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맛집7

나이가 사람을 변하게 만든다 금요일부터 이곳은 연휴였다. 깨달음은 거의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은 채 일에 몰두했다가 저녁을 먹고 나면 혼자 넷플릭스를 보고 잠이 들었고 나는 나대로 토요일엔 약속이 있어 잠깐 나갔다가 온 게 전부였다. 오늘도 여전히 낮기온은 25도를 유지하고 있는데 비가 올 것처럼 꾸무럭거리기도 하고 반짝 해가 비치는 늦은 오후, 우린 산책을 나왔다. 오다이바는 요사코이(夜さ来い) 마쯔리로 음악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포장마차에서 품어내는 음식 냄새로 축제분위기였다. 낮은 더워서인지 아이들이 첨벙거리며 놀고 있는 곳에 깨달음이 수제비 뜨기를 하는데 옛 실력이 나오지 않는다며 두 번 하고 그만뒀다. 나 혼자 산책으로 나올 때마다 앉아서 명상을 했던 곳에 오늘은 깨달음이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쉬었다. [ 생맥주 한 잔 .. 2023. 11. 7.
9월엔 한국에 갈 수 있을까.. 밸런타인데이였던 지난 14일, 초콜릿도 선물도 없이 그냥 지나쳤다. 매년 작은 초롤릿이나 초코케이크로 기념했던 것 같은데 해가 갈수록, 아니 나이를 먹을수록 이젠 우리처럼 노년을 향해가는 부부들에겐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기념일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깨달음이 출근을 하려다가 문득 생각이 났는지 왜 올 해는 초콜릿을 안 주냐고 그래서 젊은 층에는 의미 있는 날이겠지만 우리는 해당되지 않는 것 같아서라고 했더니 자기는 받아야겠단다. [ 알았어. 무슨 맛 초콜릿으로 사줄까? 위스키가 들어있는 거? 아님 블랙 초코? ] [ 아니, 그냥 나 밥 사 줘..] 초코에서 밥으로 왜 넘어갔는지 모르겠지만 너무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밥을 사달라는 깨달음의 말투에 나도 모르게 알겠다고 했다. 4시에 조기 퇴근을 할 예정이니.. 2021. 2. 19.
남편이 한국에서 행복한 이유 내가 샤워를 하고 나오는 동안에도 깨달음은어디를 갈 것인지, 뭘 먹을 것인지 핸드폰에입력을 하고 있었다. 오후에 가야할 친구 딸의 결혼식까지 여유가 있으니 잠깐이라도 서울을 둘러보자며 호텔을 나왔다. 아침은 북엇국을 먹을 거라고 해서가게를 찾아가는 중에 깨달음이 갑자기 맛있게 보인다며 들어간 곳은 뼈다귀해장국집이였다.원래 깨달음은 먹고 싶은 게 있다가도 눈 앞에 있는 음식의 유혹을 못 참고바로 메뉴변경을 하는 버릇이 있기에난 그냥 그러러니 했다.한국 오기전, 서울에서 꼭 먹을 거라 음식목록을 적을 때도 난 적힌대로 먹지 않을 거라고진작에 알고 있었다. 먹고자 했던 것보다 눈 앞에 탐스럽게 보이는음식이나 냄새의 유혹에 빠져 항상 생각지도 않았던 음식을 먹는게 깨달음 스타일이다.내가 메뉴판을 보고 있는데 뭐.. 2018. 11. 17.
한국의 맛집에 대한 남편의 솔직한 생각 [ 그렇게 맛있어? ][ 응, 지난번 한국에서 제대로 못먹어서,.달인에 소개된 집이여서 믿고 갔는데 기대와 달랐잖아..][ 그러긴 했지.....] 한국에서 동생네와 방송에 나온 유명한 중화요리집에 갔는데 우리 입맛뿐만 아니라, 동생네도 맛집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다는 평가를 했었다. 그래서 이렇게 코리아타운의 짜장면집을 다시 찾아 온 것이다. [ 여기는 일본인데도 이렇게 맛있잖아..한국보다 훨씬 맛있어,,.그래도 달인프로에서소개되는 곳은 괜찮을거라 믿었는데...12월달에 동대문시장에서 먹었던 것은 진짜맛있었는데,,역시,TV를 너무 믿으면 안되나 봐 ][ 우리 입맛에는 안 맞았을지 몰라도 그곳을 평가했던 일류요리사들에겐 무언가 괜찮은 점이 있었겠지,,,그리고 그렇게 이상하진 않았어..다른 요리는 맛있었잖아... 2018. 3. 14.
한국이라는 나라가 남편에게 주는 의미 조카 결혼식을 마친, 다음날 깨달음과 함께 시내로 나가기 위해 지하철 역으로 향했다. [ 당신, 여기 일본어 있으니까 한 번 해 봐 ] [ 당신한테 교통카드 있잖아, 그거 사용하면 되지 않아? ] [ 있는데, 혼자 지하철 표를 구입할 수 있는지 한 번 해 보라는 거야 ] [ 할 수 있어. 봐 봐, 종로 5가 누르면 되고,, 돈 넣고,내리는 역에서 돈 500원 환불 받으면 되는 거잖아,, ] 일본어가 있어서인지 막힘이 없었다. 구세군의 종소리에 기분좋게 돈도 넣고 콧노래를 부르는 깨달음. [ 왜 돈 넣었어? ] [ 연말이잖아,일본은 좀 더 냄비같이 생겼는데 한국은 형태가 심플하네,,] [ 당신은 안 추워? ] [ 추워. 근데 이게 한국의 겨울이잖아, 나는 정신이 바짝 들어서 좋아 ] 비도 오고 추운 날씨여.. 2017. 12. 30.
현지인만 간다는 하코다테 이자카야 삿포로에 도착한 우린 각자 짐을 챙겨다른 전철역으로 향했다.깨달음은 새로 신축할 호텔부지 확인과 미팅이있어 가야했고 나는 그 시간동안쇼핑을 하기 위해 헤어진 것이다.도쿄, 오사카, 교토의 호텔건축이 무사히끝나고 이번에는 홋카이도, 삿포로에새로운 비지니스 호텔을 지어야했다.깨달음은 일 때문이지만 나는여름휴가를 겸해서 같이 오게 된 것이다. 그렇게 서로 헤어져 3시간정도 각자 볼 일을보고 난 후 다시 합류한 우리는 호텔에서저녁 식사를 하고 온천을 즐겼다.다음날, 특급을 타고 하코다테에 도착,깨달음이 이곳에서 사는 대학동창에게 미리 전화를 했다.다양한 사케(일본 정종)와 안주거리가 괜찮은 이자카야를 추전해 주라는 내용이였다. 하코다테 시내를 돌아보고 해질무렵쯤로프웨이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위스키를 한 잔씩 마시.. 2017. 7. 25.
맛집을 구별하는 남편만의 방법 이사를 하고 각 방에 짐들을 넣어두었지만 아직도 열지 못한 박스가 그대로인 상태로 일상이 시작되었다. 서로 시간이 없는 것도 있고, 물건들의 제자리를 아직 못 찾은 것도 있고,,,,, 어제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거의 비어 있는 있는 냉장고와 비상식들에서 반찬거리를 찾고 있는데 깨달음이 안방에서 TV를 들고 와서는 거실 모퉁이에 어정쩡하게 놓고서는 얼른 체널을 돌렸다. 한국 드라마 [대풍수]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았다. [ 동이]가 끝날 무렵, [대풍수]예고편을 했을 때 왕으로 나오는 지진희가 또 출연하는 걸 보고 무조건 재미있을 거라고 기대를 했던 드라마였다. 거실 TV는 장식대가 아직 오지 않아 설치를 못한 것도 있고 굳이 빨리 TV를 연결해서 봐야할 이유도 없어서 그냥 방치해 둔 상태였는데 .. 2015. 5.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