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에 담긴 집들이 선물을 보고,,
소포가 도착했다. 보낸 분 성함을 보고 금세 알 수 있었다. 깨달음이 누구냐고 묻길래 블로그 이웃님이라고 말하고 잠시 소포를 열지 못했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보내드렸던 소포가 받은 분들께 부담을 드린 게 아닌가 싶어 솔직히 마음이 착찹했다. 그냥 멍하니 있었더니 깨달음이 자기가 열어도 되겠냐고 말하는 동시에 바로 열었다. 소포를 능숙한 솜씨로 열어 바로 양손에 든 게 화장지와 성냥이였다. 이사 집들이로 보내신 것 같다며 진짜 한국은 이렇게 집들이 선물을 전달하는 전통이 남아 있는 게 분명한 것 같다면서 한국다운 포근함이 팍팍 느껴진다면서 나머지 하나 비누를 찾았다. 편지지 3장에 예쁜 글씨로 적힌 편지,,,, 과자와 함께 들어 있는 성냥, 두루말이, 화장지, 비누, 쥐포, 악세사리, 맛사지팩, ..
2015. 7. 17.
장모님이 오래 계셨으면 하는 진짜 이유
엄마가 소포를 보내셨다. 지난주 갑자기 일본에 오시느라 못가져 온 것도 있고 깨달음에게 신세진 게 미안해서 보내셨단다. 양파즙, 배즙, 포도즙, 들깨가루, 렌틸콩, 보리차까지..... 이번에는 도라지를 반이상 넣어 짠 배즙이란다. 깨서방 기침에 잘 들을 거라시며 날마다 빠트리지 말고 챙겨주라며 빈틈에 과자도 넣어 보내셨단다. [ 오머니~, 잘 먹겠습니다] [오머니, 일본에 놀러 오세요, 또 만나요~] [ 아니여~ 인자 안갈라네,, 깨서방이 너무 신경을 썼싼께 미안해서 죽것드만~] [ 아니에요, 또 만나요~] 깨달음이 전화기를 나에게 넘겼다. [ 이사 언제 한다고?] [ 5월말이나 6월 초에쯤 할 것 같애~] [ 늦네,,, 그 쪽에서 집을 늦게 비워준갑네~] [ 응,,,그 쪽 사정이 있어서 그냥 그렇게 하..
2015. 4. 6.
해외생활을 버티게 해주는 한국음식들
언니가 소포를 보내왔다. 우리가 이번 주에 한국에 들어가도 일본으로 가져올 물건들이 많기에 미리 보내는게 낫지 않겠냐는 언니의 조언으로 이렇게 한국에 가기도 전인데 소포를 보내주었다. 동치미, 파김치,조기, 육포, 문어다리, 쥐포, 낙지젓갈, 곶감까지,,, 내가 먹고 싶다고 했던 동치미와 파김치, 그리고 깨달음 몫으로 건어물도 함께 보내 주었다. 때마침, 깨달음 퇴근 시간이 곧 다가와서 소포 내용물을 그대로 펼쳐 두었다. 퇴근하고 돌아 온 깨달음이 이 소포를 보고 뭘 할 것인지 알고 있기에... 아니나 다를까 집에 들어오자마자 싱글벙글 신문을 깔고 자기 입맛에 맞춰 문어다리를 자르길래 너무 길다고 그랬더니 이건 내 것이니까 자기 맘대로 할 거라고 가끔 긴 채로 구워 먹으면 맛있으니까 내버려 두란다. [ ..
2015. 2. 18.
인삼즙을 앞에 두고,,,삶과 죽음
지난 일요일 엄마에게서 소포가 왔다. 추운데 또 뭔가를 바리바리 싸서 보내셨다. 2월달, 아빠 기일 때 가니까 아무것도 필요없다 말씀 드렸는데도,,, 멀리 계셔도 마치 내 살림을 다 알고 계신듯 필요한 것들만 보내주셨다. 배즙, 감기약, 마른 미역, 쥐포, 고추가루, 된장, 풋고추, 인삼즙, 태현이가 두고 간 셀카봉,,,, 만들어 놓은 인삼즙이 떨어져가고 있는 걸 어찌 아셨을까,,, 바로 인삼을 씻어 털어 말렸다. 그렇게 3일을 말린 오늘, 대추와 함께 인삼을 2시간쯤 달이고 있는데 퇴근하고 돌아온 깨달음이 킁킁 냄새를 맡더니 냄새만으로도 힘이 쏟는 것 같단다. 식사를 끝내고 따끈하게 달여진 인삼즙을 한 잔 권했더니 뜨겁다며 구체적으로 인삼이 어디에 좋은지 좀 검색을 해보겠단다.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해주..
2015. 1. 7.
시어머니의 마음을 받았습니다
어제 온 소포를 오늘 오후에서야 받아 보았다. 특별히 바쁜 것도 없는데 이렇게 하루가 빠르게 지나간다. 우리 시어머니 성함이 적혀 있는 두개의 박스,,, 한 박스엔 세제, 바스타올, 타올세트, 화장티슈, 장식품이 들어있고 다른 박스엔 울모포, 침대시트, 덮개이불이 들어 있다. 근데 왜 침구류를 보내셨을까,,,,, 어머님 집에서 묵었던 마지막 날, 2층에서 우리가 옷정리 한다고 했을 때 올라오셔서 당신이 정리하고 싶은 건 해두겠다고 장농 깊숙히 넣어 둔 박스들을 꺼내셨었다. 그걸 보고 있던 깨달음이 새박스들은 그냥 내버려두고 기모노와 아버님 젊었을 때 입었던 옷들을 정리하시라고 한마디 했었다. 그래도 묵묵히, 뭔가를 꺼내 뚜껑을 닫았다, 덮었다 하셨었다. 그 상자들을 그대로 내게 보내신 것이다. 상자가 있..
2014. 11. 6.
한국에서 온 소포로 추석을 준비하다
추석을 앞 둔 오늘, 한국에서 소포가 도착했다. 엄마가 보내신 소포였다. 소포를 열자, 엄마집 냄새가 난다. 묵은 김치, 무우 장아찌, 포도즙, 애호박, 둥근호박, 깨죽가루가 들어있다. 내가 먹고 싶다고 했던 것들, 이곳에서 좀처럼 찾기 힘들 것들을 위주로 보내셨다. 퇴근하고 돌아 온 깨달음이 한국에서 그것도 전라도 광주에서 온 호박이라고 귀한 것이니 아껴서 먹자며 한국어 메모지를 꺼내더니 엄마한테 바로 전화를 한다. [ 오머니, 식사 하셨어요? 포도 쥬스 감사합니다 ] [ 아이고,,, 이번에 급하게 보내느라고 짜잔한 것만 보내서 미안하네,,, ] [ 오머니, 추석에 못 가서 죄송해요] [ 아니여~~바쁜 사람이 맨날 오것는가, 글고 깨서방이 고생하네,,, 케이가 아프다고 자네한테 신경도 못 쓰고 그럴 것..
2014. 9. 6.
이게 한국으로 보내는 제 마음입니다
[ 잘 있지? 왠 소포를 또 보냈어? 올 초에도 보내 줬잖아,,, 맨날 받기만 하고 미안해 죽겠어~~] [ 소포 보내는 건 내 취미니까 말리지 마~~술이랑 그릇은 안 깨졌어? ] [ 응, 아무 이상 없어~ 접시 디자인이 진짜 괜찮더라~] [응, 다행이다, 술은 차갑게 해서 한 잔씩 마셔~ 여자들이 마시기 좋은 정종이여서 괜찮을 거야~] [그래, 고마워~잘 마실 게,,,근데 이제 소포 그만 보내고 한국에 한 번 들어 와~ 얼굴 한 번 보여주라~] [응,,,, 여름 휴가 때나 한 번 가도록 할게~] 고등학교 동창과의 통화 내용이다. 언제부터인지 기억이 잘 나질 않지만 한국의 가족들 그리고 친구, 후배들에게 소포를 보내는 게 습관이 되버렸다. 특별한 날을 위한 선물이 아닌, 그냥 평상시 소포 받으면 좋아할 거..
2014. 6. 7.
사람의 아픔을 알아가며 살아가는 것
오키나와 여행을 함께 했던 후배에게서 소포가 도착했다. 깨달음이 부탁한 과자들이 부피가 커서 가져오지 않고 소포로 부치겠다던 것들을 한국에 도착하자 바로 보내 온 것이다. 한국과자랑 라면들, 마른 고추, 고춧가루, 옥수수차, 그리고 호박 고구마.. 바쁜 것 아니니까 천천히, 천천히 보내라고 몇 번을 얘기했건만 그녀답게 역시 바로 보냈다. 난 이 후배에게 늘 머리가 숙여진다. 나하고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후배이다. 얌전하고, 신중하고, 차분하고,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면을 가지고 있는 착실과장이라는 별명이 딱 맞는 후배이다. 우리집에선 이 후배가 홍 회장님으로 통한다. 2년 전, 아빠 장례식 때 카운터에서 조의금을 정리하던 오빠가 형부들에게 홍00란 분을 아시냐고 형님들 거래처 사장님 아니냐고 묻..
2014.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