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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도41

일본의 어버이날, 우리가 해드린 것 황금연휴 마지막 날, 우린 시댁을 가기로 결정했다. 아버님 건강이 많이 좋아지셔서 퇴원을 해도 좋다는 주치의의 설명이 있었고, 어버이날도 겸해서 시댁행을 택했다. 아버님이 계시는 요양병원에 도착했을 땐 점심시간이였고 어르신들이 다들 모여서 식사를 하고 계셨다. 우린 식사시간이 끝날 때까지 조용히 병실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아버님 목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 우리를 보자, 아이처럼 좋아하시며 보조보행기를 밀고 우리쪽으로 걸어오셨다. 물리치료 횟수를 늘린 덕분에 보행도 많이 좋아지고 혈당치도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직접 뵈니 정말 놀랄만큼 정상으로 돌아오신 듯했다. [ 어~아버지, 인자 잘 걷네~~ 허리도 바로 펴지고~완전 다 나았네...] 깨달음 목소리가 하이톤이 되면서 아버님을 가까운 소파에 앉.. 2016. 5. 7.
일본인 사위를 보는 엄마의 마음 [ 엄마,,,, 우리 왔어....왜 문이 열려있지?...] [ 엄마,,,,,,] [ 오메,,,인자 오냐,, 아이고 깨서방 오셨어요~~] [ 오머니,...오랜만이에요..건강하셨어요? ] [ 아이고,, 여기까지 오니라고 고생했그만,,깨서방이,,,] [ 엄마, 근데 왜 현관문 열어 놨어?] [ 아, 니기들 올 시간이 됐응께 얼른 들어오라고 열어났제.. 음식도 만들어야 하고,, 정신이 없어서 그냥 열어 놨다~~] 식탁에 나물들이 올려져 있고 참기름 냄새... 그리고 매운탕 냄새 같은 게 집안 가득했다. 짐가방을 방에 넣고 옷을 갈아 입는데 주방에서 [탕,탕] 소리가 나니까 깨달음이 얼른 달려나갔다. 깨서방 온다고 뭘 해줄까 생각하시다가 전복이랑 생낙지 사셨단다. 내가 꼬막을 까고 있는 동안 깨달음은 엄마가 퍼주.. 2015. 12. 10.
시부모님께 우리가 해드릴 수 있는 것 먼저 호텔에 들어가 우리 옷가지 몇 개를 꺼내놓고 아침에 나올 때 챙겼던 서류와 약들도 다시 하나씩 확인을 하고 선물들과 함께 가방에 넣어 다시 나왔다. 시댁까지는 약 10분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시댁에 가는 길에 있는 진자에서 깨달음은 잊지 않고 인사를 드렸고, 난 사진을 찍고,,, 뭘 기도했냐고 물으면 늘 똑같은 대답을 한다. 우리 가족들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는 것.... 시댁에 들어서 가져온 선물을 드리고 나서 우린 바로 2층부터 시작해 쥐가 나올만한 곳을 찾아 쥐약들을 놓았다. 지난 5월 우리가 시댁에 왔을 때 쥐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있어 대청소를 하고, 쥐약을 놓아 두었는데 제대로 퇴치가 되지 않았고 전문가가 와서 처리를 하긴 했지만 워낙에 오래된 건물이다보니 100%퇴치를 못한다고 했단.. 2015. 10. 27.
엄마를 부탁해-2 [ 엄마, 짐 챙기셨어?] [ 짐이라고 할 것도 없고,,그냥 옷만 몇 개 넣다,, 근디,, 태풍 온다고 그러든디,,비행기가 뜰랄가 모르것다,,] [ 응,,, 하필 엄마 오시는 날 여기 태풍이 온다 그래서 걱정이네.... 삼촌들을 뭐라 하셨어? ] [ 아니,,,웬만한 태풍이여도 비행기 뜬께 걱정없다고는 한디...] [ 태풍이 엄마가 오시는 후쿠오카쪽으로 불고 있어서 걱정인데 조금만 비켜가면 별 문제없이 운항은 할 거야,,,..] [ 비행기 안 뜨믄 그냥 서울에서 삼촌들이랑 놀든지 집으로 돌아오든지 해야제 어찌것냐,,,] [ 깨서방이 엄마 일본에 오시는데 못 뵙는다고 죄송하다고 그러네.. ] [ 아이고,,, 지난달에 봤는디 뭔 소리여~, 글로 이번에는 동경으로 안 간디 어떻게 얼굴을 보것냐~ 아무런 신경도 .. 2015. 8. 25.
자식도 실은 많이 아프다 [ 오머니, 다쵸소요?(다쳤어요) ] [ 오메~ 일본까지 소문이 나불었는갑네~, 아니여~ 쬐끔 넘어졌어~ 인자 괜찮아~] [ 오머니~ 많이 아파요~] [ 아니여, 아니여~~, 인자 다 나섰어요~ 우리 깨서방이 걱정해 준께 다 나서부렀네~~~] 스피커폰으로 들려오는 엄마의 목소리 톤이 생각보다 높고 밝았다. [ 오머니, 이사하면 꼭 일본에 놀러 오세요] [응, 감세, 가,,갈랑께 먹고 싶은 거 있으믄 뭐든지 말하소~] [ 오머니, 조심하세요] [ 인자, 괜찮은께 걱정하지 말고 이사 준비하느라 바쁠 것인디 이렇게 전화해줘서 고마워요~~] [ 오머니, 진짜로 조심하세요] [ 알았네,,,인자 조심히 다닐라네~] 우리 자매 4명이서 카톡으로 대화를 했었다. 대출이자가 얼마인지..,, 집들이에 맞춰 일본에 언제쯤 .. 2015. 5. 1.
날 부끄럽게 하시는 우리 시부모님 어머님께 드릴 선물을 샀다. 특별한 날은 아니였다. 그냥, 이 꽃장식을 보니 어머님이 좋아하실 것 같아 샀다. 더 솔직히 말하면 이번 신정 때 시댁에 가지 못한 게 내내 마음에 걸려서 샀다. 그리고 백화점에 들러 봄 마후라를 샀다. 시아버지, 시어머님, 그리고 친정엄마 것까지... 우린 뭔가를 살 땐 꼭 이렇게 3개씩 산다. 전화도 자주 하는 걸 불편해 하시는 시부모님이여서 거의 전화를 하지 않는데 오늘은 겸사겸사 전화를 드렸다. 반갑게 받아 주시는 우리 어머님.. 지난 1월 신정 때 전화드리고 3개월만이다. 깨달음이 지난주 오사카 출장 갔을 때 같이 가서 어머님께 잠깐 들릴려고 했는데 내 스케쥴이 맞지 않았다고 말씀드리자 괜찮다고 일이 우선이니 일부러 올려고 말라시며 집 구하기는 어떻게 되어 가냐고 물.. 2015. 3. 19.
엄마를 부탁해-1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 지난 주 엄마 생신날 통화하고 일주일 만이다. 뭐하시냐고 물었더니 그냥 테레비 보고 계신단다. 건강은 어떠신지, 뭐 드셨는지, 감기 조심하라고, 그리고 차 조심하시라고,,,늘 전화해서 하는 소린 같다. 엄마에게 전화할 때면 되도록 깨서방이 있을 때 해서 깨서방 목소리도 들을 수 있게 하는데 오늘은 그냥 아무 생각하지 않고 전화를 걸었다. 후배가 주고 간 영화 [ 님아 저 강을 건너지 마오 ]의 영상들이 계속해서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아서였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돌아가신 우리 아빠가 떠오르기도 하고,,,홀로 남은 할머니.. 홀로 계신 우리 엄마가 눈에 자꾸 어른거려 그냥 무작정 전화를 걸었던 것 같다. 전화통화를 했지만 영화의 잔영 때문인지 왠지모를 애달픔과 죄책감에 기분이.. 2015. 3. 16.
한국 엄마들에게 아들이라는 존재 동생과 전화통화를 하다 엄마가 서울에 올라오셨다는 걸 알았다. 아빠가 돌아가신 후 한 번도 혼자서 서울까지 가신 적이 없는데 느닷없이 올라오셨다고 한다. 언니네랑 같이 쇼핑도 하고 식사도 하시다가 2박 3일 하고 가셨단다. 가시고 난 후, 두자매가 느낀게 엄마가 외로움을 많이 타고 계신 듯하다고 그렇게 자식들이 놀러 오라고 해도 절대로 안 오셨던 분이 혼자 KTX타고 서울까지 오신 것 보니 혼자 계신게 상당히 힘드신 것 같다고,,, 우리 엄마,,,, 아빠를 떠나보내신지 3년이 지나간다. 자식을 다섯씩이나 낳으셨지만 딸들은 다들 서울에서 살고 아들 하나는 같은 지역에 살아도 늘 거리가 있고,,,, 지난번 한국에 갔을 때 깨달음이랑 동생네 가족이 아침 식사를 할 때 일이였다. 제부가 엄마에게 명절도 아닌데 .. 2014. 11. 8.
해외에서 부모님께 할 수 있는 효도 한국행 티켓을 예약하고 엄마에게 전화를 드렸다. [ 몸은 괜찮냐? 힘든디 진짜 올라고? ] [ 추석 때도 못 갔고, 깨서방도 가고 싶어해서 예약했어 ] [ 깨서방도 같이 오냐?] [ 응, 첫 비행기로 가서 바로 광주로 내려갈게] [ 오메~ 왔다갔다 고생시롱께 이번에는 내가 서울로 올라갈란다, 긍께, 그냥 서울에 있어라, 내가 날짜 맞춰서 올라갈랑께~] [ 아니야, 엄마, 우리가 내려갈테니까 그냥 계셔~] [ 짐가방 들고 여기까지 올라믄 깨서방도 글고 너도 힘들어서 못써야~ 긍께, 그냥 동생집에 있어라, 내가 KTX타고 갈랑께~] [ 아니야~ 티켓도 다 예약했고, 깨서방도 광주 가고 싶대 ~] [ 오메,,, 여기 와봤자 볼 것도 없는디....] 엄마 보러 가는 거니까 그렇게 아시라고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었.. 2014. 9. 18.
해외생활하며 부모님께 효도한다는 것 이곳은 다음주 일요일이 어머니 날(매해 5월 둘째 일요일)이다. 뭔가를 보내드리기 위해 간단하게 쇼핑을 했다. 늘 입버릇처럼 옷이며 뭐며 아무것도 필요없다 하시니 우린 음식을 위주로 선택한다. 평소 좋아하셨던 것, 자주 드시는 것들을 위주로 보내드릴려고 애를 쓴다. 서랍속에 넣어 둔 지난번 전표를 챙겼다. 예전 전포와 함께 가져가면 50엔이 디스카운트 되기 때문이다. 휴일에도 정상영업을 하고 있는 신주쿠 중앙 우체국에 도착했더니 사람들이 저마다 서로 다른 사연들을 담아 줄을 서 있었다. 소포를 보내고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는데 받지 않아서 아버님 핸드폰으로 걸었더니 통화가 된다. 생선 보냈으니 맛있게 드시고 저희가 더워지기 전에 또 한 번 놀러 가겠다고 그랬더니 우리 아버님, 늘 하시는 말투로 저승사자한테.. 2014. 5. 8.
당신의 딸이였기에 전 행복했습니다. 밖에서 신나게 뛰어 놀다 집으로 들어 가면 꽁꽁 언 내 손을 두 손으로 꼬옥 감싸 따뜻한 입김을 불어 주시던 우리 아빠. 추운 겨울날 등교하는 자식들을 위해 연탄불 부뚜막에 5명의 신발을 가지런히 올려 따끈하게 데워 주셨던 우리 아빠. 모처럼 끓인 동태국에 몸통은 자식들 그릇에 덜어 주고 당신은 대가리만 빨아 드셨던 우리 아빠. 지각하는 날 위해 자전거로 학교까지 바려다 주시고 내가 교실에 들어 갈 때까지 계속 지켜 봐 주시던 우리 아빠. 소풍가는 날이면 집 근처 구멍가게에서 외상으로 과자랑 알사탕을 사와 엄마에게 욕을 한바가지 얻어 들으면서도 방긋 웃어 주셨던 우리 아빠. 중,고등학교 때 납부금을 못내 칠판에 내 이름이 적힐 때마다 능력없는 부모 만나 이런 쪽팔림을 당한다고 아빠를 얼마나 원망했던가,,.. 2014. 3.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