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신랑(깨달음)

남편 회사는 이런 회사였다

일본의 케이 2024. 8. 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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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을 하고 저녁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

우린 집 근처 고깃집에서 만났다.

깨달음이 좋아하는 장어구이를 먹자고

했는데 고기가 땡긴다고 했다.

재일동포분이 운영하는 이 가게는 김치맛부터

각종 양념까지 완전 우리 입맛에 딱 맞아

한국에서 먹는 느낌이 나는  곳이다.

 

깨달음이 특히나 좋아하는 건 시원한 

쌀 먹걸리 한 잔에 안주로 먹는

새콤 달콤 고추장 양념이

일품인 천엽사시미다.

막걸리를 단숨에 들이켜던 깨달음이

먼저 입을 열었다.

[ 우리 회사 여직원 있잖아,

노무라(野村) 임신했대 ]

[ 아,,그래..]

난치병판정받아 올 5월에 휴직계를 냈던

그 여직원이다.

 

[ 입덧이 심해서 죽을 맛인가 봐 ]

[ 근데 당신은 그런 얘길 누구한테 들어? ]

[ 노무라가 지난주에 회사에 잠깐 들렀거든

그래서 이런저런 얘길 했지 ]

[ 회사에서 별소릴 다하네,

친정아빠도 아니고,,  ]

 [ 우리 회사가  가족적인 분위기잖아,

예정에 없던 임신이어서 내년에

출산하고 그러면 아이도 키워야 해서

휴직기간이 1년쯤 더 늘어날 것 같다네 ]

[ 그러긴 하지..] 

 

원래 깨달음 회사에 여직원들이 

깨달음을 친척 아저씨처럼 대하는 건

예전부터였다.

좀처럼 터놓지 않는다는 자신의 가정사나

연애사까지 얘길 한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임신이나 출산에 관해서까지 편히

얘기를 한다는 걸 보면 상당히

프렌들리 한 회사임이 틀림없다.

어느 여직원은 생리통 때문에 쉬겠다고

하는 직원도 있었고 다른 여직원은

남자 친구랑 같이 살 집을 상담하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아빠처럼, 삼촌처럼 

부담 없이 친절하게 상담에 임한 덕분에

깨달음 회사는 아주 가족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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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깨달음, 당신은 안 피곤해? ]

[ 응, 나는 괜찮아, 직원들이 자신의 사생활을

스스럼없이 말하고 상담하는 게

나는 더 고마워 ]

[ 그래서 당신 회사 직원들은 다른 곳에

이직했다가 다시 돌아오는가 봐 ]

[ 그건 모르겠고 일을 자유롭게 하도록

하니까 편한 가 봐 ]

[ 그러니까 당신 회사를 그대로 이어받겠다는

직원이  늘고 있는 거 아니야? ]

[ 아니야, 그건 확실히 해 둬서 괜찮아,

내가 야마모토(山本)에게 넘긴다는 걸 

거래처도 다 알고 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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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마모토상은 사회인으로 첫 출발하던 날

 입사축하 술자리에 나도 참석을 했던 터라

잘 기억하고 있는 직원 중에 한 명이다.

이제 40대 후반이 된 야마모토 상은

깨달음이 회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

많은 부분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버팀목이 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내가 결혼 전 깨달음 회사에 처음 갔을 때

놀랐던 게 두 가지 있었다.

분명 직급이 있음에도 상관없이

모두가 이름으로 호칭을 불렀고

 깨달음 테이블이  있긴 있었는데 

제일 구석자리에 있었던 점이었다.

 

[ 깨달음,, 대단하다 ]

[ 아니야,, 직원들 없었으면 지금까지 

운영하기 힘들었는데 다 직원들 덕분이지 ] 

[ 당신만의 경영철학은 뭐야? ]

[ 음, 사람을 잘 부리는 게 성공의 비결이라고

생각해.. 나는 무엇보다 직원들을

인간대 인간으로 대하려고 노력했지.. 

사람은 아주 작은 것에 감동받고 감사하고

그러잖아,, 그래서 개인적인 부분도 많이

알아가려고 하고 그랬지, 다행히 직원들도

그런 내 스타일에 잘 따라와 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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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를 운영하는데 필요한 노하우는

분명 여러 가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직원관리는 정신적으로도 피곤한 부분이다.

하지만 깨달음은 인간적인 면을 그대로

보여주고 때로는 형님처럼, 때로는 삼촌처럼

넉살 좋은 아저씨 역을 잘 소화하고

평등한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직원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은 모양이다.

직원들 챙기는 사장님은 다가가기가 편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신뢰가 쌓았던 것 같단다.

하긴 우리 집에서 한식 파티를 할 때도 늘

빠짐없이 직원들을 불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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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부터 시작된 공사가 지방에 있어

두 직원이 출장이 잦아 힘들어하길래

여름 보너스를 두둑이 담아줬단다.

모든 걸 종합해 보면 깨달음은

 당근과 채찍을 잘 사용할 줄 아는

오너인 게 틀림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