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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장을 그만 둔 진짜 이유 옛 동료인 우스이 (臼井)상이  차를 한 잔 하자고 했다.실은 올 봄부터 꽤나 집요하게 연락이왔었는데 적당히 핑계를 대며 넘겼는데오늘은 미팅이 있어 움직이다 보니 우리 집근처까지 왔다길래  약속을 잡았다.무엇 때문에 만나자고 하는지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무슨 말을하려는지 알 것 같아서 지금 만나는 게맞는지,, 아니면 끝까지 사양하는 게좋았을지 애매모호한 상태로  커피숍으로 향했다. 먼저 기다리고 있던 우스이 상이날이 선선해졌다는 통상적인 인사를하면서 오늘 아침 자기 남편과옷차림으로 실랑이를 벌였다는 얘기,그리고 바로 이어서 자기 아들 얘기,, 또 자기 집 고양이와 옆집 고양이까지.,,그렇게 계속해서 주변 얘기를 하다가막간을 이용해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우스이 상, 괜찮아요,, 나한테 할 말있어서 .. 2024. 10. 14.
마음의 빚을 30년만에 갚던 날 오전에 후배에게서 온 카톡을 오후에서야확인했다. 고등학교 후배인 미애(가명)의 첫째 딸이결혼한다는 메시지였다.어릴 적 나랑 목욕탕을 다녔던 그 꼬마 애가서른이 넘고 이제 결혼을 한단다. 친구 딸이 결혼하다고 했을 때도 실감이 나질않았는데 후배가 장모님이 된다고 하니까낯설기만 했다. 결혼하게 되면 꼭 나한테 알리라고 내가축하해 주러 한국 가겠다고 약속했었는데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이 후배와 나는 참 많은 인연이 쌓여있다.고등학교 후배이니 내 방황하던 10대와푸릇했던 20대 청춘을 함께 웃고 떠들며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후배이다.  누군가 결혼을 한다고 하면 도시락 싸서말리겠다고 왜 결혼을 하면 안 되는지그 이유를 100가지도 얘기할 수 있다고흥분했었다. 그런 나에게 어느 누가이런 말을 했었다.왜.. 2024. 10. 9.
부부, 그래서 항상 노력해야 한다. 아침부터 깨달음은 마음이 바빴다.보고 싶은 영화 두 편을 꼭 오늘봐야 한다고 내게 얼음 생수를잊지 말고 챙기라고 했다.[ 깨달음,,난 범죄도시 별로인데..][ 범죄도시야말로 같이 봐야 재밌어 ][ 그래...별로 안 보고 싶은데 그냥나는 사우나 가 있으면 안 될까? ][ 아니야, 같이 가야 돼 ]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동석의 범죄도시 4를볼 수 있어 행복하다는 깨달음은 팝콘을 연신 집어 먹으며 한껏 들떠 있었다.[ 봐 봐, 저 커플도 한국사람이지? ][ 응, 그런 것 같네 [ 저 오른쪽 중년 부부도 한국사람이야 ][ 그러네..]가장 뒷자리에 앉아서 들어오는 사람들옷차림만 봐도 한국인인 걸 단박에알아맞추는 깨달음은 뭐가 좋은 지연신 싱글벙글이었다. 영화가 상영되자  킥킥킥 웃다가격투씬에서는 자기가 몸을 좌우로.. 2024. 10. 7.
남편이 옛 것을 찾는 이유 거실에 놓여있는 야쿠르트와 편지..웬 편지일까 했다가 생각해 봤더니뭔지 알 것 같았다.한국에서는 늘 음력 생일로 했으니음력으로 하자고 해년마다 말하지만깨달음에게 한 번 기억된  9월 23일은음력, 양력 없이 그냥 아내의 생일날이다.그런데 10월이 시작되고 오늘에서야편지를 쓴 걸 보니 깜빡했던 모양이다. 편지에는 축하가 늦어서 미안하다는사과와 요즘 자기 마음이 어떤지상당히 센치멘탈한내용이 적혀 있었다.가을은 남자의 계절인만큼 깨달음도꽤나 감성적인 표현들로 축하를 해주었다.[ 깨달음,, 근데 야쿠르트는 뭐야? ][ 아침에 편지봉투 사러 갔다가그냥 샀어.. 당신이 좋아하니까 ][  문득 내 생일이 생각났어? ][ 응,,,10월 스케줄 정리하다가 당신 생일 지나친 게 생각났어. 미안 ][ 괜찮아,, 난 음력으로.. 2024. 10. 4.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 무슨 말부터 해야 할까,,내가 일본을 떠나든 말든당신이 무슨 상관이십니까?내가 60이 돼서 가든, 70이 되든왜  당신이 신경을 씁니까?몇 년 전부터 한국에 들어가려고해도 못 들어가는 내 심정을당신은 알기나 합니까?뭘 안다고 입을 놀리십니까?왜 한국에 못 가게 됐는지,왜 자꾸만 스케줄이 꼬이는지,서울 아파트가 이렇게 되고 저렇게 돼서,깨달음 회사가 이래서 저래서 등등그런 것들을 왜 내가 블로그에 올려서당신 같은 사람에게 알려야 합니까?똥과 된장이 구별이 안 되면 제발질퍽거리지 말고 가만히 있으세요.냄새 납니다.내가 누누이 말했 듯 가만히 있으면중간이라도 간다고하지 않았습니까.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고 그렇게말했 건만, 여전히 분위기 파악못 하고 있는 당신.지금껏 내 블로그를 착실히  봐 온 것같은데 내가 .. 2024. 10. 1.
일본에서 더 살아도 될 것 같다. 예배를 마치고 식사를 하며 우린 새로당선된 총리 얘길 했다.둘이서 정치 얘기는 별로 하지 않은 편인데이번 총재선이 있던 날, 내가 흘리듯했던 말이 깨달음에게 많은 생각을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당신이 다카이치(高市) 가 당선되면일본을 떠날 거라 했잖아 ][ 응,, 아베 (安倍)총리 때도 참 일본에사는 게 싫었는데 아베보다 더 우익성향이진한 저 아줌마가 되면정말 일본을 떠날려고 마음 먹었지 ] 송이버섯이 들어있는 차를 가지고 온종업원이 고체연료에 불을 붙히고는마시는 방법을 알려주고 나갔다.이시바 (石破) 새 총리가 당선되고 다음날새벽부터 방송사에 생방송으로 출연해 앞으로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지 공약한 것들은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에 대한질의응답을 했었고 깨달음과 나는 조용히 차를 마시고 경청했었다. [ 그날.. 2024. 9. 30.
우린 아주 잘 이겨낼 거라 믿는다 깨달음은 출근을 하자 바로 집안일을서둘러 끝냈다.구에서 나온 정기검진을 받기 위해 산부인과, 치과, 내과를 돌아다녀야 해서운동화를 신고 나왔다.구청에서 지정한 병원에서만 진찰을받을 수 있기에 집에서 가까운 곳부터 그리고 전철로 이동해야 하는 곳으로예약을 했다. 한동안 안 왔던 병원인데 또 이렇게와서 보니 침울한 기억들만 떠올랐다.예약은 했지만 늘 번호표를 뽑아야 하는시스템이기에 번호표를 받고 기다렸다.휠체어를 아주 능숙하게 밀고 다니는30대 후반쯤에 남자는 카운터에서간호사와 무슨 얘길 나누다가 화장실에갔다 오더니 이번에는 정수기 쪽으로 가서는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간호사가 그 곁으로 가서는 소변이너무 적다면서 1시간쯤 후에 다시받아올 수 있냐고 물었다. 사람들 시선이 모두 그에게 쏠렸던 건 휠체어 운전을.. 2024. 9. 27.
바람은 교통사고가 아니다. [ 왜 오늘 아침에 배웅하면서여자 조심해!라고 그랬어? ][ 그냥,,][ 원래 그런 말 안 하잖아 ][ 그냥, 아무 뜻 없이 나온 말이야 ][ 그런 말하는 사람 아닌데 갑자기그런 소릴 하니까 너무 이상했어 ][ 알았어,,이제 안 할게 ]아침에 출근하는 깨달음에게 잘 다녀오고차 조심하라는 말과 함께 오늘은여자 조심해라는 한 문장을 더했다. 차 조심하라는 건, 깨달음이 어릴 적 크게교통사고가 난 후 트라우마 같은 게 있어신혼 때부터 출근길에 꼭 빼놓지 않고 했던말인데 오늘 덧붙힌 말은 지금껏 그런 뉘앙스에말을 해 보지 않아서 듣는 깨달음도좀 황당했던 모양이다.아마도 지난주 미용실에서 머리 손질을 마치고 원장님과 차를 마시며 나눈 얘기들이머릿속 어딘가에 남아서였을 게다. 원장님은 요즘 너나 할 거 없이 바람을.. 2024. 9. 23.
일본은 죽어서도 이혼을 한다 지난주 미용실 원장님에게서 연락이 왔다.그냥 해 봤다고 늦더위가 계속되는데잘 있냐는 안부 문자를 받았는데그건 머리 다듬을 때가 되지 않았냐는의미도 함께 포함되어 있었다.계획대로라면 다음 달에 머리손질을할 예정이었는데 원장님에부름?에 따르기로 했다.[ 날이 너무 덥죠? 냉커피 한 잔 드실래요? ][ 아니요, 저 그냥 물 마실게요 ][ 여름인지 가을인지,,근데 다음 주부터는완전히 가을이 온다네요, 뉴스에서 ][ 네.. 저도 들었어요 ]머리가 많이 자랐다며 커트 준비를 하시는원장님에게 야한 생각을 많이 하면머리가 잘 자란다는 말이 진실이냐고물으려다 질문이 좀 유치한 것같아서 그냥 입을 다물었다.벽걸이 티비이에선 새 총리 선거에출사표를 던진 9명에 대한 후보자를한 명씩 정치성향 분석을 하고 있었다.누가 될 것 .. 2024. 9. 19.
한국은 추석, 우린 이걸로 만족했다 늘 우린 영화를 같이 봐 왔다. 하지만 지난달깨달음이 영화 서울의 봄을 혼자 본 후로부터 지금은 각자 자기가 보고 싶은영화를 골라보고 있다.오늘 깨달음은 1947 보스턴을 혼자 보기 위해신주쿠(新宿)를 나갔다. 집을 나서기 전나에게 예의상? 같이 볼 거냐고묻길래 난 사우나를 갈 거라고 했다.[ 그래? 나도 사우나 좋아하잖아 ][ 그럼 당신이  오면 되지.. ][ 그럼, 영화 끝나면 바로 갈게 ][ 응, 잘 보고 와 ]결혼하고 14년 동안, 뭘 해도 항상 같이붙어서 움직이길 원했던 깨달음이 이제 혼자 영화를 보러 간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가 싶어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깨달음을 보내고 난 목욕용품과 얼음물을챙겨 천천히 집을 나섰다.한국은 추석연휴라는데 우린 여기서전혀 명절 느낌 없이 각자 발길.. 2024. 9. 16.
한국 여자를 좋아한 어느 아저씨의 고백 [ 내가 밀가루 음식을 좋아해서 한국갈 때마다 그녀와 칼국수, 수제비 맛집을찾아다녔어. 그 외 식사는 그녀가 좋아하는고깃집을 다녔는데 뭘 먹어도 그녀는정말 맛있다고 잘 먹었어.같이 롯데월드도 가고 근처 시장에서그릇 밖으로 나온 큰 뼈가 들어있는왕갈비탕을 같이 뜯어먹었던 기억도 나,,그녀는 늘 날 먼저 챙겼었어.공항에 나오지 말라고 해도 꼭 나와서기다려줬고 아주 작은 거,, 예를 들면식당에 밥을 먹으러 갈 때면 숟가락, 젓가락항상 먼저 놓아주고 한국말이 서툰 나를 위해눈치 빠르게 항상 통역도 잘해주고 그랬어. 그리고 늘 손을 잡거나 나한테바짝 붙어 팔짱을 끼고 거리를 걸었어.아무리 더워도 꼭 내 손을 잡으려 했고그래서 난 정말,, 이 여자와 함께라면한국에서 살 수 있을 것 같은각오 같은 게 생겼던 것 같아.. 2024. 9. 14.
엄마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 [ 추석 때 못 오지? ][ 응,, 엄마,,][ 그래.. 지난번에 봤응께,,괜찮다,내가 오키나와 갔다 왔다고 한께 사람들이그 좋은 데를 갔냐고 다들 부러워하더라,4월에 갔응께 벌써 5개월이나 지났는디꼭 지난달에 다녀온 것 같치아직도 오키나와가 눈에 선허다.음식도 맛나고 좋드만,,][ 엄마,, 겨울에 도쿄 한 번 놀러 오세요막네랑 같이 ][ 아니여, 인자 못 가,, 늙어서 힘도 없고가믄 좋은디..데리고 간 사람 피곤하게해서 인자 어디 못 돌아다니것드라 ][ 도쿄는 가깝고 무리 안 하셔도 되니까한 번 오셔, 맛집만 다니면서맛있는 거 먹고 가시면 좋잖아 ][ 말이라도 고맙다..근디 인자 여행 가고 그런 것이 점점 힘들드라 ] 지난 4월 엄마를 모시고 네 자매가오키나와에 모였다. 국내 여행은 방방곡곡 언니들, .. 2024. 9. 11.
나와 닮은 사람을 만났다. 도쿄역으로 갔다.이 자식은 늘 이렇게 날 부른다.적어도 2주 전에는 미리 말을 해야 만날 수있다고 아무리 얘길해도 이렇게느닷없이 불러도 내가 나와줄 거라는 걸잘 알고 있는 얌체같은 놈이다.[ 너 정말 죽을래? ][ 누나나앙,,,,,,,][ 콧소리 하고 난리야,, 징그럽게..] [ 이번에는 정말 출장이야,, 그래서연락 미리 못했어.. 갑자기 나도오게 된 거거든...][ 이걸 그냥 !!!][ 어우, 무서워랑,,,,,]정말 뒤통수를 한 대 갈리고 싶은심정이었는데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몸을 비비 꼬길래 그냥 봐줬다. 술잔에 얼른 술을 따라주는 후배 재준이.[ 재준이 (가명) 너 얼굴 찍어서 블로그에올린다, 뻔뻔한 놈이라고,, 그리고 왜이렇게 자주 오냐? 일본에 ][ 그럼,, 내가 소송할 거야,,초상권 침해받았다고.. 2024. 9. 7.
일본에서 요즘 유행하는 재해 물병 일본에서 태풍이나 지진이 났다는 소식이전해지면 한국에 있는 가족, 친구, 지인들이항상 안부를 묻는다.경험해 본 적이 없는 태풍이 온다고대비하고 조심하라는 경고가며칠간 계속됐지만우리 부부는 그냥 평소처럼 지냈다.비상식량을 사 두거나, 휴지나 일상용품을준비해 두라며 뉴스에서는 비상시 일주일을지내기 위해 필요한 용품들을 소개하기도 했다.우린 아주 기본적인 것들은 늘 준비해 둔상태여서인지 차분하게 태풍이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 [ 태풍 완전 무섭던데 잘 지나갔어? ][ 응,,,비가 좀 심하게 오긴 왔는데그냥 무탈하게 지나갔어 ][ 지진도 잦다며? 곧 큰 지진 온다고한국에서도 몇 번 방송하더라,,][ 응,,뭐,,그러러니 해..][ 아이고,진짜 걱정이다..][ 아니야,,뭐 25년이 다 되어가는데 이젠익숙해.. 지진이.. 2024. 9. 4.
시부모님께 남편이 물려받은 것 태풍 여파로 주말 내내 비가 내렸다.폭우가 쏟아졌다가 잠깐 햇살이 비치고또 무섭게 퍼붓었다.예배를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 가까운 호텔로 들어가 중식을 먹을 생각이었는데예약손님으로 가득했고 빈 곳은 뷔페 레스토랑뿐이었다.   [ 그냥 먹자 ][ 깨달음,,나,,안 먹고 싶은데..][ 밖에 비 와,,저 비 그칠 때까지여기서 식사하면서 시간보내는 게 어때? ]따끈한 게살 스프를 먹고 싶었지만그럴 수 없으니 그냥 뷔페로 들어갔다. 호텔 안은 외국인들만 가득했다.태풍이 와서 다들 외출을 삼가한 건지거리에도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뷔페홀을 한 바퀴 돌고 온 깨달음이생각보다 요리가 많다며 따끈한 수프는호박 수프뿐이라고 알려줬다. 음식은 종류별로 다양한데 정작 내가먹고 싶은 건 별로 없었다. 깨달음도 두 번 왔다 갔다.. 2024. 9. 2.
누가 변호사 아들을 때렸는가 새벽녘에 눈을 떴다. 창문을 열어 둔 탓에바람결이 차가웠는지 잠에서 깼다.어젯밤 잠들기 전부터 머릿속에서맴돌았던 변호사라는 직업.내 주변에는 법조계 사람들이 별로 없어친근감이 형성되지 않지만 변호사는구체적으로 무슨 일을주로 하는지 검색을 해봤다.내가 소속된 단체는 꽤나 크다.어디라고 밝힐 수는 없지만 같은 뜻을가진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회원이되었지만 단체에서 벗어나면모두가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하나의 개인으로 돌아간다.사건의 발단은 올 초였다.단체에서 운영하는 어린이집에서소송사건이 일어났다.아이들끼리 장난치며 놀다가 발생한 일인데어느 아이는 구타를 당한 피해아동이되었고 다른 아이는 구타를한 가해아동이 되었다.그저 놀다가 흔히 있는 일이라고 선생님들은입을 모았지만 일이 자꾸만 크게 번졌다.그 중심에는 피해아.. 2024. 8. 30.
일본에 있는 모 한국 식당에서... 내 소울 푸드 중에 하나는 삼계탕이다.한국에 가면 계절에 관여치 않고 꼭 삼계탕을먹고 와야할 정도로 좋아한다.하지만 이곳에서는 삼계탕 전문점을 가 보아도한국의 맛을 제대로 내는 곳이 별로 없고일본인 입맛에 맞춰서인지 인삼이나마늘이 빠진 이름만 삼계탕인 게 많다.올 해도 삼계탕을 먹긴 했는데 요즘처럼늦더위로 기운이 자꾸만 빠지면 또 먹고 싶어지는 삼계탕인데 마침 깨달음이 한국 아줌마가 만든 삼계탕집을찾았다길래 들뜬 마음으로 가게를 찾았다. 깨달음은 삼계탕보다 한국처럼 반찬이많이 나온다는 게 마음에 끌렸다는 이 식당은에비스(恵比寿)에 자리하고 있었다.  뭘 먹어야할지 몰라 추천을 받았는데 코스를주문하면 각종 반찬과 함께 잡채, 불고기,간장게장까지 맛 볼 수 있다길래바로 부탁드리고 시원한 막걸리로 건배를 했다.. 2024. 8. 27.
저희 블로그가 응원을 받았습니다 제 블로그를 오래전부터 읽고 계셨던 분들은제가 댓글 달리는 걸 썩 좋아하지않는다는 걸 알고 계신다.그런 제 마음을 이해해 주신 많은 분들이댓글을 달지 않고 그저 조용히 읽고만가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10년이 넘게 블로그를 해오면서 댓글에답글을 착실히 달았던 시절도 분명 있었지만여러 우여곡절을 겪고댓글창을 닫은 채로 글을 올렸다.일 년에 한 두어 번 필요에 의해 잠깐 댓글창을열어둘 때도 있지만 방문록은 한번도닫은 적 없이 지금도 열어둔 상태이다. 그래서 제게 뭔가 메시지를 남기고 싶으신 분은방문록이나 직접 메일을 보내주시곤 하신다.그런데 내가 올린 글과 전혀 관계성도 없고의미도 없고 뜻도 없는 쓸데없는댓글이 작년부터 달리고 있다.공감 눌렀다. 광고도 눌렀다. 자기 블로그놀러 좀 와달라 등등,,이런 댓글들은.. 2024. 8. 24.
남편 회사는 이런 회사였다 퇴근을 하고 저녁은 뭘 먹을까 고민하다우린 집 근처 고깃집에서 만났다.깨달음이 좋아하는 장어구이를 먹자고했는데 고기가 땡긴다고 했다.재일동포분이 운영하는 이 가게는 김치맛부터각종 양념까지 완전 우리 입맛에 딱 맞아한국에서 먹는 느낌이 나는  곳이다. 깨달음이 특히나 좋아하는 건 시원한 쌀 먹걸리 한 잔에 안주로 먹는새콤 달콤 고추장 양념이일품인 천엽사시미다.막걸리를 단숨에 들이켜던 깨달음이먼저 입을 열었다.[ 우리 회사 여직원 있잖아,노무라(野村) 임신했대 ][ 아,,그래..]난치병판정받아 올 5월에 휴직계를 냈던그 여직원이다. [ 입덧이 심해서 죽을 맛인가 봐 ][ 근데 당신은 그런 얘길 누구한테 들어? ][ 노무라가 지난주에 회사에 잠깐 들렀거든그래서 이런저런 얘길 했지 ][ 회사에서 별소릴 다하네,.. 2024. 8. 22.
일본 온천에서 꼭 지켜야 할 것 약 10일간의 긴 연휴 마지막 날깨달은 오전 중에 회사에 일이 있어 나갔고 나는 혼자 교회를 마치고지인분을 만났다. 자폐가 있는 자신의 딸을 내가 예뻐하는 게늘 고마웠다며 식사를 한 번 하자고 예전부터그랬는데 그래요라고 말만 하고슬슬 자리를 피했는데더 이상 빠져 나갈 수가 없었다.[ 宮根(미야네)상, 차만 마시기로 했잖아요 ][ 아니야, 그냥 밥도 먹어,, 내가 밥 한 끼사고 싶다고 했잖아,, 따라와 ]이렇게 무리하게 날 끄집고 갈 것 같아서지금껏 잘 피해왔는데 오늘은 꼼짝없이식사까지 하게 되었다.런치를 주문해 먹으며 교회 얘기를 잠깐 했다.그리고 따님 얘기도,, 자신보다 믿음이좋아 성경말씀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유튜브로 듣는다면서  오늘은아빠랑 같이  온천에 갔는데 이번 연휴 때거의 이틀에 한 번씩 온천.. 2024. 8. 19.
어른들도 넘어지고 아프며 성장한다 연휴4일째, 깨달음은 거실에서 한일 톱텐쇼를보며 느긋한 아침을 먹었다.나는 세탁기가 돌고 있는 동안책장에서 불필요한 책들을 꺼냈다.10일간의 긴 연휴가 주어졌지만 우린 8월 말에여행 스케쥴이 잡혀 있어 이 기간은그냥 아무런 계획없이 집에서뒹굴뒹굴 거리기로 했다.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역시,, 우린 각자가좋아하는 방식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책을 묶고 먼지를 털고 있을 때깨달음이 노크를 했다. [ 왜? ][ 당신은 영화 안 볼 거지? ][ 응,더워서 아무 데도 나가고 싶지 않아 ][ 그럼,,나 영화 보러 간다 ][ 그래, 갔다 와 ][ 저녁은? ][ 같이 먹을 수 있으면 먹고, 아니면각자 먹으면 되지 ][ 당신은 집에만 있을 거야?][아니, 잠깐 나갔다 올 거야, 아쿠아센터에 ][ 그래. 그럼, 나 갔다 올.. 2024. 8. 15.
이순신 장군, 일본에서 만나다 지난주 주말을 시작으로 이곳은추석(오봉 お盆) 연휴에 들어섰다.한 달 전부터 마트에서는 오봉에 필요한 것들이눈에 띄였지만 우리 부부는 언제나처럼 한 번도 그것들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일본의 오봉은 우리에 추석과도 별반차이가 없이 성묘를 가거나 돌아가신 선조의 령을 모시는 제사를 올리기도 한다. 제사를 지낼 때 조상의 혼백을 맞이한다는 뜻으로소나 말을 비유한 가지나 오이에 나무젓가락으로 다리를 만들어 혼령이 타고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해두고 집 앞에 등불을 켜놓는다.요즘은  오이, 가지가 모형세트로 준비되어있고 조상님 상에 올리는 과일, 야채들도작고 소박하게 포장되어 나와있다. 오봉이 끝나면 그 혼백이 그들의 세상으로 되돌아 갈 수 있게 등불을 바다나 개울에 띄워보낸다.또한 그 기간에 먹는 음식으로는 오무.. 2024. 8. 13.
한국 가수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 엄마에게 전화가 왔다. 내 아파트 조합에서 서류가 도착했다며사진 찍어 보내주신다 하셨다.한국이 너무 더워서 에어컨 없이 하루도 그냥 지낼 수 없다시며일본도 많이 덥냐고 물으신다.[ 엄마, 여기도 너무 너무 더워요,한국도 일본만큼 덥다던데 밖에 나가지마시고 돈 아끼지 말고 에어컨꼭 틀고 지내셔야 돼 ]여기 일본에서는 홀로 사시는 노인들이절약한다고 창문 열어두고 부채질하면서지내다가 열사병으로 쓰러져 하루에도10명이 넘게 응급실에 실려가고 있으니절대로 전기세네 뭐네 생각지 말고시원하게 지내시라고 당부드렸다.[ 응,, 인자 돈 안 아끼고 쓴다,,일본도 많이 더운갑네..][ 응,,평균 36도, 37도야,,][ 깨서방도 더운디 고생하것네..][ 사무실에만 있어서 괜찮아 ][ 그래도,, 엊그제,,테레비 봤냐? 일본 .. 2024. 8. 10.
남편에게서 일본인 기질이 보일 때. 주문했던 생수와 생필품, 과일이 도착하자생수는 깨달음이 발코니에 넣어두고나는 주방에 넣어야 할 것들을 챙겼다. 깨달음이 좋아하는 함박스테이크도 동시에도착해서 하나씩 정리하는데 힐끔 쳐다보고 가던깨달음이 갑자기 몇 개 들었냐고 물었다.[ 10개, 왜 갑자기 개수가 궁금해? ][ 응,,아니..]그렇게 정리를 다 해 두고 우린 외출을 했다. 뭘 먹을까 검색을 하며 망설이다가 예전에한 번 갔던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평일이어서 사람들이 별로 없어느긋하게 런치를 즐길 수 있었다. 디저트를 두 접시째 가져다 먹는깨달음에게 물었다.[  왜 아까 개수 물어봤어? 원래 그런 거 잘 안 물어보잖아 ][ 음,, 내 것을 또 누구한테 주는가 보려고,,][ 뭔 소리야? ]어제저녁에 쥐포사건?부터 얘길 꺼냈다. 어젯밤, 저녁을 먹.. 2024. 8. 7.
우린 아직 이혼하지 않았다. 일 관계로 한국분들을 만나는 일은 극히 드물다.하지만 내 주변에서 한국분들을 찾으려면어렵지 않게 찾을 수는 있다.한인 교회에 다니시는 분들,한국식당을 운영하시는 분들, 지인의 지인을 통해 알게 되는 경우가있는데 올 안에 만나야 할 사람들 목록에늘 마음 한구석에 넣어두었던한국인을 한 분 오늘 만났다.내가 대학원시절과 결혼 생활을 했던 곳에서 알게 된 그 분에게 정말 오랜만에라인으로 연락을 드렸다.내가 이곳으로 이사 온 지 7년이 지나가는데그분도 내가 떠난 그 다음해에  변두리 쪽으로이사를 했단다.핸드폰을 두 번이나 바꾸면서 카톡에 내가친구로 안 뜨길래 그냥 그렇게 잊고 있었다며너무 반가웠다며 정말 케이가 맞냐고 되물었다.[ 예전에, 몇 년 전에 코리아타운에서우연히 만났잖아, 그때 내가 남편이랑 같이어디 가.. 2024. 8. 3.
인간은 상대에 따라 변한다 요즘 우린 주말이면 아침부터 카페에서티 타임 시간을 즐긴다.커피를 마시다가 심심해지면 쿠키에와인도 한 잔 하고 또 지루해지면 샌드위치나케이크 한 조각 시켜놓고 둘이 야금야금 먹는다.날이 더운 탓도 있지만 이젠 점점집에서 식사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고좀 더 편하면서 시간을 유용히 쓸 수있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오늘 런치는 여기서 먹고 갈까? ][ 그러자 ]최근 들어 자주 들러서인지 점원이 바로 우리가늘 앉는 자리에 안내해 준다.35도를 넘는 폭염에 오늘도 열사병으로 인한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떴다.숨이 턱턱 막힐 만큼 심한 이 더위가다음 주에도 계속된다고 하니 잘 버틸 수 있게몸보신을 해야 한다는 얘길 했다.깨달음은 지난주 동창회에서 장어를먹었다며 참석한  7명 모두가 여름뿐만 아니라나이를 먹으.. 2024. 7. 31.
일본에 아무리 오래 살아도,,, 약 15년간 디자인 회사를 다니다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자기 사무실을 차린다고인테리어에 필요한 조언을 얻고 사무실 조명을골라달라고 했던 후배가 갑자기 연락이 없었다.사무실에 가구들이 들어오고 구색이 맞춰지면 오픈 파티를 하자고 라인을 보냈는데흔히 말하는 읽씹을 한지  16일이 흐른 어제 저녁 라인이 왔다.  [ 콜록 콜록, 콜록, 언니...][ 기침한다며,그냥 문자 해, 통화하지 말고 ][ 콜록, 콜록, 콜록,,죽겠어,,콜록, 콜록,콜록,, 약을 먹어도 안 들어,,][ 진짜,, 너무 심하네.... 얼른 끊어 ]병원에서 모든 검사를 다 했지만 결과는그냥 감기라는 말을 들었단다.기침이 심해 목이며 폐며 죄다 검사를 했지만전혀 이상 없이 건강하다는 소릴 들었을 때욕이 나올 뻔했단다.약을 벌써 2주째 먹고 있는데.. 2024. 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