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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221

남자들도 참 고생이 많다 저녁은 깨달음이 좋아하는 해물덮밥을 먹었다.사시미를 엄청 좋아하는 깨달음은 내가 날 음식을 잘 못 먹는 탓에 혼자 먹고 오거나거래처와의 술자리에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내가 좋아하는 메뉴가 있다며 새로운 일식집을 소개시켜 줬다. 날 위해 게살이랑 성게알 덮밥을 주문해 주는 깨달음에게 가격이 좀 세다고 했더니그냥 먹으란다.[ 응, 진짜 맛있다...] [ 이거 먹고 빨리 집에 들어가서 나 짐 챙겨야 될 것 같애 ][ 왜? ][ 내일 또 나고야 출장 가야 돼 ][ 한국 가야 하잖아 ][ 응, 그러니까 오늘 미리 가방 챙긴다는 거야 ][ 몇시에 돌아올 예정이야? ] [ 많이 늦어질 것 같애, 오전, 오후,저녁에도 미팅이 있어서 집에 도착하면 12시쯤 될 걸, 한국행 비행기 몇 시지? ][ 공항 가려면 아침.. 2019. 2. 24.
나를 아프게 했던 것들 아침 일찍 깨달음이 출근을 하고나서 난운동복을 갈아입고 핸드폰을 챙겼다.이어폰을 귀에 꼽고 맨션을 나와출근을 서두르는 사람들과 반대반향인 공원쪽으로 걸어나갔다. 이른 아침인 것도 있고 아직은 겨울바람이차가워서인지 공원은 한산했다.이렇게 일이 없는 날, 아니 병원 진료가 잡힌 날이면 난 습관처럼 시간을 내서 산책을 한다. 되도록 매일 하려고 하지만스케쥴이라는 게 그렇게 내 뜻대로 움직여주질 않아 오늘처럼 병원 진료가 몇 군데 겹힌 날이면 모든 일을 스톱시킨다.돈도 명예도 건강없이는 아무 소용없다는 걸매순간 느끼고 있어서인지 이런 날만이라도 온전히 나만을 위한, 건강한 시간으로 만들려고 노력중이다. 이어폰에서는 CBS레인보우에서 강석우씨가 진행하는 [아름다운 당신에게]가 흘러나오고 이름을 알 수 없는 작은 .. 2019. 2. 22.
일본인이 한국 여친에게 감사한 이유 깨달음 후배분이 많이 늦을 거라는 연락이 와서 우린 일단 간단하게 건배를 했다. 오늘 우리가 만나려고 기다리는 분은 깨달음과 20년 이상 알고 지낸 후배로 40대 후반의 돌싱분이다. 40분이 지나서 오신 노무라 상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3명이서 새롭게 건배를 하며 사진을 찍으려하자 사진 울렁증이 있다고 하셔서 카메라를 거뒀다. 작년, 깨달음 회사 송년회때 참가하지 못한 이유와 요즘 자신의 상황들을 얘기하며 술 잔을 기울리는데 내게 음식 사진은 편하게 찍으라며 자신이 사진 울렁증이 생긴 사연을 말해 주셨다. SNS에 회사 동료들과 올린 작업사진을 보고 손님들에게 크레임 전화가 빗발쳤고 여러 사건과 얽히면서 경찰서에도 다녀온 뒤로는 사진에 찍히는 것도, SNS를 이용하는 것도 모두 끊.. 2019. 2. 19.
남편의 고집, 그래서 더 감사하다 이곳은 월요일까지 연휴이다.예배를 마치고 교회를 나오면서 뭘 할까, 어디를 갈까 둘이 몇마디 나누다하코네를 가자는 의견일치를 봤다.지난달에도 아니 지지난달에도 갔었던하코네를 우리는 왜 자주 가려는건지알 수 없지만 신주쿠에 도착하는가 동시에깨달음은 백화점에서 모둠어묵을 사고나는 음료와 과자를 사서 하코네행 (箱根 )로망스카에 몸을 실었다.[ 우리 차로 갈 걸 그랬나? ] 깨달음이 자리에 앉자마자 그소리를 하길래 운전하는 게 얼마나 피곤한지 아냐고말 나온 김에 당신은 왜 운전을 하지 않았는지왜 면허증을 안 땄는지 물었다.초등학교 1학년 때 큰 트럭에 받쳐 머리가 깨진 뒤로는 차가 무서운 것도 있고 더 솔직히 말하면자기는 운동신경이 좀 둔한편이여서 눈으로 신호를 보면서 핸들조작을 하고 또 백밀러를 틈틈히 확인.. 2019. 2. 11.
한국 설날에 우리 부부가 찾아 간 곳 한국은 설날인데 우린 특별히 갈 곳이 없었다. 매년 신정이면 떡국을 해 먹어서인지 구정의 의미가 점점 엷어져 가고 있는 듯하고 더 솔직해지면 냉장고에 떡국이나 만두 등, 설음식에 필요한 재료들도 없었다. 깨달음은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오늘이 한국의 명절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아침부터 가족들에게 사진(음식사진)올라온 게 없냐고 친정에 아직 다 모이지 않았냐고 두어번 물었다. 그리고 오후쯤 코리아타운 신오쿠보(新大久保 ) 에서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 [ 가서 뭐 하게? ] [ 떡국도 없다며? 이것 저것 사야 되지 않아? ] [ 굳이 안 사도 될 것 같은데.] [ 그래도 한 번 가보자, 설 분위기 나는지 ] 설 분위기?가 뭔지 알고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뭔가 북적거리며 들뜬 특유의 명절분위기가 있을 .. 2019. 2. 5.
출장 다녀온 남편을 위한 한국식 밥상 깨달음은 첫비행기로 삿포로 출장을 가야했다. 회사 직원들과 함께 현장의진행상황을 파악하러 간다고 했다.너무 이른 시간이면 조용히 혼자서 출근을 하는데오늘은 내가 일찍 일어나서 배웅을 했더니기분이 좋았던지 알 수 없는 기합소리와 함께[ 갔다오게요, 에~에~에~]를 외치고 집을 나섰다. 삿포르에 도착해서는 생각보다 너무 춥다며남자 직원은 두번이나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였다고 자기는 귀마개를 하나사야될 것 같아 백화점에 잠시 들렸다고 했다. 그리고 한참 연락이 없다가 스카프 사진과 함께어머니 생신때 드릴 선물을 하나 골랐다며 지금 공항에서 직원들이 식사를 하고있다고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깨달음, 이젠 안 추워? ][ 응, 지금 공항이여서 따뜻해, 집에 도착하면 9시쯤 될 거야 ][ 저녁은 필요없지? ][ .. 2019. 2. 2.
생각지도 못한 남편의 올 해 목표 작년 연말, 송년회가 잦았던 무렵, 깨달음은이틀에 한벌꼴로 12시가 다 되어서 집에 들어왔다.그럴 때마다 아침에 일어나면 이렇게 내 노트북에 만엔을 끼워놓았다.12시가 넘으면 30분당 5천엔씩 늘어난다는 걸알고 있기에 12시 되기전 아슬아슬 들어오곤 한다. 어느날은 새 카렌더를, 어느날은 유전자 검사찌라시와 함께 놓아두었다.결혼하고 서로가 정해두었던 벌금 약속을 지금까지 별 불만없이 잘 이행하는 깨달음이 한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깨달음 회사 송년회가 있던 날, 귀가가 늦여 서둘러 잠자리에 들려고 했는데나에게 줄게 있다며 봉투를 건넸다.[ 왠 상여금? ][ 1년동안 고생했으니까 주는 거야 ]상당히 두꺼워서 좀 의아하기도 했고 받아도 되는지왠지 주춤거리게 되자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주면서 나에.. 2019. 1. 9.
한일커플, 깨서방의 새해 바램 1년간의 묵은 때를 제거하기 위해아침부터 깨달음과 나는 부지런히 움직였다.새로운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는 의미로이곳 일본에서는 연말에 집안 모든 곳을 구석구석 대청소를 한다.냉장고 청소를 하면서 문득 내년이면 내 나이가 몇 살인지,,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련지깨달음과 나에게 주어진 내년 한해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생각에 빠졌다. 2018년도 마음에 남겨둔 헛된 욕망과 질투와 시기들도 모두 정리해버리고 싶었다. 조금 더 쿨하게 조금 더 솔직히 다가서고 포용했더라면 나도 편하고 상대도 편했을 것을,,지난 시간들이 자꾸만 새록새록했다.새해에는 더 비우고 더 낮추며 내 자신을얽매이고 있는 올가미에서 벗어날 수 있었으면좋겠다는 생각을 거듭했다. 깨달음은 거실과 욕실을 청소하다가 조용히 생각에 빠진 나를 불러서.. 2019. 1. 1.
2018년도 블로그를 뒤돌아보며,, 매해 12월이면 깨달음이 한글을 그리듯 또박또박 블로그 이웃님께 드릴 연하장을 써서보내드렸는데 요 며칠 사이에 한국에 계신분들께 도착을 한 것 같습니다. 저에게 주소를 알려주신 분들에게 모두 보내드리긴 했지만 혹 못 받으신 분이 계실까봐 조금 걱정입니다.작년에도 못 받으신 분이 몇 분 계셨는데 그 이유는 확실히 잘 모르겠습니다.연하장은 반송이 되지 않는다고 들었는데한 분도 빠짐없이 잘 도착하기를 바래봅니다.그저 연하장 한 장일 뿐이지만여러분들이 그 마음을 받아 주시고 깨달음의 감사마음이 여러분들께 전달된 것 같아서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http://keijapan.tistory.com/1192) 한글 쓰는 남편을 보고 있으며.. 다음(Daum)에서부터 시작한 블로그생활이 벌써 햇수로 8년을 향해가고 .. 2018. 12. 28.
크리스마스날 남편과 나눈 대화 비행기 안에서도 계속해서 스케쥴을 확인한 깨달음은 삿포로에 도착해서 바로 현장으로난 호텔로 헤어져 움직였다.호텔 건설현장의 점검와 미팅. 그리고 송년회가 두 곳이나 잡혀 있는 깨달음과 원고마감이 코앞으로 닥친 나는 각자 일하는 장소가 다르기에 크리스마스를즐길 마음적 여유가 없었다. 저녁은 알아서 서로 해결하자는 말을 남기고 택시를 타고 떠가는 깨달음이 차갑게 느꼈졌다. 삿포로를 같이 올 때는 일도 일이지만 크리스마스를 즐기자고해서 온 건데.. 호텔에서 나는 초콜렛과 비스켓을 먹어가며남은 원고를 작성했고 깨달음은 11가 넘어서혀가 꼬인 상태로 들어와서는 직원들이현장에서 인정받고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며2차로 언니들이 있는 크라브에 갔는데삿포로 언니들이 예뻤다는 굳이 할 필요도없는 얘기를 보고하듯이 했다.[ .. 2018. 12. 26.
부부 일은 부부 둘만이 알고 있다 퇴근 길에 함께 식사를 하러 가는데연말이여서 예약손님들로 가득했다. 간단히 건배를 하고 얼마남지 않은 올해와 1월달 스케쥴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샷포로와 나고야 출장도 잡혀있고 시댁도 가야한다.[ 2018년에 우리 부부에게 무슨 일이 있었지? ]내 대답을 기다리며 멀뚱멀뚱 쳐다보는 깨달음..[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큰 일은 없었지....] [ 제주에서 한달 살아본 거 말고는 없었네..근데 시간이 진짜 빨리 간다..우리가 늙긴 늙었나 봐..] 세월 가는 속도가 자기 나이대로 가는 거여서40대는 40키로, 50대는 50키로로 달린다고했더니 처음 듣는 말이라며 아주 적절한 표현이란다. 우린 서로 내년 계획과 소원같은 걸 말했던 것 같다. [ 아,,우리 고객 우에다상이라고 알지? ][ 응,,파칭.. 2018. 12. 20.
한일커플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고민 나를 꼭 만나고 싶다고 했다. 내 전화기에 그녀의 이름이 떴을 대부터 왠지모를 직감이 왔었다. 일본인과 결혼생활 올해 10년을 맞이하는 그녀는 내 후배의 친구로 알게 된 사이다. 역에서 만나 그녀의 표정은 예상대로 어두웠다. 먼저 식사를 해야할 것 같아서 미리 알아둔 조용한 곳으로 그녀를 데리고 갔다. 그녀의 걸음걸이는 모든 삶의 의욕을 상실해 버린듯 한걸음 한걸음이 무겁게 보였다. 식사를 하며 나는 지난번 한국에서 먹었던 음식들에 관한 얘기, 크리스마스, 연말,,그런 아주 가벼운 얘길 꺼냈다. 본주제에 들어가면 서로 밥을 먹기 힘들 것도 같았고 아무말도 하지 않으면 묘한 침묵의 무게가 더 견디기 힘들 것만 같아서였다. 그녀는 가끔 웃는 것 같다가도 바로 굳은 표정으로 돌아갔다. [ 언니,,,나 이혼하고.. 2018. 12. 14.
2년후 우리 부부의 선택.... 늘 그렇듯 병원에 도착해서 차분히책을 펼쳤다. 예약시간보다 30분 빨리와서 독서를 하는 게 이젠 습관이 되어버렸다.마음을 비우는 게 쉽지 않아서 그냥 책에 열중하며 내 이름이 불러질 때까지 기다린다.간호사가 날 보고 멈찟 하더니 목례를 했고다시 책을 펼치는데 바로 내 이름이 들려왔다.[ 왜 일찍 오셨어요? ][ 네..그냥,,,][ 일찍 오셨다고해서 바로 알려드릴려고,,][ 감사합니다 ][ 결과가 나왔는데,,좋습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이 없었어요.지난번 저쪽 병원에서 했던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됐는데 재검사에는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 감사합니다, 근데 제가 앞으로 조심해야할 게 있는지..뭐 그런게 있으면 알려주세요.][ 특별히 할 것은 없어요, 문제가 없으니까 정기적으로 검사만하시면 될 것.. 2018. 12. 4.
해외 거주자가 가장 한국이 그리울 때... 한국을 다녀와서 바로 나는 검사결과를 듣기 위해병원을 찾았는데 뜻밖의 결과가 기다리고 있었다.[ 아무런 증상이 없었어요? 통증 같은 것도?][ 네..전혀,,][ 작년에 수술했죠? 자궁근종? ][ 네,,,] 선생님도 놀라서 차트를 꼼꼼히 살피시다가 소견서를 써주겠다며 잠시 기다리라 하셨다.굳이 병원을 옮길 필요가 있겠냐고 했더니 긴급 정밀검사를 요하기도 하고, 혹 무슨일이있으면 수술를 바로 해야할 상황도 생기므로미리 준비를 해두는 게 좋다고 했다. 그리고 부인과쪽으로 실력이 알려진 의료진이 있는 곳으로 가는 게 선생님 자신이 안심된다고 하셨다. 내가 작년에 수술한 병원은경영진이 전면 바뀌면서 의료진이 모두 빠져나가 버린 상태였기에 난 이렇게 또 다른 병원으로 옮겨져야했다.작년과 올 초에는 가슴에 문제가 있.. 2018. 11. 26.
한국을 120%즐기고 돌아온 남편 일본으로 돌아오는 날, 오후 비행기인 덕분에 짐을 호텔에 맡긴후 삼청동으로 갔다. 삼청동은 이번에도 꼭 먹고 가야할 게 있다던 깨달음의 선택이였다. 초입에 있던 치즈 핫도그집을 발견하고는 감자 붙은 걸로 먹겠다고 해서 하나 사줬더니 왜 일본에서 얘, 어른 할 것없이 사람들이 줄서서 먹는지 이제서야 알겠다면서 솔직히 기대하지 않았는데 맛있단다. [ 치즈가 완전 죽인다,한국에서 먹길 잘했어, 봐 봐,,치즈가 안 끊어져~~] 아침도 넉넉히 먹고, 디저트로 치즈 핫도그?도 먹었으니 커피도 한 잔 하고 가자며 분위기가 괜찮은 곳에 들어가 느긋하게 차를 한 잔 했다. [ 오후 비행기도 괜찮네. 이렇게 오전시간을 즐길 수 있고,..당신은 안그래? ] 내가 아무말없이 쳐다만 보고 있으니까 갑자기 폼 잡고 커피를 마시며.. 2018. 1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