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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남편이 생각하는 소중한 한끼

by 일본의 케이 2018.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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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를 다녀온 이후, 우리는 외식이 잦아졌다

그곳에서 삼시세끼 거의 외식을 했는데

 무조건 끼니 때우기 식이 아닌

소중한 한끼를 먹기 위해 몸과 마음, 

정신건강까지 채워줄 음식을 찾아 먹었다.

되도록이면 유기농으로,

남들이 말하는 맛집보다는 우리 몸이

원하고 입이 즐거워하는 음식에 분위기까지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었다.

 그렇게 조금 다른 생활패턴을 경험한 우리

좀 더 둘만의 시간을 즐기자는 생각을 같이했고

 그래서 외식이 늘어났다.

연일 찌는 듯한 더위에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 기력도 없고 둘 뿐이다보니 가볍게 

식사하면서 와인 한잔씩 하는게 훨씬 경제적이고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삼복더위에 꼭 집밥을 하려고 

고집했는데 좀 지혜롭게 살기로 했다.

오늘은 집 근처 레스토랑에서의 저녁이다.

[ 진작에 한 번 올 걸 그랬다. 좋네..]

[ 응,,여기 발코니가 인기가 많더라구,

수제맥주가 맛있는 곳이래  ]

[ 젊은층도 있지만 연배분들도 꽤 있네..

외국인도 많고,,,.]


[ 건배~]

깨달음이 벌컥벌컥 한번에 맥주잔을 비웠다.

[ 당신도 이렇게 외식하는게 좋아?

난 참 좋아,,밥을 안 해서도 편하지만

마음이 여유롭다고나 할까,,여행 온 것처럼,,

솔직히 말해 봐, 원래 집밥 너무 좋아했잖아 ]

[ 응, 집밥은 지금도 좋아하는데

제주도에서 집밥하는 곳을 몇 군데 먹어보니까

굳이 집에서 당신이 만들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날도 더운데

힘들잖아,,그래서 나도 좋아,,]

[ 역시, 한달살이가 당신에게도

많은 걸 느끼게 해준 것 같네..]

[ 응,,]

[ 사서 고생을 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야,,돈이 좀 들더라도

서로가 몸과 마음이 편한 시간을

보내는 게 더 뜻깊을 것 같아서.. ]

[  광주에서 한달살기도 해야 되는데 

언제가 될지 모르겠어.. ]

[  이번에 하게 되면 한옥에서 하면 좋겠어.

산과 바다가 보이는 한옥으로,,,

그리고, 그 때는 전라도 지역에 맛있는 

식당을 다 돌아다니면서 놀자 ]

[ 응 ]

[ 특히, 오일장 같은데 있잖아, 그런 곳에서

먹고 싶어. 장에서 느껴지는 맛은

인간미와 삶이 녹아있어서인지

뭘 먹어도 맛있게 느껴져..]

 [ 나도 시장 좋아해 ]


스탭이 추천한 와인으로 다시 건배를 하고

 우린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7시가 됐지만 밖은 여전히 대낮처럼 환했다. 

 우리는 서로의 스케쥴을 비교해가며 다음

 여행코스에 관한 얘길 나눴다.

시댁과 한국(광주)는 언제 갈 것이며

캄보디아와 유럽은 어느 시즌에 넣어야 하는지

 조절을 하는데 그리 쉽지 않았다.

[ 여기 음식도 너무 맛있지? ]

 [ 응 ]

[ 난,,더운날 음식 안 만들어서 너무 좋고

고마워 당신한테..]

[ 당신이 좋아하니까 나도 좋아,,]

[ 근데 우리 외식비 좀 많이 들겠다 ]

[ 괜찮아, 이 한끼가 소중한 만큼 우리 시간도

중요하잖아 ]


[ 막 지은 돌솥밥에 갈비탕이 정말 맛있었어 ]

[ 아,,그 고깃집...]

깨달음은 돌솥밥이 나오면 밥을 따로 푸지 않고, 

그대로 돌솥채로 먹는다. 물을 부어

누룽지를 먹으려하지 않고 누룽지는 긁어

그대로 집에 가져와 간식처럼 먹었다.

입천장을 데이면서도 뜨거운 것을 너무 좋아한

깨달음은 어느 식당을 가도 돌솥밥이 있으면

꼭 주문을 한다.

[ 그 집이 좀 비싸긴 했어 ]

[ 그래도 그렇게 먹으면 전혀 비싸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좋았어,

우리 몸을 만들어 주는 한끼니까,

 난,, 한국에서도 아주 잘 살 것 같애 ] 

[ 그래서 소중한 한끼라고 맨날 그랬구나 ]

[ 당신도 혼자 있을 때 절대로 적당히 먹지 말고

한끼 한끼 괜찮은 거 찾아 먹어 ]

  [ 응, 알았어]


어릴적부터 깨달음은 삼시세끼를 

착실히 먹었다고 한다. 대학 때 자취를 할 때도

  반찬은 별로 없었지만 바렌스를 생각해

 먹으려고 애를 썼단다. 

결혼을 하고도 집밥을 고집했던 것도

집밥이 주는 편안함과 행복감이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준다고 믿었단다. 

제주도에서 집밥하는 곳에서 먹어보니

아내가 해주는 것도 좋지만 아주머니가 

새벽부터 나와 열심히 반찬준비하는 걸 보고

 정성이 대단하다는 생각에 굳이 자기 집에서 

해서 먹는 게 집밥이 아니라는 느꼈단다.

[ 생선구이에 된장국, 나물까지 나오니까 

반찬도 다양해서 좋았어. 김도 줬잖아,

매일매일 반찬도 다르고 김치도

 아주 맛있었어,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당신이 조금 편했으면 하는 것도 있고,, ]

[ 고마워,,근데,,조미료를 넣잖아,,그래서

 밖에서 먹으면 그게 조금 걱정이야,,]

[ 조미료 안 넣은 곳도 갔었잖아 ]

[그러긴 한데..대부분이 넣지..]

[ 조금 먹는 건 괜찮지 않을까? ]

[ ............................. ]

한끼 한끼 감사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먹자며

다시 건배를 했다.

 앞으로도 우리 몸을 위한 한끼를 소중히

생각하며 살아가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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