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신랑(깨달음)

감성적으로 판단하지 않는 남편

일본의 케이 2024. 10. 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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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반 이상 외식을 하고 있는 우리는

오늘도 늘 가는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곁들이며 저녁을 먹기로 했다.

점장은 늘 같은 소파석에 우리를 

안내해 주고는 익숙하게 늘 마시는

와인을 들고 왔다.

 

회사 얘기를 하다가 깨달음이

직원들 해외 세미나를 가려고

목적지를 결정하려고 낮에 잠깐 

대화를 가졌는데 다들 머뭇거리며

못 갈 확률이 높다고 했단다.

[ 왜? ]

[ 4박 5일 정도 집을 비우면 아내 혼자

독박육아를 하게 되니까 아내에게

미안해서 못 간다는 거야,,]

올 초에 늦둥이를 낳은 직원이 둘이나

있어서 둘 다 해외 세미나에 

참석하려는 아내랑 아이를 데려가야

할 상황이라고 했단다.

 

[ 그래서 얘기를 하던 중에 그럼 크루즈가

좋지 않겠냐라는 말이 나왔어..]

[ 그거 좋네.. 가족들이 함께 갈 수 있고

모두 쉴 수 있으니까..]

[ 근데...경비가 너무 많이 들잖아,,]

[ 그러네...]

그래서 깨달음이 일단 여행사에서 한번

견적을 뽑아 봤는데 예산으로 

쓰려고 했던 금액보다 두 배 이상이었다며

잠시 보류하자고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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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올린 수익과 매출 등등,,

모든 걸 따져봐도 직원들 가족들 모두

데리고 크루즈 세미나를 결정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기가 회사에 있는 동안

마지막 해외 세미나라고 생각하고

멋지게 폼나게 크루즈 여행을 시켜줄까라는

생각도 들어서 지금 고민 중이라고 한다. 

[ 예전처럼 거래처 사람들은 데려가지 않고

오직 직원과 가족들, 그리고 회사 고문 2명이랑

가면 될 것 같은데..그 추가예산을 어떻게

돌려 막을까 생각 중이야,,]

 

해외 세미나 얘기가 나왔던 5월부터

후보로 오른 나라는 인도네시아 발리였다.

그곳에 있는 모든 리조트를 견학하고

공부하기로 했단다.

지금 깨달음 회사가 맡고 있는 일이

리조트 건설과 관련된 게 많아 

직접 보고 감각적인 센스, 디자인 느낌을

파악하려고 발리를 택했는데 생각지도 못한

직원들의 속내에 올 해가 거의 마무리

되어 가고 있단다

 

[ 그러면 그냥 직원들 가족 데리고 발리를

같이 가면 되지 않을까? ]

[ 그것도 생각했는데..와이프들이 

크루즈가 좋다고 그랬다는 거야,,]

[ 그랬구나...]

약간 흥분 상태에 돌입한 깨달음에게

진정하라고 와인을 따라주었더니 코를

벌렁거리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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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을 위한 해외 세미나인데

직원들이 참석하지 못하면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했더니

그렇다면 답은 크루즈 밖에 없단다.

가족들을 데리고 가야하니까...

그런데 크루즈는 세미나라기보다는

그냥 가족들과 휴식이 돼버릴 확률이

높아서 세미나 역할을 하지 못할 거란다.

[ 기향지에 내려서 건축물들 찾아 

돌아다녀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는 거지,

물론 편히 휴가처럼 쉬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부를 하기 위해 세미나를 가는 거니까

얻어 오는 게 있어야 하잖아]

 

깨달음이 걱정하는 부분은 바로 그거였다.

가족들과 함께 떠나는 크루즈 여행이

돼버리면 돈 들여서 해외 세미나를 하는

의미가 엷어지는 걸 염려했다. 

[ 우리 지난번 기향지 부산에서 잠시

내렸을 때 서면하고 자갈치시장 밖에

못 갔잖아,, 감천문화 마을 갈 시간이

없어서,, 밥 먹고 그러다 보면 차분히

건물들 사진 찍고 그러질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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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해외 다니면서 세마나를 했을 때는

그 나라의 구석구석 남쪽과 북쪽, 여기저기

이동하면서 볼 것들을 안 놓치고 찾아다녔지만 

겨우 7,8시간밖에 체류할 수 없는 시간으로

그 나라의 건축물, 리조트 탐방을

충분히 할 수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

[ 깨달음,, 지금 나한테 한 얘길,, 직원들한테

그대로 해.. 크루즈여행을 세미나로 했을 때

생기는 문제점이 이러이러하다고,,

그러면 또 다른 제안을 하거나,,그러겠지..]

 

15년만에 찾은 부산은 참 좋았다

다음날, 기항지 가고시마(鹿児島)에 도착해 아침 식사를 하려고 옷을 갈아입는데 발코니에 아파 보이는 갈매기? 가 힘없이 누워있었다. 내가 물을 접시에 담아 가져다주면서 깨달음에게 어떻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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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를 두 배 이상 쓰면서 세미나를

떠났는데 정작 얻어 오는 게 

10분에 1도 되지 않는다는 건

깨달음 계산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이미 크루즈 세미나는 무리라는 걸

아는데 그 대신에 좋은 목적지와 대안책이

떠오르지 않아서 자꾸 목소리를 높였다.

인간적이고 가정적인? 괜찮은 회사라

자부하지만 오너로서 손익은 따져야 하고

경영자 입장에 이것저것 계산하고

갈등하고 있었다.

 

일본에 있는 모 한국 식당에서...

내 소울 푸드 중에 하나는 삼계탕이다.한국에 가면 계절에 관여치 않고 꼭 삼계탕을먹고 와야할 정도로 좋아한다.하지만 이곳에서는 삼계탕 전문점을 가 보아도한국의 맛을 제대로 내는 곳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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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는 늘 온화한 감성 속에 빠져 있는

깨달음이지만 오너 자리에 서 있을 때

많이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직원들에 가족까지 챙겨야 하는 감정적인

판단에 기울지 않고 손익을 계산하는

깨달음 모습이 약간 낯설다.

역시,,오너는 사고방식이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