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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156

모두가 조금씩은 아프며 살아간다 참 오랜만에 통화를 했다. 근 3년이 넘은 것 같은데 후배의 목소리, 느릿한 말투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그간 어떻게 살았는지 얘기하지 전에 코로나 시대에 어찌 지내는지가 서로 궁금해 한참을 한국과 일본의 코로나 현황을 얘기했다. 올해 마흔 중반에 들어 든 그는 대학원 후배로 말 수가 없지만 항상 유머가 많았고 키도 크고 남성미가 가득하면서도 디자인적인 발상을 하는 것보다 일러스트를 훨씬 잘 그리는 섬세함을 겸비하고 있는 인물이다. [ 민우(가명)가 나한테 전화한 이유가 있을 텐데, 지난번처럼 일본 출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왜 전화했을까? ] [ 일본도 코로나가 심각한 것 같아서 문득 누나는 잘 있는지.. 너무 궁금한 거야, 그래서 전화했지....] [ 또 있는 것 같은데...] [ 근데 누나,,.. 2021. 1. 14.
2021년, 새해에 남편과 나눈 대화 크리스마스날부터 오늘까지 9일간,,우린 집 밖을 나가지 않았다.지금까지는 그래도 잠깐씩 집 앞 마트에 다녀오곤 했는데 이번 신정 연휴동안은아예 한 번을 밖에 나가지 않았다. 코로나가 시작되던 작년부터 자연스럽게 깨달음과 24시간을 한 공간에 있게 되는데가끔은 답답함에 숨이 막힐 때가 있지만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다.9일간, 난 식사시간 외엔 거의 내 방에서 보낸 것 같다. 늘 그렇듯 깨달음은 거실에서 하루종일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어 거실에 나갈 일이 별로 없었다.오늘은 아침식사를 하기도 전에 깨달음이미뤘던 베란다 청소하겠다며 나갔다.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해야하는 창닦기를 하기 싫어서 미루고 미루다 연휴 마지막 날에 시작한 것이다. 청소가 끝날 즈음에 맞춰 남은 오세치요리와 떡국으로 아침을 준비했다.[ .. 2021. 1. 4.
올 크리스마스 선물은 못 들어준다 퇴근이 점점 빨리지는 깨달음이 오늘도나보다 일찍 들어 와 있었다. 현관에 들어서니 거실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한 눈에들어왔고 깨달음은 나를 처다보지도 않은 채[ 어서 들어 와]라고 건성으로 말을 걸고는 트리 장식에 집중하고 있었다.교회를 다닌지 2년이 다 되어가는 깨달음이지만크리스마스는 예수사마의 생일날일뿐그 이상의 의미부여를 하지 않은 채 여느 일본인들이 그렇듯, 케익을 사서 온 가족이크리스마스를 축제의 날로 즐긴다 생각하고 있다.마치 발렌타인이나 할로인처럼... 옷을 갈아입고 다가가자 12월 1일날 했어야하는데좀 늦은 것 같다며 큰 루돌프 사슴을 두마리사서 폼나게 장식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 조명이 워낙 긴 것이여서 몇 번을 둘러 감고서야장식이 끝났다. [ 거실 불 꺼 봐 ][ 조명 패턴.. 2020. 12. 11.
여러분들께 감사함을 나눕니다 오다큐 백화점에 가기 전에 주문을 못했던 몇 몇 분들에게 드릴오세이보 (お歳暮 -연말에 드리는 선물)를카다로그를 보며 결정했다. 매년 추석과 설에 두번씩 보내다 보니 중복되지 않고받는 분들이 좋아하는 것들을 되도록이면보내드리려 신경을 쓰는 편인데늘 고를 때마다 고심을 하게 된다.제일 무난한 선물은 센베이인데 의외로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셔서 늘 갈등이다. [ 카나마루 상은 햄세트가 나을까? ][ 응,,그렇게 해..][ 작년에도 보내드린 것 같은데..][ 괜찮아,,술 좋아하니까 안주로 먹겠지.. ][ 미후라 상은? ][ 음,사시미를 좋아하니까 해산물이 좋을 거야 ]막상 선물을 고르다보면 결국엔 항상 같은 걸 보내 드리는 것 같다.일단 모두 체크를 하고 집을 나섰다.백화점에 도착해 바로 주문서를 건네 주고10층.. 2020. 11. 23.
다시 살게 해 준 친구에게 올 해 손녀를 본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지금껏 휴가를 제대로 내 본 적이 없던 친구가 손녀를 보기 위해 3개월이라는 긴 휴가를 냈었다. 이번 휴가동안 한국에서 날 만나게 되면 많은 시간 함께 할 수 있겠다고 좋아했는데 코로나로 하늘 길이 묶인 탓에 가지 못하고, 이젠 그녀의 휴가도 끝이 나가고 있었다. [ 나,, 다음주면 다시 회사 복귀야 ] [ 그래,,너 쉬는 동안 가고 싶었는데...] 지금은 외국인에게 입국허가를 완화시켜서 한국에 나갈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나는 움직일 수가 없는 상황이다. 언제 한국 들어 올 예정이냐는 물음에 막연히 내년쯤이라고만 대답을 했다. 어젯밤 꿈에서 날 봤다며 어릴적 모습 그대로 오랜만에 중학생으로 돌아가 학교에서 떠들고 놀았는데 갑자기 어른 되어서는 둘이서 쇼핑을 .. 2020. 11. 5.
결코 부러운 삶이 아닙니다 모처럼 쉬는 날인데 난 병원을 찾았다.어제 저녁, 식사를 마치고 노트북으로 작업을하는데 오른쪽 팔뒤꿈치가 좀 가려운 것 같아서만져봤더니 말랑말랑 뭔가가 만져졌다.예약전화를 했더니 정기검진외의 외래환자는코로나때문에 지금 예약을 받지 않는다고 해아침에 서둘러 갔는데 대기만 1시간이라고 했다.코로나가 시작되고서부터 불안한 마음에 난 병원을 찾지 않았다.정기검진도 내년으로 미뤄놓고 조심조심하며지내왔는데 뜻하지 않는 일로 오게 되었다.기다린지 10분정도 지났을 때 엑스레이를 찍었고그후 48분이 지나 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2중마스크에 페이스쉴드를 장착하신 선생님과 환자인 내 거리가 1미터이상 떨어져 있는 상태로 대화를 하는 상황이 코미디 같아서 피식 웃음이 세어나왔다.[ 엑스레이상은 .. 2020. 10. 13.
한국에서 온 추석 선물 이번주말, 이곳은 500명이 넘은 감염자가 확인되었고 어제는 643명이였다. 코로나발생이후부터 우린 주말이 특별하지 않게 되었고 늘 즐기던 외식이며 문화생활은 단절하다시피 살고 있다. 모든 걸 집에서 해결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이젠 서로에게 자연스러워졌고 익숙해져가고 있다. 아무 일정을 만들지 않은 주말이면 깨달음과 나, 서로 자기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며 보낸다.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기도 하며 영화를 보다가 스르르 단잠에 빠질 때도 있다.오늘은 점심을 먹고 거실에서 티브이를 보고 있는데 깨달음 방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아마도 청소를 한다거나 정리를 하는 거라 추측이 되는데 어젯밤 추웠다는 얘길 했던 게 생각나 방문을 열어봤더니 역시나 가을용 이불로 바꾸고 있던 찰나였다. [ 이불 커버는 있어? .. 2020. 9. 28.
자신의 부모, 형제라면 그럴수 있을까 일요일 아침 동생에게서 카톡이 왔다.아빠를 모신 추모관이 침수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형제 단톡방에 글을 올린 것이다.추모관측에서 늦은감은 있지만 연락이 왔었고오빠가 바로 다녀온 모양이였다.집중호우로 인해 강이 범람하고 도로가 막히는 이런 재난이 올 거라고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한국에서는 일어나고 있다.갈 수도 없는 나는 그저 유튜브를 통해침수피해와 상태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아빠의 유골함은 괜찮은지 직접 확인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안으로 들어갈 수 없냐고 물었더니 1층 보호자만 입장이 가능한데 수백명이 대기중이여서경찰의 통제중이라고 했다. 아빠 유골함은 불행중 다행으로 지하가 아닌 1층, 바닥에서 170센치정도 높이에 모셔서 괜찮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가져보는데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행여나 침수가 .. 2020. 8. 12.
한국에서 온 소포, 그저 감사하다 일주일전, 선주(가명)에게서 소포가 왔다. 향균기능이 있다는 유기 수저세트와 함초염, 녹두가 들어있었다.내가 녹두죽을 꽤나 좋아하는 것과일반 소금은 먹지 않는다는 걸 알고 보내온 선주의 배려가 고마웠다.늘 깨달음과 내 건강을 생각해 보내는마음이 소포 속에 그대로 담겨져 있었다. 깨달음은 수저세트를 보고 좋은데 무거워서좀 그렇다고 하길래, 향균작용이 있어서어쩌면 코로나도 피해갈지 모른다고 뻥을 쳤더니 사용해보겠단다. 치료가 끝난지 5년이 훌쩍 넘었지만 난 여전히 음식에 꽤나 신경써서 먹는 편이다.소금을 포함한 각종 조미료들도 유기농이나 방부제가 덜 들어간 가공품을 사용하려고 한다. 몸에 들어가는 음식들이 우리의 몸을 통해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직접 체험해봤기에 되도록이면 입이 즐거운 음식이 아닌 몸이 좋아하.. 2020. 7. 20.
코로나로 인한 요즘 우리집 삼시세끼 긴급사태가 선언된 후, 깨달음과 나는 하루종일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 서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기도 하고 함께 청소를 하거나, 옷정리를 하고,, 깨달음의 하루는 주로 건축관련 메거진을 읽거나 도면을 체크하고 월요일이면 회사에 잠깐 들러 우편물이나 팩스를 확인하고 출근한 직원들과 간단한 미팅을 하고 오는 날이 반복되고 있다. 나의 하루는 그동안 읽지 못한 책들을 하루종일 읽기도 하고 또 다른 하루는 자격증 관련 공부만 파헤치고 있기도 한다. 이렇게 각자의 시간은 보내지만 어김없이 찾아오는 하루 세끼의 시간,, [ 깨달음,,오늘은 뭐 먹지? ] [ 냉장고에 먹을 거 없어? ] [ 있는데..정말,,지겹다,,밥상 차리는 거 ] [ 그럼 배달시킬까? ] [ 배달도 그렇고,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어 ] [ 그냥 있는.. 2020. 4. 24.
한국에 가기 위해 준비에 준비를 거듭하며 아침식사를 하고 깨달음과 나는 외출을 서둘렀다.아직 영업시간이 아니였지만일단 집을 나서기로 했다.집근처 도보 30분이 되는 곳까지 편의점부터모든 마트, 슈퍼, 약국, 잡화점까지 한번씩체크를 하기로 하고 신발도 가벼운 운동화로 갈아신었다.여유분으로 가지고 있는 마스크 120장과 알콜 소독젤 2병외에 우리 부부는신종 코로나19와 꽃가루 알러지 대처를 위해마스크와 그외 준비해야할 것들이 많았다.어제, 후생노동성은 와카야마현에 거주하는 50대 의사와 도쿄에 사는 70대 남성 택시운전사,치바현 20대 남성등이 중국, 중국인과 접촉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감염이 확인되었고 오늘은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동료 의사도 감염된 것이 파악된 이상그대로 있을 수 없었다. [ 큰일이네, 크루즈는 정부가 늑장을 부리던 관리를.. 2020. 2. 16.
재혼,,그래서 더 어렵다 왠만해서는 한여름에도 차가운 음료를 주문하지 않는 내가 오늘은 얼음이 둥둥 떠있는 것으로 목을 축였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싶다는 생각에 한모금 마셨더니 역시 괜한 짓을 했단 후회가 컸다. 걱정 반, 불안 반으로 그녀를 만났고 평정심을 잃지 않고 언제나처럼 이성적으로 얘길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적당히 그녀가 좋아하는 것들로 주문을 하고 우린 그냥 그간 잘 지냈는지 서로의 생활을 물었다. 일 때문에 온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기에 그녀가 스스로 얘길 풀어내길 기다렸다. [ 미안해요..갑자기,,] [ 아니에요,, 마침 시간이 나서 괜찮아요] 할말이 많았을텐데 그녀는 술 잔만 만지작거리고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다. [ 깨달음님은 잘 계셔요? ] [ 네 ] 그 다음 그녀가 한 얘기는 자신이 시작한 작은 공방.. 2019. 11. 29.
조카가 건넨 뜻밖의 선물에 감동받은 남편 한국에서 첫날, 엄마와 동생, 언니가 기다리고 있는 조카네로 갔다.이제 태어난지 50일이 갓 넘은 신생아를 보러 가는데 기분이 묘했다. [ 당신은 이모할아버지야, 나는 이모할머니] [ 하버지? ] [ 응 , 할아버지 ] [ 당신도 할머니야? ] [ 응,,나는 이모 할머니..] 나도 이모할머니가 된 게 실감이 나지 않았고 깨달음 역시도 갑자기 할아버지가 된다는 걸 생소하고 낯설어했다. 깨달음이 이 조카를 처음 만난 건 우리가 결혼전 도쿄에서였는데 고등학생에서 대학생이 되고 직장을 다니며 그리고 결혼을 하고 이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 그 아이를 보기 위해 우린 이번에 한국에 간 것이였다. 얌전히 누워있는 아이를 지긋히 바라보는 깨달음. 무슨 생각을 하냐고 물으니까 사춘기때 만났던 조카가 이젠 엄마가 되.. 2019. 10. 20.
일본 여행 오시는 분들께 부탁 드립니다 깨달음과 2박 3일의 홋카이도를 다녀왔다. 저녁이면 샷포로 중심가에서 술을 마시고 쇼핑을 했고 다음날은 오타루에 들러 조카가 낳은 아들에게 줄 오르골도 하나 사고 깨달음이 좋아하는 생크림빵을 먹으며 나름 즐거운 주말을 보냈다. 그 2박 3일동안 마주치게 된 한국 관광객들을 보며 오늘은 요즘 일본에 관광 오시는 분들께 몇가지 부탁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지금처럼 한일관계가 복잡한 상황에서도 의외로 한국단체 관광객 분들이 계시는 것에 먼저 놀랐고 여전히 일본 여행시 지켜지지않는 매너들이 현지인들과 다른 관광객들에게까지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어 글을 올리게 되었다. 1. 시식코너에서 오타루 상점가는 스위트(초코, 케잌등)를 판매하는 가게가 많다. 그래서 곳곳마다 시식코너가 있고 직원이 직접 하나씩 맛을 보게 .. 2019. 9. 21.
일본의 지진, 그리고 이런 댓글들 귀가가 늦은 우린 샤워를 마치고 각자 방으로 가려는데 핸드폰에서 지진속보가 계속 떠서 티브이를 켰다. 일본 니가타현 북동부 해안 지역에 규모 6.5의 지진이 발생했다. 니가타현과 야마가타현 일부, 연안지역, 이시카와현 노토 주변해안지역에 높이 1미터정도의 쓰나미 발생이 우려된다며 쓰나미 주의보를 내리고 있었다. 아직까지 지진에 의한 영향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지진으로 인해 조에쓰 신칸센의 도쿄역과 니가타역 구간에 운전을 보류하고 있었다. 채널을 돌리던 깨달음이 화면에 쓰나미 니게로(도망 가)라고 적혀 있다면서 왠지 피해가 심해질 것 같은 느낌이라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2011년, 동일본지진을 겪었던 우리부부는 이렇게 큰 지진이 일어나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 당시 직접적인 피해를 받거나 .. 2019. 6.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