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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262

남편의 생각을 듣다가... 11시에 집으로 오겠다던 공인 중개사분이 20분 전부터 집 앞 도로에 차를 세워두고 열심히 창문을 닦고 있었다. 가볍게 인사를 하고 명함을 받은 후 차를 타자마자 바로 오늘 보게 될 네 곳의 맨션 정보가 상세히 적힌 파일들을 하나씩 훑어보았다. (일본에서 맨션 マンション 은 한국의 아파트, 아파트 アパート는 한국의 빌라를 칭함) 신혼이나 독신들이 살만한 평수와 역세권으로 포커스를 맞춰서인지 우리가 원했던, 아니 깨달음이 생각해 둔 위치와 평면도로 준비되어 있었다. 첫 번째 집부터 조망권을 시작으로 여러 질문을 계속하는 깨달음 때문인지 긴장한 탓인지 공인 중개사분이 계속 손수건으로 땀을 닦아냈다. 지은 지 20년이 지나도 관리를 얼마나 잘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르다며 관리업체가 어디인지까지 물으니 하나하나 .. 2021. 10. 18.
남편이 좋아하는 한국식 식사법 약간씩 걸을 수 있게 되었던 한 달 전부터 난 집에서 예전처럼 식사준비를 했다. 지난주 병원에서 아직 골절부분이 100% 붙지 않았다는 의외의 소견을 듣고 좀 쇼크였지만 시간이 약이니 조심하면서 기다리면 붙을 거라 믿고 일상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오늘도 언제나처럼 누룽지에 아침을 준비했고 그걸 말없이 먹던 깨달음이 나를 한 번 쳐다봤다. [ 왜? 하고 싶은 말 있구나 ] [ 아니야,,,] [ 반찬이 별로 없어서 그러지? ] [ 아니...꼭 그런 건 아닌데.. 왠지 허전해서.. ] [ 그렇지 않아도 식재료를 사야 되는데 일단 몇가지는 주문했어. 근데 마트를 직접 못 가서 재료가 다 떨어진 상태야 ] 담당의로부터 뼈가 정상적으로 빨리 붙을 수 있게 되도록 움직이지 말라는 경고를 받아서 외출을 전면적으로 금.. 2021. 8. 25.
남편에게 내 카드를 줬더니.. 2주 전, 깨달음은 퇴근길에 열무김치를 사 왔다. 너무 반가워서 어디서 샀냐고 물었더니 거래처 다녀오는 길에 한국어가 적힌 작은 마트가 있어서 샀다고 했다. [ 여름에 열무김치 먹는 거 기억하고 있었어? ] [ 아니, 요즘 유튜브에서 비빔국수 많이 나오잖아, 보리밥에 넣어 먹기도 하고, 한국 맛과 같은지 궁금해서 사 봤어 ] 그날 저녁 우린 열무김치를 넣은 비빔국수를 먹으며 완전 한국 맛이라며 좋아했었다. 집 근처 마트에서 구매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코리아타운에 가야만 했는데 깨달음 덕분에 즐거운 한 끼를 맛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오늘, 자기 방에서 오후 내내 공부를 하던 깨달음이 외출 준비를 했다. [ 내가 혼자 다녀올게 ] [ 깨달음,, 나도 가고 싶은데...] [ 알아,, 아는데 아직 당신은 완치되.. 2021. 8. 12.
남편이 먹고 싶어 나열한 음식들 아직 완치되지 않은 다리를 하고 움직일 생각은 아예 없었다. 하지만 오늘은 내가 직접 가야만 했고 미룰 수 없었다. 습관처럼 택시를 타고 신주쿠로 향하는데 휴가를 즐기려는 인파들로 거리는 밀리는 차량과 사람들로 가득했다. 4일간 연휴의 마지막인 이곳은 올림픽까지 겹쳐 약간은 들뜬 듯한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델타 변이가 점점 퍼져가고 올림픽 선수촌에서 매일 새로운 감염자가 늘어나도 이젠 그러러니 각자 제 삶을 즐기며 무뎌져가고 있다. 내가 일을 보는 사이 깨달음은 커피숍에서 시간을 보냈고 난 미팅을 끝내고 오다큐(小田急) 백화점으로 이동했다. 9월 초에 있는 조카의 결혼식에 참석을 못할 확률이 높아진 우린 축의금 외에 뭔가 선물을 해주기로 했다. 신혼에 딱 맞는 아기자기한 식기류를 사려고 둘러보다 아직 .. 2021. 7. 26.
요즘 남편이 외운 한국어 오전 시간이 끝나갈 무렵 저녁 메뉴는 뭐가 좋을지 물었더니 오늘은 어디로 산책을 가는 게 좋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3번째의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이 되면서 황금연휴기간이지만 우린 착실히 스테이 홈을 잘하고 있는 중이었다. 영국형, 인도형으로 코로나 변종 감염자가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는데 작년과 같이 별다른 대책 없이 국민들에게 협조만 호소하고 있는 이곳은 코로나에 대한 위기감이나 두려움이 엷어진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하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생각으로 느긋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깨달음,, 어디 나가고 싶은데? ] [ 응,, 답답해서.. 산책하러 가고 싶어서.. ] [ 그래.. 그럼 나가자,,] 깨달음이 고른 오늘 코스는 오다이바 (お台場)의 레인보우브리지(レイン.. 2021. 5. 4.
한국 드라마가 남편에게 미치는 영향 집 근처로 꽃구경을 나왔다. 벚꽃이 만개하고 거리에 사람들이 늘어나며 감염자 수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 걱정을 안 할 수 없어 올 해도 그냥 꽃구경은 내년으로 넘길 생각이었는데 집 앞 공원이라도 다녀오자는 깨달음 제안에 흔쾌히 따라 나섰다. 흐드러진 벚꽃 틈 사이로 꽃잎이 하늘하늘 떨어진다. 이번 주말이면 꽃들이 질 것 같다며 조심스레 꽃망울을 만져보던 깨달음이 갑자기 흔들어 보고 싶다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다 사람들이 많다며 바로 포기했다. 그것도 잠시, 사람들 발길이 뜸해지자 떨어지는 꽃잎을 잡고 싶다며 다시 아이처럼 껑충껑충 뛰어오르기를 몇 번했다. [ 깨달음, 그만해,, 사람들이 쳐다봐 ] [ 정말 따는 건 아니야, 떨어지는 걸 기다리는 거야, 그냥 갑자기 도깨비 생각이 나서 해 봤어 ] 지난.. 2021. 3. 29.
내년으로 미룬 남편의 생일선물 3월 7일이면 긴급사태 선언이 끝날 거라 생각했는데 2주간 연장이 되었고, 감염자의 감소가 무뎌지고 있는 상황이 계속되자 오늘은 이 상태로라면 5월까지 연장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얘기가 조심스레 의료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아침 뉴스를 함께 듣던 우린 주말로 미뤘던 식사를 오늘 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집을 나섰다. 프린스호텔 중식당이 코로나로 영업중단 상태였다. 우린 그것도 모르고 찾아갔다가 발길을 돌려 에비스(恵比寿)로 향하면서 전화를 넣었다. 예전 같으면 당일 예약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인기 가게였는데 코로나 때문인지 순조롭게 예약이 가능했다. 가게에 도착하니 바로 알아보고 창가 쪽으로 안내를 해 줬는데 깨달음이 소파석이 좋다며 옮기자고 했다. 29층이니까 밖이 훤히 내다보이는 곳에 앉아 .. 2021. 3. 13.
나 몰래 남편이 주문한 것 한국의 구정이었지만 우리는, 아니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매년, 구정이 되면 되도록 한국식으로 쇠려고 떡국이며 갈비, 전 등 명절 음식을 장만하곤 했지만 올 해는 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깨달음은 예전처럼 구정날 아침, 떡국을 먹을 거라 생각했는지 내가 누룽지를 끓여 아침을 준비하자 멀뚱멀뚱 쳐다보다가 한국은 설날이 아니지 않냐고 확인차 물었다. 설날인데 신정때 떡국도 먹었고, 구정을 굳이 쇨 필요가 없을 것 같아서라고 하자 더 이상 묻지도 궁금해하지도 않았다. 코로나 생활이 1년을 넘어가면서 매 끼니마다 다른 메뉴들을 만들어 먹다보니 특별함을 잊은 지 오래고 솔직히 지겹웠던 게 사실이다. [ 우리 쇼핑 할까? ] 깨달음이 물었다. [ 살 거 없는데...] [ 그냥 나가보면 쇼핑할 게 생기지 않을.. 2021. 2. 15.
광고 수익금을 남편에게 줬다 날씨가 좋다는 이유로 우린 밖으로 나갔다. 긴급사태 선언이 재발령 되고 처음으로 하는 외출이었다. 둘이서 여행 다니는 걸 상당한 즐겼고 주말이나 휴일이면 영화를 보거나 콘서트, 박물관, 전시관을 찾아가며 문화생활을 했는데 이젠 그러지 못한다. 그렇게 집에 있는 시간보다 세상을 구석구석 돌아다니길 좋아해서인지 이렇게 날이 좋은 날이면 집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바람 쐬러 나가야한다. [ 깨달음, 그래도 긴급사태 중인데 나오는 게 좀 꺼림칙하다 ] [ 괜찮아,, 저기 공원에 사람 없는 곳에서 그냥 산책만 할 거니까 ] 늘 오는 곳이어서 감흥은 없지만 공원을 돌다 보면 기분이 전환되는 느낌이다 . 자유여신상 주변을 한 바퀴 돌고 근처 벤치에서 휴식을 취하려 앉는데 깨달음이 자기 가방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조심스럽.. 2021. 1. 19.
소박하지만 야무진 남편의 꿈 [ 오머니, 깨서방입니다 ] [ 아이고, 깨서방이 또 전화를 해주네~] [ 식사 하셨어요? ] [ 인자 먹을라고,,깨서방은 식사했어요? ] [ 오머니, 뭐 먹어요? ] [ 음,,김치찌개 했네. 저녁 먹을라고 ] [ 네,,오머니,,안 추워요? ] [ 여기는 많이 쌀쌀해졌어. 일본은 안 추운가? ] [ 오머니, 코로나 조심하세요 ] [ 나도 조심할랑께 깨서방도 조심해요 ] [ 오머니, 내년에 만나요 ] 스피커폰으로 들리는 엄마 목소리는 꽤 밝았다. 깨서방과의 대화는 늘 그렇듯 엊갈리지만 서로가 마음으로 느껴서인지 잘 통한다. 엄마의 오른쪽 발가락에 생긴 티눈이 몇차례 수술을 거듭했지만 뿌리가 뽑히지 않았는지 지난달 대학병원에서 사마귀라는 판정을 받고 다시 냉동치료를 받으셨단다. 물집처럼 생긴 수술부위가 신경.. 2020. 12. 5.
남편을 잠 못들게 하는 한국 드라마 깨달음은 늘 새로운 상업시설이나 맨션,빌딩 등이 완공되면 꼭 견학을 간다.자신의 회사와 관련이 없다하더라도자신의 일과 밀접해 항상 견학공부?를게을리하지 않는다. 해외에 나가서도 직원들과아침부터 저녁까지 건축물 찾아 다니며 사진 찍으러 다녔기에 지금은 당연히 해야하는 일이라나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지난 6월에 오픈한 맨션과 상업시설들을 보러 다녀왔다. 타워맨션과 함께 주변의 시설들이하나로 조성된 단지를 이루고 있었다.[ 주상복합 스타일이여서 영화관도 있고 레스토랑도 많아서 구성이 좋네,주변에 유치원, 초등학교가 있어서 30대 40대 부모를 타켓으로 지은 것 같애.근데..가격이 좀 있네...]나한테 하는 얘기겠지만 혼잣말처럼중얼거리며 깨달음은 여기저리 둘러 보았다. 날이 쌀쌀한데도 아이들은 분수에 들어가.. 2020. 10. 26.
남편이 매일 사 오는 것들 결혼을 하고 신혼때부터 깨달음은 퇴근하는 길에뭔가를 사들고 왔다. 신기해서 왜 사오냐고 물으면 당신이 좋아하는 거니까라고 말할 때도 있고 맛있게 보여서라던가세일하길래라는 이유를 댔었다결혼 10년을 향해가는 지금까지도 깨달음은 변함없이 빈 손으로 들어오질 않는다.주로 과일을 위주로 사가지고 오는 편인데배추와 무를 사 온 날은 약간 황당해서뭐 먹고 싶은 게 있었냐고 물어봤더니깍두기가 더 떨어질 건 같아서 사왔다고 했다. [ 배추는 왜 샀어? ][ 음,,겉절이하면 맛있잖아,,][ 겉절이 먹고 싶었어? ][ 아니, 꼭 그런 건 아닌데 그냥 배추는 나물도할 수 있고 뭐든지 해 먹을 수 있으니까 샀어 ]회사를 나와 역 지하 백화점이나 옆 건물 상가에서 사온다는데 그래서인지 식빵을 사올 때도 있고 닭튀김도 있고 느닷.. 2020. 9. 24.
남편이 춤 추던 날 깨달음은 매장을 건성으로 둘러보며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다. 굳이 필요치 않다고는했지만 막상 보니 마음이 흔들린듯 보였다.[ 깨달음, 여름용이 필요없으면 저쪽 편에 겨울용도 있으니까 다시 한번 둘러 봐 ][ 그럴까...]다시 매장을 천천히 둘러보며 천들을 만져본다.[ 깨달음,,한벌을 사더라도 좋은 것으로 사 ][ 굳이 좋은 거 필요없는데..][ 아니야, 좋은 것으로 해, 특히 양복은좋은 걸로 해두는 게 좋아 ] 깨달음이 치수를 재고 있는동안 난 먼 발치에서훔쳐보듯 지켜보고 있었다.코로나로인해 긴급사태선언을 했던 일본에서는자국민외에 일본에 거주중인 외국인을 포함,1인당 10만엔(한화 약 백십만원)에 재난지원금이 지급되었다.우리에겐 20만엔이 지급되었고 깨달음은 그 돈을한국에 갈 예정이였던 내게 모두 주었다. .. 2020. 8. 31.
중년부부의 휴일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추석연휴가 시작된 지난 8일부터 우린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코로나때문에 외출은 삼가하고 있고외식은 아예 생각을 못해서 아침에 눈을 뜨면식사를 마치고, 언제나처럼 거실에서 한국 오락프로나 유튜브 영상을 같이 좀 보긴 하지만 역시나서로 각자의 방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만드는 게많아졌다. 그렇게 휴가의 끝자락이던 오늘 오후, 깨달음 방에서사부작,사부작하는 소리가 들렸다.청소는 오전중에 했는데 뭘 하는지 알 수없는비닐소리, 상자를 던지는 소리가 들려왔다.뭘하는지 궁금해서 들어가 봤더니 왜 왔냐는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깨달음,,뭐해? ][ 심심해서 옷 정리 중][ 뭔 옷? 이 봉투는 뭐야? ]안 입어서 버려도 될 옷들을 일단 넣어뒀는데정리하다보니 버리기 전에 내게 물어봐야할 게있어서 밖에 꺼내두었단다... 2020. 8. 15.
코로나,,남편도 힘들었던 모양이다 신칸센을 타기전, 시나가와역에서깨달음은 도쿄한정판 선물을 샀고 난 음료와 신문을 구입했다.예정했던 시간보다 5시간 늦은 이번나고야행은 우리가 처음에 세웠던계획과 전혀 다른 움직임으로 시작됐다.원래는 새벽 첫신칸센으로 시골로 내려가 먼저시부모님을 뵙고 시댁에 들러 정말 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한 후청소업체에 맡길 예정이였다.그런데, 어젯밤, 아버님이 전화를 하셔서코로나 감염자수가 늘어나고 있어 특히도쿄에서 오는 면회자는 이유여하를 불문하고면회사절이니 시골에 내려오지 말라고 하셨다.그래서 오후시간으로 티켓을 변경하고 나고야에 체류할 시간을 최소화 하기 위해 친밀하게 스케쥴을 짰다. 오늘을 두분께서 기다리고 기다리셨는데지금 이곳 일본은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감염자수가 매일 천명 가까이 늘어나다보니또 다시 비상이.. 2020. 7.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