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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그녀의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by 일본의 케이 2016.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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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 ]

그녀가 나를 보고 손을 흔들었다.

애써 웃는 얼굴을 지어보였지만 얼굴색이 어두웠다.

적당히 주문을 하고 먹기 시작하면서

바로 본론에 들어갔다.

앞으로 어찌 할 것인지에 대해...

일본이 아닌 다른 곳으로 잠시 휴식을

취하러 갈거라고 했다.

길면 3개월, 짧으면 1달동안,,그냥 휴양처럼

머릿속을 정리하고 리셋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달 1월초, 나에게 하나씨(가명)가 남친을 소개했었는데

그 남친이 여러가지 문제가 느껴져서

내가 좋은 소릴 하지 않았는데

그런 문제들과 갈등에 종지부를 찍었다며

나를 다시 만나자고 한 것이다. 

(전편 글-그녀에게 찾아온 건 사랑이 아니다)

http://keijapan.tistory.com/800 ) 


 

 

남친으로부터 사업자금 1억원 얘기가 나온 이후,

먼저 나를 만났었고,  마지막으로

한국에 있는 아는 분에게 부탁해서

지금의 남친 과거?에 대해 자세한 조사를 의뢰했단다.

그렇게까지 한 이유는 헤어지기 위함이 아닌

자기가 가진 재산과 자기 인생을 걸고 싶다는

 마음이 많았기에 최종적으로 모든 걸 확인차

알아보고 싶었단다.

그렇게 알아본 결과, 그 남친은 아직 이혼처리가 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그리고 출신학교도 달랐단다.

그 사실을 알고, 먼저 지금 같이 살고 있는 집에서

나가달라는 부탁을 했고

서로에게 시간을 갖자고 했더니

순순히 그렇게 하겠다며 2주전에 집을 나갔는데

나간 뒤, 거의 이틀에 한 번꼴로 집에 찾아와

점점 험한 말들이 오고갔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의 마음을 굳힌건 아들이였단다.

남친의 과거?를 알고 난 후,

초등학교 2학년 아들과 얘기를 나누며

아저씨 어떻게 생각하냐고,,,물었단다.

처음엔 아무말 하지 않던 아들이 울더란다...

그냥 엄마랑 둘이 살면 안되냐면서,,,,,,,

아저씨가 싫은 건 아닌데 그냥 엄마랑 둘이서만 살고 싶다고,,,

그날 밤, 아이에게 미안해서 부등켜 안고

참 많이 울었단다.

그 얘길하는 하나씨가 울먹였다.

 

[ 언니,,,,,, 나 그 날 울면서

아들에게 미안해서 울기도 했지만

솔직히 그 남자와 헤어지는 것도 슬퍼서 울기도 했어...

참,,자상했었거든,,근데 돈 액수가 커지기 시작하면서

전남편처럼 거친 말들을 하고 그러더라,,,

난,,그게 너무 싫었거든,,...결국 이 남자도

전남편과 닮은 점이 많다는 생각도 들고,,,,

남자 보는 눈이 이렇게도 없는 자기 자신이 한심하기도 하고,,,

그래서 아주 많이 울었어...

언니,,내가 그 남자 많이 좋아한 건 사실이야..

그래서 힘이 되어주고 싶었거든,,,

근데,,,넘어야할 산이 이제야 보인 것 같애..

이젠 정신 차려야지...우리 아들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언니가 했던 말도 떠오르더라,,,

[ 내 동생 같았으면 때려 죽였을거라고 ] 했던 말이,,,

난 언니가 없지만 정말 친언니가 있으면

그렇게 얘기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

 

[ 언니,, 그리고 나 아까 오전에 부동산에 가서

집도 내놓고 왔어...잘했지?

그러고 나니까 마음이 훨씬 홀가분한 거 있지..

이제 모든 걸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

그 얘길 듣다가 나도 모르게 박수를 쳐 줬다.

잘 했다고, 아주 잘 했다고!!!

그녀가 그제서야 환하게 웃었다. 

[언니,, 우리 아들이 언니가 만들어 준 김밥 먹고 싶데..

하와이 갔다오면 한 번 만들어 줘..]

[ 그래,, 입빠이 만들어 줄게 ]

가게를 나와 손을 흔들며 전철역으로 향하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며 난 가슴 한 켠이 찡해왔다.

여러모로 모진 마음을 먹기까지 힘들었을 거라는 생각에..

남편과 이혼하고 오랜시간 빈 자리에 찾아온 사랑이

온전하지는 않았지만 여자로서 제 2의 인생을 꿈꾸게 하는

 희망과 달콤함이 있었기에

그녀의 눈물이 뜨거웠음을 느꼈기 때문이다.

아이를 위해, 그리고 자기 자신을 다시

다잡으려는 강한 의지와 결단이 너무 예뻤다.

난,, 하나씨가 그냥 좋았다.

같은 동성이여도 괜히 좋은 사람,

괜히 정이 가는 사람이 있듯이 난 하나씨가 그랬다.

우리 여동생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

그래서 모진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실은, 1월초 남친을 내게 보여줬던 날,

그녀와 헤어지고 내가 해 줄수 있는 무엇인지 생각하다가

솔직한 내 심정을 편지로 적어 보냈었다.

아무튼, 하나씨의 선택에 난 크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리고 진짜 잘했다고, 괜찮다고,

 앞으로도 잘 될거니까 걱정말라는 말과 함께

그녀를 앞으로도 계속해서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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