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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한국 고구마 앞에서 괜시리 목이 메인다

by 일본의 케이 2014.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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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단히 화장을 하고 모자를 눌러썼다. 아주 깊숙히,,,

 나라는 사람을 어느 누구도 알아보지 못했으면 하는 바램으로......

치료약의 부작용으로 탈모가 심해졌다.

거울에 비친 앙상한 내 육신,,,, 이러다간 부서질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잠시 스쳤다.

그렇게 교회를 다녀오고 집에 돌아왔더니 동생이 보낸 소포가 도착해 있었다.

내가 거실로 들어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깨달음이 상자를 열기 시작했다.

 

책, 씨디, 말린 민들레, 그리고 호박고구마,,,,

호박고구마가 먹고 싶다고 올린 내 글을 봤던 모양이다. 

깨달음이 고구마를 보고 금세 알아차린다.

당신이 코리아타운에서 찾았던 고구마냐고 처제에게 고맙다고 전화해야겠단다. 

 

실은, 2주전 엄마가 보내주셨던 깨죽도 먹질 못했다.

음료, 과일계 이외에는 어떤 음식도 거부를 하는 통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치료 마지막 달이다보니 모든 부작용이 한꺼번에 일어나고 있어

쥬스, 우유, 각종 과일만으로 버티고 있는 상태이다.

사진을 두어장 찍고 그냥 멍하니, 동생이 보내준 책들을 뒤적거리다가

큰 맘 먹고 고구마를 씼었다.

 

잘 삶아진 고구마를 접시에 담아 놓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나보다 6살이나 어린 우리 여동생...,

생각하는 것, 마음 쓰는 것, 모두 나보다 훨 어른스러운 우리 동생,,.

 일이 내 맘대로 풀리지 않아 힘들고, 화나고, 짜증스럽다고 털어 놓으면

언니가 좀 더 큰 사람,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기 위해 성장하는 시간이라 생각하라고 말해주던 우리 동생.

인간관계로 갈등하고 마음고생하는 나에게 

그 사람을 통해 언니 자신에 성격둥글해져 가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라고 말해주던 우리동생..   

이제 다 끝났으니(치료) 좋은 일만 남았다고

잘 참아온 언니가 대단하다고 달래주는 우리 동생....

고구마를 한 입 베어 물었는데 자꾸만 목이 메인다.

  고구마 때문에 목이 메인거라고,,, 고구마가 목이 메인거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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