 시간도 만장일치였다.다들 50대, 60대이여서 자녀가 결혼을 한 분도계시고 내가 제일 어려서인지 날 항상 젊은 세대라고 부른다. 레스토랑에 들어가 모두 맥주로 건배를 하고모두 오랜만에 만나서인지 그간 있었던 일들을 서로 주고 받으며 허기진 배를 채워갔다. 뒤늦게 임상미술을 배워 새로운 길을 열어보려고했는데 .. 2019.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