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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신랑(깨달음)312

갑자기 한국인을 질투하는 남편 비다운 비는 내리지 않은 채로 장마가 끝나 버리고한여름으로 달리기 시작했다.어제, 그제 이곳 도쿄는 34도를 넘어가고 오늘도 35도, 히로시마는 37도까지 올랐다.모자에 양산을 방패 삼아 내려쬐는 태양빛을 피해 보지만 이 계절이 시작되면탈수현상과 일사병으로 쓰러져 병원을 찾는사람들이 늘어가고 있다.일본의 여름을 20년 넘게 겪어서 어느 정도버틸만한 면역이 생길 만도 한데 해가거듭 될수록 햇빛이 따갑게 느껴지는 건단순히 기분 탓인지도 모르겠다. 더위를 맞이 타는 깨달음은 연신 손수건으로땀을 닦아내느라 분주하고 나는 행여나탈수되지 않을까하는 걱정에 물을 자주 마셨다. [ 깨달음, 오늘은 뭐 먹을까? ][ うなぎ(장어구이)를 먹어야지, 안 그러면이 여름 못 견뎌 ][ 장어 말고 없나? ][ 여름에는 장어를 .. 2025. 6. 29.
오늘은 남편 맘대로 하는 날 매년 6월 3번째 일요일이 이곳은아빠의 날(父の日)이다.한국의 어버이날과 같은 개념이지만우리와 달리 엄마와 아빠의 날이 따로 있다.이 날이 오면 항상 깨달음에게 필요한 선물을하거나 맛있는 식사를 했는데 언젠가부터이 날은 깨달음이 무조건 맘대로 하는 날로약간씩 변질이 되어갔다.자기 하고 싶다는 대로 100% 들어주는 건아니지만 아무런 눈치 안보고 웬만한 건 다할 수 있다는 보장이 뒷받침 되는 날인지라깨달음은 자기 생일만큼이나 즐거워한다.오늘은 자기가 가고 싶어했던 이탈리안레스토랑에 가서 먼저 식사를 했다. [ 고마워, 선물까지 사 줘서..][ 아,,프린터기..]뭐 갖고 싶은 게 있냐고 그냥 스치듯 물었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프린터기를 사달라고 했다.집에 있는 프린터는 A3 사이즈가 되지 않으니 큰 모델로 .. 2025. 6. 22.
남편이 한국에서 쉬지 않고 먹은 이유. 아침 일찍 눈을 뜬 깨달음은 배고프다는 말을계속했고 부랴부랴 씻고 해장을 겸한된장찌개를 먹으러 갔다.식당은 언제나처럼 손님들이 가득했고 익숙한 듯 자리에 앉아 애호박나물을 맨 입으로집어 먹던 깨달음이 어젯밤 자기가 어떻게잠들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했다.풋고추에 막된장을 찍어 맛깔나게 먹고는아주머니에게 [ 고추 두개 주세요 ]라고 했다.뚝배기를 들고 국물까지 싹 비운 다음 디저트를 먹기 위해 택시를 타고 간 곳은안국역에 어니언이었다. 택시 안에서 어쩌면 2시간이상 대기할 수도 있다고미리 언질을 했지만 몇 시간이고 기다려서라도이번에는 기필코 먹을 거라고 했다.내 우려와는 달리 대기줄은 많지 않았고한국인보다는 외국인들이 대부분이었다. 빵이 진열된 코너를 돌고, 또 돌고, 넣었다가 다시바꾸기를 하길래, 그.. 2025. 5. 8.
한국 가기 전날 밤, 남편 모습 [ 서울은 지금 몇 도지? 쌀쌀하겠지? 그래도 가죽잠바는 더울 것 같은데..카디건을 가져갈까,, 짐이 무거우면 안 되니까 패딩을 넣을까,,]깨달음은 혼잣말을 젊을 때도 잘했다.내가 반응을 할 때까지 혼자서 중얼거리는 깨달음을 말리기 위해서는아무 말이나 대충 대답을 해야 한다.[ 그냥,,, 재킷 입어..][ 알았어,,]  [ 수원 스타필드에서도 먹겠지만 수원갈비를 먹어야 서운하지 않겠지?그리고 누룽지백숙을 한 번 먹어보고,,또 굴국밥이랑 굴전..아, 지난번에 휴일이어서 못 먹었던그 블루리본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피자랑 리조토를 먹고,,,다음은 이연복 선생님이 한다는 식당에서맨보사를 먹어보고,,] 식당명을 명확히 얘기하는 건 나에게 예약을미리 해주라는 소리라는 걸 알면서도 못 들은 척했다. [ 광주에서는 떡갈.. 2025. 4. 30.
남편과 시동생의 관계 하코네(箱根)에 새로운 호텔 건축을 위해 부지를 보러 일찍 집을 나선 깨달음은실시간으로 사진으로 상황을 보고했다.로망스카(ロマンスカー)에 탔는데 자기 빼고모두가 외국인이라고 잠시 자기가 해외여행 온기분이 들었다며 비슷 비슷한 사진들을대량으로 보냈다.일 잘 보고 무사히 끝나면 연락주라고답장을 보내고 난 청소기를 꺼내 돌렸다.청소를 하면서도 왜 서방님이 갑자기 전화를했는지 궁금해졌다.무소식이 희소식으로 살아온 서방님이전화를 할 때는 늘 돈과 관련된 얘기가있었기 때문에 약간 신경이 쓰였다. 시부모님이 살아계실 때도 요양원이나병원비 같은 청구서가 나오면 항상 형인깨달음에게 연락을 해왔다.이제껏 나는 형제 일은 둘이 해결하는 게 맞다고생각해 왔던 터라 굳이 무슨 일이 있었는지,자세하게 알려하지 않았다.우리 가족.. 2025. 4. 27.
남편이 말하는 일본 여성의 특징 스고이(すごい)카와이!! (可愛い)스고이....(すごい) 카와이!! (可愛い)혼토? (本当)우리를 사이에 두고 양 옆 테이블에는남녀 대학생 5명, 직장인 혼성 4명이 앉아술을 마셨다.대학생들은 최근에 찍은 사진을 서로 보고,보여주기를 반복했고 왼쪽 편 직장인 테이블에서는새로 산 아이돌 그룹 굿츠와 게임 액세서리를꺼내놓고 자랑했다.점점 목소리가 커지고 손뼉까지 쳐가며웃는 두 테이블. 분명 양 옆 테이블에서는각자 다른 내용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만들려오는 소리는 똑같았다.스고이(すごい)카와이!! (可愛い)스고이....(すごい) 카와이!! (可愛い)혼토? (本当)시끄러운 게 약간 귀에 거슬리긴 했는데깨달음은 다른 이유에서 짜증이 나 있었다.일본 여자들은 카와이, 스고이, 이 두 단어로 대화가 이뤄진다며 대학.. 2025. 3. 30.
요코하마에서 들은 남편의 과거 요코하마(横浜)는 깨달음에서 조금은 특별한 곳이다.대학을 졸업하고 선배 회사에서 건축사로일을 시작하고 자기 회사를 처음 차렸던 곳이이곳 요코하마인 덕분에 어딜 가나젊은 날의 진한 추억들이 묻어있다고 했다.버블시대(1980년대 후반) 였을 때는 매일 밤,유흥을 즐기며 모든 업소의 언니? 들과아주 친한 소통이 많았다는 요코하마.그런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깨달음과그런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듣는우리 부부는 역시 내공이 쌓인중년임이 틀림없었다.요코하마역에서 야마시타공원(山下公園)으로이동하는 시버스(シーバス)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데깨달음이 옛 기억을 떠올리며 이름 모를 언니들과먹었다던 도넛을 사 와서는 맛있게 먹었다. [ 깨달음, 그때는 인기가 많았나 봐? ][ 음, 좀 있었지.. 그때는 돈을 물 쓰듯이썼으니.. 2025. 3. 2.
열심히 일하는 남편만의 이유 집 근처 정형외과에 잠깐 들렀다오겠다던 깨달음이 예상했던 것보다훨씬 시간이 지나서도 연락이 없었다.해가 뉘엿뉘엿 져가는 걸 보며나는 작은 와인 한 병을 느긋하게 마셨다.깨달음 몫으로 주문한 치즈케이크를거의 먹어갈 쯤에 도착한 깨달음이왼쪽 다리를 절둑거렸다.   회사 계단에서 발을 접질렸는데 처음에견딜만했더니 자꾸만 욱씬거려서도저히 못 참고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라며힘줄이 놀란 것 같다며 바르는 진통소염제를받아왔다고 한다.[ 당신이 걸으면서 핸드폰 보지 말라고 그랬는데내가 말을 안듣다가,,...]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미리이실직고하듯 말을 꺼냈다. 화덕피자 전문집으로 자리를 옮겨 가는데상당히 아파하면서 걸었다.[ 괜찮겠어? 택시 탈까? ][ 아니야,, 그냥 천천히 걸으면 괜찮아 ][ 깨달음, 그냥 집에.. 2025. 2. 9.
2024년과 헤어질 준비 예배를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가는 길에청소에 필요한 도구와 세제를 구입했다.그리고 오늘 서로가 꼭 마무리해야 할 일들을 정리했다.연말에 일주일정도 집을 비워야해서 미리 2024년도 대청소를 하기로 했다.내가 지난주부터 시간 나는대로 쓸고 닦고해서 특별히 할 게 없었지만 깨달음과는물건 버리기를 같이 하기로 했다. 브랜드여서 그냥 안 입고 놔 둔 옷가지들.친구나 지인들에게 받아서 놔둔장식품들과 그릇들,비싸게 산 가전제품들,지금껏 쓰지 않고 쟁여둔 것들을모두 과감하게 버리기로 했다.내가 10년 넘게 해 온 물생활을 정리하며수조 두 개를 미련 없이재활용으로 버리는 걸 보고 약간 반성했다는 깨달음.  [ 당신 방에 있는 이상한 액자, 그리고 LP판은 중고 거래 할 거지? ][ 응, 버리긴 아까워서,, 팔려고 하는.. 2024. 12. 23.
남편이 하고 싶은 말 예전부터 사 주겠다고 몇 번 했었는데 거부해 왔다. 지금 가지고 있는  자전거도 바퀴를 두 번 바꾼 것 외에외관상 촌스럽고 투박하긴 하지만싱싱 잘 달리고 마트에서 물건 살 때도앞 뒤로 바구니가 장착되어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었다.지난주 깨달음과 함께 집에서 좀 거리가 있는홈센터를 운동을 겸해 둘이서 자전거를타고 가던 길에 내 자전거 여기저기에 녹슨게 눈에 띄어 내내신경이 쓰였다고 했다.[ 깨달음, 나는 아무렇지 않은데. 고장도 없고 ][ 아니야,,고장 없어도 그냥 바꿔.너무 오래되서 촌스럽잖아 ][ 괜찮아,,남들이 뭐라든 ]돈을 아끼려는 생각에서 했던 말이 아닌그냥 온전한 내 마음이었다.이동수단 중에 하나인 자전거는 그냥아무 탈 없이  잘 굴러가면 된다고 생각하는나와 달리 그래도 좀 예쁜 걸 .. 2024. 12. 10.
정신건강이 좋은 사람의 특징 예배시간에 깨달음은 졸렸는지핸드폰을 꺼내 몰래몰래 뉴스를읽었다. 내 앞 줄에 앉아 계신 분은고개와 어깨가 왼쪽으로 기운상태로꿀잠을 자고 계시고 목사님 바로 앞여신도는 연신 고개를 떨구면서 잤다.교인들도 이렇게 잠을 자는데 기독교적개념을 거의 갖고 있지 않는 깨달음이졸음이 오는 건 어찌보면 당연한 게아닌가 싶어 못본척했다.  축도가 끝나자 바로 초롱초롱한 눈을하면서 빨리 나가자고 내 옷을 두 번이나 툭툭 잡아챘다. 아사쿠사(浅草)에서 1시 30분부터 열리는 네부타 (ねぷた祭り) 마쯔리를 보기 위해 서둘러 이동하고 싶어 했다.가냘픈 피리소리와 거친 북소리가뒤섞인 곳으로 가보니 네부타행렬이 출발을 하기 위해 준비 중이었다.  아오모리에서 봤던 네부타와는비교할 수없을 만큼 빈약한 게 아니냐고 했더니 자기도 기대.. 2024. 11. 24.
친정에서 하룻밤이 남편은 행복했다 김포공항에 내리자마자 서울은가을비가 거세게 내리고 있었다.용산역으로 이용하는 중에 깨달음에게점심 메뉴로 뭐가 좋은지 생각해 두라고했더니 비 오니까 칼국수랑 해물파전같은 걸 먹겠다고 한다.용산역 칼국수집엔 부침개류는 없어 메뉴를 급 변경해 보쌈을 주문한 다음,  꼬들꼬들한 칼국수 면 위에보쌈을 한 점 올려 먹었다. 케이티엑스를 타기 전에 구입한 도너스와한국에 오면 제일 처음 먹겠다고 고대하고고대했던 삐요뜨를 아주 흡족한 표정으로바라보며 알 수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면서껍질을 조심스레 깐다.[  깨달음, 안 피곤해? ][ 응. 맛있는 거 먹으면 안 피곤해 ][ 그렇게 생각하면 다행이네 ] 난 새벽에 일어난 탓에 눈이 시려와 질끈 잠고 잠을 좀 자 볼 생각이었는데옆에서 깨달음이 신문 보느라 뽀시락 뽀시락,도너스.. 2024. 10. 28.
감성적으로 판단하지 않는 남편 일주일에 반 이상 외식을 하고 있는 우리는오늘도 늘 가는 레스토랑에서 와인을 곁들이며 저녁을 먹기로 했다.점장은 늘 같은 소파석에 우리를 안내해 주고는 익숙하게 늘 마시는와인을 들고 왔다. 회사 얘기를 하다가 깨달음이직원들 해외 세미나를 가려고목적지를 결정하려고 낮에 잠깐 대화를 가졌는데 다들 머뭇거리며못 갈 확률이 높다고 했단다.[ 왜? ][ 4박 5일 정도 집을 비우면 아내 혼자독박육아를 하게 되니까 아내에게미안해서 못 간다는 거야,,]올 초에 늦둥이를 낳은 직원이 둘이나있어서 둘 다 해외 세미나에 참석하려는 아내랑 아이를 데려가야할 상황이라고 했단다. [ 그래서 얘기를 하던 중에 그럼 크루즈가좋지 않겠냐라는 말이 나왔어..][ 그거 좋네.. 가족들이 함께 갈 수 있고모두 쉴 수 있으니까..][ 근데.. 2024. 10. 21.
부부, 그래서 항상 노력해야 한다. 아침부터 깨달음은 마음이 바빴다.보고 싶은 영화 두 편을 꼭 오늘봐야 한다고 내게 얼음 생수를잊지 말고 챙기라고 했다.[ 깨달음,,난 범죄도시 별로인데..][ 범죄도시야말로 같이 봐야 재밌어 ][ 그래...별로 안 보고 싶은데 그냥나는 사우나 가 있으면 안 될까? ][ 아니야, 같이 가야 돼 ] 기다리고 기다리던 마동석의 범죄도시 4를볼 수 있어 행복하다는 깨달음은 팝콘을 연신 집어 먹으며 한껏 들떠 있었다.[ 봐 봐, 저 커플도 한국사람이지? ][ 응, 그런 것 같네 [ 저 오른쪽 중년 부부도 한국사람이야 ][ 그러네..]가장 뒷자리에 앉아서 들어오는 사람들옷차림만 봐도 한국인인 걸 단박에알아맞추는 깨달음은 뭐가 좋은 지연신 싱글벙글이었다. 영화가 상영되자  킥킥킥 웃다가격투씬에서는 자기가 몸을 좌우로.. 2024. 10. 7.
시부모님께 남편이 물려받은 것 태풍 여파로 주말 내내 비가 내렸다.폭우가 쏟아졌다가 잠깐 햇살이 비치고또 무섭게 퍼붓었다.예배를 마치고 점심을 먹기 위해 가까운 호텔로 들어가 중식을 먹을 생각이었는데예약손님으로 가득했고 빈 곳은 뷔페 레스토랑뿐이었다.   [ 그냥 먹자 ][ 깨달음,,나,,안 먹고 싶은데..][ 밖에 비 와,,저 비 그칠 때까지여기서 식사하면서 시간보내는 게 어때? ]따끈한 게살 스프를 먹고 싶었지만그럴 수 없으니 그냥 뷔페로 들어갔다. 호텔 안은 외국인들만 가득했다.태풍이 와서 다들 외출을 삼가한 건지거리에도 사람들이 보이지 않았다.뷔페홀을 한 바퀴 돌고 온 깨달음이생각보다 요리가 많다며 따끈한 수프는호박 수프뿐이라고 알려줬다. 음식은 종류별로 다양한데 정작 내가먹고 싶은 건 별로 없었다. 깨달음도 두 번 왔다 갔다.. 2024.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