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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

사람의 아픔을 알아가며 살아가는 것

by 일본의 케이 2014. 4.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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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 여행을 함께 했던 후배에게서 소포가 도착했다.

 깨달음이 부탁한 과자들이 부피가 커서 가져오지 않고

소포로 부치겠다던 것들을 한국에 도착하자 바로 보내 온 것이다.


 

한국과자랑 라면들, 마른 고추, 고춧가루, 옥수수차, 그리고 호박 고구마..

바쁜 것 아니니까 천천히, 천천히 보내라고 몇 번을 얘기했건만

그녀답게 역시 바로 보냈다.

 

난 이 후배에게 늘 머리가 숙여진다.

나하고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후배이다.

얌전하고, 신중하고, 차분하고, 여성스럽고, 부드러운 면을 가지고 있는

착실과장이라는 별명이 딱 맞는 후배이다.

 

우리집에선 이 후배가 홍 회장님으로 통한다.

2년 전, 아빠 장례식 때 카운터에서 조의금을 정리하던 오빠가 형부들에게 홍00란 분을 아시냐고

형님들 거래처 사장님 아니냐고 묻고 다녔다.

옆에서 듣다가 내 후배라고 그랬더니, 진짜 후배 맞냐면서 조의금 잘못 넣은 것 같다고

너무 액수가 크니까 후배한테 연락을 하라고 한바탕 가족들이 소란스러웠다.

모 그룹 회장보다 더 많이 넣었다고 개인에게 이렇게 많이 조의금을 받아선 안된다고

  서울로 막 출발해 버린 후배에게 전화해서 어서 유턴해서 오라그래라고

엄마도 오빠도 언니들도 난리였다.

[ ..................... ]

그 친구가 그냥 그렇게 하고 싶어서 했을 거라고,,,,

말려도 안 되는 후배니까,,,,, 우선 장례식 끝나고 내가 얘길 하겠다고 진정을 시켰다.

 

유학생 시절, 서로 궁핍하고 힘들었을 때 만났던 그녀,,, 이 후배는 늘 이랬다. 

난 후배에게 너무 한 게 없어 미안하고 부끄러울 때가 많다.

사람의 아픔을 알고, 사람의 상처를 덮어 줄줄 아는 후배...

굳이 말하지 않고, 굳이 이해하려 하지 않아도 상대를 읽어가는 그녀를 닮고 싶다.

홍 회장!  고맙고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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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둡고, 추운 곳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을 학생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집니다.

무사하길 간절히, 간절히 바라는 하루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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