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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달음182

남편이 춤 추던 날 깨달음은 매장을 건성으로 둘러보며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다. 굳이 필요치 않다고는했지만 막상 보니 마음이 흔들린듯 보였다.[ 깨달음, 여름용이 필요없으면 저쪽 편에 겨울용도 있으니까 다시 한번 둘러 봐 ][ 그럴까...]다시 매장을 천천히 둘러보며 천들을 만져본다.[ 깨달음,,한벌을 사더라도 좋은 것으로 사 ][ 굳이 좋은 거 필요없는데..][ 아니야, 좋은 것으로 해, 특히 양복은좋은 걸로 해두는 게 좋아 ] 깨달음이 치수를 재고 있는동안 난 먼 발치에서훔쳐보듯 지켜보고 있었다.코로나로인해 긴급사태선언을 했던 일본에서는자국민외에 일본에 거주중인 외국인을 포함,1인당 10만엔(한화 약 백십만원)에 재난지원금이 지급되었다.우리에겐 20만엔이 지급되었고 깨달음은 그 돈을한국에 갈 예정이였던 내게 모두 주었다. .. 2020. 8. 31.
남편이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지난주, 신문응모에서 당첨된 서프리멘트(supplement;영양보조식품)가 도착했다.참깨에 들어있는 지용성 리그난 성분의 세사민 캡슐이였다.늘 그렇듯 깨달음과 똑같이 응모했지만 나만 당첨이 되었고 우편함에서 가져올 때부터 뽀루퉁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자신에겐 이런 행운들이 전혀 없다는 걸 받아들이면서도 왠지 게임에서나한테 진 것같고, 역시 자긴 운이 없는 사람임을 재확인 받는 것 같아 기분이 다운된단다. [ 깨달음, 이거 당신이 먹어, 나보다 더 세사민이 필요할 것 같으니까 ][ 아니야, 난 그런 서프리멘트 안 먹어도 건강해]여러말 하지 않고 포장을 뜯어 깨달음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슬쩍 한번 쳐다보고는 자긴 이 세사민이탐나는 게 아닌 내가 가지고 있는 행운들이부럽다며 다시 내게 돌려주고는 복용해보고 .. 2020. 8. 20.
가족이기에 더 감사해야할 게 많다 출장을 가기 위해 깨달음이 가방을 챙기고 있었다.속옷, 반팔과 긴팔 와이셔츠를 한장씩 넣으며삿포로는 도쿄와 다르게 기온차가 심해서감기 조심해야한다고 했다.난 알코소독제와 티슈를 건네주고나서 침대 모서리에 앉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더니무슨 할말이 있냐고 묻는다.그냥 당신 출장갈 때마다 그곳이 어디든아직 코로나가 완전히 진정되지 않아걱정이 앞선다고 하니까 괜찮단다. 가방에 짐들은 모두 넣고 나서는 불쑥 마스크를 한장 더 달라고했다. [ 아까 내가 주지 않았어? ][ 그것은 쓰고 갈 것이고 여분으로한장 챙겨가려고, 한국 마스크로,,어제 처제가 마스크 또 보내줬잖아 ][ 당신, 어떻게 알았어? ][ 내가 소포 냄새는 귀신같이 알지,처제 이름이 적혀있었어 ]자기방에서 공부중이길래 소포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는데.. 2020. 6. 10.
날 반성하게 만드는 남편 [ 우리 먹고 싶은 거 다 시켜 먹자 ][ 응, 뭐든지 먹자, 마음껏 ]긴급사태가 해제 되었다. 하지만 변함없이주의를 기울려야 하는 상황인데 오늘은 미뤄왔던 감사의 날을 기념하기로 했다.매월 25일 월급날이면 서로에게 수고했다고특히 깨달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뜻으로근사한 외식을 하는 날을 가졌었는데두달간 하지 못했다.스테이크를 먹을거라더니 오랜만에와인을 마시고 싶다며 예약을 해뒀다고 했다. [ 깨달음, 수고했어요, 코로나중에도 ][ 아니야, 당신이 삼시세끼 밥하느라 고생했지 ]우린 건배를 하며 그동안 잘 참아왔음에 대해서로에게 잘했다는 칭찬과 격려를 보내며 와인과 음식들을 음미했다.긴급사태가 해제되긴 했지만 여전히 예전와 같은 생활은 여러워졌고되돌아가기엔 꽤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는얘기도 나.. 2020. 6. 5.
서로에게 많이 솔직했던 우리 부부의 하루 깨달음 사무실엔 아무도 없었다.일관계가 아니면 회사에 좀처럼 가는 일이없는데 오늘은 깨달음이 나를 불렀다.대청소를 한 듯, 회사 안은 깨끗하고 고요하다못해 적막했다.깨달음 회사의 직원들은 2주전부터재택근무를 시작했고 한명만 미팅에 참가하기위해 잠깐씩 들린다고 했다.깨달음은 내가 사무실에 도착할 무렵거래처분이 갑자기 회사까지 찾아와 만나자고 하셔서 잠시 나가 있던 참이였다. 내가 사 준 장식품, 재학시절 선물로 준 일러스트 작품도 구석에 놓여져 있다.작품집, 포토폴리오, 각종 자재용카다로그,패턴, 칼라관련책자들,,.매달, 매해정기구독하는 건축, 설계, 시공 관력책들이 많아 책장을 사고 또 사도 부족하다고 했다. 처음 깨달음 회사를 찾았던게 언제였던지..혼자 덩그러니 앉아 있다보니 옛생각들이새록새록 떠올랐다.. 2020. 4. 3.
시부모님에게 우리가 해드릴 수 있는 것,, 깨달음은 아침일찍 혼자서 출장을 떠났다.이곳은 오늘이 춘분의 날로 공휴일이다.애초의 계획대로라면 나도 함께 깨달음과동행해서 시부모님이 계시는 요양원에가기로 되어 있었는데 이번에도 요양원측에서면회사절을 원했고 그래서 나는 가지 않고깨달음만 나고야 현장에 검열이 있어 가야한다고 했다. 코로나가 발생하면서부터 우린 시부모님을뵙지 못했다. 많이 기다리실 아버님을 생각해 면회가 되지 않는다는 말씀을 전해드리기 위해 전화를 드렸다. [ 아버님,어떡해요,이번에도 면회가 안된다네요 ][ 그래...어쩔 수 없지..][ 답답하시죠?,, ][ 아니,,우린 그냥 이 안에만 있으니까답답한지도 모르고 있단다 ]아버님은 뉴스를 통해서 봤다며 여기저기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젊은 사람들이안 됐다고 나보고 한국에도 못 가지 않냐고 물.. 2020. 3. 21.
미식가 남편이 불편할 때가 있다 주문한 음식들이 나오고 깨달음은심각한 표정으로 하나씩 맛을 보며짜다, 달다가 아닌 풍미가 어떻고,뒷맛이 어떻다는 요리평가를 하기 시작한다.그렇게 모든 음식들을 천천히 음미한 후에꼭 내게 3가지를 질문한다.[ 당신은 몇 점? ][ 다시 올 거야? ][ 뭐가 문제라 생각해? ]그 질문에 답을 하고 나면 최종적으로자신이 생각하는 점수를 말한다. 5점 만점에 1점, 2점, 2,5점, 3점, 3,5점, 4점, 4.5점으로 나눠서 엄지손의 각도로 표현한다.[ 이 가게는 2점이야? ][ 응,원래 1점주려고 했는데 마지막 파에야가먹을만해서 2점으로 했어 ] [ 당신이 무슨 미슈랭 심사원이야? 매번 어딜가나 점수를 주는 건 좀 그래.원래 미슈랭( Michelin) 은 비공개로 수차례 방문해서그 음식점의 맛과 서비스, 장.. 2020. 2. 11.
남편의 휴일보내기를 지켜 보면서 깨달음이 기다리고 기다린 송강호 주연의영화 [ 기생충]을 보러 나왔다.퇴근을 하고 오느라 서로 늦은 저녁시간대에 만났다.티켓을 발권기에서 받고 깨달음은 바로팝콘을 큰 사이즈로 사왔고 좌석에 앉아 스탭이 나눠준 찌라시를 열심히 읽었다. 봉준호 감독의 작품들과 인터뷰 내용이 실려있었다.영화가 시작되고, 긴장감 속에숨을 죽여가며 팝콘 소리를 최대한 나지 않게 입안에서 오물오물 녹여 먹는 모습이 웃겼다.영화가 끝나고 식사를 하러 가서 영화평을물었더니 좀 쇼크였다면서 정서적으로 동양인들은이해할지 몰라도 서양인들은 이해하기 힘들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단다. 일본 영화 [어느 가족]를 보고 내가 너무 일본스럽고,일본이기에 있을 수 있는 일이고일본인들의 인간상을 함축해 놓은 영화라고 평가했던 것처럼 그 나라를 어느.. 2020. 1. 14.
신정연휴 마지막날, 우리 부부의 바램 신년연휴 마지막날 우린 영화관을 찾았다.깨달음은 이제 영화를 볼 때 카라멜팝콘과 콜라가 필수품이 되었다.이 날은 아이멕스로 3D안경을 쓰고2시간넘게 보면서 한 손은 열심히 팝콘을 먹었다. 영화를 보고 나와 예전부터 가고 싶었던스페인 레스토랑에 갔다.[ 오늘 영화는 생각보다 별로였지?팝콘은맛있었는데.. ][ 응,, ][ 송강호가 나오는 영화 언제하는 거야?][ 1월 10일 ] [ 빨리 보고 싶다,,무슨 내용이야? ][ 미리 말하면 재미 없잖아 ] 배우 송강호를 너무 너무 좋아하는 깨달음은영화 [기생충] 개봉까지 설레인다면서송강호를 한번 만나봤으면 좋겠다고시사회나 사인회가 일본에서 혹시열리는지 알아봐달라고 했다.그렇게 영화 얘길 하다가 깨달음이 핸드폰메일을 잠시 확인하다가 시부모님 얘기를 꺼냈다. [ 당신이.. 2020. 1. 6.
새해를 또 일본에서 맞이했다 2019년 마지막날, 새해를 맞이하기 위한 대청소를 했다. 매년 그렇듯 서로 담당한 곳도 똑같고, 청소하는 방법도 다르지 않다.각자의 방청소는 이틀전에 끝냈고 서로의 공동구역?을 분담해서 맡아 말끔히청소를 하고, 1년을 보내는 토시코시소바 (年越しそば)를 먹으러 집을 나섰다. 일본에서는 12월 31일, 1년을 마무리하는마지막 식사로 메밀을 먹는 풍습이 있다.메밀은 다른 면에 비해 끊어지기 쉬운데1년간의 악재를 끊고 잘라버리고 새해를맞이한다는 의미를 하고 있다.지금까지 토시코시소바는 항상 집에서 해 먹었는데 올해는 그냥 밖에서 가는 해를 보내자는 생각에서소바집으로 결정했다. 먼저, 니혼슈로 건배를 하고 올 한해를 뒤돌아보았다.특별히 나쁜일도 없었고 그렇다고 슬픈일도 없었으니 꽤 괜찮은 해가 아니였냐는 깨달.. 2020. 1. 3.
연말,,남편의 모습은 매번 똑같다 출근 준비를 마친 깨달음이 안되겠는지냉장고를 혼자서 끌어낸다.10년가까이 써왔던 냉장고가 요즘 상태가별로 좋지 않아 새 냉장고를 구입했고아침에 기사분이 오기로 했는데 작업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 미리 자리를 마련해 비워두는 것도 있고 미팅 시간이 가까워져서 서둘러야 하는 것과무엇보다 내게 미안해서 뭔가를 하려는 눈치였다. [ 깨달음, 힘들어,,그냥 둬,,][ 아니,,이렇게 해두면 빨리 끝나잖아 ]드디어 기사분에게서 전화가 오고 10분쯤 지나두 분이서 새 냉장고를 가져오셨다. 우리가 사려고 했던 모델, 아니 내가 갖고 싶었던모델은 우리집에 들어올 수 없는 사이즈여서눈물을 머금고 포기를 해야했고 거실문을 통과 할 수 있는 사이즈로 골랐다.꽤나 망설였다. 김치 냉장고를 없애고 그냥 마음에 든 사이즈를 구입할 건.. 2019. 12. 9.
올해도 이렇게 감사를 표합니다 퇴근을 하고 깨달음과 쇼핑몰에서 만났다.연하장이 나온지는 알고 있었는데 내년이 무슨 띠인지도 모른채 매장으로 가서야쥐띠라는 걸 알았다.쥐 띠해를 맞이하는 신년 연하장이 즐비했고깨달음은 익숙하게 가장 일본스럽고,가장 복이 많이 들어올 것 같은 일러스트를신중하게 골랐다. [ 몇 장 사야 돼? ][ 몰라, 아직 ][ 작년에 몇 장 보냈지? ][ 50장은 넘었어 ][ 해외에도 보낼 거지? ][ 응 ][ 그럼, 완전 일본냄새 풀풀 나는 디자인으로 골라야겠다 ]연하장 종류가 다양해서 뭐가 좋을지 모르겠지만받는 분들이 일본스럽다고 느껴지는 그런 디자인이좋을 것 같다며 하나씩 꺼내 앞뒷면을 두루 살피는 깨달음. [ 가족들에게도 보낼 거지? ][ 응 ][ 그럼 100장정도 있어야하지 않아? ][ 그래, 그럼 넉넉하게 사.. 2019. 11. 13.
조용히 남편을 응원한다 10월이 다 가고 이젠 딱 두달이 남았다.깨달음은 깨달음대로, 나는 나대로 서로가 다른 일들이 많아 요즘들어 부쩍 외식이 늘었다.바쁜 것도 있지만 나는 아주 개인적인 일로 머리가 무겁고 깨달음은 회사에약간의 문제들이 발생해서 몸과 마음이 피곤한 상태이다.[ 오늘,,미팅이 있는데 그냥 난 빠졌어 ][ 왜? ][ 배상액을 책정한다는데 지불해야할 당사자인내가 있으면 불편할 것 같아서.그냥 금액 정해지면 통보해 달라고 했어 ][ 그랬구나...] 14년전, 깨달음 회사에 다녔던 친구겸 동료가지었던 개인주택에 말썽이 생겨서 깨달음 회사가변상을 하기로 했다고 한다.그 당시, 그 친구분은 전원주택을 전문으로 하시는 베테랑으로 전형적인 일본식 주택 설계가뛰어나서 그 분께 집을 지어달라고 하는 요청이끊이지 않을정도로 실력.. 2019. 11. 1.
남편의 고마운 생각을 듣다 어젯밤, 우린 서로의 방을 청소하기 시작했다.지난 태풍 때, 각 방안에 설치된 환풍기에서강풍과 빗방울들이 먼지와 섞여 뿜어 나오는 바람에새벽에 둘이서 자다가 놀라 번갈아 각자의 방에 들어가 먼지가 섞인 검은 빗물을 닦느라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환풍기를 막으면 되는데 바람이 세기가 너무 강해서 전혀 말을 듣지 않았다.둘이서 졸린 눈으로 벽과 침대까지 튀어버린 검은 빗물을 닦고 시트를 바꾸느라 아침까지 왔다갔다하느라 분주했다.그 일이 있고 난후 오늘은 아침일찍 새로운 환풍기로 교환하는 작업이 있었다. 우리가 깨끗히 지우지 못한 주변의 검은 빗자국은자기네들이 어떻게 해 드릴 수 없다는 말을하시길래 알았다고 깨달음이 일하시는아저씨를 안심시켜드리고 작업하기 편하게 커튼도 떼어드렸다. 아저씨가 옛 환풍기를 뜯고.. 2019. 10. 29.
일본인들도 많이 우울하다 긴쟈에서 깨달음이 기다리겠다고 했다.언제나처럼 밝은 목소리였는데 밖에서 보자는 이유가 짐작가지 않는다.카운터석에서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 깨달음이입구쪽에 날 보고 가볍게 손을 든다.무슨 일이냐고 물으려는데 메뉴를 내밀며먹고 싶은 거 시키라며 자기는 술 잔을 들었다.적당히 주문을 하고 건배를 하는데깨달음은 계속해서 침묵을 지킨다.나도 그냥 음식평을 하다가 변해버린 긴쟈거리, 예전에 우리가 즐겨 다녔던 야키도리(닭꼬치)집의 근황을 나누다 물었다. [ 오늘 여기서 미팅 있었어?][ 응 ][ 근데,,,왜 술 마시고 싶은 거야? ] [ 그냥,,,,,,]깨달음 회사에 옛직원인 니시무라 상이 심한 우울증으로 자살시도를 했단다. 내가 석사과정일 때 디자인 의례를 받고 깨달음 회사를 처음 찾아갔던 날, 내게 녹차를준비해.. 2019. 10.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