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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님이 전화를 하셨다. 퇴근하고 온 깨달음이 오전에 아버님과 통화를 했는데 내 목소리가 듣고 싶다고 하셨단다. [ 무슨 일 있어? ] [ 아니, 별 건 아니고 당신이 보낸 소포가 잘 도착했다는 거였어 ] 일주일에 3번씩 아버님이 좋아하시는 과자나 과일을 챙겨 보내드린지 꽤 오래됐다. 자주 찾아뵙지 못하니 그거라도 해야지 내 마음이 편할 것 같아서 해오고 있다. 요양원 저녁식사가 끝날 무렵에 맞춰 전화를 드릴 요량으로 저녁을 준비하고 있는데 깨달음 전화벨이 울렸다. 아버님이셨다. 날씨 얘기를 하는 소리가 들리는가 싶었는데 내게 깨달음이 전화기를 건넸다. [ 케이 짱, 고맙다. 늘 챙겨줘서..] [ 아니에요. 아버님, 별 일 없으시죠? ] [ 응, 나야 너네들 덕분에 잘 있단다 ] [ 아버님,,외롭지는 않으세요? ] [ 응,,나는.. 2021. 3. 3.
생각이 많았던 남편의 주말 3월 7일이면 긴급사태 선언이 풀린다고 한다. 첫 번째 발령되던 때와는 달리 두 번째였던 이번 긴급사태는 모두가 코로나에 익숙해져서인지 외출과 외식을 자숙해 달라는 도쿄도지사의 당부 캠페인이 광고와 섞여 매시간마다 나오고 있지만 모두가 많이 지친 것도 있고 더 이상 참는데도 한계가 온 듯 주말이면 온 거리에 나들이 인파들이 넘쳐나고 있다. 코로나 백신이 의료진에게 먼저 접종되면서 왠지모를 안도감에 지난 2주 연속 주말까지 외출을 했었는데 충분한 분량의 백신이 확보되지 않았고 주사기까지 말썽을 피우는 바람에 접종시기가 점점 늦춰질 거라는 뉴스를 듣고 우린 다시 느슨해진 정신을 다잡고 착실히 스테이홈을 하기로 했다. 깨달음은 코로나가 종식되어도 지금처럼 주 3일 근무를 할 생각이라고 했다. 매일 회사에 출근.. 2021. 2. 28.
요즘 우리 부부가 자주 찾는 곳 어제는 봄처럼 따뜻하다가 오늘은 또다시 맹추위가 찾아오는 이상기온이 며칠째 계속되는 이곳. 다운재킷을 넣었다가 꺼내기를 반복해야만 했다. 오늘은 겨울 찬바람이 어찌나 세게 불던지 날아갈 것 같은 날씨였지만 깨달음과 외출을 했다. 엄마 생신선물로 뭘 보내드릴까 싶어 긴자(銀座)로 나가 유락쵸(有楽町) 사이에 있는 안테나숍들을 찾았다. 안테나숍은 전국 각 지역의 공예품, 식자재, 쥬류, 채소, 생선, 액세서리 등 그 지역에서만 나는 특산품을 판매하는 곳이다. 홋카이도(北海道)에서 오키나와(沖縄)까지 그 지역 대표음식들과 명물들이 준비되어 있어 요즘처럼 코로나로 여행을 못하게 되면서 이 안테나숍이 인기가 많아졌고 우리도 자주 찾고 있다. 특히 냉동된 식재료이 다양해 고향에 내려가지 못하는 분들은 자신의 고향의.. 2021. 2. 25.
다들 그냥 그렇게 살아간다 지난 주말 13일 밤 11시가 넘은 시각, 후쿠시마현(福島)에서 규모 7.3의 강진이 발생했고 도쿄까지 흔들렸다. 잠자리에 들기 위해 각자의 방으로 들어섰던 우린 흔들림이 심해지자 얼른 거실로 뛰어 나가 열대어 수조에 물들이 출렁거리다 밖으로 넘쳐나지 않은지 확인을 하고 생방송 뉴스를 20분 정도 지켜보았다. 동일본 지진 때처럼 상당히 큰 흔들림이어서인지 덜컥 겁이 나 얼른 생존배낭을 밖으로 빼놓고 둘이서 티브이를 집중해서 봤다. 이번 지진으로 인해 관동지역 83만 가구에 대규모 정전이 되었고 신칸센과 고속철도 일부 노선의 운행이 중단되었다. 여진이 다시 올 것을 염려해 해안가엔 접근을 하지 말고 물과 식료품, 핸드폰 충전기, 손전등을 미리 체크해서 준비해 두라고 모든 채널들이 긴급방송을 내 보내고 있었.. 2021. 2. 23.
9월엔 한국에 갈 수 있을까.. 밸런타인데이였던 지난 14일, 초콜릿도 선물도 없이 그냥 지나쳤다. 매년 작은 초롤릿이나 초코케이크로 기념했던 것 같은데 해가 갈수록, 아니 나이를 먹을수록 이젠 우리처럼 노년을 향해가는 부부들에겐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기념일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깨달음이 출근을 하려다가 문득 생각이 났는지 왜 올 해는 초콜릿을 안 주냐고 그래서 젊은 층에는 의미 있는 날이겠지만 우리는 해당되지 않는 것 같아서라고 했더니 자기는 받아야겠단다. [ 알았어. 무슨 맛 초콜릿으로 사줄까? 위스키가 들어있는 거? 아님 블랙 초코? ] [ 아니, 그냥 나 밥 사 줘..] 초코에서 밥으로 왜 넘어갔는지 모르겠지만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밥을 사달라는 깨달음의 말투에 나도 모르게 알겠다고 했다. 4시에 조기 퇴근을 할 예정이니.. 2021. 2. 19.
나 몰래 남편이 주문한 것 한국의 구정이었지만 우리는, 아니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매년, 구정이 되면 되도록 한국식으로 쇠려고 떡국이며 갈비, 전 등 명절 음식을 장만하곤 했지만 올 해는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깨달음은 예전처럼 구정날 아침, 떡국을 먹을 거라 생각했는지 내가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준비하자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한국은 설날이 아니지 않냐고 확인차 물었다. 설날인데 신정때 떡국도 먹었고, 구정을 굳이 쇨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라고 하자 더 이상 묻지도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코로나 생활이 1년을 넘어가면서 매 끼니마다 다른 메뉴들을 만들어 먹다보니 특별함을 잊은 지 오래고 솔직히 지겹웠던 게 사실이다. [ 우리 쇼핑 할까? ] 깨달음이 물었다. [ 살 거 없는데...] [ 그냥 나가보면 쇼핑할 게 생기지 않을.. 2021. 2. 15.
의외의 처방전을 내려 준 일본 의사 이른 시간이어서인지 다행히 환자는 아무도 없었다. 병원 입구의 출입문은 물론 치료실 문도 모두 열어둔 채 환기를 시키고 있는 듯했다. 밖에서 들어오는 찬 바람을 막아주기 위해 작은 탁상용 난로가 좌우 열심히 고개를 움직이고 있었지만 전혀 따뜻함이 전달되지 않았다. 환자가 나 뿐인데 간호사는 서류를 정리하는지 좀처럼 날 부르지 않았고,, 그냥 그러러니 하고 잠자코 기다렸다. 원장님은 오늘도 두꺼운 안경을 치켜올리며 나와 차트를 번갈아 보셨다. [ 꽃가루 알레르기 때문에 오셨죠? ] [ 아니.. 그것도 그렇고 제 입술이...] [ 많이 피곤하셨나 봐요, 힘든 일 하셨어요? ] [ 아니요,, 평소와 별 반 다를 게 없었는데..] [ 식사는 잘하셨나요? ] [ 네,,] [ 이게 몸이 피곤하거나, 면역이 떨어졌을.. 2021. 2. 12.
도쿄 올림픽 위원회에서 온 메일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회에서 메일이 도착했다. 작년, 2020년 도쿄 올림픽 보란티어로 선발되면서 세미나 참석을 하고 꽤나 기대를 하고 있었지만 코로나로 개최가 1년 연기되었고 올 해도 코로나를 잡지 못하면 또다시 연기를 하거나 아예 취소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처해있다. 이런 불안정한 시점에 지난 3일 도쿄 올림픽, 패럴림픽 조직위원장인 모리 회장이 일본올림픽위원회 (JOC) 임시 평의원회의에서 여성 이사 비율을 현재 20%수준에서 40%까지 올리는 증원 문제에 관련해 여성이 많으면 시간이 걸리고 말이 많아 이사를 늘릴경우 발언시간을 규제하지 않으면 좀처럼 회의가 끝나지 않는다는 발언을 했다. 또한,이미 선정된 조직위원회 여성의원들은 그런 분위기를 분별할 줄 알고 있어 진행이 편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며.. 2021. 2. 9.
일본판 주민등록증을 받던 날 2020년 8월 28일, 깨달음과 함께 마이넘버 카드를 신청했다. 한국의 주민등록증과 같은 이 카드는 모든 행정업무가 아주 간단히 처리된다는 장점이 있어 신청하게 됐는데 5개월이 지나서야 교부 통지서가 도착했다. 작년 연말쯤 깨달음이 구약소에 전화를 해 언제쯤 받을 수 있는지 확인했을 때 언제라는 답변을 못 드리겠다고 해서 그냥 잊고 있었는데 통지가 왔다. 한국의 주민등록증과 다른 점은 지문을 등록하지 않기 때문에 신원확인을 할 수 없어 어찌 보면 단순히 말 그대로 개인 식별번호가 주어지는 카드이다. 이 카드엔 전자증명서(인증서)가 탑재되어 있어 전자서명이나 증명, 즉 인감도장 역할을 병행하고 있지만, 운전면허증과 여권으로도 충분히 증명이 되므로 굳이 만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일본인이 전체의 60%를.. 2021. 2. 6.
일본은 김밥 먹는 날이 따로 있다. 이곳 일본은 매해 세쓰분(節分)에 김밥을 먹는 풍습이 있다. 계절의 시작을 가리키는 입춘의 전날, 세쓰분은 매년 2월 3일 전후이며 이 날은 밤에 각 가정에서 남자나 어른이 귀신 가면을 뒤집어쓰고 마메마키(豆まき)를 하고 우리의 김밥과 같은 에호마키(恵方巻)를 먹는다. 콩을 뿌리는 이유는 액운을 막기 위함이고 에호마키를 먹는 건 복을 부르는 의미에서이며 콩을 뿌릴 때는 오니와 소토, 후쿠와 우찌(鬼は外、福は内)라는 말을 외치며 콩을 뿌린다. 귀신은 밖으로, 복은 안으로 들어오라는 뜻이다. 그렇게 뿌린 콩은 자신의 나이만큼 먹어야 하며 에호마키를 먹을 때는 그 해의 좋은 방위, 손이 없는 방향을 향해 먹으며 끊어 먹거나 먹는 동안 말을 해서는 안된다. 이 에호마끼는 김밥처럼 여러 재료들을 넣어 만들고 칠복.. 2021. 2. 3.
이젠 그만 하려한다 늦은 오후 시간이어서인지 커피숍은 한가로웠다. 점심을 먹지 못해, 일단 샌드위치를 주문하고 받아 들고 왔는데 입맛이 별로 없다. 깨달음은 지난주부터 직원의 실수로 인해 발생한 트러블을 해결하느라 신경이 곤두서 있고, 관계자를 직접 찾아가 설명회를 열고, 만나주지 않겠다는 분들을 설득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오전에 깨달음과 같이 움직이다 오후엔 내 일을 좀 보고 난 혼자 커피숍에 앉아 있다. 오늘은 책도 가지고 오질 않아 그냥 멍하니 식어가는 코코아를 바라 볼뿐 마시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근처 책방이 있는지 검색을 하려다 그냥 관뒀다. 책도 들어올 것 같지 않고 그냥 아무 생각을 안 하고 싶은데 친구가 보낸 메일이 약간 신경이 쓰인다. 내 쪽에서 연락을 두절했던 친구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소.. 2021. 2. 1.
남편과 한국의 교양프로를 보다가 ,,, 코로나로 긴급사태 선언이 재발령 된 지 벌써 3주가 지나가고 있다. 2월 7일이면 해제될 거라 했지만 지금 상태로는 2월 말까지 연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우리 부부는 요즘 유튜브를 통해 한국 재래시장 투어를 하고 있다. 광주에 내려가면 필수코스처럼 항상 갔던 말바우시장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열린 장날의 모습들을 보며 한국을 느끼고 있다. 또한, 한국 프로도 열심히 보고 있고 특히, 깨달음이 즐겨보는 음식, 요리 관련 프로는 과거 편까지 되돌려 가며 보고 있다. 허영만의 백반 기행, 한국인의 밥상, 김영철의 동네 한 바퀴는 전국의 맛집뿐만 아니라 그 지역을 둘러 볼 수 있어 깨달음은 좋단다. 오늘도 밀린 저번 주 편부터 보고 있는데 출연자 둘이서 남은 떡볶이 국물에 김밥을 찍어 먹는 .. 2021. 1. 29.
자꾸만 한국으로 나를 보낸다 깨달음은 잠깐 회사를 다녀와야 해서 난 혼자 우체국을 찾았다. 오늘은 동생과 지인에게 보내고 싶은 것들이 있어 박스를 챙겨 나왔다. 내게 한국의 가족, 친구, 지인, 블로그 이웃님께 소포를 보내는 일이 이젠 하나의 취미생활로 자리를 잡은 것 같다. 같은 곳에 살고 있다면 만나서 차라도 한 잔 할 텐데 그러지 못하니 그냥 잠시나마 무언의 대화를 나눈다 생각하고 싶어 보낸다. 짤막하게 소포 내용을 적어 넣을 때도 있고 아예 아무것도 적지 않은 상태로 보낼 때도 있다. 이것은 어디에 쓰는 물건일까? 먹는 걸까? 바라는 걸까?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을 떠올리는 게 즐겁고 일본 여행을 자주 오거나 일본에서 유학 경험이 있는 친구들은 보내 준 물건을 써 보고 사용후기를 상세히 알려줘서 그 또한 재미가 있다. [ 이번.. 2021. 1. 26.
서로 다른 생각을 하며 산다 집 근처 우체국은 영업시간이 끝난 상태여서 본점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시부모님이 계시는 요양원에 보내드릴 소포를 들고 줄을 서 있는데 우편물 취급이 일시정지된 나라가 적힌 안내문이 눈에 들어왔다. 항공편은 되고 선편은 되지 않는 나라, 선편은 되지만 항공편은 안 되는 곳 등,, 지구촌 곳곳을 코로나가 점령하고 있다는 끔찍한 생각이 잠시 들었다. 우체국을 나와 자전거로 근처 강둑을 한 바퀴 천천히 돌았다. 외출도 삼가야 하는 긴급사태 선언 중이다 보니 일을 보러 가끔 집 밖을 나가게 되면 그냥 공원 주변이나 사람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 곳을 찾아 배회하듯 걷기도 하고 벤치에 앉아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보기도 한다. 집에 들어서자 깨달음이 거실에 놓인 박스를 가리키며 카나마루(깨달음 대학 동기)가 보낸 .. 2021. 1. 23.
광고 수익금을 남편에게 줬다 날씨가 좋다는 이유로 우린 밖으로 나갔다. 긴급사태 선언이 재발령 되고 처음으로 하는 외출이었다. 둘이서 여행 다니는 걸 상당한 즐겼고 주말이나 휴일이면 영화를 보거나 콘서트, 박물관, 전시관을 찾아가며 문화생활을 했는데 이젠 그러지 못한다. 그렇게 집에 있는 시간보다 세상을 구석구석 돌아다니길 좋아해서인지 이렇게 날이 좋은 날이면 집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바람 쐬러 나가야한다. [ 깨달음, 그래도 긴급사태 중인데 나오는 게 좀 꺼림칙하다 ] [ 괜찮아,, 저기 공원에 사람 없는 곳에서 그냥 산책만 할 거니까 ] 늘 오는 곳이어서 감흥은 없지만 공원을 돌다 보면 기분이 전환되는 느낌이다 . 자유여신상 주변을 한 바퀴 돌고 근처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려 앉는데 깨달음이 자기 가방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조심스럽.. 2021. 1. 19.
해외에서 한식이 자주 올라오는 이유 긴급사태 선언이 재발령 되고 벌써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다. 깨달음은 두 번으로 출근 횟수를 줄였지만 오늘은 거래처에서 미팅에 참석하길 원해 집을 나서는데 발걸음이 무겁다며 현관 앞에서 머뭇거렸다. 이젠 코로나 시대가 1년을 채웠다. 벌써 1년, 많은 것들이 뜻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버렸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하루 삼시세끼를 집에서 챙겨 먹어야 하는 상황이 1년째 계속되고 있다. 끼니를 아주 중요시하는 깨달음 덕분에 열심히 만들고 있지만 날마다 뭐가 좋을지 몰라 학교급식 메뉴판을 들여다볼 때도 있고 다른 이웃님들은 어떻게 세끼를 챙기시는지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끼니때가 되어 차리다 보면 늘 그것이 그것이고 반찬도 특별함이 없다. 여전히 아침은 누룽지와 구운 생선, 그리고 밑반찬들로 준비하는데 난 요즘 지.. 2021. 1. 16.
모두가 조금씩은 아프며 살아간다 참 오랜만에 통화를 했다. 근 3년이 넘은 것 같은데 후배의 목소리, 느릿한 말투가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 그간 어떻게 살았는지 얘기하지 전에 코로나 시대에 어찌 지내는지가 서로 궁금해 한참을 한국과 일본의 코로나 현황을 얘기했다. 올해 마흔 중반에 들어 든 그는 대학원 후배로 말 수가 없지만 항상 유머가 많았고 키도 크고 남성미가 가득하면서도 디자인적인 발상을 하는 것보다 일러스트를 훨씬 잘 그리는 섬세함을 겸비하고 있는 인물이다. [ 민우(가명)가 나한테 전화한 이유가 있을 텐데, 지난번처럼 일본 출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왜 전화했을까? ] [ 일본도 코로나가 심각한 것 같아서 문득 누나는 잘 있는지.. 너무 궁금한 거야, 그래서 전화했지....] [ 또 있는 것 같은데...] [ 근데 누나,,.. 2021. 1. 14.
남편은 병이 나기 시작했다 [ 오머니, 한국에 눈이 많이 와요? 많이 추워요? 밖에 나가지 마세요. 위험해요] 오늘 깨달음이 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게 전부였다. 추우니까 밖에 나가지 마시라는 말을 하고 싶어 전화를 드렸다. 눈이 많이 오는 것도 힘들지만, 너무 추워서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는 엄마에게 다시 다짐 시키 듯이 [ 밖에 나가지 마세요. 절대로 안돼요 ]를 강조했다. 나랑 엄마랑 통화를 하고 있는데도 옆에서 외출하면 큰 일 나니까 절대로 어디 못 나가시게 또 말하라고 꾹꾹 찔렀다. [ 일본도 지금 코로나로 난리가 아니라드만 깨서방은 괜찮냐? 회사는? ] [ 응,, 주 2회로 출근을 줄이고 있어 ] [ 직원들은 안 나오고? ] [ 응, 재택근무한 지 꽤 오래됐어..] [ 세상이.. 어찌 돌아갈랑가,,올 해는 코.. 2021. 1. 11.
지금 일본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 내일부터 이곳은 도쿄와 가나가와, 치바,사이타마현 등 4개 광역자치단체에 긴급사태 선언이 재발령하게 되었다. 이번은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에 중점을 두고 작년 5월처럼 휴교나 이벤트, 행사의 전면금지는 면제 된 조금 완화한 긴급사태에 접어들었다. 영업시간 단축에 응하는 업소에는 지원금을 주지만요청에 불응하면 벌칙을 부과하도록특조법을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번 긴급사태는 약 한 달간 실시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3월까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하고 있다.단순히 요식업,음식점만 제재를 한다고 해서감염자 수가 줄기는 힘든 상황에 와 있고일명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가 전 감염자의 70%이상인 상태에서 단축영업만이 우선책이 아니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또한 여전히 PCR검사를 쉽게 할 수 .. 2021. 1. 7.
2021년, 새해에 남편과 나눈 대화 크리스마스날부터 오늘까지 9일간,,우린 집 밖을 나가지 않았다.지금까지는 그래도 잠깐씩 집 앞 마트에 다녀오곤 했는데 이번 신정 연휴동안은아예 한 번을 밖에 나가지 않았다. 코로나가 시작되던 작년부터 자연스럽게 깨달음과 24시간을 한 공간에 있게 되는데가끔은 답답함에 숨이 막힐 때가 있지만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다.9일간, 난 식사시간 외엔 거의 내 방에서 보낸 것 같다. 늘 그렇듯 깨달음은 거실에서 하루종일 한국 드라마를 보고 있어 거실에 나갈 일이 별로 없었다.오늘은 아침식사를 하기도 전에 깨달음이미뤘던 베란다 청소하겠다며 나갔다.새해를 맞이하기 전에 해야하는 창닦기를 하기 싫어서 미루고 미루다 연휴 마지막 날에 시작한 것이다. 청소가 끝날 즈음에 맞춰 남은 오세치요리와 떡국으로 아침을 준비했다.[ .. 2021. 1. 4.
일본에서 신정연휴에 꼭 먹는 음식 25일부터 신정연휴에 들어간 우린 코로나가 무서워 착실히 스테이 홈을 하고 있다가새해 맞이와 한 해를 마무리 하기 위해 1년간의 묵은 때를 닦아내는 청소를 시작했다.외출을 안 하게 되니 시간도 많고 해서 올 청소는좀 과감하게 버릴 것들을 꺼내고, 천천히, 꼼꼼히 새로운 기분으로 리셋하기로 했다. 2,3년동안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던 물건들은미련을 갖지 말고 이불, 베개, 의자, 훌라후트, 재봉틀, 그리고 끝까지 갈등했던레이저프린터기까지 버리기로 했다. 로봇청소기가 도와주는 덕분에 훨씬 수월해지긴했지만 로봇이여서 하지 못하는 부분은 역시인간의 손이 필요했다.꼼꼼히, 새 것처럼, 이사왔던 날처럼 하자고 먼저 말을 꺼냈던 걸 약간 후회하면서각자 맡은 곳을 하루종일 청소를 했던 것 같다. 그렇게 오후 늦게까지 .. 2021. 1. 1.
블로그,,올 한 해를 마무리하며 지난 15일 연하장 접수를 시작하던 날,우체국에 직원분이 한국은 괜찮은데유럽 중에 코로나로 인해 우편물 발송이금지 된 나라가 몇 군데 있다며 찾아보고는내가 보내려는 네덜란드, 필란드는괜찮다고 하셨습니다. 이번주부터 방명록에 연하장을 받았다는 댓글이 달렸고 어느분은 3년간 받은 연하장을 모아 사진을 찍어 보내주시기도 했습니다. 무사히 잘 도착하신 분이 많아 다행이지만 매년 무슨 이유인지 가끔 못 받았다고 하신 분들이 몇 분 계시는데 아직까지도그 원인은 못찾고 있습니다.제 주소가 없어 반송이 되지 않을 뿐더러기본적으로 연하장은 반송자체가 없으니 한 분도 빠짐없이 잘 도착하기를 바래봅니다. 2014년,제 작품을 프린터해 이웃님들께 보내드리는 게 시작이였던 것 같습니다.여러분들께 받은 사랑과 관심에 비하면그저 .. 2020. 12. 29.
2020년도 마지막 연휴가 시작됐다 어제 25일, 난 일찍 업무를 끝내고 깨달음 회사로갈 예정이였다.코로나로 송년회를 하지 않는 대신 직원들끼 간단히 회사내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는데 직원 중에 한 명이 고열이 나는 바람에 그냥 모두 취소를 했단다.매년 종무식 전에는 년말 대청소를 하는 게통상적인 마무리과정이여서 청소만 도와주려고 했는데 있는 직원들끼리 대충하고 끝낼 거라며 마음 쓰지 말란다. 크리스마스를 시작으로 이곳은 다음달, 1월3일까지 긴 연휴에 들어간다. 어제는 도쿄에서만 888명, 오늘은 949명,일본 전체 감염자는 연일 3천명을 넘어가고 있다.올 연휴기간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하고 가족끼리만 모여 스테이 홈을 해달라는 도쿄 도지사의 간곡한? 부탁이 이어지고있지만 도쿄 시민외에 전 일본 국민들이예전처럼 말을 듣지 않고 있는 상황이.. 2020. 12. 27.
신개념의 부부들이 늘어가는 일본 머리를 자르기 위해 일단 예약를 할 생각이였는데 괜찮으시면 오늘 비어있으니오시는 게 어떻겠냐고 해서 옷을 챙겨입었다.미용실에 도착할 때까지 어떻게 자를 것인지결정하지 못한 상태였다.머리를 멋지게 단장하고, 곱게 화장을 하며 정성껏 네일아트를 하는 여성들의 일반적 꾸미기엔 애초부터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보니 오늘도 삭발이 제일 편할 거라는 생각만하고 미용실에 들어섰다.귀 밑까지 짤막하게 잘린 어느 헤어모델의단발머리 사진을 보여주며 볼륨 넣지 마시고그냥 이대로 잘라주시라 부탁한 뒤 난 가져간 책을 꺼냈다.[ 댁이 이 근처세요? ][ 저희 가게는 어떻게 알고 오셨어요? ][ 오늘 너무 춥죠? ]난 그냥 건성건성 대답을 했다.일본 미용실은 너무 친절해서 불편할 때가 있다.그냥 머리만 잘라줬으면 하는 바람에 책을 .. 2020. 12. 23.
코로나를 절실히 체감하던 날 연말이 다가오며 신정선물들이 매일들어오고 있다. 특히 올 해는 코로나로 인해비대면으로 일들이 처리되다보니 오고가는, 주고 받는 선물들이 많아졌음을 느낀다.12월이 시작되면 깨달음은 거래처에송년인사를 드리러 다녔던 지금까지의 관행을접고 사람이 아닌 선물이 대신 가는코로나 시대에 맞는 송년인사를 하고 있다.하지만, 아직까지 직접 회사로 찾아오는 분들이 몇 군데 있다고는 하는데 대부분은 전화상으로 1년간의 수고로움에 감사드리고내년에도 잘 부탁드린다는 인사말로마무리하고 있다. 집으로 오는 선물은 대체적으로 나와도일적으로 관계가 있으신 분들이 보내시는데올해도 빠짐없이 니혼슈가 도착했다.함께 미팅을 하고 술자리를 했었던 분들이여서 내가 술을 즐겨 마신다는 걸 알고 보내주시는 건데 받을 때마다 약간 부끄럽다.또한, .. 2020. 12. 18.
주말에 남편이 누리는 유일한 즐거움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곳도 코로나 감염자수가넘쳐나며 정부측에서 요구하는 사항들이 늘어나고 있다.외출자제, 스테이홈, 영업시간 단축, 그리고감염자 수를 증가시킨 원인이 된 캠페인, 고투트레블,(Go to travel) 고투잇(Go to eat)을일단 중지해야한다며 바삐 움직이고 있다.고투 캠페인이 막 실시 되었을 때 우리도 재빨리 30%의 할인을 받아 두 곳을 예약했다가 그쪽에 관광객이 몰리면서 감염자가 늘어나자 모두 취소를 했다. 이왕에 참았으니 조금만 더 참았다가 코로나가종식되면 편하게 다녀오는게 낫지 않겠냐고서로를 위로하면서, 한편으론이런 시국에 할인혜택 받을 수 있으니좋다고 가려했던 게 참 어리석고안일했음을 느꼈다. 하루 감염자수가 도쿄에서만 500명이 넘어가면서부터우린 다시 불필요한 외출과 외식을 .. 2020. 12. 15.
올 크리스마스 선물은 못 들어준다 퇴근이 점점 빨리지는 깨달음이 오늘도나보다 일찍 들어 와 있었다. 현관에 들어서니 거실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한 눈에들어왔고 깨달음은 나를 처다보지도 않은 채[ 어서 들어 와]라고 건성으로 말을 걸고는 트리 장식에 집중하고 있었다.교회를 다닌지 2년이 다 되어가는 깨달음이지만크리스마스는 예수사마의 생일날일뿐그 이상의 의미부여를 하지 않은 채 여느 일본인들이 그렇듯, 케익을 사서 온 가족이크리스마스를 축제의 날로 즐긴다 생각하고 있다.마치 발렌타인이나 할로인처럼... 옷을 갈아입고 다가가자 12월 1일날 했어야하는데좀 늦은 것 같다며 큰 루돌프 사슴을 두마리사서 폼나게 장식을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고 했다. 조명이 워낙 긴 것이여서 몇 번을 둘러 감고서야장식이 끝났다. [ 거실 불 꺼 봐 ][ 조명 패턴.. 2020. 1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