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로그89

2025년도 내 블로그 남편은 나 몰래 다 계획이 있었다.지난주, 일본으로 돌아온 날부터 거의 매일 신년선물(お歳暮)이 도착하고 있다. 늘 같은 선물을 보내시는 분, 내가 좋아하는 걸 기억하고 보내시는 분, 매년 과일류만 보내시는 분, 과자류를 자keijapan.tistory.com연말부터 기침을 하던 깨달음은새해가 되어서도 계속됐다.점점 기침이 심해지면서 식사를 하는 게 불편해지자 신정연휴 기간에진료가 가능한 병원을 검색했다.일주일 전부터 병원을 가라고 그렇게말을 했건만 듣지 않더니 급기야 죽을 것 같으니 병원을 찾는다.인간은 어쩌면 이리도 변하지 않을까 싶었다.지난번 코로나처럼 이번 감기도내게 옮기면 한 대 먹일 생각이다.  여러분, 2025년이 밝았습니다.힘찬 새해를 맞이했지만 여전히세상은, 내 나라는 너무도 혼란스럽고시.. 2025. 1. 3.
커피 값, 돌려드릴게요. 아침부터 서둘러 준비해 둔 우리 집열대어들을 들고 아쿠아센터를 찾았다.결혼하고 지금까지 계속해 왔던물 생활을 정리했다.수조 두 개는 다음 주에 리사이클숍에서수거를 해 갈 것이고 오늘은 열대어와관상새우를 이 센터에 넘기면모든 게 끝이 난다. 점장님이 계셨으면 왜 그러냐고,무슨 일이 있냐고 꼬치꼬치 물었을 텐데다행히 안 계셔서 바로 나올 수 있었다.입구 쪽에 진열된 양서류가 내 발길을 잡았지만 두 눈을 찔끔 감고 가게를 나왔다.취미생활 중에 하나였던 물생활을 접는 데는약간의 갈등이 있었지만 그래도 해야 했다. 집으로 돌아와서는 또 헌 책들과옷가지들을 분리해서 쇼핑백에차곡차곡 담아 재활용 스티커를 붙였다.그리고 다시 집을 나섰다. 레스토랑에 도착해 먼저 식사를 했다.정갈한 한 상차림을 받으니 기분도상쾌해지고 .. 2024. 11. 21.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 무슨 말부터 해야 할까,,내가 일본을 떠나든 말든당신이 무슨 상관이십니까?내가 60이 돼서 가든, 70이 되든왜  당신이 신경을 씁니까?몇 년 전부터 한국에 들어가려고해도 못 들어가는 내 심정을당신은 알기나 합니까?뭘 안다고 입을 놀리십니까?왜 한국에 못 가게 됐는지,왜 자꾸만 스케줄이 꼬이는지,서울 아파트가 이렇게 되고 저렇게 돼서,깨달음 회사가 이래서 저래서 등등그런 것들을 왜 내가 블로그에 올려서당신 같은 사람에게 알려야 합니까?똥과 된장이 구별이 안 되면 제발질퍽거리지 말고 가만히 있으세요.냄새 납니다.내가 누누이 말했 듯 가만히 있으면중간이라도 간다고하지 않았습니까.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고 그렇게말했 건만, 여전히 분위기 파악못 하고 있는 당신.지금껏 내 블로그를 착실히  봐 온 것같은데 내가 .. 2024. 10. 1.
저희 블로그가 응원을 받았습니다 제 블로그를 오래전부터 읽고 계셨던 분들은제가 댓글 달리는 걸 썩 좋아하지않는다는 걸 알고 계신다.그런 제 마음을 이해해 주신 많은 분들이댓글을 달지 않고 그저 조용히 읽고만가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10년이 넘게 블로그를 해오면서 댓글에답글을 착실히 달았던 시절도 분명 있었지만여러 우여곡절을 겪고댓글창을 닫은 채로 글을 올렸다.일 년에 한 두어 번 필요에 의해 잠깐 댓글창을열어둘 때도 있지만 방문록은 한번도닫은 적 없이 지금도 열어둔 상태이다. 그래서 제게 뭔가 메시지를 남기고 싶으신 분은방문록이나 직접 메일을 보내주시곤 하신다.그런데 내가 올린 글과 전혀 관계성도 없고의미도 없고 뜻도 없는 쓸데없는댓글이 작년부터 달리고 있다.공감 눌렀다. 광고도 눌렀다. 자기 블로그놀러 좀 와달라 등등,,이런 댓글들은.. 2024. 8. 24.
우린 아직 이혼하지 않았다. 일 관계로 한국분들을 만나는 일은 극히 드물다.하지만 내 주변에서 한국분들을 찾으려면어렵지 않게 찾을 수는 있다.한인 교회에 다니시는 분들,한국식당을 운영하시는 분들, 지인의 지인을 통해 알게 되는 경우가있는데 올 안에 만나야 할 사람들 목록에늘 마음 한구석에 넣어두었던한국인을 한 분 오늘 만났다.내가 대학원시절과 결혼 생활을 했던 곳에서 알게 된 그 분에게 정말 오랜만에라인으로 연락을 드렸다.내가 이곳으로 이사 온 지 7년이 지나가는데그분도 내가 떠난 그 다음해에  변두리 쪽으로이사를 했단다.핸드폰을 두 번이나 바꾸면서 카톡에 내가친구로 안 뜨길래 그냥 그렇게 잊고 있었다며너무 반가웠다며 정말 케이가 맞냐고 되물었다.[ 예전에, 몇 년 전에 코리아타운에서우연히 만났잖아, 그때 내가 남편이랑 같이어디 가.. 2024. 8. 3.
6개월, 블로그를 쉬었다 -2 [ 케이야, 소포 받았어? ][ 아니? ][ 배송된 걸로 알림 왔는데..][ 미안, 나 지금 밖이거든, 집에 가서 다시 연락할게 ][ 그래 ]멀리 세미나를 왔다.이젠 참가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세미나인데 예전에 감투를 썼다는 예의로그냥 얼굴이라도 비춰야 할 것같아 나왔다.식사로 나온 도시락을 받아들고 5층휴게소에 들어섰더니 우연인지 다행인지아무도 없어서 편하게 볕이 드는 창가에 앉았다.창문밖 아스팔트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소리를내고 있었다.밖은 35도,,그래서 결석자가 많았나,,,도시락 뚜껑을 열어 놓고 뭐부터 먹어야 하는지젓가락을 들었는데 어느 쪽으로도 손이 가질 않았다.이젠 논문도 쓰지 않고 그냥뒷방 늙은이가 되어버렸으니 입장정리를위해서도 이젠 출석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냥 메일을 주고받는.. 2024. 7. 21.
6개월, 블로그를 쉬었다 -1 블로그를 쉬고 2주가 지나서 제일 먼저연락을 해 온 건 여동생이었다.바쁜 건지, 무슨 일 있는 건지 물었다.이웃님들에게 메일이 오기 시작한 것도아마 이 무렵부터였다.딱 한 달이 지나던 날, 한국에서후배를 만났을 때 궁금한 게 있다며왜 갑자기 블로그를 안 하는 거냐고 물었다.[ 음,,, 단순히 쉬고 싶었어, 안식년 같은,,][  무슨 일 있었어요? ][ 아니...][ 그만두면 그만두겠다고 분명 공지를할 사람인데 그런 말도 한마디 없고쉰다는 말도 없고,,, 도대체 뭔 일일까싶었는데  그만둔다는 공지가 없었으니그냥  언젠가 무슨 말이 있겠지 했네요  ][ 맞아,, 니가 제대로 내 맘을 읽었네..그냥 기간을 정하지 않은 상태로무작정 쉬고 싶었어... 무기한대로,,,,] 굳이 말하자면 휴식이 필요했던 이유는 꽤나.. 2024. 7. 14.
시부모님을 3년만에 만나다 아침에 일어난 우린 샤워를 마친 순서대로옷을 갈아입었다.TV에선 오늘도 35도를 넘는 폭염이 계속되니조심하라는 아나운서가 같은 말을 반복했다. 2시간, 신칸센을 타고 다음은 버스를갈아타기 위해 터미널로 갔는데 깨달음이 잠시 다녀오겠다며 날 기다리고 하더니15분쯤 지나 양손 가득 쇼핑백을 들고 왔다.내가 궁금한 눈 빛으로 쳐다보자 불단에올릴 공양음식을 샀다면쇼핑백을 벌려 보여줬다.아버님, 어머님이 좋아하셨던사탕, 앙코빵, 센베이, 양갱까지 평소에즐겨 드셨던 것들이 가득 들어 있었다.[ 서방님이 준비하기로 하지 않았어? ][ 그건 그냥 과일위주고 난 두 분이돌아가시기 전까지 자주 드셨던주전부리를 준비했지 ][ 근데,,그거 공양음식들은 추모가 끝나면누가 먹어? ][ 절에서 다 먹지. 스님이랑 그 식구들 ][ .. 2024. 7. 8.
요즘의 블로거,,그리고 나 언젠가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내 블로그에 연두색 배지가 달렸다. 뭔가 해서 봤더니 스토리 크리에이터라는 표식?같은 거였다. 왜 이게 달리는지, 어떻게 선택된 건지 별로 궁금하지 않아 자세히 읽어보지 않고 뭔지도 모른 채 그냥 지나쳤다. 오늘 이 글을 쓰기 위해 찾아가 읽어봤더니 눈에 바로 들어오는 아주 멋진 단어들이 나열되어 있다. 전문성, 영향력, 활동성, 공신력을 두루 갖춘 창작자,, 뚜렷한 주제를 가지고 우수한 창작활동을 펼치는 크리에이터.. 내가 다음 블로그를 운영할 때 매 년 우수블로그를 선정해 배지를 달아주던 시절이 있었다. 난 감사하게 블로그 시작해 2년되던 해부터 우수 블로그로 선정되어 선물도 받았고 그 덕분에 많은 이웃님들이 생겼다. 그 당시 어느 블로그 이웃님이 맨날 라면 끓여 먹는 것이나.. 2023. 11. 14.
가족은 사랑하는 게 아니다. [ 여기,, 자주 오시나 봐요 ] [ 네.음식도 괜찮고, 또 얘기 나누기도 편해서.. 술 한잔 하실래요? ] [ 아니요,,저 술 잘 못마시는 것도 있고 역에 자전거를 두고 와서..] [ 아,,그러세요..] 많이 어색해서 술을 한 잔 하면 더 나아질까 했던 내 생각이 짧았다. 서로가 함께 나눌 수 있는 공통대화가 블로그다보니 네이버블로그와 티스토리 얘기로 시작했던 것 같다. 그는 네이버블로그와 티스토리를 동시에 전혀 다른 테마로 운영하고 있었다. [ 만나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먼저 해야 하는데.. 제가 깜빡했네요] [ 아니에요, 저도 언젠가 한 번 만나 뵙고 싶다는 생각은 했었어요 ] 블로그를 한지 벌써 10년이 지나가지만 만나는 이웃님들은 손에 꼽을 정도이다. 낯을 가리는 내 성격에도 문제가 있지만 그것.. 2023. 10. 9.
블로그, 그리고 유튜브, 인스타그램,, PCR 검사를 또 했다. 누구도 뭐라 하지 않지만 나 스스로가 음성임을 확인받고 싶었다. 4회 차 백신을 맞았어도 여전히 난 코로나에 대한 거부감이 심한 것 같다. 깨달음은 늘 그렇듯 잔기침을 계속하고 자긴 더 이상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다는 착각 속에 빠져 있어 더 이상 검사를 해라, 말아라는 말조차도 이젠 하지 않는다. 난 이유없이 살이 3킬로가 빠졌다. 결혼 전과 같이 지금껏 늘 같은 체중을 유지해 왔는데 갑자기 한달사이에 3킬로가 줄어든 건 아무래도 갑상선 호르몬 이상 같은데 진료 예약도 귀찮고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그냥 좀 더 지켜볼 생각이다. 글을 쓰려고 블로그를 열었는데 자꾸만 주저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블태기, 블로그 권태기가 온 건 아니다. 10년여간 블로그에 글을 올리다 보면 스스로.. 2023. 1. 27.
저희 부부는 2022년을 이렇게 보냅니다 오늘은 깨달음 회사 송년회가 있었다. 아침부터 난 미리 담가 둔 배추김치와 깍두기, 오이김치와 창란젓, 그리고 조미김을 챙겨 나눴다. 3년 만에 참석하는 송년회인데 늘 저녁에 했던 모임을 올 해는 코로나도 있고 해서 점심으로 간단히 하자고 해서 오전 시간이 꽤나 촉박했다. 시부야(渋谷)까지 가는 이동시간을 맞춰 화장을 대충하고 냉동해둔 아이스팩을 꺼내고 있는데 깨달음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직 출발 하지 않얐냐며 송년회가 취소되었으니 그냥 신주쿠(新宿)에서 만나자고 했다. [ 무슨 일이야? ] [ 야마무라(山村)군이 심부전으로 긴급 입원했어 ] 오늘 오전 일찍 병원에서 진찰을 했는데 상태가 심각해 긴급으로 입원을 하게 됐다며 조금만 늦였어도 큰 일 날 뻔했단다. 원래 가족병력이 있어 심장 쪽이 약했는데 며.. 2022. 12. 30.
새삼 내 블로그에 감사하게 된 날 2주전, 깨달음에게 주말에 시간을 낼 수 있는지 한국에서 아는 분이 오신다고 했더니 누구냐고 물었다. [ 블로그 이웃님, 5년 전쯤 한 번 만났어 ] [ 그래? 난 기억 안 나는데 ] 내가 처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던 다음에서부터 지금까지 우리 블로그를 찾아주신 분인데 볼 일이 있어 도쿄에 오시는데 혹 시간 되면 만날 수 있냐는 메시지를 받아서 당신 생각을 묻는 거라고 자초지종을 설명 했더니 자긴 괜찮단다. 깨달음이 흔쾌히 만나겠다고 해서 바로 카톡을 드리고 우린 괜찮은 식사 장소를 찾았다. 이왕이면 맛있는 곳에서 그리고 일본에 오셨으니 일본스러움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자리를 마련할 생각으로 폭풍 검색을 하는데 송년회가 시작된 도쿄는 어느 곳도 예약을 할 수가 없었다. [ 깨달음, 여기도 꽉 찼대.. 1.. 2022. 12. 12.
남편은 눈을 감아버렸다 주말도 아닌데 나고야(名古屋)에서 이가우에노(伊賀上野)까지 가는 길은 교통체증이 심했다. 사고로 인해 도착시간이 지연될 거라는 운전기사의 멘트가 있자 깨달음이 남동생에게 문자를 보내고는 다시 눈을 감았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중반쯤 진행이 되고 있었고 앉은 지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화장장으로 가기 위한 준비를 해야했다. 장례식장이 달라진 만큼 어머니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자꾸만 낯설게 했다. 엷은 화장을 한 아버님은 마치 낮잠을 주무시는 듯 고요하고 평화로웠다. 화장을 하기 위해 옮겨진 곳에서 개개인이 정말 마지막으로 아버님 얼굴을 보고 작별인사를 나눴다. 깨달음은 아버님 얼굴을 만지며 잘 키워주셔서 고맙고 사랑 많이 주셔서 고맙고 장수해 주셔서 고맙다며 몇 번이고 아리가토를 외치자 마치 .. 2022. 8. 26.
모두가 그렇게 산다 뜬금없이 이곳에 온 이유는 특별히 없었다. 혼자 생각하고, 혼자 걷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이곳에 와 있다. 집에 있는 수조 앞에서도 멍하니 30분 이상은 거뜬히 앉아있는 버릇이 있어서인지 살아 숨 쉬며 이리저리 움직이는 생물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머릿속이 차분해지곤 한다. 꼭 이곳이여야했던 것도 없이 단지 수족관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관내는 생각보다 훨씬 낙후? 된 느낌이지만 여러 생물들만 볼 수 있다면 별 문제는 되지 않았다. 돌고래쇼 앞에는 꼬맹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박수를 치고 있고 어른들은 그런 아이의 모습을 사진에 담느라 정작 돌고래는 뒷전이었다. 춥지도 덥지도 않아 사색하기 딱 좋은 날,, 불어오는 바람결에 실구름들이 유유히 움직이고 있다. 쥐치처럼 생기기도 하고 복어를 닮은 녀석이 주둥이를 .. 2022. 5.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