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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37

한일커플,,한일관계,,남편과 나 주말아침부터 봄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한동안 20도 안팎으로 따뜻했는데 이날은 비와함께 다시 겨울이 찾아온 듯 바람결이 차가웠다. 한 달전쯤 신청한 주일한국문화원 이벤트에 당첨이 된 우리는 근 3년 만에 문화원을 찾았다. 코로나 전에도 간간히 이벤트에 참여하곤 했는데 내내 잠잠하다 올봄부터 다시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으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이벤트는 한일청년전통음악가들의 연주회였다. 일본 측은 물론 한국에서 오신 젊은 예술가? 분들의 이력이 상당히 화려해 무료로 관람하는 게 왠지 미안할 정도였는데 운 좋게 우리가 당첨이 되어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역을 빠져나와 문화원으로 향해 걷는데 빗줄기가 더 거칠게 몰아쳤다. 깨달음이 좋아하는 붕어빵집을 지나치려다 혹시나 해서 먹을 거냐고 물었더니 먹겠다.. 2023. 3. 20.
아침부터 한국 영사관에 줄을 서다 아침 6시 35분, 우리가 도착한 한국 영사관 앞엔 간이의자와 캠핑용 의자에 앉아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이 약 50여 명 있었다. 영사관 입구 가장 앞 자리에 잠이 가득한 눈으로 앉아 있는 남자가 눈에 익었다. 전날, 내가 필요한 서류를 신청하기 위해 이곳에 왔을 때 출입을 통제하는 입구에서 유창한 한국어로 자신의 사정을 얘기하던 인도 청년이였다. 자신은 한국에서 유학을 했고, 한국에 자신의 가족이 살고 있어 만나야 한다며 어떻게 하면 한국에 갈 수 있는지를 물었다. 그 청년을 포함해 앞줄에 서 있는 분들은 거의 밤을 새운 듯한 분위기였다. 전날, 나에게 관광비자 신청이 아니니까 다른 줄에 서야 한다고 언급해주셨던 영사관님 말씀대로 우린 반대편에 섰다. 업무 시작은 9시인데 연일 비자 신청을 하는 사람들이.. 2022. 6. 18.
정말 한일관계가 좋아질까? 아침부터 8천보이상 걸어서 피곤한 것도 있고 그냥 좀 쉬고 싶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인터콘티넨탈 호텔 중식당에 앉아 우선 따끈한 차를 한 잔 마셨다. 서로의 기분에 따라, 그날의 흐름에 따라 식사를 하거나 차를 마시는 게 이제 일상처럼 편해졌다. 코로나로 인해 생활패턴이 많이 바뀌었고 물 흐르듯 자연스레 그 날의 분위기에 묻어가며 살기로 했다. 좀 더 솔직해지자면 우리 둘 다 요즘은 몸을 꼼지락 거리며 음식 만드는 것도 귀찮아져 되도록이면 편하고 쉽게 살자는 쪽으로 생각을 전환했다. 빈 속에 마시는 쇼코슈(紹興酒)가 목구멍을 타고 내려가며 찌릿했다. [ 어땠어? 깨달음, 오늘 본 물건은? ] [ 음,,, 마음에 든 게 없네...] [ 나도 그러네..] 노후는 임대수입으로 좀 편하게 살아볼 얄팍한 계산.. 2022. 3. 21.
일본 방송에선 요즘 이런 게 소개된다 [ 케이짱, 잘 있지? 나 지금 코리아타운이야 ] 상기된 목소리도 내게 전화를 건 우에노 상(上野)은 마치 엊그제 통화를 했던 것처럼 안부인사도 생략한 채 익숙하게 말을 이어갔다. 오랜만에 코리아타운에 나왔는데 내 고향, 전라도 김치를 파는 곳을 발견하고 너무 반가워 생각이 나 전화를 했단다. [ 케이짱,여기 내가 처음 보는 한국식품이랑 김치들이 엄청 많은데 알고 있었어? ] [ 아.. 저도 그 마트 최근에 알았어요. 한국 가야 살 수 있는 것들이 많더라고요 ] [ 예전에 케이짱 집에서 먹었던 말린 나물 같은 거도 팔고 있어. 완전 한국 같아. 내가 사진 보내줄게 ] [ 아니..괜찮은데...... ] [ 근데 케이짱은 이런 마트를 알았으면 나한테도 말해주지 그랬어 ] 내게 한국어를 6개월 정도 배웠던 우.. 2022. 3. 17.
일본의 코리아타운 모습의 요즘 주말 오후, 신정 선물을 주문하기 위해 오다큐 백화점(小田急)에 갔다. 깨달음이 해년마다 추석과 신정 선물을 이곳에서 보내는 이유는 다른 곳보다 연배들이 좋아하는 선물이 많아서라고 한다. 예전에는 각종 선물코너가 따로 배치되어 실물을 보고 부과설명까지 들으며 선택할 수 있었는데 코로나시대에 맞게 상품 사진으로만 벽면을 채워놓았다. 깨달음이 번호표를 받아 기다리는 동안 난 지인들이 좋아하는 선물을 몇가지 골랐다. [ 다 골랐어? ] [ 응 ] [ 한국에 보낼 것도 골랐어?] [ 응 ] [ 이거 신청 끝나면 어디 갈까? ] [ 영화를 한편 보면 좋은데 예약을 안 해서 좌석이 없을 것 같애...] [ 나, 영화 안 볼 거야, 집에서도 볼 게 많은데 ] [.............................] .. 2021. 11. 29.
일본인 친구에게 보내는 김치 주말이면 깨달음은 뭔가 특별한 걸 먹고 싶어 한다. 숯불갈비를 먹으러 갈까 망설이다 최근 건강다큐를 본 게 기억났는지 굽는 것보다는 삶는 게 나을 것 같다며 보쌈을 먹자고 했다. 보쌈을 먹으려면 생김치가 있어야할 것 같아 마트에 갔는데 배추가 엄청 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었다. [ 깨달음,, 좀 넉넉히 사서 담글까? ] [ 나야 좋지만 당신이 힘들지 않아? ] [ 어차피 보쌈용 김치 할 거니까 ] 김장이라고 하기엔 너무 빠르다는 걸 알고 있지만 담는 김에 담아두자는 생각이였는데 막상 배추를 씻고 절이고보니 너무 많이 사 온 것 같아 약간 후회했다. [ 깨달음,, 보쌈 오후에나 먹겠는데 ..] [ 괜찮아 ] 내가 배추를 씻는 동안 깨달음에게 깍두기를 썰어달라고 했더니 얌전히 아주 알맞은 사이즈로 잘 썰었다... 2021. 10. 25.
한국에 취업하길 원하는 일본 대학생들 지난 패럴림픽 보란티어를 하면서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다. 시간대가 달라 늘상 같은 분들과 활동을 할 확률이 높지 않았는데 그 중에서 3일간 나와 함께 5시간씩 같이 움직였던 요시다(吉田) 상이라는 분이 계셨다. 요코하마(横浜)에서 오신다는 요시다 상은 올림픽 때도 보란티어를 하셔서인지 모든 게 익숙하셨고 미숙한 나에게 많은 걸 가르쳐주셨다. 3일에 한 번씩 해야 하는 PCR 검사날, 검사 키트가 다 떨어져 다음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요시다 상이 다른 부서에 가서 일부러 가져오셨고 마지막 날은 선수촌 근처에 갔다가 찍었다며 한국인 선수 전용 운송차량 사진을 내게 주시기도 했다. 그리고 쉬는 시간이면 대학생인 자신의 딸이 K-POP과 아이돌 그룹을 좋아해서 자신도 한국에 친근감이 생겼다고 하셨다. 주말.. 2021. 9. 30.
일본속, 신한류 붐은 일고 있었다 내 주변의 일본인 친구, 동료들 중, 서너 명은 예전부터 한류에 빠져 있었다. 원조라 말하는 배용준 시절의 한류 1세대부터 지금의 BTS까지 다양하게 한국문화를 발 빠르게 접하고 공유하며 즐긴다. 그중에서 가장 최근에 한국의 매력에 빠진 사람은 같은 장애협회에서 만난 나카지마 상이다. 그녀는 특히 드라마를 너무 좋아해 사극, 멜로, 복수 등 장르불문, 모든 드라마를 즐겨본다. 내게 [ 사랑의 불시착]을 보라고 권했던 것도 나카지마 상이었고 꼭 봐야 한다고, 제발 봐주라며 귀찮을 정도로 추천을 했었다. 그런 나카지마 상이 어제도 내게 코로나가 끝나면 꼭 자기와 한국에 가자고 했다. 나카지마 상은 일본을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40대 초반의 미혼이다. 결혼은 절대로 하지 않을 거라는 그녀는 나를 볼 때마.. 2021. 3. 7.
남편에겐 이런 계획이 있었다 5월초,수조에 생긴 물달팽이, 삿갓조개들을소멸시키기 위해 대청소를 했었다.새롭게 초기화를 해야해서 모래며 자갈도씻고 소독했었다.아침부터 깨달음이 욕실에서 쓸고 닦고, 일광욕으로 말리고 해서 정상상태를만들었다 그렇게 열심히 새로 만들어진 수조에 생이새우를 100마리 넣고 아주 만족했던 우리.새우들이 적응하며 지내기 시작하면서 지난주에는 10마리 정도가 포란을 했고깨달음과 아침부터 시간이 날 때마다 수조앞쇼파에 나란히 앉아 하염없이 새우들의 움직임과포란한 암새우가 알에 공기를 쉴새없이 넣어주는 알굴리기를 보면서감탄하곤 했다. 언제쯤 방란을 하련지궁금해져 검색을 해가며 기대에 부풀어 있었는데엊그제 밑바닥에 아주 작은 생명체가 스물스물 움직였고 바로 물달팽이 새끼를발견했다. 수조를 청소하고 초기화를 시켰기에 없.. 2020. 5. 30.
요즘 내 주변의 일본인들을 만나다 모임이 있었다. 지난 5월 깨달음 회사에서 홍콩에 다녀왔던 관련자들이 함께 했다. 정기적인 모임은 아니지만 시간이 맞으면 되도록 같이 식사를 하거나 술자리를 갖으려 노력한다. 이게 바로 깨달음이 인간관계를 돈독하게 만들어가는 방식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있다. 모두 재시간에 다 모였고 깨달음은 직원들과 옆 테이블에 앉았고 우린 오랜만이라는 인사를 먼저 나눴다. 조석으로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세월의 무상함을 느낀다며 고문(깨달음 대학선배)인 카나마루 상이 내게 잘 지냈냐며 건배를 권했다. 홍콩을 다녀온 후 각자 어떻게 지냈는지 그 간에 있었던 얘길 나누기도 하고 출산을 앞 둔 퇴직 여직원은 한국요리, 특히 잡채가 너무 먹고 싶어 만들어봤는데 전혀 그 맛이 나질 않았다며 레시피를 내게 물었다. 야노 상은 요통으로.. 2019. 9. 2.
가끔 이런 날도 괜찮은 것 같다. 25일 월급날이면 늘 해왔던 외식이 지난주오사카에 다녀오느라 하지 못하고 오늘에서야식사를 할 수 있었다.서로가 한달간 수고했다는 격려와 또 열심히 살자는 의미에서 우린 월급날이면꼭 잊지 않고 서로에게 감사와 위로를 전하는 시간을 갖는다.결혼초부터 했왔던 행사여서인지 이날만큼은아낌없이 칭찬하고 조금은 과하다싶을만큼따뜻한 말로 한달간의 피로를 풀어주고 있다. 건배를 하며 깨달음이 먼저 입을 열었다. [ 난 우리가 해를 거듭할 수록 더 행복해지고 있는 것 같애 ][ 응, 나도 그렇게 생각해 ][ 한일관계가 점점 복잡하고 어려워지고 있지만우리는 그냥 지금처럼만 지내자 ]갑자기 한일관계를 왜 꺼내는가 했더니8월에 들어 홋카이도에 준공계획이였던호텔 건이 임시 중지에 들어갔다고 한다.일본을 찾는 한국관광객이 줄면서 .. 2019. 8. 30.
남편을 지켜보고 있으면,,, 입구에서부터 화환이 즐비했다.깨달음 회사와 아주 가까운 거래처는 아닌데시박회를 원하는 초대장을 받았다.7월 말, 홋카이도 시박회를 깨달음의 입원으로 인해 가지 못했는데 계획에 없던 외박이 되었다.장소가 긴쟈(銀座)인만큼 분위기는 조금 남달랐다.카운터에는 호텔 관계자가 모여서 회의인 듯,술자리인듯 가볍게 술을 한잔씩 하면서시공단계와 완공까지 있었던 일들에 대해 얘길 나누고 있었다. 각 층마다 열심히 사진을 찍고오픈룸에서 들어가 센치를 확인하기도 하고깨달음은 분주했다. 난 늘 이렇게 시박회에 올 때마다 건축적인면은 몰라서 어떻게 평가를 해야할지고민스러울 때가 있다.[ 깨달음, 이 앙케이트 내일 체크아웃할 때 제출하면 되는 거지?][ 응, 근데 내일 아침식사를 하면서음식 메뉴의 다양성과 맛, 상태. 조합, 음.. 2019. 8. 13.
남편을 또 반하게 만든 서울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우린 짐가방을 챙겼다. 저녁에 들어와서 해도 될 거라 생각했지만 늦게까지 밖에서 놀고 술까지 마시다보면 짐을 제대로 챙기지 못할 가능성이 발생한다는 염려가 서로에게 있었다. 가족들에게 받은 각종 반찬과 깨달음이 산 과자들까지 빠짐없이 챙기려면 지금 미리 해두는 게 현명한 판단이였다. [ 내가 이 떡국을 썰게, 근데 왜 이 집 떡은 이렇게 맛있는 거야? ] [ 만드는 기술이 다르겠지. 다른 떡도 맛있어 ] 떡국, 떡볶이, 떡라면 해 먹으면 될 것 같다며 떡 하나를 입안에 넣고 오물오물 거린다. 지난 2월, 방앗간에서 막 빼낸 떡국 떡을 언니에게 받아와 떡국을 끓였는데 깨달음이 너무 맛있다며 시중에서 파는 떡은 이제 못 먹겠다고 했었다. 그래서 언니가 또 이렇게 부리나케 방앗간에서 뽑아.. 2019. 7. 26.
한국에 가는 한일커플의 심정 [ 깨달음, 한국에 가서 뭐 먹을 거야, 생각해 뒀어? ] [ 아니 ] [ 미리 생각해 놔, 도착한 날은 바로 저녁이니까 그날부터 뭘 먹을 것인지 당신이 말해주면 가게를 찾아볼게 ] [ 음,,,생각해 볼게 ] 이런 대화를 2주전부터 했었다. 오늘 최종적으로 또 물었을 때도 깨달음은 많은 갈등을 하는 듯 선뜻 말을 못했다. [ 뭐든지 말해 봐, 찾아볼게 ] [ 음,,안 먹어 본게 너무 많아서 뭘 먹어야할지 모르겠어, 그냥 그날 그날 기분에 따라 바뀔 것도 같고,,꼭 먹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은 음식도 있고,,그래서 못 정하겠어 ] 지금까지 먹었던 것중에서 다시 먹고 싶은게 있으면 대충 말해보라고 했다. [ 만두, 그리고 시장에서 먹은 찹쌀떡, 칼국수, 갈치조림,청국장,,] [ 그건 솔직히 맨날 먹지 않았어.. 2019. 7. 19.
한국분들이 나를 만나면 꼭 물어보는 질문 일본여행을 와 제대로 된 일본의 와규를 한번쯤 드셔본 사람들은 모두가 한우와 다른 감칠맛과 숙성육의 질감을 느껴보셨을 것이다. 한우는 한우대로 와규는 와규대로 맛있는 게 분명하다. 그래서 가끔 한국에서 온 친구나 일관계로 만나게 되는 분들이 원하시면 우리가 자주 가는 식육식당을 소개해 드리거나 같이 가는 경우가 있다. 이번엔 생각지도 않은 일로 소개 받게 된 한국분들을 모시고 식당을 찾았다. 나에게 추천메뉴를 부탁한다고 하셔서 몇가지 주문을 하고 음식들이 차례차례 나오자 일행중 한 분이 약간 목소리 톤을 낮춰 방사능오염의 실태에 관해 물었다. [ 한국만큼 일본은 그렇게 민감하진 않지만 여전히 후쿠시마 산지의 농산물들은 제가격을 못 받고 주부들이구매하는데 주저하는 경향이 있어요, 기준치 미달이여서 안심하라.. 2019. 4.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