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남편이기에 더욱 감사함을 느낄 때
깨달음은 매일 퇴근을 하면서 무언가를 사온다.결혼초에는 전혀 그런 걸 할 줄 몰랐는데결혼생활 2년 되던 해, 친정아빠가 돌아가셨고내가 우리 아빠를 그릴 때마다 했던 얘기를기억하고는, 그 뒤로 거의 매일 퇴근길에뭔가를 사들고 온다.처음엔 내가 안 먹는 것과 싫어하는 것도 구별하지 않고 무작정 아무거나 자기 기분이 내키는대로 사왔는데 요 몇년 사이엔 내가 좋아하는 것들만 골라 사와서 바로 자기 앞에서 맛있게 먹는 걸 보고 싶어한다.[ 좀 있다 먹으면 안돼? ][ 응,,그래..]그렇게 한시간쯤 지나면 먹어 보라고 또 권한다. 초밥은 물론 케잌, 크림빵, 찰밥, 닭꼬치, 튀김, 군고구마, 각종 과일등 어느날은 같은 걸 계속해서 사올 때도 있다.[ 어제도 먹었잖아,,이 케잌][ 너무 맛있게 먹어서 또 사왔지..]..
2018. 5. 16.
한국노래를 불러주며 깨달음이 울던 날
아침부터 기분이 좋은 깨달음은 비가 오는 것도 상관없이 스포츠 지무에 다녀오겠다며 까불었다.[ 다녀 와~]두시간이 흐르고 깨달음에게서 전화가 왔다.[ 밖에 비오니까 우리 부침개 같은 거먹어야하지 않아? ][ 알았어. 부침개 해줄게 ][ 아니,,집에서 말고 밖에서 먹자~거기 쿠시카츠(꼬치튀김)집으로 와, 먼저가 있을게]비가 내리는 날엔 한국에서 부침개를 먹는다고가르친게 잘못이라는 생각을 하며 난 옷을 주섬주섬 입었다.비도 오고,,귀찮았지만,,집을 나섰다. 내가 오기전에 호피(한국의 소맥)을 한 잔 마셨는지 얼굴이 달아올라 있었다.[ 역시,,,이런 날은 튀김이 최고야~~,운동하고 갈증났는데 이렇게 호피랑 같이 쿠시카츠를 먹으니까 정말..맛있다~한국도 지금 비온다고 하니까 부침개를 먹거나 전을 부치고 있겠지?..
2018. 4. 20.
결혼 기념일, 사랑과 돈에 관한 고찰
7년전, 3월 25일, 서로 퇴근하고 만나 우린야간 접수가 가능한 신주쿠 구약소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했고, 그 시간부터 부부가 되었다. 마흔이 넘도록 공부만 해오다 결혼을 결심하기까지 갈등이 없었다면 거짓이겠지만 이곳 일본에서 자리를 잡고 살 것 같으면 결혼을 하는게 안정적일 거라는 생각에서였다.그래서 혼인신고를 했고, 그 해10월에 결혼식을 올리고,,이렇게 8년을 맞이하게 되었다.신혼초에 자주 갔던 갓포요리집을 오랜만에( 割烹料理-고급일식 코스요리)찾았다.음식이 나오기 전, 깨달음이 결혼 기념일을 맞이해 편지를 쓰려고 했는데 시간이없었다고 하트로 대신한다며 까불었다. [ 바쁘다는 핑계로 너무 나태해진 거 아니야? ][ 아니야,,,][ 바쁜 건 좋은데,,엉렁뚱땅 넘어가려는 건별로 안 좋은 거야,,,알지? ..
2018. 3. 27.
한국에 가기 전날, 남편이 가장 먼저 한 일
저녁을 먹고 서로 각자의 짐정리를 시작했다. 아빠 기일에 맞춰 한국에 들어가야했기에 간단하게 몇가지 옷만 가져갈 요량이였다비록 단거리이지만 캐리어를 들고 광주까지움직여야한다는 게 이젠 피곤한 나이가 되어서인지 되도록이면 가볍게 짐을 꾸리려 하고 있다. 그렇게 짐을 챙기고 나와 보니 깨달음 가방이 거실에 누워있고 넣다가 중단한듯한 엄마 사탕과 정종,,그리고 세면도구,, 조용히 자기 의자에 앉아 있는 깨달음 모습이 가관이였다. [ 지금 뭐 해? ] [ 맛사지...] [ 짐 싸다 말고,,웬 맛사지? ] [ 얼굴이 너무 새카맣게 그을려서...] [ 짐 다 챙기고 하지...] [ 아니,피부관리가 먼저야,, 내일 한국 가는데.. 올해부터는 철저하게 얼굴 관리를 해야겠어 ] [ 왜, 갑자기..?] [ 젊어지고 싶어서..
2018. 2. 27.
남편이 한국에서 이루고 싶은 작은 꿈
어제는 깨달음이 먹고 싶다는 돌솥비빔밥을 준비해 동그랑땡과 된장국도 함께 보기 좋게 세팅을 했다. 너무 뜨거워서 깨달음이 돌솥집게를 잡고열심히 비비며 누룽지가 많이 만들어지도록 돌솥 안쪽면에 밥을 넓게 펴서 붙이는 작업을 계속했다. [ 역시, 비빔밥은 돌솥이야~, 진짜 맛있어 ][ 많이 먹어..][ 봐 봐, 누룽지가 아주 두껍게 잘 됐어 ~][ 나는 이에 끼여서 싫던데 당신은 좋아? ][ 응, 씹는 맛이 최고잖아~고소하고~]오도독,오도독, 누룽지 씹는 소리가 경쾌하게 들렸다. 그리고 오늘 저녁, 현관에서부터 종종걸음으로달려와서는 아주 밝은 미소로 내게 뭔가를 쭈욱 내밀었다.[ 뭐야? ][ 봐 봐, 꼬막이야, 꼬막~][ 왠 꼬막? 어디서 샀어? ][ 백화점에서 팔길래 사왔어? 나 잘했지? ][ 진짜네,,,..
2018. 1. 20.
남편이 한국식 아침밥을 원하는 이유
결혼을 하고 꼬박 7년동안, 깨달음은 내가 집을 비우지 않는 이상 아침밥을 먹고 출근을 한다. 결혼초부터 그랬고 내가 치료중일 때도 그리고 지금까지 새벽출장외에는 아침을 꼭 집에서 그것도 꼭 한국스타일로 먹기를 원했다. 지난 일주일, 깨달음의 아침 밥상은 대충 이렇다. 파김치, 우메보시, 멸치조림, 콩조림, 어묵볶음, 콩나물,된장국, 연어구이, 샐러드, 요구르트, 배즙. 파김치, 우메보시, 표고조림, 미역줄기, 곤약조림, 콩, 쥐포조림, 조기구이, 북어국, 셀러드 파김치, 쥐포조림, 어묵조림, 표고버섯조림, 우메보시, 참치조림, 콩나물국, 샐러드, 명란젓, 콩조림, 멸치조림, 우메보시, 어묵볶음, 애호박볶음, 정어리구이, 된장국, 샐러드, 명란구이, 멸치조림, 미역줄기, 고구마줄기나물, 곤약, 마늘장아찌..
2017. 12. 22.
남편을 변하게 만든 한국음식
배우 손강호를 너무 좋아하는 깨달음이 기다리고 기다리는 영화는[ 택시 운전사]이다.한국에서 상영되었던 시기, 일본 영화계에서도영화의 내용 뿐만 아니라 주인공송강호의 연기력과 그의 매력에 관한 기사가 영화매거진에 자주 올랐다. 그렇게 [ 택시 운전사]를 기다리던 깨달음이 [밀정]이라는 영화가 상영되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가자고 했고, 난 이미 비행기 안에서 봤지만 아무말 하지 않고 따라나섰다. 영화가 끝나고 내내 말이 없던 깨달음이게시판에 적힌 주인공들의 인터뷰를꼼꼼히 읽어내려갔다.[ 어땠어? ][ 역시,,송강호는 대단해.. 까불기도 잘하고 울기도 잘하고,,대사 없이도 몸짓과 표정으로 모든 걸 표현할 줄 아는 배우야,,,][ 영화 내용은 어땠어?][ 음,,,당신처럼 역시 한국 사람은 끈질긴 데가 있다는 걸..
2017. 1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