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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7

역시, 남편은 사장님이었다. 청소를 하고 잠시 음악을 듣고 있다가 얇은 코트만 걸쳐 입고 집을 나왔다. 창 밖으로 비친 가을 하늘이 너무 맑아서 그냥 내버려두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깨달음은 주말에도 열심히 회사에 나가 입원 중인 직원의 일거리를 처리하느라 평일처럼 출근을 했고 난 온전히 혼자서 주말을 맞이했다. 나 혼자 가는 곳은 항상 루틴처럼 정해진 코스와 장소이지만 난 그래도 집에서 가까워서인지 마음이 편하다. 오다이바(お台場)는 바다라고 하기엔 바다스럽지 않은 곳이긴 한데 날이 좋아서인지 스텐드업 패들을 하고 있었다. 수질이 안 좋기로 유명해서 물에 들어갈 생각을 한 번도 안 해 봤는데 2년 전, 오키나와(沖縄)에서 카누를 탔을 때 그 짜릿함이 상기되어서인지 갑자기 나도 해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 주변을 둘러봤더니 스.. 2023. 10. 29.
남편의 월급날이면 느껴지는 것들 월급날이면 언제나처럼 깨달음은 자기가 먹고 싶었던 것을 위주로 주문을 한다. 일본에서 18년째를 살지만 난 아직도날 생선을 그닥 좋아하지 않는다. 사시미는 물론 초밥도 썩 좋아하지 않아 깨달음은 늘 내가 같이 먹을 수 있는 구운 생선이나 조림을 주문했었다. 하지만, 월급날 만큼은 깨달음이 모든 메뉴를정하도록 한다.[ 한 달간 수고했어~][ 당신도~]건배를 하고 깨달음은 사시미를 아주 맛깔나게먹었다. [ 역시, 월급날, 당신이 사주는 저녁은각별하게 맛있는 것 같아 ][ 많이 먹어, 8월 한달간 많이 더웠는데 열심히 돈도 벌고 다이어트도 하느라 힘들었으니까 맘껏 먹어~ ][ 오늘은 아무 생각없이 그냥 무조건 먹을거야 ][ 그래 ]장어가 들어간 계란말이를 너무 좋아하는깨달음은 나에게 한조각 먹어보라는소리도 하.. 2018. 8. 31.
깨서방 같은 사장님은 그리 많지 않을 거야 싱가포르에서의 마지막 날,모든 직원들이 하룻밤 묵고 싶다고 했던마리나 베이센즈 호텔에 일찍 가방을맡긴 우리 일행은 짧은 미팅을 마치고 저녁까지 자유시간을 가졌다. 우린 전날과 같은 고문 멤버들과 택시로 이동을 했다. 먼저 간 곳은 웨딩촬영지로 많이 알려진 페이버 공원으로 아침 일찍부터 조깅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였다.푸른 숲길을 따라 걸으니 공기도 맑고정신도 맑아져 우리는 잠시 사색에 잠겼다. 무성한 초록이 피로를 풀어주는 듯비가 와서 촉촉히 젖은 나무 다리가 청명한 하늘과 잘 어울렸다. 구름다리처럼 생긴 헨더슨 웨이브 다리는싱가포르에서 가장 높은 다리 중의 하나로 아름답기도 하고 인근 공원들 산책 코스와정상에 오르면 케이블카를 타고시내로 내려갈 수 있어 인기가 많다고 한다. 이곳에서도 3명은 여러 각도로.. 2018. 6. 3.
깨서방님, 수고하셨습니다. 새벽 4시에 일어난 깨달음은 여느날과 마찬가지로호텔 화장대 스텐드에 불을 켜놓고도면체크를 했고, 유명하다는 죽?두유전문집에서30분이상 줄을 선 다음 식사를 마친 뒤,우리 노장팀(이사 포함)은 직원 3명과 함께 고속철도를 타고 약 2시간쯤 달린 뒤 깨달음이 보고싶어 했던 곳에 도착했다.창립 30주년 기념으로 전 직원과 떠난타이완 여행 이틀째 되던 날도 실은 스케쥴이 있었다.하지만 자유로운 영원들의 직원들은자신들이 가고 싶은 곳을 갈 수 있도록출국날까지 자유여행을 하게 했다.그래도 우리와 움직이기를 원한 직원들은함께 동행을 하게 되었다. 서울의 디자인센터와 흡사한 곳에서깨달음 외에 다른 분들은 또 분석을 하기 시작했고 문제점들을 제시하며 실란하게 토론을 했다. 다음은 낙서처럼 그린 벽화가 화제를 일으킨 할아.. 2017. 5. 31.
송년회에서 들은 남편의 참 모습 깨달음 사무실에 도착한 시간은 아침 9시. 먼저 히터를 틀고 의자에 앉아 따끈한 녹차를 마셨다. 멍하니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 앉아 있는데 옆 건물에서 새소리가 들려왔다. 도심 속, 새소리가 낯설게만 느껴지는 건 남의 사무실이라는 것이 더해서였을 것이다. 직원들이 나오려면 아직 1시간이나 남았는데 난 일을 시작해야만했다. 먼저, 책장정리를 해야할 것 같아 샘플 책부터 옮기는데 어마어마할 정도로 무거웠다. 종류별로, 년도별로 나열을 하고 있을 때 남자 직원이 사무실에 들어오면서 날 보더니 살짝 놀래는 기색을 했다. [ .......................... ] 의례적인 인사를 나눈 뒤 다른 직원들의 행방을 물었더니 모두 현장에 나갔고 야마모토상은 호텔 신축건으로 교토에 내려간지 일주일이 되었고 오늘.. 2015. 12. 28.
남편 회사 여직원의 직장생활 깨달음 회사엔 38살의 여직원이 있다. 약 1년전부터 그녀를 그만 두게 하고 싶어했었다. 하지만, 나이도 있고 실력도 그렇게 뛰어나지 않아서 사표를 쓰게 하면 다음 일자리 찾기가 힘들거라고 짠해서도 그만 두란 소릴 못하겠다고 매번 내게 고민을 털어 놓았었다. 그럴 때마다 난 당신 맘이 불편하지 않는 선택을 하라고 했었다. 분명 짜르고 나면 마음이 안 좋을 거라는 걸 본인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기에 이제까지 말을 못하고 그냥 그 여직원을 넓은 아량으로 지켜주었다. 그런데 그녀가 어제 사퇴하겠다고 그랬단다. 좀 더 큰 회사에 취직이 되었으니 이번달에 나가겠다고,,, 근무 3년 6개월간 출근시간을 한 번도 지킨 적이 없고 거짓으로 현장으로 출근한다면서 출근을 하지 않은 일도 다반사. 몸이 약하다며 조기퇴근을.. 2015. 3. 28.
공과 사를 구별하는 인간 관계 긴쟈(銀座)에서 미팅이 있었다. 몇 년전만해도 월급날은 긴쟈에서 괜히 비싼 홍차와 함께 케익을 한 조각 먹으며 폼을 잡았던 날도 있었는데 언젠가부터 그런 행동들이 참 허세롭고 부끄럽게 느껴져 유명 커피숍 탐방을 그만 두었다. 미팅이 끝나는 시간과 맞춰 깨달음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러 온 곳은 오레시리즈의 중화요리(俺の揚子江)였다. 가게 입구에 만난 깨달음은 혼자가 아니였다. 직원 두 명이 날 보더니 꾸벅 인사를 했고 나도 가볍게 인사를 하고,,, 마침 저녁시간이고 이 근처 현장에 일이 있어 데리고 왔단다. 예약석이 두 명에서 네명으로 늘어나자 자리 배치하는데 약간 시간이 걸렸지만 우리들이 자리에 앉고 음식을 주문하는 동안 플룻과 피아노의 라이브가 시작되었다. 약 15분정도의 라이브이지만 생음악과 함께 식사.. 2015. 1.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