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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

황금연휴를 즐기는 남편만의 방식

by 일본의 케이 2018.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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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일본도 황금연휴기간이다. 

하지만 우린 꼼짝하지 않 집에서

청소하고 못다한 공부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그 이유는 이번달 말에 직원들과 싱가포르에 

가야하기 때문에 이번 연휴는 그냥 집에서 

쉬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깨달음은 여름 속옷들을 챙겼고 난 내방에서

뒹굴뒹굴 책을 읽었다. 

내 방 옷장에 겨울옷을 두고, 여름 옷을 

가져가느라 왔다갔다 하던 깨달음이

부러운 눈으로 날 쳐다봤다.

[ 왜? 아직도 많이 남았어? ]

[ 응,,지난번에 당신이 할 때 나도 해둘걸

이제서 하려니까 하기 싫어 죽겠어..]

[ 뭘 좀 도와줄까?]

거의 다 했어는 말을 남기고 깨달음은

다시 자기 방으로 사라졌다. 

이렇게 긴 연휴는 심적으로도 여유가 있어 좋다.

점심을 지난 시간까지 깨달음은 열심히

자기 방에서 무언가를 했고 난 난대로

내 시간을 즐겼다. 


오후 3시쯤 샤워를 하고 나온 깨달음이 

거실에서 옛날 사극드라마 [ 이산]을 보고 있었다.

[ 배 고팠어? ]

[ 응, 일하고 났더니 단 게 먹고 싶어서...]

 [ 저 드라마 본 거 아니야? ]

[ 그래도 재밌어...]


[ NHK에서 지금 한국 사극 한다는 데 당신 알아?]

[ 몰라,,]

[ 옹녀라는 드라마래..]

[ 옹녀? 옹녀는 좀 야한 건대, 제목이 맞아? ]

[ 응,,옹녀라고 했던가,,온뇨라고 했던가,,]

[  온녀??,,,,NHK에서 하기엔 좀,,,,,]

얼른 검색을 해봤더니 오쿠녀(オクニョ)라는 

드라마였고 한국 타이틀은 [옥중화]였다.

[ 옹녀가 아니고 오쿠녀네...]

[ 오쿠녀가 무슨 뜻이야? ]

[ 몰라,,,]

[ 지난번 모임에서 우리 동창들이 재밌다고 

그랬는데 지금 몇 화쯤 됐어? ]

[ 이번주가 5화인 것 같은데..]

[ 재방송 어디서 볼 수 있지? ]

[ 보고 싶어? 응,,]



그래서 각 사이트를 뒤져 1화를 무료시청 했는데

2화를 찾을 길이 없자 깨달음은 안달이 났다.

[ 00사이트에 등록해서 매달 얼마씩 내면

볼 수 있어..3화는 있는데 2화가 없어...]

[ 돈 내고 보긴 싫어...]

[ 그럼, 한국어 방송이라도 찾아 볼까? ]

[ 그건 일본어자막이 없잖아,,,]

[ 그렇게 보고 싶으면 그냥 한국어라도 보던지..]

[ 싫어.드라마는 대사가 가장 중요한데

못 알아들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잖아.

특히, 사극은 반전이 있고, 술수가 있어서

꼭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야 된단 말이야,..]

[ .............................. ]

다시 샅샅이 검색을 한 결과, 어렵사리 

무료사이트를 찾았는데 광고가 너무 많았고,

 더빙된 화면이 0.5초정도 늦은 상태였다.

[ 이거라도 볼거야? ]

[ 응,,]

[ 화질도 별로인데...]

[ 그래도 볼 거야,,내가 안 본 2,3.4화 다 있어?]

[ 응,,다 있어..]

내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천혜향을 예쁘게 까 놓고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까지 꺼내 

 드라마 감상 모드에 들어갔다.

[ 광고 너무 나온다...]

[ 괜찮아,,그래도 볼 거니까 말 시키지 마, 

지금 난, 너무 행복해~~]

[ 행복해? ]

[ 응,,휴일에 이렇게 아침부터 저녁까지

보고 싶은 드라마를 다 볼 수 있으니까 ]



배용준의 겨울연가를 시작으로 NHK에서

이병헌의 아름다운 날들, 올인, 첫사랑,

대장금, 해품은 달, 국희, 태왕사신기, 이산 등등

많은 드라마를 잇따라 위성방송과 지상파에서

방영했었는데 언젠가부터 NHK에서

 한류드라마를 중단 했었고 그 후부터 5개의 

민영방송 지상파에서 조금씩 한류

 드라마를 볼 수 있었다.

낮시간대에 주말드라마를 하는 것 같았는데

오랜만에 NHK에서 한류드라마를 다시 방영한 

것은 아마도 제 2의 한류바람이 불고 있음을

 인지해서인 듯했다.

깨달음은 한 번 이렇게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면

반은 넋을 잃고, 눈을 감으면 주인공들이

눈앞에 아른거려 잠이 안 온다고 했다.

또한 다음편이 보고 싶어서 예고편을 몇 번이나

 보고 줄거리를 읽어야만이 

속이 시원하다고 한다.

스토리 전개가 빠르고 감초역들의 장면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볼 수 있는 NHK는

 노커트판이여서 더더욱 재밌다고 한다. 



그렇게 연속 4화를 다 본 깨달음이

게슴츠레한 눈을 비비고 일어섰다.

[ 진짜 드라마는 너무 잘 만드는 거 같애..

한번 보면 중독 되서 빠져 나올 수가 없어..]

[ 당신이 유난히 좋아해서 그래..]

[ 아니야,,사극은 원래 아저씨들이  좋아해.

이 옥녀도 난 몰랐는데 친구가 말해준 거잖아.] 

 주인공들이 만날 듯, 못 만나고,

스치고 지나가는 인연, 하지만 운명처럼 다시 

만나는 남과여,,,부모가 죽거나 형제가 

죽어서 가슴에 한과 슬픔을 품고, 

우여곡절 속에서도 바르고, 굿굿이 성장하고

그 속에 유머가 있고, 사랑을 키우는

연출력이 정말 대단해...]

[ 알았어.... 얼른 자,,,]

[ 친구가 (주몽)드라마를 추천하던데

 내일은 그것도 찾아 줘, 오늘은 옥녀가

꿈에 나올 것 같애. 히히히]

[ .......................... ]

황금연휴가 끝날 때까지 깨달음은 보고 싶은

 사극을 최대한 볼 것이고 오늘밤 깨달음 

꿈 속엔 옥녀가 분명이 나올 것이다.

한국드라마를 보며 지내는 이번 연휴는

깨달음에게 역시 행복한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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