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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41

연로하신 시부모님과 그를 바라보는 자식들 이번주 이곳은 월요일까지 3일연휴였다.연휴 마지막날 , 아침도 거르고 집을 나선깨달음에게서 후지산과 함께 샌드위치로아침을 대신했다는 카톡이 왔다.그렇게 오후까지 연락이 없다가 저녁이 되어서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왔다.한국도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이곳 일본은연말에 송년회를 하듯이 신년에는 신년회를 한다.오늘 깨달음이 나고야까지 출장을 간 것은미팅과 신년회 참석을 겸한 이동이였다. 작년에 오픈한 호텔에서 무료숙박을 하게 되었다고 신년회에 참가하러 가는 길이라며 전화가 걸려왔는데 다음날 아침 일찍 시어머니 병원에 가 보겠다고 했다.시간이 없을 줄 알았는데 나고야까지 와서보니병원에 잠시 들려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고 했다.알겠다고 시골에 내려가려면 저녁에 적당히 마시라고 당부를 하고 전화를 끊었다.어머님이 지.. 2019. 1. 18.
노인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 나고야에서 올 해 마지막 미팅과 송년회가 있어깨달음이 출장을 떠났다.언제나처럼 신칸센을 탔고 점심을 먹고 있으며 미팅을 시작했고 지금은 술을 마시고 있다는 보고?를 사진과 함께 내게 보내온다.그리고 다음날 일찍 깨달음은 시댁에 들렀다. 집에 도착해 닫아 둔 불단에 촛불을 켜고조상님께 기도를 드리고 혼자서 집안 정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면회시간 맞춰 요양병원에 가서는 부모님들을 뵙고 오후에 다시 도쿄로 돌아왔다.그런데, 오늘 아침, 소포 두개나 도착을 했고열어봤더니 시댁 물건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주방 살림뿐만 아니라 식료품까지 생각치도 못한 물건들이 하나가득이였다. 타올, 세재, 반찬통, 밥그릇, 쟁반, 식용유,양말, 주전자, 젓가락, 장갑, 호일, 랩, 된장,참기름, 비누, 지퍼팩, 쓰레기 봉투, 생선.. 2017. 12. 8.
남편이 한국 장모님을 위해 준비한 것들 [ 오머니, 식사 하셨어요? ][ 아이고, 깨서방이네..][ 오머니, 뭐 드시고 싶으세요? ][ 나는 괜찮응께, 깨서방 먹고 싶은 거 먹어요][ 칼국수, 만두 먹어요~][ 오메,,더 맛있는 것이 천진디..꼭 칼국수를 먹은다그네..내가 맛있는데 알고 있응께 같이 갑시다~][ 오머니, 어디 가고 싶으세요? ][ 어디 가고 싶냐고? 아무데나 가세~][ 바다 보러 갈까요? ][ 좋제~가세,바다도 보고,,깨서방이 좋아하는낙지도 먹고 오세~][ 네~감사합니다~]옆에서 듣고 있는 나는 깨달음의 한국어가 발음, 억양 모두 이상해서 불안불안한데우리 엄마는 잘 알아들고 대답을 하셨다.[ 엄마, 깨서방이 무슨말 하는지 알겠어? ][ 응, 인자 뭔 말한지 대충 알아 먹것드라~][ 한국어 공부를 하라고 그래도 말을 안 듣고이렇.. 2017. 11. 23.
일본 시어머니를 존경하는 이유 나고야에 가는 동안,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난 음악을 깨달음은 바로 도면을 펼쳐놓고 설계를 했다. 오늘 스케쥴은 나고야에 신축예정인호텔부지 견학과 완공된 호텔에서숙박을 하기 위함이였다. 신축호텔인만큼 입구에 축하화환들이즐비하게 늘여져있고베테랑 스탭이 긴급 투입되었다고 하더니아주 친절하고 능숙한 체크인이 이루워졌고기존의 비즈네스호텔과는 다른 신감각적인느낌이 전반적으로 풍겼다. 방에 들어갔더니 침대가 좀 높은 감이 있어물었더니 침대밑으로 캐리어를 넣을 수 있는공간을 만들기 위해 침대높이를 약간 높게 조절했다고 한다.그리고 샤워실도 바로 위에서 내려오는 천장샤워기를 설치했다고 내게 어떠냐고 묻는다.[ 음,,좋은데...] 그리고 새로운 부지에 가서 열심히뭔가를 체크하며 혼잣말을 하는 깨달음..이마살을 찌푸리며 조.. 2017. 11. 14.
우린 부모님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 있을까.. 아침 7시, 시댁을 나왔다는 카톡을 받고 5시간만에 깨달음이 집에 도착을 했다.조금은 핼쑥해진 모습으로 들어온 깨달음에게 카메라를 대자 멈칫하며 찍지 말란다.[ 왜? ][ 모습이 심난해서....][ 아니, 괜찮아, 멋져~ 그리고 원래 일상모습을 꾸밈없이 보여주는 거라고 당신이 그랬잖아 ][ 그럼, 이것도 찍어~~]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ㅜㅜㅜ를하는 걸 보니 기분은 썩 나쁘진 않은 듯 했다.[ 슬프다는 뜻이야? ][ 아니,,그냥 재밌으라고..피곤해서죽겠다는 뜻이야,,,]어머니를 입원시키고, 홀로 계신 아버지와3일밤을 함께 하고 돌아온 깨달음의 마음이무겁지는 않을까 싶어 가볍게분위기를 살폈는데 까부는 거 보니 조금은 안심할 수 있었다. [ 어머니는 지금 어때? ][ 응, 우리 엄마, 입원하시니까 완전 좋아.. 2017. 9. 4.
시어머니의 입원과 일본의 요양시설 그 시각 난, 병원에 있었다.수술후, 경과를 보기 위한 진찰이였기에깨달음과 함께 올 계획이였지만난 혼자 대기실 쇼파에 앉아 있었다.미리 체혈을 하고 기다리는 동안, 난 가방에서 핸드폰을 꺼내 깨달음에게서 무슨 소식이 왔는지 확인하길 반복했다.바로 눈 앞에 붙은 핸드폰 사용 금지 문구를 무시하고 핸드폰을 만졌다. 어머님이 어젯밤, 입원을 하셨기 때문이다. [ 집에 들어가는 버스가 그 시간에 있어?][ 응, 막차가 저녁 10시 10분이였어 ][ 신칸센은 예약했어?][ 응, 집에는 아마 12시쯤 도착할 거야][ 나도 가야 되지 않을까?][ 당신은 내일 병원도 가야되고멀리 움직이면 안 되니까 그냥 쉬어.행여 뭔 일 생기면 여기 가장자리에 있는검은양복이랑 넥타이를 당신이 가져와 줘][ 그렇게 위급하면 나도 가야 .. 2017. 9. 1.
깨물어도 안 아픈 손가락이 있다 뭔가 하고 싶은 말은 많은 듯 보였지만 발음하기가 어려웠는지 좀 쉬운 문장으로 고르고 골라 큰소리로 읽어보고 다시 고치기를 반복했다. [ 오머니, 깨서방입니다 ] [ 오머니, 한국은 아직도 많이 더워요? ] [ 오머니, 편찮은 데는 없으시죠? [ 감기 조심하시고, 여행 잘 다녀오세요] [ 항상 건강하시고 맛있는 거 많이 드세요] 이 대목에서 깨달음이 갑자기 웃음이 터졌다. 자기가 뱉은 한국어 발음이 자꾸 꼬여서 엄마가 못 알아들으니까 몇 번이고 같은 말을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는지 나에게 전화기를 넘겼다. 그렇게 열심히 적어 발음 연습을 했는데도 억양에 문제가 있어서인지 엄마가 알아듣기엔 역부족이였다. [ 엄마~나야, 깨서방이 감기 조심하시고 크루즈 여행 잘 다녀오시래~] [ 오메,,,아직 한 달이나 남았.. 2017. 8. 16.
부모님을 두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길 깨달음은 아침일찍 나고야로 출발을 하고난 오전에 처리해야할 일들을 마친 뒤신칸센에 몸을 실었다.두시간은 신칸센, 그리고 두시간은버스를 타고 시댁에 도착한 나는시댁이 아닌 마트로 먼저 향했다.저녁을 해드리기 위해 필요한 재료들을사기 위해서였다.[ 시간 없으니까 그냥 스테이크 주문하지 그래?][ 그러긴한데 그래도 하나 정도는 내가 만들어 드리고 싶어서..지난번에도 못해드렸잖아,,][ 그래,, 그럼 당신이 알아서 해..] 토실토실한 감자를 고르고 있는데또 전화가 울려온다.[ 당신 뭐 해드릴려고? ][ 잡채랑 감자전을 해드릴까하고,,[ 아버지랑 통화 했는데 지금 이가 아프셔서 잘 못 씹으신데 그래서 부드러운 햄버거 스테이크가 좋다고하셔서 내가 주문해 놨어, 그니까 당신 뭐 만들려고 하지 말고 그냥 와][ 알았어.. 2017. 8. 13.
일본인다운 남편의 효도 개념 오랜만에 가라오케에 들렀다.특별한 이유는 없었는데 저녁을 먹으며 임재범씨 와이프가 암으로 돌아가셨다는말을 하게 되었고 그런 임재범씨를위로해 줘야하지 않겠냐는 깨달음의 애도마음을 표하기 위해 노래방을 간 것이다.[ 여러분을 불러 주면 임재범씨가 마음이좀 편하겠지? ][ 당신 부르고 싶은 거 불러~] [ 아니, 걱정말아요를 부를까? ][ 그냥 다 불러~~] 그렇게 해서 여러분, 걱정말아요,그리고 이은미의 애인있어요까지 세 곡을 연달아 부르는 깨달음. [ 싸이 노래 한 번 불러볼까? 이병헌이 나온 노래 있잖아~][ 알아,근데 나 못 불러, 당신 부를 수 있으면불러 봐~][ 나도 못 불러~젊은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뭔가 많이 아쉬운 표정으로 다음 곡들을 넣고그렇게 꼬박 1시간을 깨달음은 열창을 했다.노래방을.. 2017. 6. 20.
일본 시부모님이 처음 드셔보신 음식 아침 6시, 대충 씻고 신칸센에 올랐다.난 바로 눈을 더 부칠 준비를 했고깨달음은 도면 체크를 시작했다[ 수정할 게 많아?][ 음,,내가 하라는대로 안 해 놨건든,직원들이 말을 안 들어서 큰일이야,.그래서 내가 하는 게 더 빨라...] 오전 일찍 나고야에서 미팅이 있었다.내가 다시 눈을 떴을 때까지 깨달음은 도면에 집중하고 있었다.오전 미팅이 끝나고 시댁으로 가려는데한통의 전화를 받았다. 오후에 다른 현장의 관계자와 미팅을한 곳 더 해줘야할 것 같다는...[ 혼자 괜찮겠어? ][ 응, 나는 괜찮아 ][ 집은 찾아갈 수 있어? ][ 내가 애야? 걱정말고 버스시간 촉박하니까난 이쪽으로 갈게, 당신은 일 끝나면 와]어찌해야할지 갈등하는 깨달음에게내가 먼저 가 있겠다고 했다.[ 어쩌면 오후 5시 넘을지도 모르는.. 2017. 5. 15.
일본 시어머니가 내게 전해주신 말씀 깨달음은 아침도 먹지 않고 일찍 나고야행 신칸센을 탔다.미팅시간이 빠른 것도 있었지만제일 중요한 지친사이(地鎮祭)에 참가하기위해서였다.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안전하고 무사히 마무리 되길 바라는 마음에 제(고사)를 올리는 [안전기원제]이다.좀더 상세히 설명하면 토지를 이용하겠다는토지신, 땅신에게 허락을 받는다는 토속의식의 하나이다.이 제를 올리기 위해서는 길일을 택하고상에 올릴 공제품들을 준비해야한다.칸누시(神主-신을 부르는 사람)가 토지신에게건축업체와 설계자, 관련업체 등의 회사명을차례로 부르며 보고를 드리고땅의 동서남북 네 곳 모퉁이에 청대나무를 세워소금이나 쌀을 뿌리고 중앙 단상에는 술, 물, 쌀, 소금, 야채, 과일, 생선 등을 차려 제를 지낸다.건물이 크면 클수록 성대하게 제를 올리고 일반주택을 .. 2017. 4. 10.
가족간에도 공과 사가 철저한 일본인 [ 아버지가 엄마 건망증이 심해진 것 같다고 걱정하시던데 괜찮아? ] [ 늙어서 어쩔 수 없지..기억력도 떨어지고,,지난주에도 우체국을 세 번이나 갔어..틀린 도장을 가져갔다가 다시 오고, 인출한 돈을 거기에 두고 오는 통에 다시 가고,,좀 그랬어...][ 지난번에 슈퍼에서 쇼핑한 것을 카운터에놓고 와서 전화 왔다며?][ 아,,,그런 일도 있었지...] [ 요즘 했던 일들이 잘 기억이 안 나? 왜 깜빡깜빡한다고 생각해?][ 나이 먹어서 그러겠지...][ 엄마는 안 힘들어?][ 힘들다기 보다는,그냥 받아들여야지 어쩌겠니][ 지갑을 가지고 다니지 말고 필요한 만큼만돈을 들고 다닌는 건 어때? 목에 걸고 다니는 거 있잖아.][ 그것도 좋은 생각이구나,,그렇게 해 보마 ][ 아버지 식사 챙기느라 엄마가 고생이 .. 2017. 1. 14.
남편에게 감사하고 미안하고,, [ 오머니,,깨서방입니다, 식사하셨어요?] [ 지금 뭐 하세요? 한국도 시원해졌어요? ] [ 오머니, 추석에 못 가서 죄송해요 ][ 시장에 같이 가고 싶었는데 못 가서 죄송해요][ 오머니, 맛있는 거 많이 하세요? ][ 너무 무리하지 마시고 조금만 하세요 ][ 감기 조심하시고 추석 잘 보내세요] [ 오머니, 식사하셨어요? ] [ 지금 뭐 하세요? ] [ 시원해졌어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한국어로 바꿔달라고 해서 적어줬더니10분이 넘게 계속해서 발음과 악센트 연습을 하고 있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 어때? 발음 좋아졌어? ][ 응, 좋아졌어, 전화해도 될 것 같애.. ] 엄마와 통화를 할 때 깨달음 악센트가 애매해못 알아들으실 때가 있다고 했던 걸 기억하고는깨달음이 연습에 연습을 더했다. [.. 2016. 9. 13.
삶과 죽음이 별 게 아니다 깨달음 입에서 술냄새가 진동을 했다. 옷을 갈아입고 말없이 신칸센 티켓을 예약하더니만 갑자기 일어나 옷장에서 상복을 꺼내었다. [ 나도 가야겠지...] [ 아니.당신은 안 가도 돼.원래 가족들만 하기로 한 건데 난,,그동안 고마워서 가는 거야..] [ 진짜 나 안 가도 될까....] [ 괜찮아..내일 첫차로 갔다가 장례식만 보고 바로 사무실로 돌아와야 돼... 미팅도 있고,,..] 내 쪽으로 한 번도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턱을 괸 상태로 티켓예약에만 몰두했다. 속상해서 술을 많이 마신거냐고 물을 뻔 했지만 그냥 입을 다물고 난 깨달음 방을 나왔다. 다카시 형님이 돌아가셨다. 거래처 부장과 식사를 하고 있는데 어머님이 전화를 하셨단다. 깨달음보다 8살 위인 삼촌의 아들인 다카시형님이 어제 새벽 돌아가셨다.. 2016. 6. 30.
누가 뭐래도 집이 최고다.. 아침 일찍 교토에서 서방님이 오셨고 우린 병원에 가기 전에 아버님 침대 이부자리를 마지막으로 마련해 드리고 어머님을 모시고 병원으로 갔다. 아버님 퇴원준비를 하는 동안 어머님은 물리치료를 하셨고 우리는 서방님과 함께 집에서 챙겨드셔야할 약들, 그리고 주의사항, 물리치료 스케쥴표 등등 그런내용들을 간호사와 얘기를 하고 있는데 아버님은 분주히 여기저기 바삐 움직이셨다. 그 동안 신세를 졌던 물리치료사분들과 인사를 하시고 또 옆 병실에 계신 분들에게도 가서 그동안 고마웠다고 작별인사를 하고 다시 병실으로 들어오셨는데 아버님 뒤를 따라오신 어느 할머님이 계셨다. 팔에 기부스를 한 할머님이 아버님 등을 어루만지면서 퇴원하냐고, 건강하고, 이젠 다시 오지 말라고 하시며 닭똥같은 눈물을 흘리셨다. [ 자네도 얼른 퇴.. 2016. 5.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