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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31

새로운 직업을 찾은 남편 코리아타운은 언제나처럼 붐볐다. 이곳을 찾은 일본인들의 연령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음을 갈 때마가 느낀다. 짜장면은 그저 치즈핫도그처럼 간식에 불과하다고 선언했던 깨달음은 짜장면이 먹고 싶다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갑자기 먹고 싶어졌다며 코리아타운에서 만났다. 가게 안은 나만 빼고 100%일본인이였고 모두가 20대 여성들로 가득했다. [ 당신만 남자네...] [ 나는 그것보다 어떻게 일본인들이 이렇게 짜장면을 먹으러, 그리고 이 집을 어떻게 알고 대낮부터 찾아와 먹고 있는지 놀라워 ] [ 당신이 여기와 있듯이 당신과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겠지 ] [참,, 대단하다.. 대단해.. 우먼파워..] 오랜만에 먹으니까 역시 맛있긴 하다며 짜장을 다 비비기도 전에 먹었다. [ 그렇지? 원래 짜장면이 그래.. 안 .. 2023. 10. 13.
깨서방은 극히 평범한 사람입니다 [ 오머니, 선물 좋아요? ] [ 응, 마음에 들고 말고, 크리스마스에 딱 받아서 더 기분이 좋네 ] [ 한국은 추워요? ] [ 응, 징하게 춥네. 일본은 덜 춥제? ] [ 일본은 안 추워요 ] 항상 하는 말들은 내 통역이 없어서 얼추 맞춰가면서 답을 하는 깨달음이 신통했다. [ 오머니. 내년에 만나요 ] [ 긍께..내년에 만나믄 좋것는디..이놈의 코로나가 어찌댈랑가 모르겠네.. 아무튼, 내가 우리 깨서방 보고 싶어 죽것네 ] [ 네, 많이 많이 보고싶어요 ] 크리스마스에 받아보시게 서둘러 보냈던 소포가 잘 도착했고 엄마는 많이 흡족해하셨다. [ 근디..뭔 금반지가 들었다냐? ] [ 아,,그거,,금반지가 아니고 스카프에 끼우는 링이야,,엄마,,] [ 아,,그래...나는 뭔 금반지를 보냈다냐했네, 스카프가.. 2021. 12. 27.
일본의 코리아타운 모습의 요즘 주말 오후, 신정 선물을 주문하기 위해 오다큐 백화점(小田急)에 갔다. 깨달음이 해년마다 추석과 신정 선물을 이곳에서 보내는 이유는 다른 곳보다 연배들이 좋아하는 선물이 많아서라고 한다. 예전에는 각종 선물코너가 따로 배치되어 실물을 보고 부과설명까지 들으며 선택할 수 있었는데 코로나시대에 맞게 상품 사진으로만 벽면을 채워놓았다. 깨달음이 번호표를 받아 기다리는 동안 난 지인들이 좋아하는 선물을 몇가지 골랐다. [ 다 골랐어? ] [ 응 ] [ 한국에 보낼 것도 골랐어?] [ 응 ] [ 이거 신청 끝나면 어디 갈까? ] [ 영화를 한편 보면 좋은데 예약을 안 해서 좌석이 없을 것 같애...] [ 나, 영화 안 볼 거야, 집에서도 볼 게 많은데 ] [.............................] .. 2021. 11. 29.
조금만 더 참기로 했다 아침에 출근하는 깨달음이 자기 보라며 2년 전까지 와이셔츠 버튼이 터질 것 같아서 못 입었던 걸 입게 되었다고 가벼워진 자기 몸을 꿀렁거리며 의미를 알 수 없는 춤을 췄다. [ 알았어. 얼른 출근해 ] [ 나,,미팅 끝나고 2시간 후에 들어올 건데 오래간만에 짜장면 먹을까? ] [ 별로...] [ 별로라는 말은 긍정으로 생각하고 짜장면 먹으러 간다~~~~ ] [ ................................... ] 자기 말만 하고 집을 나서는 깨달음. 인간이 저렇게 매일 긍정적일 수 있는 건 타고난 성격이고 어쩌면 시어머님이 임신 중에 태교를 엄청 잘하셨을 것이라 추측된다. 다음 달에 시부모님을 뵈러 갈 생각인데 그때는 잊지 않고 물어볼 생각이다. 세탁기 돌려놓고 난 바로 거실에 매트를 깔.. 2021. 6. 19.
삼시세끼..그래서 열심히 차린다 지난 연휴기간에도 우린 외식을 하지 않고삼시세끼를 집에서 해결했다.연휴때도 그렇지만 주말에도 늘 같은 시간에 눈이 떠지는 우리는식사시간도 별 차이가 없다.침대에서 늦게까지 뒹굴거리다가 아침은 적당히 커피한잔으로 떼우면 서로가 편할텐데 깨달음은 쉬는 날도 꼭 아침을 챙겨먹어야하고나 역시 커피한 잔으로 아침을 대신할 수 있는체질이 아니다보니 거의 매일 같은 시간에 식사를 한다.아침은 대부분 밑반찬으로 만들어둔 반찬을 꺼내고 미소시루(된장국)와 샐러드,우유, 그리고 생선을 굽거나, 날마다 생선굽기가 귀찮아지면대신 어묵으로 대신할 때도 있고 전날 저녁으로 먹고 남았던 음식들을 올리기도 한다. 아침에 먹는 미소시루에는 주로 미역이나버섯류, 양파, 유부, 두부를 넣고 끓인다.신혼초에는 아침에 꼭 낫토를 챙겨 먹었는.. 2020. 8. 24.
남편은 스트레스를 이렇게 풀었다 오전 업무를 마치고 신주쿠를 가야했다.수조에 넣을 수풀과 새우들의 먹이를 사야했고화방에 들러 필요한 도구들도 갖춰놔야했다.요 며칠새 신주쿠에 코로나 감염자가 늘고 있어요주의 지역이긴 하지만 어쩔수 없었다.긴급사태가 해제되고 일상으로 돌아가긴 했지만여전히 불안함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그래서 늘 그렇듯 가장 짧은 동선을 머릿속에그려놓고 움직이기 시작했다.아쿠아센터에 가서 사려고 했던 수풀과 먹이를 구입하고 새우가 번식을 너무 많이해서다음주에 치비들을 가져올테니 받아주라는 부탁을 하면서 돌아 나오려는데 점장이 어쩌면 그렇게 번식을 잘 시키냐며 다른 종류를키워보라고 내게 권하려고 하길래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빠져나왔다. 다음은 화방에 들렀는데 역시나 화방에 오면사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아생각보다 지체하는 시간이.. 2020. 7. 9.
남편의 에너지를 충전시켜 주는 곳 [ 저 도가니 탕, 맛있겠다] [ 저 불고기는 국물이 많아서 좋다 ] [ 저 주꾸미 좀 봐,,지금이 재철인가 봐 ] [ 한우를 저렇게 저렴하게 파는 거야? 아,,육회 색깔 좀 봐,,윤기가 흐르네..] [ 저 백반집은 내가 좋아하는 반찬이 다 나오네 ] [ 저 집이 정말 맛집인지, 후기평가는 어떤지 검색 좀 해 줘 ] [ ............................ ] 온라인 예배를 마치고 바로 한국프로를 보던 깨달음은 화면에 나오는 모든 음식을 보며 먹고 싶다는 말을 연발했다. 지난 14일, 일본 대부부의 지역에 긴급사태가 해제되었지만 도쿄, 오사카를 포함한 8곳은 5월30일까지 스테이홈을 해야한다. 새로운 아침이 시작되면 자신만의 루틴대로 움직이는 우린 이젠 아주 익숙해졌다. 깨달음이 점점 먹는.. 2020. 5. 18.
한국행 취소를 말하지 못했다 퇴근하고 들어온 깨달음이 회사 근처 약국을돌아다녀도 마스크를 구할 수 없었다고 했다.신종 코로나 때문만이 아닌 2월말부터 이곳은 꽃가루가 날리기 시작할 예정이고우리 둘다 알러지가 있어 마스크가 필요했다.지금 우리에게 비축되어 있는 건 몇개월전에 사둔 2박스(120장)뿐인데 앞으로가 걱정이여서요즘 깨달음과 나는 틈틈히 마스크를 구입하러마트와 약국을 돌아다니고 있는데좀처럼 구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마트 아저씨가 오전 10시쯤 마스크가 들어오긴 오는데, 요즘은 물량부족으로 오는날과 안 오는날이 불규칙적이라고그래도 매일 그 시간에 맞춰 나와보면 살 수 있지않겠냐고 귀뜸을 해주셨는데 오전 10시에 맞춰갈 수 없어서 괜한 조바심이 생겼다. 마스크는 필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손씻기라고 해서 알콜 소독제를 구하.. 2020. 2. 7.
어제는 남편을 위한 날 올해도 연중행사 중 하나인 쿠마테(熊手)를 사는 날, 토리노이치(酉の市)가 돌아왔다. 토리노이치는 에도시대때 중국에서 농민들을 위해 올리던 수확제를 기원으로 매년 토리노츠키(닭의 달-11월)의 토리노히(닭의 날)에 진행되는 축제에서 유래되었다. 우리가 고사상에 돼지머리를 올리듯이 중국과 일본은 닭을 올렸다고 해서 토리(닭)가 되었다고 한다. 매해 수확의 기쁨과 감사를 표하는 수확제가 근대화에 접어들어 사업번창과 집안안정을 목적으로 바뀌었고 지는 해의 무탈을 감사하고 오는 해에도 복 많이 받고 잘 지내기를 기원하는 의미로 변형되었다. 쿠마테(熊手)는 쿠마노테라고도 불리우며 곰발바닥 모양으로 생긴 갈쿠리에서 유해되었고 갈쿠리로 복을 긁어 모으는 장식품을 뜻한다. 갈쿠리에 행운, 장수, 금전운, 명예, 교통안.. 2019. 11. 21.
남편의 발걸음이 말하고 있었다 [ 깨달음 혼자 가도 괜찮겠어? ][ 응, 간단한 거야, 복부마취만하고30분이면 끝난대, 걱정하지마][ 지난번처럼 휠체어 타지 않아? ][ 음,,안 탈 것 같은데...][ 그냥 나도 같이 가자 ][ 아니야, 그것보다 당신도 빨리 병원 가봐 ][ 응,,, ]깨달음이 지난번 몸에 넣었던 스텐트를 제거하기 위해 오늘 병원을 가는 날이다. 삽입할 때와 달리 빼낼 때는 간단하다고는하는데 걱정이 가시질 않았다.그래서 함께 가겠다고 했는데 내 눈 상태가 많이 심각해서 깨달음이 혼자 가겠다고 나를 뿌리쳤다.(야후에서 퍼 온 이미지)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기가 거북해서거울을 봤더니 이 꼬마아이 눈처럼 눈두덩이 부풀어올라 쌍꺼플도 없어진 상태였다벌레에 물리지도 않았고 전혀 가렵지도않는데 라면 먹고 부은 것과는 차원이 다른.. 2019. 8. 18.
남편을 또 반하게 만든 서울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우린 짐가방을 챙겼다. 저녁에 들어와서 해도 될 거라 생각했지만 늦게까지 밖에서 놀고 술까지 마시다보면 짐을 제대로 챙기지 못할 가능성이 발생한다는 염려가 서로에게 있었다. 가족들에게 받은 각종 반찬과 깨달음이 산 과자들까지 빠짐없이 챙기려면 지금 미리 해두는 게 현명한 판단이였다. [ 내가 이 떡국을 썰게, 근데 왜 이 집 떡은 이렇게 맛있는 거야? ] [ 만드는 기술이 다르겠지. 다른 떡도 맛있어 ] 떡국, 떡볶이, 떡라면 해 먹으면 될 것 같다며 떡 하나를 입안에 넣고 오물오물 거린다. 지난 2월, 방앗간에서 막 빼낸 떡국 떡을 언니에게 받아와 떡국을 끓였는데 깨달음이 너무 맛있다며 시중에서 파는 떡은 이제 못 먹겠다고 했었다. 그래서 언니가 또 이렇게 부리나케 방앗간에서 뽑아.. 2019. 7. 26.
남편이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들 뭘 먹을까 고민할 시간도 주지않고깨달음은 탕수육을 먹겠다고 했다.[ 보끈바(볶음밥)하고 탕슈~(탕수육)당신은 뭐 먹어? ][ 잡채밥,,,][ 배 고프다...]단무지에 식초를 골고루 뿌린다음 하나 집어먹고는양파도 된장에 찍어 먹으며 좋아라한다. 영업시작과 동시에 들어와서인지가게 안은 아직 에어컨 바람을 필요로했다.주방에서는 중국인 아저씨들이 중국어로뭐라고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카운터에는배달전화가 계속해서 울렸다.[ 우리 탕슈~얼마만이지? ][ 지난달에 먹었지.. ][ 제주도에서 먹고 안 먹었으니까 한달 됐네][ 응,, ][ 나도 한 달 지나니까 한국 또 가고 싶다 ][ 나는 별로 생각 안 나는데. 한달 있어서 그런지..][ 당신은 한달이였고 난 일주일이였잖아,,그니까 생각나지...] [ 이번에 11월쯤에 .. 2018. 8. 2.
블로그 광고 수익금을 남편에게 줬더니 [ 당신 통장에 이달 광고 수익금 넣었어 ] [ 괜찮다는데 왜 맨날 주는 거야? ] [ 출연료라고 했잖아,,] [ 내 출연료는 훨씬 비싼대..히히, 농담이고 이제 안 줘도 괜찮아,, ] [ 아니야, 받아,당신이 받아야지 내 맘이 편해, 이 블로그를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신 덕분이고, 그 누구보다 당신이 적극적으로 이 블로그에 참여하고 응원해 주잖아,,] [ 그래도 당신이 글 올리느라 쓰는 시간이 더 많잖아,,난 사진만 찍힐 뿐이고,,] [ 원래 모델료가 더 비싸,,무엇보다 당신 사생활을 보여줘야 하니까 미안해서..] [ 괜찮아,,,] 매달 블로그 광고 수익이 나오면 깨달음에게 반을 통장으로 입금시킨다. 금액이 너무 적어 못 넣을 때도 가끔 있지만 그 외는 매달 넣고 있다. 내가 처음 블로그에.. 2018. 5. 24.
한국의 맛집에 대한 남편의 솔직한 생각 [ 그렇게 맛있어? ][ 응, 지난번 한국에서 제대로 못먹어서,.달인에 소개된 집이여서 믿고 갔는데 기대와 달랐잖아..][ 그러긴 했지.....] 한국에서 동생네와 방송에 나온 유명한 중화요리집에 갔는데 우리 입맛뿐만 아니라, 동생네도 맛집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다는 평가를 했었다. 그래서 이렇게 코리아타운의 짜장면집을 다시 찾아 온 것이다. [ 여기는 일본인데도 이렇게 맛있잖아..한국보다 훨씬 맛있어,,.그래도 달인프로에서소개되는 곳은 괜찮을거라 믿었는데...12월달에 동대문시장에서 먹었던 것은 진짜맛있었는데,,역시,TV를 너무 믿으면 안되나 봐 ][ 우리 입맛에는 안 맞았을지 몰라도 그곳을 평가했던 일류요리사들에겐 무언가 괜찮은 점이 있었겠지,,,그리고 그렇게 이상하진 않았어..다른 요리는 맛있었잖아... 2018. 3. 14.
한국문화에 기대감이 점점 높아지는 남편 약속시간보다 30분 빨리 도착한 깨달음에게서전화가 왔다.[ 어디야? 나는 지금 짜장면 집 앞이야][ 빨리 왔네..][ 응, 빨리 먹어 보고 싶어서...]국악한마당 공연을 보러가기 전에 미리 저녁을 먹어야했다.오랜만에 코리아타운까지 나온 이유는 깨달음이 너무도 좋아하는 음식프로의 주인공이도쿄에 1호점, 중화요리집을 오픈했기 때문이다. 짜장과 짬뽕, 탕수육이 메뉴의전부였지만 꼭 먹고 싶다고 해서일부러 이곳에서 만나기로 한 것이다.[ 메뉴가 이것밖에 없으니까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소리겠지?봐 봐, 사람들도 다 이 세종류 시켜 먹잖아,우리도 이 세종류 시키자!! ]깨달음의 주문 목소리가 상당히 들 떠 있었다. 기대에 찬 모습으로 메뉴에 적힌가게의 역사를 흩어 보며 내게 설명을 했다. 드디어 짜장과 짬뽕이 나오고 .. 2017. 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