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DNA 검사결과가 나왔다.
(날 울게 만든 깨서방의 노후 대책 http://keisuk.tistory.com/373)
깨달음과 함께 알츠하이머 검사를 했던 그 결과 보고서이다.
보고서를 열기 전에 둘이서 심호흡을 한 번씩 했다.
각자 서로의 조사결과를 읽어 보는 시간,,,,
전문용어들이 있어서인지 이해하는데 시간이 좀 걸렸지만 결론은 확실했다.
깨달음이 내 결과 보고서를 힐긋힐긋 쳐다보길래 보라고 주었더니,,,,, 아무말이 없다.
[ .......................]
3종류의 유전자 검사 결과
난 치매를 유발하는 인자를 2개나 가지고 있었고
치매에 걸릴 확률이 40 %이상이였다.
깨달음은 유발 인자가 하나도 없었고 발병률도 10%미만이였다.
우리 아빠를 포함, 친가쪽에 치매가 많아 유전적으로 분명 문제가 있을꺼라 어느 정도 예상은 했는데
결과를 막상 눈으로 확인하니 암담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결과 보고서를 천천히 다시 훑터 보고 있었더니
괜찮다고 자기한테 전부 맡기라고, 자기가 다 해 주겠단다.
그리고 치매가 발병할 가능성이 높은 유전자는 갖고 있지만 지금부터
치매예방 생활을 하면 되지 않겠냐고 암도 아닌데 뭘 걱정하냐고 그런다.
[ ....................... ]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날 향해 다시 말을 건다.
지금 치매에 걸린 것도 아니고, 발병 가능성이 좀 있는 것 뿐이라고
먼저 치매 전문 병원에 가서 예방방법으로 뭐가 좋은지 조언을 듣고
그에 따른 프로그램이 있는지도 알아보잔다.
깨달음 목소리가 분명 들렸지만 내 머릿속은
우리 아빠,그리고 고모, 할머니가 치매 걸렸을 때 모습들이 계속해서 스쳤다.
멍해 있는 내 곁으로 다가오더니
[ 슬퍼하지마,,, 내가 다 해 줄게 ]라며
자기가 있으니까 걱정말라고, 절대로 혼자 있게 안 할꺼라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 .................... ]
목구멍까지 올라온 눈물을 삼키고 일부러 밝게 대답했다.
아직 걸린 게 아니니까 무슨 예방책이 있는지 찾아 보자고,
발병이 늦춰지도록 음식이든, 운동이든 뭐든 노력하겠다고 그랬더니
한국말로[ 괜찮아요,,, 나, 있어요 ]란다.
근데,, 내 눈이 어른거린 탓인지 그렇게 말하는 깨달음 눈이 슬퍼 보였다.
깨달음을 위해서라도 치매에 걸리지 말아야 될텐데.....
편지를 써야할 것 같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전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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