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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본은..

1987. 일본인이 말하는 한국의 민주화

by 일본의 케이 2018.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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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은 회사에 일이 있어 일요일인데 

잠시 출근을 했고 난 교회에 나갔다.

예배를 마치는 시간에 맟춰 깨달음과 점심을

먹고 난 집에서 좀 쉴 생각이였는데 

깨달음이 한국영화를 보고 싶다고 했다.

[ 무슨 영화? ]

[ 5.18사태와 관련된 것인데 1987년에 있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래.

 서울대생을 고문해서 죽은 사건..]

[ 아,,그 영화 ]

[ 여기 오는데 아까 전철 안에서 남자들이 

그 영화얘기를 했어 ]

[ 그래?  당신 보고 싶구나? ]

[ 응, 꽤 자세히 알고 있더라구,,둘이서 

흥분하면서 얘기하던데, 당신은 안 보고 싶어? ]

[ 아니,,.봅시다.]

 우린 영화관으로 향했고 겨우 티켓을 구입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아서 좀 의외였고

상영관 모퉁이엔 강동원 팬클럽 맴버들이

보내온 개봉축하 꽃화분이 놓여있었다.

한국인으로서 자신의 나라에 대한 역사적 지식이

부족한 나는 상영을 기다리는 동안

열심히 1987년에 있었던 사건들을 검색하며 

머릿속에 어느정도 정보를 입력해 넣었다. 


영화가 시작되고 초반부에 등장한 박종철군의

 장례신에서 깨달음이 울기 시작했다.

보는 내내 난 그 시간에 뭘 했을까...

난, 왜 그들과 함께 동참하지 못했는가..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 당시 5월이면 최루탄 때문에 광주 충장로 바닥에

흰가루가 범벅이였고, 도청 앞에 전두환 사진을

 놓고 밟고 지나가게 했던 기억들,,

나름 생생한 기억들은 가지고 있지만 난 그들과 함께

행동하지 않았고 무섭다는 생각이 가득했었다.

지금의 민주화가 그들의 희생에 의한 

실이였음에 부끄러움 마음이 앞서서

  영화의 장면 하나하나가 스무살의 내 시간들과 

뒤엉키며 자꾸 혼란스러웠다.   


1987년 1월, 경찰조사를 받던

 22살 대학생이 사망한다.

증거인명르 위해 박처장(김윤식)의 주도하에

경찰은 시신화장을 요청하지만, 사망당일 

당직이였던 최검사(하정우)는 이를 거부하고 

부검을 밀어부친다.

단수쇼크사인 것처럼 거짓발표를 이어가는 경찰, 

여기에서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책상을 탁!치니 억!하고 죽었다.

그러나 현장에 남은 흔적들과 부검소견은

고문에 의한 사망을 증명했고 사건을

취재하던 윤기자(이희준)는 

물고문 도중 질식사를 보도한다.

이에 박처장은 조반장(이희순)등 형사들만

구속시켜 사건을 축소화 하려한다.

한편, 교도소에 수감된 조반장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알게 된 교도관 한병용(유해진)은 이 사실을

수배중인 재야인사에게 전달하기 위해 조카인

연희(김태리)에게 위험한 부탁을 한다.

특별히 누가 주인공이다라고 말 할 수 없을만큼

특급 배우들이 대거 등장을 해서

영화 속 모두가 주인공임을 입증했다.


영화가 끝나자 뒷자석에서 박수를 치는 분이

몇 분 계셨고 조명이 밝혀지자 깨달음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느라 바빴다.  

[ 많이 슬펐어? ]

[ 무고한 학생들이 너무 많이 죽었잖아,,

일본도 1960대부터 1970년 넘어서까지

 미일 안보조약을 반대하는 데모가 일어났고

 희생자가 많았어..

근데, 전두환은 지금 뭐하고 있어? 

치매 걸렸다고 그랬다면서? 

이런 영화를 보고 반성 같은 거 안할까? ]

[ 반성할 사람이면 진작에 했지..] 

[ 그러네. 군대가,아니 독재자가 무섭긴 무서워

집으로 돌아와 1987 영화를 본 일본인의 감상이

 궁금해 사이트를 뒤졌다.

영화 평론과 소개 사이트에서는 모두가 5점 만점에

 4점을 넘은 평가를 받았고 옆나라의 한국에서 겨우

30년전에 이런일이 자행되었다는 것에 모두 

놀라했고 이 영화를 제작한 것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며 다시 한번 보고 싶다는 의견이 많았다.

그 당시 이름없는 영웅들의 외침과 열정이 

있었기에 지금의 한국이 민주화가 되었음을

 다시 인식하며 국민성에서인지 정의를 위해 

끝까지 싸우는 사람이 많아서 

부럽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국판 펜타곤 페이퍼, 레미제라블과 같고

 왜 베테랑 배우들이 대거 등장 했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있었으며 자신은 과연

내 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나설 수 있을지 

의문스럽고 자신이 없다는 의견. 

매스컴의 역활, 지금의 일본정부를 빗대는

 내용의 의견과 라스트 신에서 

참지 못하고 펑펑 운 탓에 다음날 

마스카라를 못 붙혔다는 귀여운 후기도 있었다.

한국영화만이 갖고 있는 재미와 슬픔이 

잘 어우러졌고 남영동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내용도 있었다.


남영동은 여러 영화에서도 많이 나온 곳이다.

그 당시 운동권 학생들을 모두 빨갱이라고 

잡아들였다. 이 영화는 실존인물을 내세워서

더더욱 진실성이 돗보였던 것 같다.

박종철 사망후 처음 목격한 의사분도

중앙대 실존인물인 오연상님이며

교도소에서 들은 내용을 재야인물인 

김정남에게 전달한 교도관 역시 

한병용으로 실존인물이다.

물고문 사건을 끈질기게 파헤친 기사역시도

실존인물이다.

(다음에서 퍼 온 이미지)

내가 중학교 1학년 때, 우리집에 세들어 살던 

대학생 언니는 저녁이면 남학생, 여학생들이

 모여 작은북을 두드리며 민주화 노래를 불렀다.

어느날은 길게 늘어진 흰 천에 빨간 페인트로 

독재타도, 전두환이라는 구호같은 문구를 열심히 

적었고 24시간 그 대학생 언니방은 학생들의

 출입이 끊이지 않았다. 그걸 보다 못한 엄마가 

방을 빼게 했던 것도 난 기억한다.

그 당시 부산에 있던 내 남자친구는 

나를 보기 위해 광주에 올 때마다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원정데모를 하러

온 것으로 오해를 하고 파출소에 몇 시간씩 그냥

잡혀 있었던 적도 있었다. 

영화 속 연희(김태리)가 이한열(강동원)에게 

이렇게 묻는다.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냐고...

연세대 앞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뒷머리를

 가격당해 27일간 뇌사상태에 빠졌다가 

끝내 사망한 이 한열군을 포함해 

이름도 알려지지 못하고 희생된

수많은 젊은이들의 희생으로 세상이 바뀌었다.

 이 나라를 이렇게 바로 세울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 주었다.

치열한 역사 속에서 민주화를 위해 

불태운 젊은 청춘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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