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내 이름으로 배달된 소포.
영문도 모른채 내용물을 받아 열어 봤다.
주문자가 깨달음이였고 힐링 음악 씨디 셋트였다.
클래식도 있고, 올드 팝도 있고, 전통팝도 있고,,,,
갑자기 무슨 씨디냐고 물었더니 내가 요즘 힐링이 필요할 것 같아 주문했단다.
왠 힐링? 무슨 뜻이냐고 그랬더니
좀 머뭇거리다가 요즘 내가 약물치료를 시작한 탓인지 좀 삭막해진 것 같아서
머릿속에 윤활유가 필요한 것 같아서 샀단다.
[ ......................... ]
그러고 보면 식욕도 없어졌고, 계속되는 두통으로 말수도 더 줄었다.
6개월간의 치료면 끝이 나지만 솔직히 힘든 건 사실이다.
내가 그렇게 표나게 힘들어하더냐고 물었더니
특별히 변한 건 없는데 요즘들어 가끔 내 눈빛이 외롭게 보였단다.
아무말 없이 작품에만 열중하는 모습도 좀 안스러웠다고,,,
병은 마음에서부터 온다는 말이 있듯이 그냥 편하게 생각하란다.
약물에 의한 치료도 중요하지만 자연치유력을 높이려면 릴렉스한 기분을 가지란다.
맘이 불편한 건 아니었다고 그냥,,,힘이 나질 않았다고 그랬더니 갑자기 한국갈까란다.
자기가 오늘 회사에서 봐 둔 상품이 있다고 3만엔(한화 약30만원)에 호텔까지 포함 됐다고
휭~가서 맛있는 거 먹고 오면 힘이 분명히 날거라고 한 번 생각해 보란다.
[ ......................... ]
입맛도 없으니까 가서 한국음식 먹고 오면 입맛도 살고
한국공기 맡으면 생기가 돌아올 거라면서 어떠냐고 자꾸 묻는다.
당신이 가고 싶어 병 난 것 아니냐고 째려봤더니
모든 건, 아픈 당신을 위해서라고 자기는 절대로 가고 싶어서가 아니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이 남자,,,씨디를 사오고 힐링이 어쩌고 그러더니 결국, 한국 가고 싶어서 였다.
진정한 힐링이 필요한 건 이 사람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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