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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251

일본 쌀 소동에 직면한 날 깨달음이 정확히 7시에 보내온 사진은비축미를 사기 위해 줄 서 있는 사람들 모습이었다.실은 새벽 5시에 매장입구에서 줄을 섰는데직원분이 나와서 판매가 8시부터이니7시쯤 와도 충분할 만큼 비축미가 준비되어있다고 귀띔을 주셔서 다시 집으로 돌아와쉬었다가 7시에 나간 것이다.[ 그 시간에 몇 명 있었어? ][ 나 포함해서 20명쯤 ][ 그럼, 그 사람들도 직원 말 듣고 다시 집으로 돌아갔어? ][ 아니, 다른 사람들은 그냥 그대로 기다리는 것 같던데..왔다갔다하기 귀찮으니까,,]아마도 그 사람들은 멀리서 온 듯했다며 휴대용 작은 의자를 꺼내 앉아 있는 사람도 있었다고 했다.지금 일본은 쌀값이 1년 전보다 두 배 가까이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이 비싸서 구매를 못하거나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원래는 5킬로에 2천엔.. 2025. 6. 1.
대통령 재외자 투표를 하고 난 후... 12시 무렵, 투표를 하러 가려고 준비를 하는데깨달음이 자기도 따라가겠다고 했다.[ 당신은 투표를 못하는데 그냥 집에 있어 ][ 싫어..]한국 선거는 어떤 식으로 하는지 궁금하고 역사적인? 순간을 직접 보고 싶다고 했다.[ 나,,한국 대사관 안 가 ][ 그럼 어디로 가? ][ 우에노에도 투표장이 있어서 거기 가려고 ][ 그래? 그럼 더 가보고 싶네 ]행여나 내가 못 따라오게 할까봐 서둘러서 옷을챙겨 입었다.투표소는 우에노(上野) 역이 아닌오카치마치(御徒町) 역에서 가까웠다. [ 세계 속의 한국인, 민주주의 꽃 피우다 ]입구에 세워져 있는 선거 안내판에 문구를되새기며 내가 세계 속의 한국인이구나라는생각을 잠깐 했다. 안내하신 분이 3층으로 올라가라고 하자깨달음은 한 발 뒤로 물러서더니 그 자리에서기다리겠다.. 2025. 5. 25.
일본 부자들의 공통된 습관 서로에게 가까운 곳으로 장소를 정했는데약속시간보다 20분이나 빨리 도착한 우린 호텔 로비에서 그녀를 기다렸다.나가오카(長岡)상은 모 협회에서 알게 되었고 지금도 열성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60대 후반 여성이다.몇 번의 식사를 같이 하면서 대화를 나누다 남편분도깨달음과 같은 업계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그래서 오늘은 깨달음도 함께 동석을 했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정 상이랑 협회까지택시로 오신 적 있죠? 그때 잠깐 인사했던기억이 있는데 ][ 네..맞습니다. 집사람이 몸이 안 좋아서택시로 갔던 날이었을 겁니다 ] 작년 어느 날, 협회 앞에서 만났던 기억을상기시키며 어색하지 않게 인사를 나눴다. 평일이어서인지 레스토랑은 한산했다.[ 이 호텔은 자주 이용하시나 봐요 ]깨달음이 묻자 나가오카 상이 비밀을.. 2025. 5. 21.
모두가 그냥 버티고 산다 한국에 가져온 열무김치와 얼갈이, 그리고묵은지를 챙겨 냄새가 새어나가지 않도록랩으로 돌돌 말아 두 겹으로 싼 후보냉가방에 넣어 집을 나섰다.한국에서 돌아오면 한 번 보자고 인사치레로했던 말인데 그녀는 그걸 기억하고 있었고만나기를 원했다.썩 마음이 내키지 않았지만 약속에 대한책임을 져야할 것 같았다.한국을 다녀오고 나면 이래저래 할 일들이늘어나서 마음이 어수선한 상태인 걸그녀에게 굳이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늘도 나를 보자 늘 하는 소릴 한다. [ 케이짱은 자식이 없어서 좋겠다, 난 자식이라고하나 있는데도 10명만큼이나 힘이 들어 ][ 케이짱은 남편이 돈을 잘 벌어서 좋겠다.우리 남편은 곧 정년퇴직하면 백수 되는데노후를 어찌해야할지 걱정이야 ][ 케이짱은 시부모님 안 계셔서 좋겠다, 난 가까이 살아서인.. 2025. 5. 15.
여자가 바람을 피울 때.. 근 1년 만에 그녀를 만났다.살이 좀 찐 것 외에 별 반 달라진 모습은 없었다.낮에는 덥고 조석으로는 추운 묘한 날씨를핑계삼아 우린 시원한 생맥주로 건배를 했다.무슨 일인지 식욕이 솟구쳐서 요즘자기 전에도 주전부리를 먹는 바람에살이 쪘다는 아키 짱은 내가 주문한 구운 통닭을 먼저 맛보고 싶어 했다.[ 케이 짱, 왜 안 먹어? ][ 실은 아침을 늦게 먹어서,, 아키 짱다 먹어도 돼. 나는 괜찮아 ] 가게 안에서 흘러나오는 케이팝이소음처럼 들리는 건 옆 테이블에 앉은주부 6명이 떠드는 소리에 섞여서였다.아키 짱은 야채와 매운 통닭 한 조각을절인 무에 돌돌 말아 맛있게 먹었다.   [ 케이 짱, 기쁜 소식 알려줄까? ][ 뭔데? ][ 나,, 이혼 준비 중이야 ][ 진짜? ]그렇게 놀랍지 않았다. 몇 년 전부터.. 2025. 4. 9.
나 몰래 남편이 비상금을 챙겼다 오전 중에 미팅이 있었던 난 집을 나섰고깨달음이 온수기교체를 지켜보게 되었다.미팅 중에 카톡이 오는 걸 느꼈지만답을 할 수 없었다.서둘러 일을 마무리하고 집에 왔더니 젊은 기사분 두 분이 베란다에서교체 작업을 하고 있었다. 대략 3시간정도 걸릴 거라길래 음료와 다과를준비해 놓고 난 내 방에서 깨달음은거실에서 그 분들이 욕실과 주방을 오가며체크하고 교환하는 걸 지켜봤다. 작업이 시작되고 약 2시간쯤 지났을 즈음에깨달음이 내게 끝났으니 마지막으로잘 작동하는지 확인을 해보라고 했다.새로 바뀐 리모콘, 그리고 각 기능들이제대로 움직이는지 재차 체크를 하고기사분들이 떠났다.[ 깨달음, 당신, 얼른 회사 가야지 ][ 안 갈래 ] [ 왜? ][ 그냥,,안 가도 될 것 같아서..] [ 사장 마음대로 인거야? ][ 응 .. 2025. 4. 2.
당연하지, 난 한국인이니까 [ 정 상은 지난번에도 자리를 양보하던데오늘도 양보하네, 진짜 착해 ]착한 게 아니라 연장자가 눈 앞에 서 있는데가만히 앉아 있으면 마음이 불편해져서전철이든, 지하철, 버스에서든 몸이 먼저반응해 일어서는 난 역시 한국인이다.[ 정 상이 준 김치는 팔아도 될 만큼 맛있는데왜 그냥 막 나눠주는 거야, 아깝잖아 ]콩 한쪽도 나눠 먹는 거라 배웠고기브엔테이크식 사고가 아닌바라는 거 없이 주고 받고 자란 덕분에 계산하지 않고 같이 나눠먹고 싶은 마음이드는 난 역시 한국인이다.[ 정 상이 자기 의견을 확실히 말해준 덕분에일이 빨리 진행되서 고마워 ]주위 눈치보면서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그렇다고 내 이익을 위해 불합리한 선택을하고 싶지 않아서싫은 건 싫은 것이고 좋은 건 좋은 거라자기 감정에 솔직한 난 역시 한국인이다.. 2025. 3. 12.
유학과 이민, 살다 보면 살아진다 왜 일본을 택했냐고 물었다.[ 한국하고 가까워서,,,]살아보니 뭐가 제일 좋았냐고 또 묻는다[  처음에는 어딜 가나 조용해서 참 좋았어..근데언젠가부터는 한국보다 더 시끄러워진 것 같애 ]맞다고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에동의하는 이즈미(泉) 상은 내게 유학을 오기 전,후에 마음들을궁금해했다.일본에 도착했을 때 기분이 어땠냐고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채근하듯 또 물었다. [ 벌써 25년 전이긴 한데.. 캐리어 끌고신주쿠 역에 내렸던 그 날의 날씨.사람들의 옷차림, 그리고 냄새 같은 건 지금도선명하지.. 기숙사 담당자가 땀을 흘리며다가와서는 내게 이름을 묻고 기숙사까지안내해 줬어..역에서 내려 도보 8분 정도걷는데 너무 너무 덥더라,,..줄무늬 티를 입었던 그 남자가 내 방으로안내해 주고 기숙사 수칙과 규.. 2025. 2. 6.
이지메를 당했다는 친구에게 [ 항상, 같은 식사 메뉴를 시켜라고강요하는 것도 싫었어요 ][ 말로 하지 않고 눈으로, 턱으로지시한 적도 많았어요 ][ 처음부터 모를 거라고, 못 할 거라고 미리생각하고  일을 시키는 게 싫었어요,저를 실험해 보는 것 같아서 ][ 내 여름 옷을 보고 너무 얇지 않냐고했을 때도 황당했어요 ][ 내 안경 닦는 천을 꼭 빌려가서는내가 주라고 할 때까지 돌려주지 않았어요 ][ 노트북 바탕화면이 너무 야하다고바꾸라고 하는 것도 싫었어요 ] 20대 초년생인  요코야마(横山)는 내게 할 말을 모두 수첩에 적어왔는지가끔 말하다가 잠깐씩 펼쳐봤다.자기가 1년간 회사생활을 하면서 조금이라도귀에 거슬리고 불쾌한 느낌이 들었던 모든 대화와 상황들을 적어놓았는지 디테일한 하소연이 계속됐다.[ 퇴근하고 몇 시에 목욕을 하는지물.. 2025. 2. 3.
한국인과 일본인이 다른 점 [ 어느 누구도 말리려고 하지 않았어.자기 눈앞에서 사시미 칼을 들고왔다 갔다 하는데 그냥 남의 일처럼보고만 있었던 거야, 세 명이나 찌르고나서도 또 찌르려고 주변을 서성였다는데그걸  누구도 제지하려 하지 않았단 말이야.바로 옆에 파출소가 있었는데 왜 출동을빨리 못하고 시간이 걸렸냐고,,][ 깨달음,, 알았어.. 좀 진정해..][ 우리 직원이 사고 전날에도 나가노역에서 미팅을 했어. 우리 직원이 그런 일을당했을 수 있었단 말이야..]지난주 22일 저녁 8시.나가노현 (長野県) JR나가노역 앞,버스정류장에 있던 사람들을 흉기로찌른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이 있었다.버스를 기다리던 40대 남성이 숨지고30대 남성,40대 여성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였다.범인은 피해자들을 찌른 후에도 잠시역 주변을 서성이다  사라졌.. 2025. 1. 30.
한국분들께 남편이 추천하는 초밥집 2월 초에 한국에서 친구 가족과이웃님 부부, 3월 중순에는 후배가도쿄 여행을 온다는 연락이 왔다.먼저 숙소가 어디인지를 묻고 그 근처맛집들을 찾아 링크를 몇 개 보냈다. 가성비면이나 퀄리티도 좋고 추천해도괜찮을 곳만 선별했다.모든 이들의 입맛이 각자 다르다 보니골라 먹을 수 있게 일식, 양식, 이자카야로나눠서 소개를 했는데 지금까지불만사항은 별로 없었다. 대부분 일본에 오는 지인들은무조건이라고 할 만큼 초밥집을 우선으로선호하는데 내가 가장 많이 추천하는 곳은가나자와 마이몬스시(金沢まいもん寿司)(시부야점, 우에노점)이다.솔직히 나보다 일본인인 깨달음이더 강력하게 추천하는 곳이기도 하다.점심시간대는 웨이팅이 좀 길어지지만2시 이후는 비교적 빨리 들어갈 수 있다. 태블릿으로 한국어 주문이 가능해서일어가 불필요.. 2025. 1. 27.
아들이 야구를 그만 두다 도훈이가 야구를 그만 둔대.소년야구 때부터 지금까지  했는데..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는 아직 안 했다네..다음 달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모일 거래..  도훈이가 야구를 그만 둔대.코치도 말리지 않았다네.집에 있는 트로피를 박스에 처박더라,,도훈이가 야구를 그만 둔대.태어나 처음으로 들었대, 그 소리를,,도훈이가 나한테 묻더라한국인(韓国人)과 조선인(朝鮮人)은뭐가 다르냐고,,  도훈이가 야구를 그만 둔대.우리랑 아주 친했거든,마사토(雅人) 네 가족이랑,,친척들하고도왕래가 있을 만큼 돈독한 사이었어.. 도훈이가 야구를 그만 둔대.사람이 싫어졌다네. 절친의 부모에게서그런 소릴 들을 거라 상상도 못했던 모양이야, 도훈이가 야구를 그만 둔대.그래서 나도 좋을 대로 하라고 했어.그 대신 마사토 부모에겐부모인 우리가 .. 2025. 1. 12.
신년, 남편과 이런 대화를 나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깨달음은 팝콘을 소리 나지 않게 입 안에서 녹여 먹었다.내 취미와 다른 영화였지만 이번에도깨달음이 티켓을 두 장 예약하는 바람에그냥 봤다.영화는 각자 스타일에 맞게 보고 싶은 걸로따로 보자고 아무리 말을 해도,몇 번이나 내 마음을 설명했지만깨달음은 머릿속에 저장해 두지 않은 듯해이젠 그런 대화자체를 하지 않는다.  1월 5일까지 9일간의 휴일을 보내며눈이 떠 있는 동안은 책을 읽었다.에세이, 소설, 시, 교양서, 수필집, 각 장르가다른 책들을 골라보는 재미가 솔솔 했다. 올 해는 뭘 하고, 서로 어떻게 지내보자는약속이나 다짐 같은 것도 하지 않은 채2025년을 맞이했다.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냥, 하루하루를건강하고 착실하게 성실히 살자는 말은 했던 것 같다.올 해의 목표나 희망 같은 건.. 2025. 1. 9.
3천만원이 주는 자괴감 점원이 내가 들어가자 바로 우리가늘 앉는 테이블로 안내해 주었다.[ 저, 오늘 혼자니까 카운터로 앉을게요 ][ 아,,그러세요, 그럼 여기로  ][ 남편은 오늘 송년회가 있어서..]늘 깨달음과 함께 왔던 소바집인데혼자 온 게 처음이고 왠지 어색해서묻지도 않았는데 혼자인 이유를 말했다.생맥주를 한 잔  마시며적당히 꼬치요리를 주문했다. 핸드폰으로 뉴스를 좀 살펴보고카톡, 인스타까지 훑어보다 다시카톡으로 그리고 어제 저녁 친구와 나눈긴 메시지들을 꼼꼼히 다시 읽고오전 중에 통화했던 내용들도 다시 떠올렸다.[ 케이야, 너 감기 걸렸어? ][ 아니..][ 근데, 왜 코목소리 나? ][ 지난달에 코로나 걸렸는데 후유증인가 봐.후각마비는 거의 풀렸는데 코 맹맹한소리가 계속 나,,][ 어머, 그랬구나, 나도 코로나 걸.. 2024. 12. 16.
사람냄새 나는 인간관계 30분 먼저 도착한 나는 뭘 사는 게 좋을지두리번두리번 매장 안을 둘러봤다.평균 나이 45살이니 너무 달달한 건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내 입맛을 기준으로패스를 하고 쿠키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참석하면 기분 좋아지는 모임이라는 걸머릿속 어느 세포가 기억하고 있어서인지난 조금 들 떠 있었다. 나를 포함해 6명이 이른 송년회를 가졌다.말은 송년회지만 서로가 얼굴 보고올 한 해 지구상에서 일어난 일부터주변에 발생했던 문제들, 아주 사적인 생각들,그리고 직장에서 쌓였던 불만과얽힌 인간관계까지 뭐든지풀어내는 자리이다.한 명이 늦어진다고 연락이 와서 우린 기다리지 않고 바로 건배를 했다.그리고 아까 준비한 선물들을 하나씩나눠주자 그들도 각자 준비해 온 것들을교환하는 시간이 만들어졌다. [ 올 한 해,, 너무 피곤했어... 2024. 11.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