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메를 당했다는 친구에게
[ 항상, 같은 식사 메뉴를 시켜라고
강요하는 것도 싫었어요 ]
[ 말로 하지 않고 눈으로, 턱으로
지시한 적도 많았어요 ]
[ 처음부터 모를 거라고, 못 할 거라고 미리
생각하고 일을 시키는 게 싫었어요,
저를 실험해 보는 것 같아서 ]
[ 내 여름 옷을 보고 너무 얇지 않냐고
했을 때도 황당했어요 ]
[ 내 안경 닦는 천을 꼭 빌려가서는
내가 주라고 할 때까지 돌려주지 않았어요 ]
[ 노트북 바탕화면이 너무 야하다고
바꾸라고 하는 것도 싫었어요 ]
20대 초년생인 요코야마(横山)는
내게 할 말을 모두 수첩에 적어왔는지
가끔 말하다가 잠깐씩 펼쳐봤다.
자기가 1년간 회사생활을 하면서 조금이라도
귀에 거슬리고 불쾌한 느낌이 들었던
모든 대화와 상황들을 적어놓았는지
디테일한 하소연이 계속됐다.
[ 퇴근하고 몇 시에 목욕을 하는지
물었을 때도 기분 나빴어요
무슨 의도인지 알지도 못하겠고,,]
[ 새로 산 노트북 케이스가 왜 검정이
아니고 회색이냐고 센스가 없다고 했어요 ]
[ 점심 식사후 내가 늘 마시는 요구르트가
다이어트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했어요 ]
[ 고향이 시골이어서 시골스럽다고 했어요 ]
[ 내 물건을 항상 쓰레기통 옆에 뒀어요 ]
[ 내 젓가락질이 엉성하고 웃기다며 어디서
배웠냐고 그랬어요 ]
요코야마가 한 마디, 한 마디 나름 결연한
모습으로 말을 이어갔기에
도중에 끊지 않고 그냥 계속 들었다.
[ 많이 힘들었겠다. 진작 알아차리지
못해서 미안하고,,,근데 나한테는
권한이 없으니까 내일 출근해서 내가
엔도 (遠藤) 상에게 보고할게, 그다음에
다시 연락해주면 되겠지? ]
[ 네..감사합니다 ]
직속 상사인 엔도(遠藤)상과 대화를 하면
머리가 아파온다는 그를 위해
내가 중간다리 연락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 아, 입사동기인 노무라(野村)하고는
얘기해 봤어?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상황을?]
[ 노무라는 좋대요,, 이 회사가,,]
[ 아,, 그래..]
필리핀 유학을 함께 다녀올 정도로 친했다는
요코야마와 노무라,
노무라는 내게 그와 유학시절에
있었던 얘기를 술자리에서 한 적이 있었다.
주말이면 항상 자기 방에 도둑이 들어
돈이 없어졌다고 하는 바람에 청소해 주는
헬퍼들이 요코야마 방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았다는 것과 일본인 유학생보다
한국인 유학생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고
영어 중간 테스트날이면 항상 배가 아프다고
꾀병을 부려 시험을 치지 않기도 하고
컨닝을 대놓고 해서 원장실에 불러간 적도
있었다고 했다.
눈으로 모든 걸 지시하는 사람.
눈치는 빠르지만 꾀만 부리는 사람.
지시하는 대로만 움직이는 사람.
자기주장을 한 번도 내세우지 않는 사람.
늘 남의 선택에 따라가는 사람.
자신에게 득이 되는 일만 우선하는 사람.
말하지 않아도 몸이 먼저 움직이는 사람.
다양한 인물들이 모여 조직생활을
이끌어간다.
상사 입장에서 보면 일에 실수가 잦거나
학습능력이 좀 느리거나
너무 착실해서 유통성이 없거나
세상 조용하고 말수가 없어 커뮤니케이션이
잘 통하지 않기도 하고
반대로 너무 눈에 띄는 행동을 해서
다루기 힘든 경우도 있는데
서로가 절충하는 법과 적당한 거리 유지가
서툴러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각자 응어리가
안은 채로 끝나버리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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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발생하면
이지메하는 상대화 거리를 둬라,
그 당시 메모나 녹음을 해 둬라,
두려워말고 당당히 맞서보아라,
상사나 전문부서에 상담을 하라고
매뉴얼대로 지시를 해보지만 결국 마지막은
버티지 못하고 퇴직이나 전직을
택하는 게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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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싫으면, 비슷한 그림자만 스쳐 지나가도
몸서리가 처질 정도로 싫어지는 법이다.
요코야마가 당한 게 이지메라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당사자가 괴로웠고
힘들었다면 분명 그 범주에 속할 것이다.
[ 근데, 왜 나한테 이런 얘기를 털어놓고 싶었을까? ]
[ 프랜들리하다고 생각해서..
그냥 친구처럼 잘 들어줄 것 같아서요 ]
[ 내가? 무섭다고 그랬다며? ]
[ 아니에요, 차갑게 생겼다고 그랬어요 ]
[ 아무튼, 친구처럼 생각해줘서 고맙네 ]
작년 가을, 직원 몇 명이랑 같이 식사할 때
내 카라아게(닭튀김)랑 자기 군만두를 한조각씩
바꿔 먹었던 게 꽤나 인상에 남았던 모양이다.
나라도 좀 더 친하게 접했어야했을까...
본인들이 입었다는 상처의 깊이도
아픔의 종류와 형태가 천차만별이다 보니
적절한 조언이나 멋진 처방을 못 내린 채
오늘도 그저 들어주기만 했다.
그래도 내가 약자라 칭하는 쪽에 서서 그들에게
힘을 보태고, 대신 목소리를 내줄 수있는
입장인 게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