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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국제커플, 좀 더 나은 결혼생활을 위해.

by 일본의 케이 2014.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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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파마하고 오던 그날 깨달음이 내 머리를 쳐다보던 그 눈빛으로

주치의도 내 머리를 유심히 쳐다보셨다.

[ 이제 머리 안 빠지시죠?]

[ 네 ]

[ 다행입니다, 이제 잘 먹고 잘 기르시기만 하면 됩니다, 아주 보기 좋은데요]

[ 네,, 감사합니다 ]

3개월만에 주치의도 환한 얼굴을 보여주셨다.

다음달 예약을 입력하시다가 다시 한 번 내 얼굴을 힐끔 보시더니

아직도 재발하면 어쩌나하는 걱정어린 눈빛이 보인다고 말씀을 시작하셨다. 

 

1, 나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갖을 것.

확신을 가진 환자들은 약의 효과도, 치료효과도 2배로 높다. 

2. 부작용이나 재발을 두려워하지 말 것.

신체적인 변화가 생긴다거나,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은

어느 환자에게도 나타나는 증상이고

 빠진 머리카락, 변화된 신체도 6개월이 지나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오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  

3. 열심히 잘 먹을 것.

몸에 퍼진 나쁜 세포들이 많은 영양분을 빼앗아 가버렸으니

지금은 원기보충을 해야할 때이니 몸에 좋은 것, 입이 즐거워하는 것들을 찾아 먹어야 한다.

4. 지금 현재를 감사할 것.
지나간 시간을 후회하지도 말고 앞으로 다가올 상황도 막연한 불안해 하지 말고
이 순간을 즐기며
지금의 나를, 주위의 모든 것들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라.

선생님에 말씀을 들고 있으면서 잠시 목사님이 설교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감사하다고 그렇게 하겠다고 예약표를 받아 들고 원장실을 나왔더니

깨달음은 마침 회사 직원과 통화중이였다.

 

병원을 나와 우린 차를 한 잔 했다.

아까 병원에서 주치의가 하는 얘기 다 들었다면서

 잘 먹으면 아무런 걱정 없다고 서로 잘 챙겨 먹자는 얘길 나누다가

내년 우리 부부의 목표? 생활자세? 그런 얘기가 시작되었다.

오늘부터 이곳은 신정연휴에 들어간다.

며칠 남지 않은 올해를 정리하고 내년엔 우리 부부가 어떻게 잘 살 것인가에 관한 대화였다.

지금처럼 살면 될 것 같지만,,,,,서로에게 좀 더 나은 한 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들은 무엇인지 생각해 보기로 했다.

늘 같은 일로 싸우고, 늘 같은 일로 화를 내고 있음을 우리 서로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내년에는 같은 문제에 부딪힐 때 어떤식의 해결이 가장 현명한지 찾고 싶어서였다.

한참을 둘이 말이 없었다.

[ ....................... ]

그러다가 서로의 생각들을 정리해 보았다.

 과거에 불만스러웠던 일을 끄집어 내지 말자.

 상대가 바뀌기를 기대하지 말자.

상대의 성격적 결함으로 돌리지 말자.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 바라지 말자.

자신이 요구하는 대로 상대가 따라주길 강요하지 말자 등등이였다.

 

우린 서로 결혼이 늦여서인지, 특히 내가 유난히 공동생활을 적응하지 못하고 있어

아주 작은 것에도 신경을 쓰고 애민해 하는 게 많다.

서로 살아온 방식이 다르고 습관이 다르다는 걸 알면서도

예를 들면 수건이 겹쳐 있는 것, 셔츠를 뒤집어 놓는 것,

리모콘들이 제자리에 나란히 없는 것등등  

이런 사소한 것들을 난 아직도 신경 쓰고 짜증을 낼 때가 있다.

그러다보니 똑같은 말을 10번 20번 하게 되고,,, 말다툼이 되고,,,,

원래부터 내 물건 만지는 것도 싫어하는 사람이였던 내가

누군가와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산다는 게 벅찬 일이였지만

그래도 결혼을 하면 나아질 거라 생각했는데 시간이 가도 익숙해지질 않아서 문제이다.

살아가는데 아무런 불편함을 주는 것도 아닌 것인데...난 아직까지도 극복을 못하고 있다.

그래서 상대를 더 힘들게 할 때가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좀처럼 고쳐지지 않는다.

그러다가 다시 사랑, 연애, 결혼, 부모,,,,뭐 그런 얘기들을 또 나누다

마지막엔 아까 주치의 말씀을 다시 되풀이했다.

 매 순간, 그리고 지금 현재를 서로에게 감사하며 살아가면

그 어떤 트러블도 문제화 되지 않을 것 같다고

어쩌면 우리 서로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부족한지 모른다고,,,

그러니 먼저 마음으로부터 상대에게 감사함을 더 많이 갖도록 노력하자고

얘길 마무리했다. 며칠 후면 2014년도 지나간다.

내년에는 좀 더 괜찮은 부부로, 좀 더 나은 결혼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남편, 아내로써의 기본자세를 다잡는 시간이였다.

뭐든지 감사하는 마음이 우선이다. 지금 이 시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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