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차린 밥상에 배신감을 느낀 이유
매일 아침 인사와 함께 깨달음은 자신이 차린 아침상 사진을 첨부해서 내게 보내온다. 그리고 그날의 스케쥴도 간략하게 보고를 하고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장을 보고 난 후 멋지게 차린 저녁 상차림도 빠짐없이 보내온다. 내가 이곳 제주도에 오기 전날, 카레라이스와 밑반찬 몇 가지를 해 두었는데 그건 진작에 떨어지고 마트에서 자기 입맛에 맞는 반찬이나 안주거리를 사 와서 먹는다고 했다. 깨달음이 아침마다 해 먹는 메뉴는 대충 이렇다. 생두부, 감자샐러드, 카레. 생두부, 죽순, 문어초무침, 된장국, 장어덮밥, 샐러드,야채조림. 생선구이, 쥐포와 멸치조림, 샐러드, 생두부, 우유, 우동 참치조림, 샐러드, 우동, 생두부. 아침에는 우동이나 소바가 먹기 편해서 면종류를 많이 만들었다고 한다. 저녁 메뉴는 아침과 달..
2018. 6. 27.
날 울린 남편의 손편지
[ 어째, 지낼만 하냐? ][ 응,,엄마,,][ 밥은 언니랑 같이 먹냐? ][ 응,,][ 집은 괜찮고? 언니집하고 가깝다고? ][ 응,,][ 이참에 맛있는 거, 몸에 좋은 거 많이 먹고푹 쉬어라, 살도 좀 찌고,,][ 응,,엄마도 한번 놀러 와~][ 내가 뭐할라고 가것냐,,마음 편하게 푹 쉬면서 언니랑 맛있는 것 많이 먹고 다녀라~] [ 응,,][ 근디,,깨서방은 혼자 괜찮으까 모르것어.. 이렇게 오래토록 떨어져 있어도 혼자괜찮을랑가 모르것다..혼자서도 밥은 잘 챙겨 먹것지? 깨서방,,][ 그 사람 나 없어도 잘 해 먹어..][ 그래,.여기 있는동안은 다 잊어불고니 몸이나 생각하고 지내라~][ 알았어.. 엄마,,]전화를 귀에 댄채로 츄리닝을 걸치고숙소를 빠져 나와 지는 해를 붙잡으려는 욕심으로 바다내음이..
2018. 6. 23.
남편들도 실은 결혼생활이 힘들다
친구가 갑자기 놀러를 왔다.그냥 휴식차 왔다며 연락을 해왔다.깨달음에게 레스토랑 위치를 알려주고우린 먼저 식사를 시작했다.[ 왜 갑자기 온 거야? 뭔 일 있어? ][ 그냥,좀 쉬고 싶어서..아내라는 자리에서...][ 왜 그래..싸웠어? ][ 아니,,싸운 건 아니고,,그냥 지치고 피곤해서아무도 없는 곳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어서..]나처럼 결혼이 늦었던 윤희는 대학동창이다.6살 연하의 남편과 부산에서 살고 있는 윤희는가끔 이렇게 불쑥 찾아와서 며칠 있다가 홀연히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곤 한다. 남편에게서 카톡과 전화가 오는데도 윤희는모른척 하고 와인을 천천히 음미하며 마셨다. [ 좀 심각해? ][ 음,,,결혼이 종이장 같으면 쫘악 쫘악찢어버리고 싶은 심정이야,,요즘.... ]쫘~악 쫘~악..
2018. 3. 22.
2018년, 한일커플이 나눈 대화
[ 자, 한잔 해~건배 ][ 별로 안 마시고 싶은데.왜 그래? 할 말 있어? ][ 아니,,구정도 지나고..새로운 2018년을시작하는 의미에서 하자는 거야 ][ 나한테 뭐 부탁할게 있어? ][ 아니,,없어,,,][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 음,,,없어...] 집과 가깝다는 이유로 주말에 자주 찾은 오다이바가 오늘은 구정연휴를 맞아 중국과 한국에서 온 관광객들로 많이 붐볐다.수제 소세지를 한 입 잘라 내게 내미는 깨달음에게 물었다.[ 당신은 2018년도 뭐 하고 싶야? ][ 열심히 일하지,,,][ 특별히 하고 싶은 거 없어? ][ 음,,,매일 매일 새로운 날에 충실히 성실히 사는 거지, 어느 날은 비가 오기도 하고,또 어느날은 화창하고 그러겠지만 어떤 날이든 새롭게 찾아오는 그 날을있는 그대로 ..
2018. 2.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