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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커플들 이야기

자연으로 돌아가는 연습을 하며

by 일본의 케이 2017.08.07

등산장비를 모두 갖추진 않았지만 

일단 한번 오르기로 했다.

우리가 향한 곳은 다카오산(高尾山)이였다.

도쿄시내에서 교통이 아주 편리하고

해발 599.1m로 그리 높지 않아 가볍게 

산책하는 감각으로 오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등산객들 사이에 꽤 인기 있는 산이기도 한다.

신주쿠에서 약 50분정도 달려 도착해보니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등산객과 

외국인 관광객이 생각보다 많았다.

후지산보다는 비교적 오르기 쉽다는 것과

등산 장비들을 완비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난 산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깨달음의 선배분이 내 건강을 위해

산행을 시작하는 게 좋을 거라고

 예전부터 추천을 해주셨다.

암치료에도 좋고 모든 질병을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으니 좀 다녀보라고 권하셨지만

난 그렇게 귀담아 듣지 않았다.

하지만 가야겠다는 생각이 문뜩 들었고

 건강을 되찾기 위해서 음식, 식단조절도 

물론 중요하지만, 조금은

맑고 좋은 공기도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기대감과 기대고 싶은 약한 마음에서

 오늘 이렇게 산행을 하게 되었다. 



정상에 오르는데는 8가지 패턴이 있는데 

우리는 리프트를 타고 중간부터 걷기로 했다.

처음부터 무리해서는 안 될 것 같아

쉬운 일을 먼저 택했다.

[ 당신은 산 좋아한다고 그랬지? ]

[ 응, 젊었을 때 많이 다녔어 ]

[ 근데 왜 나한테 안 권했어?]

[ 당신 많이 싫어했잖아,근데 당신이

이렇게 먼저 가자고 하는 날이 올지 몰랐지]

리프트가 올라가는 동안 우린

건강, 등산에 관한 얘길 했다.

[ 등산은 평지를 빠르게 걷는 속보, 

가볍게 뛰는 조깅과는 다르게 자연적인

높낮이에 맞춰 장시간 걷는 유산소 운동이다보니

그 효과가 커서 심폐기능 향상, 근력강화, 

정신적 만족감 등 전체적인 힐링, 지친몸과 

마음의 치유를 할 수 있어. 나 봐 봐,

아주 건강하잖아, 나이보다 훨씬

젊어보이는 것도 내가 젊었을 때 산을

많이 올라서 그럴거야~]

[ 누가 당신보고 젊어보이다고 그래? ]

[ 한국 가족들도 그렇고 우리 거래처

사람들도 내 나이로 안 봐~]

[ ............................. ]


[ 골밀도도 향상 되고 오르막 내리막으로

근육강화에 좋아지니까

당신도 젊어질거야~산행시 분비되는 

뇌내 호르몬은 스트레스 해소와

 우울증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되며 

엔돌핀 양도 20%정도 상승해~~]

[ 알았어,,당신 좀,,조용히 해 봐,,

맑은 공기를 만끽하고 싶은데

당신이 계속 떠드니까 정신이 복잡해]

내가 이렇게 말을 해도 깨달음은

지지 않고 계속해서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 정보?를 내게 얘기 했다. 

[ 몸 속의 노폐물을 배출시키고

심폐기능을 강화시켜 주며

무엇보다 신경조직을 이완시켜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우리 몸 상태를 최상으로 만들어 

주니까 온몸이 정화가 돼~그니까

당신도 바로 건강해 질거야~]


리프트카에서 내려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도중에

 참 일본다운 사찰과 조각상들, 신사들이 

많아 볼거리만으로도 충분히 지루하지 않았다.

[ 광주에서 무등산 올라갔던 생각이 나네]

[ 아,,그랬지..]

[ 어머니랑 백숙이랑 산채 비빔밥 먹었잖아 ]

[ 응,,]

사람들이 줄 서 있는 곳에 얼른 줄은 선 

깨달음이 내게 또 말을 건다.

[ 내가 여기 들어갔다 나오면 소원이 이루어지니까

내가 당신 몫까지 기도할게 ]

[ 뭐라고 할 거야? ]

[ 그건 말하는 거 아니야, 말하면 안 이루어져 ]

[ ................................. ]



그리고 기도할 때마다 필요한 돈을

사서는 내게 자랑하듯 보였다.


절이 보이면 빠짐없이 기도를 올리는 

깨달음 얼굴이 사뭇 진지해 보였다. 


정상에 오른 우린 가족들과 친구에게 

카톡을 보냈다.

정말 거짓말처럼 공기맛이 달랐다. 

[ 너무 좋다~~, 공기가 확연히 다르네..

 비록 반은 리프트를 타긴 했지만

 정상까지 올라올 수 있을 거라 생각을 

못했는데 왠지 모를 달성감 같은 게 있네..]

절로 감탄사 같은 게 쏟아져 나왔다.


 깨달음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가서는

그들이 산 정상에서 뭘 먹는지 파악하고

오겠다며 단체 등산객들 속으로 사라졌

돌아와서는 약간 흥분한 상태로 말했다.

[ 고기 구워 먹는 사람이 있었어..]

[ 여기서 고기 구우면 안되지 않아? ]

[ 이 장소는 괜찮나봐, 저기 커플은 

파스타 만들고 있었어~]

[ 진짜? 여기만 취사가 허용된 곳인가? ]

[ 그런가 봐,,다음에 올 때는 신라면 컵라면 

가져오자, 땀 흘린다음 매운 신라면 먹으면

진짜 맛있을 거야~]

[ 그러려면 장비도 좀 장만을 해야해..]

[ 하지, 그래야 후지산도 올라가고 그러지.]

[ 그러네..,후지산도 한 번 가야되지..]


몸 깊숙한 곳까지 맑은 공기를 듬뿍 넣은 다음  

다시 산을 내려오며 깨달음은 남은

돈을 모두 넣고 조금은 긴 기도를 드렸다.


그리고 점심은 갈은 마와 산채가 올려진 

소바와 튀김을 주문했다.

[ 땀 흘린 뒤에 먹는 이 짭잘한 소바가

진짜 맛있다~~]

 [ 응,,기분탓이겠지만, 정말 맛있네..]


[ 산행은 초여름에서 늦가을까지가 좋대,

시간은 오전 10시에서 12시사이가 가장 좋아,

그니까 우리가 시간에 딱 맞춰 잘 온 거였어,

내려와서 이렇게 점심을 먹는 게 얼마나 좋아. 

그리고 산위의 정상보다는 실은 산 중턱에 

피톤치드의 방출이 더 많아, 한국도 그렇고 

일본도 도심 속은 공기가 안 좋잖아, 

그런데 이렇게 산행을 하면 공기중 

미세먼지를 정화시켜주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어.

산속에서 품어내는 음이온으로

욕심을 버리고 천천히 산행을 하면서

기도를 하면 건강이 좋아질 거야,,]

[ 거기서 왜 또 욕심을 버려가 나와? ]

[ 마음을 비우라는 거지...]

[ 산행을 하다보면 마음이 맑아지고 무념 상태가

되고 무아의 경지에 도달하는 지름길이라고

들었는데 당신이랑 오니까

시끄러워서 무념 상태가 안 된게 흠이였어..]

참다가 한마디 했더니 깨달음이 

실눈을 뜨고 날 째려본다.

자연으로 돌아가는 연습이 필요했다.

깨달음 말처럼 마음의 욕심도 버리고 그래야만이

건강이 회복되지 않을까 싶었다.

더 힘들기 전에 행동해야 한다는 강박감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려는 내 어리석음에

자책과 함께 나약해진 마음들이

뒤엉켜서 산을 올랐던 것 같다.

사람은 누구나 질병에 걸려 쓰러지기도 하고

저마다 타고난 자연치유력으로 

이겨내고 벗어나기도 한다. 

내 몸안에 있는 치유력을 꺼내는데

자연, 숲은 많은 도움을 준다는 느낌이 들었다.

맑은 공기, 맑은 햇살, 맑은 물, 

그리고 맑은 정신들은 자연치유력을

향상시켜 주는데 큰 역할을 하지 않을까 싶다.

좀 말이 많기 하지만 계속해서 깨달음과 함께 

자연으로 돌아가는 연습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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