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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사람은 끼리끼리 살아간다

by 일본의 케이 2018.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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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을 다녀 온다던 그녀가 30분이 지나도

돌아오질 않았다.

코코아와 샌드위치가 서서히 식어가고 있었고

난 오늘 그녀를 만난 걸 후회했다.

 늘 있던 일이기에 그러러니 하면서도

첫 만남부터 힘들게 하더니 끝까지

 자기 하고 싶은대로 한다는 생각에

아무런 감정조차 생기지 않았다.

그래도 오늘이 마지막인게 다행이라 생각하며

식어버린 코코아를 천천히 마시기 시작했다.

역시 처음부터 아닌 사람은 아닌 것이라는

진리를 떠올리며...


누군가를 좋아하는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이성이 아닌 동성끼리도 그 사람의 말투가 좋고

그 사람의 행동이나 표현이 마음에 들기도 하고

그 사람과 음식 취향이 같아서도 좋고,

또 싫어하는 게 같아서라는 이유만으로  

그 사람이 가깝게 느껴지고 관심이 가기도 한다.

분명 나와 같은 공통분모를 갖고 있고

닮은 부분이 있어서 끌리게 되고 적당히 

기분좋은 감정이 느껴진다.

그 반대로 싫어하는 것도 아주 작은 것에서 온다.

약속시간에 매번 늦거나, 취미성향이 정반대거나

내가 흔히 쓰지 않은 단어나 언어구사를 해도

거부감이 들기도 하고 표현방식과 행동패턴이 

조금 다르면 괜한 이질감을 느낀다.  

그러다보니 주변에는 자신과 닮고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이게 된다.


옛 고사성어에 유유상종 [類類相從] 이라는

말이 있고 초록은 동색 [草綠同色]이라는

 동의어도 있다. 굳이 해석하지 않아도 끼리끼리

 모인다는 뜻으고 더 풀어보자면 주변 사람들을 

보면 그 사람의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일본에도 같은 뜻의 속담이 있다.

첫번째는 似者同士 (にたものどうし ) 

서로 닮은 것끼리 모인다는 뜻이고

두번째로 類は友を呼ぶ (るいはともをよぶ)를

 직역하면 비슷한 것은 친구를 부른다라는 뜻으로

같은 성향의 사람들이 모인다라는 의미이다.

 흰색은 흰색끼리, 빨강은 빨강끼리 다니면서

그래도 내가 너보다 좀 낫다고 착각하며

우린 살아가고 있다.


인간은 어느 누구나 나와 일상의 습관들이 닮은 사람,

나와 비슷한 생활패턴을 갖고 있는 사람,

나와 취향이 같은 사람을 선택하려고하고

선택 받고 싶어한다.

좋은 사람 주변에는 좋은 사람 뿐이고

나쁜 사람 주변에는 나쁜 사람 뿐인 게

아픈 현실이고 진실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괜찮은 사람,

좋은 사람이 되도록 그들의 좋은 습관과 말투

 성향을 자연스레 몸에 익히고 흡수해서

 나도 그들과 같은 동급이 되도록 

은연중에 노력도 한다.

 삶의 방식, 삶의 형태, 삶의 태도가

비슷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살고 싶은

본능적인 욕구가 우릴 움직이게 만든다.



나이를 먹으면서 난 사람들을 만나면 그 사람의

주변을 둘러보는 습관이 생겼다.

부모님과 어릴적 성장과정, 그리고 학창시절,

친구,선후배, 동료까지  어떤 환경에서 자랐으며 

어떤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는지 분석을 한다.

참 못된 버릇이지만 나도 모르게 직업병처럼

상대를 파악하게 되고 지금의 이 사람 모습이

 형성되기까지의 과정과 맞물리는 조건을 찾기

 위해 그의 과거와 현재를 세밀하게

 묻고 관찰하며 추측한다.

좀 더 솔직히 말하면 싫으면서도 내 감정을

 감추며까지 상대에 맞춰야하는 에너지낭비와

헛된 수고를 덜고 싶어서이다.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모여 일을 도모하면

시너지 효과가 나서 만족도가 높아진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선택하는 것은 바로 자신이다.

그 선택을 하기 전에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주변을 잠시 살피고, 조금은 자신을 냉철한

 눈으로 파악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비록 끼리끼리지만 함께 있으면 내 자신이 

성장할 수 있고 조금은 괜찮은 사람이 되고픈 

욕망을 생기게 만드는 사람들. .  

내가 자주 찾고 자주 만나는 사람이

바로 내 자신과 같다고 하니 내 스스로가

먼저 괜찮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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