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자신감5

남편의 짐을 조금 덜어주다 아침을 먹고 난후 출근을 하려던 깨달음이 무표정으로 프린트물을 내밀었다. 2020년,굿디자인 어워드에 깨달음 회사에서 완공한 아파트가 디자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디자인컨셉과 포인트, 그리고 설계 디자이너의 인터뷰가 실려있었다. [ 당신 사진은 없네? ] [ 나는 안 내지...직원들이 나와야지..] [ 그래도 축하해~~] [ 축하할 일 아니야, 100선에 들어야 하는데 100선에 못 들어서 별로야 ] [ 그래도 상 받았으니까 좋은거지 ] [ 하나도 안 기뻐 ] 정말 기쁘지 않다고 했다. 좀 더 잘 할 수 있었는데 자기 생각대로 디자인변경을 강하게 어필하지 않고 직원(디자이너) 의견을 존중해 주다보니 수정하고 싶은 곳이 있었지만 참았단다. 조금만 더 수정을 했으면 100선에 들었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움이 .. 2020. 10. 9.
자연으로 돌아가는 연습을 하며 등산장비를 모두 갖추진 않았지만 일단 한번 오르기로 했다.우리가 향한 곳은 다카오산(高尾山)이였다.도쿄시내에서 교통이 아주 편리하고해발 599.1m로 그리 높지 않아 가볍게 산책하는 감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등산객들 사이에 꽤 인기 있는 산이기도 한다.신주쿠에서 약 50분정도 달려 도착해보니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등산객과 외국인 관광객이 생각보다 많았다.후지산보다는 비교적 오르기 쉽다는 것과등산 장비들을 완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난 산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깨달음의 선배분이 내 건강을 위해산행을 시작하는 게 좋을 거라고 예전부터 추천을 해주셨다.암치료에도 좋고 모든 질병을 완화시켜주는효과가 있으니 좀 다녀보라고 권하셨지만난 그렇게 귀담아 듣지 않았다.. 2017. 8. 7.
마음이 아픈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살짝 스치기만 해도 시리디 시린 상처 하나쯤을 가슴에 품고 산다.누가 말을 꺼내기만 하면 눈물이 왈콱 쏟아지기도 하고행여나 누군가 그 상처를 건드릴까봐가슴 속 깊이 꽁꽁 묻어두고 묻어 버린다.하지만, 그 상처는 때때로 불쑥 따뜻한 말한마디에두껑을 열고 고개를 내밀기도 하고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이나 모진 찬 바람이 뼛속까지 파고드는 날이면 약속이나 한 듯 어김없이 눈물로 모습을 나타내곤 한다.(일본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지도 교수와의 갈등으로 내 발로 직접신경정신과를 찾아갔던 7년전, 나와 맞는 의사를 찾기 위해 몇 달간 이곳저곳 여러 병원을 돌아 다녔다. 그러다 어렵게 한 병원에 닿게 되었고그곳 원장은 의사가운이 아닌 평상복을 입고 있었다.일주일에 한 번씩 그렇게 한달째 되던 어느날원장님이.. 2017. 2. 5.
일본에서 한국 자녀를 키우는 고충 “언니, 오랜만이에요. 몇 년만이지? 2년? 아니 3년만인가? 진짜 오랜만이다. 잘 계셨어요?” “응……. 네 블로그는 잘 보고 있어.” “아, 그래요? 잘 계시죠? 근데 무슨 일이세요?” “그냥, 네 목소리가 듣고 싶어서…….” “무슨 일 있으세요?” “아니, 그냥……” 언니의 목소리가 갑자기 젖어들기 시작하더니 잠시 침묵이 흘렀다. 분명 또 외롭다거나 너무 힘들다는 얘기를 할 것 같은 예감이 스쳤다. 일본인 남편과 결혼해서 올해 25년째인 영은(가명) 언니는 내가 기숙사 생활을 할 때 우리 기숙사 맞은편 아파트에 살던 언니다. 기숙사에 한국인 학생들이 사는 걸 알고 친해지고 싶어서 우리 기숙사를 기웃기웃거리다가 나와 알게 된 것이다. 내가 기숙사를 떠난 뒤에도 언니는 가끔 연락을 했는데, 몇 년 전 .. 2016. 11. 8.
외국인 입장에 서 준 일본 부동산업자 매주마다 우린 부동산업자와 여러곳의 물건을 보러 다닌다. 우리가 원했던 조건들을 몇 가지 포기하고 나니 좋은 물건은 많다. 근데 문제는 역시 대출자금이다... 대출서류를 작성하며 깨달음과 어젯밤 약속했던 것들을 떠올렸다. 이번 신청을 마지막으로 하자고, 좋은 결과를 못 얻으면 다른 방법을 찾자고,,,, 어떤 결과가 나와도 속상해 하지 않기로,,,,, 직원이 이번 대출기관에 관해 상세히 설명을 하고 있는데 난 한국에서도 외국인이 대출 받는 건 결코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잠깐 해봤다. 오늘 물건은 다 맘에 들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상태도 좋고, 우리 스타일에 맞게 리폼을 하는데도 아주 용이한 구조였다. 다시 사무실로 돌아와 부동산 직원이 내어 준 차를 마시며 이번에도 안 되면 그냥 모든 걸 접을 생각이라.. 2014. 5.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