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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맛집투어

표정이 많이 밝아진 남편

by 일본의 케이 2023.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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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간단히 커피만 한 잔 하고

요코하마(横浜)에 도착했는데 우리 생각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입국심사까지는 2시간이나 남았는데

모두가 부지런히 서둘러 왔나 보다.

깨달음은 주변을 살핀다고 나가더니

20분이 지나도 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

탑승자의 90프로가 일본인일 거라

생각했는데 중국, 홍콩, 태국, 멕시코,

미국, 프랑스, 몽골까지 각국의 여행객들이

요코하마 선착장에 모여있었다.

우리가 이번에 타는 크루즈선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이다.

코로나가 시작되고 전 세계적으로

공포심이 확산되어 가던 2020년 2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하지 못한 사건이 있었다.

그 이유는 선박 내부에서 코로나확진자가

발견되었고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한 3,700여명중

총 705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하선하지 못했다.

 

그렇게 선박에 갇힌 채로 있다가  3월 1일이

되어서야 탑승자 전원이 요코하마 땅을

밟을 수 있었는데 하선자 가운데 확진자가 있어

일본 내에 불안감을 키웠었다.

그렇게 유명해진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를

이번 우리가 타게 되었다.

내가 이번 여행을 망설였던 건 이런 이유와는

전혀 상관없는 별 게의 문제였는데 막상

기다리고 있으니 3년 전 기억들이

드문드문 떠올랐다.

체크인이 끝나자 우리의 신상과 정보가 모두

기록된 메달리온을 하나씩

목에 걸고 승선을 했다.

크루즈가 이번이 세 번째여서인지

솔직히 우린 별 감동이 없었다.

무덤덤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지금껏 탔던 크루즈선에 비해

좀 작은 느껴졌기 때문이다.

일단 방에 들어가 옷정리를 하고  깨달음이 

배고프니까 밥부터 먹으러 가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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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겸 점심을 먹고 선내를 한 번 돌아보고

바에 앉아 칵테일을 한 잔씩 했다.

[ 깨달음,, 왜 말이 없어?..]

[ 음,,,,우리가 너무 큰 것을 탔었는지

이 배가 적게 느껴지네.. 그래서인지

시설도 아기자기하다곤 할까,, 그러네..]

[ 나는 그것보다 외국인이 꽤 많은 게 놀랐어 ]

[ 나도 그래..]

오후 5시 출항이 시작되고 우린 

디너 레스토랑에 식사를 하고

시간대별로 각 층에서 열리는 다양한

이벤트를 보러 다녔다.

프린세스호 승선이 처음인 승객들을 위한

샴페인타워 환영식이 있었다.

샴페인 타워에 다들 줄을 서서 사진을 찍는걸

뒤로 하고 우린 16층 나가 밤바람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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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으로 들어가기 전에 7층 바에서

칵테일을 세 잔 째 마시는데

술에 취한 건지, 분위기에 취한 건지 

깨달음이 음악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기 시작했다.

메인 홀에는 이상한? 아저씨가 완전 막춤을

추는데 보기만 해도 웃음이 절로 나왔고

그 아저씨를 따라서 깨달음도 엉덩이를

흔드는데  창피하기도 하고

웃음이 나와서 참느라 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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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새벽 5시 반 30분에 일어나

일출을 보겠다고 눈이 반쯤 감긴 채 올라갔는데

구름이 잔뜩 가려서 기다려도 기다려도

아침 해가 볼 수 없었다.

몽골이 많이 심난한 채로 아침을 먹겠다고 뷔페로

들어온 우린 먼저 커피로 정신을 차리고

든든히 아침을 챙겨 먹었다.

[ 어제,, 디너 레스토랑보다 여기 뷔페가 더

맛있는 게웃기지 않아? ]

[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래도 얼마나 다행이야

여기라도 맛있어서.]

 [ 오늘은 다른 레스토랑 가서 먹자 ]

[ 그래.. 알았어 ]

어딜 가나, 그곳이 어디든 먹는데 진심인

깨달음은 솔직히 어젯밤 디너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반 이상 남긴 채로 나왔었다.

 

한국의 가족과 3년만에 만난 남편

김포공항에 도착해 택시를 타려는데 깨달음이 지하철을 타고 싶다고 했다. 3년의 공백이 있었으니 지하철을 타고 사람들도 구경? 하고 오랜만에 한국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다고 했다. 30분이 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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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침을 먹고 있을 때 어젯밤

우리 테이블을 담당했던 승무원이

우리 쪽으로 와서 어젯밤 왜 디저트도 안 먹고

그렇게 나가버렸냐고 그러자 맛이 별로였다고

깨달음이 여과 없이 음식평을 했고

그녀는 조금 놀란 듯, 맛있다고 말하는 손님들도

많다며 벌써 3년째 이 프린세스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필리핀에 가족들을 크루즈에

한 번 초대하고 싶은 정도라며 자기 얘길 했다.

방으로 돌아와 수영복을 챙겨 나온 우린 둘이서

미친 듯이? 수영대결을 하며 놀다가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잠시

낮잠을 즐겼다.

 

남편이 점점 건방져진 이유

우리 부부는 결혼을 하고 벌써 10년이 지나도록 아침을 꼭 챙겨 먹었다. 다른 부부들은 간편식으로 빵이나 미숫가루, 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대용한다는데 우린 꼭 밥을 위주로 식단을 차린다.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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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히로시마, 그리고 오사카까지...

아침 7시, 집을 나와 히로시마(広島)행 신칸센(新幹線)을 탔다. 좌석에 앉자 바로 깨달음은 도면을 꺼냈고 난 라디오를 들으며 눈을 질끈 감았다. 약 4시간을 달려야 한다. 나고야(名古屋)를 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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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은 디저트가 맛있다며 각족 케이크들을

한 조각씩 주문해 깨끗이 비우고는

기항지인 가고시마(鹿児島) 부산,

나가사키(長崎)에서

뭘 먹을 것인지 검색하느라 바빴다.

깨달음 표정이 오랜만에 휴가다운

휴가를 하는 듯 많이 밝아보였다.

어쩌면 나보다 더 깨달음에게 진정한

휴식이 필요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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