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해외생활을 하고 있지만 한국에 자주 들어가는 편이라 생각한다.
결혼 전엔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터울이 있었지만
결혼을 한 후로는 깨달음과 1년에 1번 이상은 갔던 것 같은데 갈 때마다 늘 낯설은 시선을 느끼곤 했다.
엄마랑 갔던 고깃집에서 일이다.
[ 저기, 여기 맥주 한 병 주세요]
[뭐요?]
[예? 아, 맥주 한 병 주시라고 그랬는데..]
[긍께, 뭐냐고요?]
[응,, 맥주요,,병맥주,,,,한 병]
[아니,,, 긍께 뭔 맥주를 주냐고요? 카스여? 하이트여?]
[ 예? ...............카스요...]
아줌마가 날 천천히 보시더니 [한국사람 아니여?]라고 물으셨다.
난 아줌마가 뭘 물어보시는지 전혀 몰랐다.
(퍼 온 이미지)
1. 약 10년 넘게 타보지 않았던 한국 시내버스를 탔다가 2정거장 지나 바로 내렸다.
뒤에 정차 된 택시를 탔더니 택시 기사분이 왜 버스에서 내렸냐고 물으셨다.
너무 운전을 거칠게 하셔서 좀 무서웠다고 그랬더니
[ 한국사람 아니세요?]라고 내 얼굴을 빤히 쳐다보셨다.
2. 서점에선 책을 들고 카운터 앞에 서 있었다.
난 줄을 서고 있었는데 내 위치가 어정쩡했는지 뒤에 분들이 계속해서 먼저 계산을 하셨다.
어디가 줄인지 파악 못함....
3. 어딜가나 계산대에서 현금영수증 필요하시냐고 묻는데 그게 뭔지,,,
그냥 뭐 물어 보시면 무조건 괜찮다고 대답함...
4. 대형슈퍼 시식코너에서 맛을 보려고 이쑤시게를 들고
먹어봐도 되냐고 물었더니 중국말로 내게 말을 걸으셨다.
[ ........................ ]
내 한국말이 어눌했을까??
이런 날 보고 우리 엄마가 한 말씀 하셨다.
너를 모르는 사람들이 니가 외국인 며느리인 줄 알더라고 그래서 내가
내 딸이라고 설명하고 다닌다고,,,
[ ........................ ]
내 행동이 그렇게 이상했을까,,,
서울 한복판에서 길치인 내가 길을 못찾고 건물 속을 헤매고 있는 날 보고
깨달음조차도 [당신 한국사람 맞냐고?] 자기보다 더 모른다고 핀잔을 준 적이 있었다.
내가 이렇게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사람이 아니였는데...
변화하는 한국사회에 따라가질 못하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사람은 환경의 동물이기에 이곳에서의 생활이 길어지면 길어질 수록 나도 모르게 일본 사회의 룰과 메뉴얼이 몸에 베인 모양이다. 좀 씁쓸하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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