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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169

하네다공항 도착로비에서-2 한국에서 친구나 지인들이 도쿄에 놀러 오면가볼 만한 곳으로 꼭 추천하는 곳은아사쿠사(浅草)이다.일본스러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관광지로도 최적지이고 한 정거장 지나면우에노 (上野)재래시장과 아키하바라(秋葉原)가가깝게 있어 도쿄를 둘러보는하루 관광코스로 나쁘진 않다.아사쿠사를 둘러보고 스미다가와(隅田川)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오다이바(お台場)로이동하기 편한 것도 매력 중에 하나이다. [ 언니, 저기서 그때 유람선 탔었나?][ 응 ][ 그때 마셨던 커피가 생각난다..]내가 추천하는 이 코스를 주연이도 예전에체험을 해서인지 세계 각국에서 온관광객들 멍한 눈을 하고 쳐다봤다.어깨를 부딪히고 사진을 찍느라뒷걸음질하다 발을 밟은 사람들이 있었지만아랑곳하지 않았다.주연이는 고개를 들어 두리번거리기도 하고골똘히 생.. 2025. 3. 5.
유학과 이민, 살다 보면 살아진다 왜 일본을 택했냐고 물었다.[ 한국하고 가까워서,,,]살아보니 뭐가 제일 좋았냐고 또 묻는다[  처음에는 어딜 가나 조용해서 참 좋았어..근데언젠가부터는 한국보다 더 시끄러워진 것 같애 ]맞다고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내 말에동의하는 이즈미(泉) 상은 내게 유학을 오기 전,후에 마음들을궁금해했다.일본에 도착했을 때 기분이 어땠냐고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채근하듯 또 물었다. [ 벌써 25년 전이긴 한데.. 캐리어 끌고신주쿠 역에 내렸던 그 날의 날씨.사람들의 옷차림, 그리고 냄새 같은 건 지금도선명하지.. 기숙사 담당자가 땀을 흘리며다가와서는 내게 이름을 묻고 기숙사까지안내해 줬어..역에서 내려 도보 8분 정도걷는데 너무 너무 덥더라,,..줄무늬 티를 입었던 그 남자가 내 방으로안내해 주고 기숙사 수칙과 규.. 2025. 2. 6.
한국인과 일본인이 다른 점 [ 어느 누구도 말리려고 하지 않았어.자기 눈앞에서 사시미 칼을 들고왔다 갔다 하는데 그냥 남의 일처럼보고만 있었던 거야, 세 명이나 찌르고나서도 또 찌르려고 주변을 서성였다는데그걸  누구도 제지하려 하지 않았단 말이야.바로 옆에 파출소가 있었는데 왜 출동을빨리 못하고 시간이 걸렸냐고,,][ 깨달음,, 알았어.. 좀 진정해..][ 우리 직원이 사고 전날에도 나가노역에서 미팅을 했어. 우리 직원이 그런 일을당했을 수 있었단 말이야..]지난주 22일 저녁 8시.나가노현 (長野県) JR나가노역 앞,버스정류장에 있던 사람들을 흉기로찌른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이 있었다.버스를 기다리던 40대 남성이 숨지고30대 남성,40대 여성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였다.범인은 피해자들을 찌른 후에도 잠시역 주변을 서성이다  사라졌.. 2025. 1. 30.
3천만원이 주는 자괴감 점원이 내가 들어가자 바로 우리가늘 앉는 테이블로 안내해 주었다.[ 저, 오늘 혼자니까 카운터로 앉을게요 ][ 아,,그러세요, 그럼 여기로  ][ 남편은 오늘 송년회가 있어서..]늘 깨달음과 함께 왔던 소바집인데혼자 온 게 처음이고 왠지 어색해서묻지도 않았는데 혼자인 이유를 말했다.생맥주를 한 잔  마시며적당히 꼬치요리를 주문했다. 핸드폰으로 뉴스를 좀 살펴보고카톡, 인스타까지 훑어보다 다시카톡으로 그리고 어제 저녁 친구와 나눈긴 메시지들을 꼼꼼히 다시 읽고오전 중에 통화했던 내용들도 다시 떠올렸다.[ 케이야, 너 감기 걸렸어? ][ 아니..][ 근데, 왜 코목소리 나? ][ 지난달에 코로나 걸렸는데 후유증인가 봐.후각마비는 거의 풀렸는데 코 맹맹한소리가 계속 나,,][ 어머, 그랬구나, 나도 코로나 걸.. 2024. 12. 16.
우리는 모른 채 살아간다 매년 11월 말이면 자영업자는 물론일반인들도 함께 즐기는 축제의 하나인도리노이치(酉の市)를 찾았다.출근을 한 깨달음은 작년에 산 쿠마데(熊手)를약속시간에 맞춰 가지고 오기로 했다. 신주쿠 (新宿)에 있는 하나조노진자(花園神社)주변부터 포장마차가 즐비했다.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뒤편으로 돌아갔는데참배를 올리는 바로 옆 자리에서작년에 구입한 구마테를처분하기 위해 창고 같은 곳으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쿠마데(熊手)는 갈쿠리가 곰발바닥 모양으로생겨서 붙여진 이름으로 갈쿠리로돈을 긁어 모은다는 뜻도 내포되어 있다.이 갈쿠리는 벼, 매화, 거북이,엽전, 금덩이, 잉어, 쌀가마, 송학 등으로화려하게 장식을 하고 사업번창, 장수, 금전운,명예, 교통안전,가내평안 등,, 자신들이 원하는 소원들을 담아 마음에 드는 구마테.. 2024. 12. 1.
대한민국의 부모님들은 모두가 위대하다. 저녁을 먹고 깨달음과 티브이를 보고 있는데여동생이 여러장의 사진을 보내왔다.조카 태호(가명)가 군대를 갔다.대학에 휴학계를 내고 군에 간 태호가 한 달이 지나 수료식이 있었다. 훈련소에 들어가 몸살감기에 걸려힘들었다는데 태호뿐만이 아니라같은 방을 쓰는 다른 훈련생들도 거의 모두 감기에 걸려 고생을 했던 모양이다.우리가 결혼하기 전, 5살이던 태현이가 일본에 놀러 와 처음으로 깨달음을 만난 날,전혀 낯을 가리지 않았다.아빠와 삼촌 외에 남자들을 좋아하지 않던태호가 깨달음 무릎에 앉아 그림을그리고 손을 잡고 함께 걷는 걸보고  동생이 아주 의아해  했었다.그 이후로도 전화를 하게 되면대화가 안 통해도 꼭 깨달음과 통화를하려고 했었다. 우리가 결혼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동생네는 태국에서 주재원 생활을몇 년.. 2024. 10. 17.
마음의 빚을 30년만에 갚던 날 오전에 후배에게서 온 카톡을 오후에서야확인했다. 고등학교 후배인 미애(가명)의 첫째 딸이결혼한다는 메시지였다.어릴 적 나랑 목욕탕을 다녔던 그 꼬마 애가서른이 넘고 이제 결혼을 한단다. 친구 딸이 결혼하다고 했을 때도 실감이 나질않았는데 후배가 장모님이 된다고 하니까낯설기만 했다. 결혼하게 되면 꼭 나한테 알리라고 내가축하해 주러 한국 가겠다고 약속했었는데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이 후배와 나는 참 많은 인연이 쌓여있다.고등학교 후배이니 내 방황하던 10대와푸릇했던 20대 청춘을 함께 웃고 떠들며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후배이다.  누군가 결혼을 한다고 하면 도시락 싸서말리겠다고 왜 결혼을 하면 안 되는지그 이유를 100가지도 얘기할 수 있다고흥분했었다. 그런 나에게 어느 누가이런 말을 했었다.왜.. 2024. 10. 9.
엄마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것 [ 추석 때 못 오지? ][ 응,, 엄마,,][ 그래.. 지난번에 봤응께,,괜찮다,내가 오키나와 갔다 왔다고 한께 사람들이그 좋은 데를 갔냐고 다들 부러워하더라,4월에 갔응께 벌써 5개월이나 지났는디꼭 지난달에 다녀온 것 같치아직도 오키나와가 눈에 선허다.음식도 맛나고 좋드만,,][ 엄마,, 겨울에 도쿄 한 번 놀러 오세요막네랑 같이 ][ 아니여, 인자 못 가,, 늙어서 힘도 없고가믄 좋은디..데리고 간 사람 피곤하게해서 인자 어디 못 돌아다니것드라 ][ 도쿄는 가깝고 무리 안 하셔도 되니까한 번 오셔, 맛집만 다니면서맛있는 거 먹고 가시면 좋잖아 ][ 말이라도 고맙다..근디 인자 여행 가고 그런 것이 점점 힘들드라 ] 지난 4월 엄마를 모시고 네 자매가오키나와에 모였다. 국내 여행은 방방곡곡 언니들, .. 2024. 9. 11.
어른들도 넘어지고 아프며 성장한다 연휴4일째, 깨달음은 거실에서 한일 톱텐쇼를보며 느긋한 아침을 먹었다.나는 세탁기가 돌고 있는 동안책장에서 불필요한 책들을 꺼냈다.10일간의 긴 연휴가 주어졌지만 우린 8월 말에여행 스케쥴이 잡혀 있어 이 기간은그냥 아무런 계획없이 집에서뒹굴뒹굴 거리기로 했다.어제도 그렇고 오늘도 역시,, 우린 각자가좋아하는 방식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책을 묶고 먼지를 털고 있을 때깨달음이 노크를 했다. [ 왜? ][ 당신은 영화 안 볼 거지? ][ 응,더워서 아무 데도 나가고 싶지 않아 ][ 그럼,,나 영화 보러 간다 ][ 그래, 갔다 와 ][ 저녁은? ][ 같이 먹을 수 있으면 먹고, 아니면각자 먹으면 되지 ][ 당신은 집에만 있을 거야?][아니, 잠깐 나갔다 올 거야, 아쿠아센터에 ][ 그래. 그럼, 나 갔다 올.. 2024. 8. 15.
인간은 상대에 따라 변한다 요즘 우린 주말이면 아침부터 카페에서티 타임 시간을 즐긴다.커피를 마시다가 심심해지면 쿠키에와인도 한 잔 하고 또 지루해지면 샌드위치나케이크 한 조각 시켜놓고 둘이 야금야금 먹는다.날이 더운 탓도 있지만 이젠 점점집에서 식사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고좀 더 편하면서 시간을 유용히 쓸 수있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오늘 런치는 여기서 먹고 갈까? ][ 그러자 ]최근 들어 자주 들러서인지 점원이 바로 우리가늘 앉는 자리에 안내해 준다.35도를 넘는 폭염에 오늘도 열사병으로 인한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떴다.숨이 턱턱 막힐 만큼 심한 이 더위가다음 주에도 계속된다고 하니 잘 버틸 수 있게몸보신을 해야 한다는 얘길 했다.깨달음은 지난주 동창회에서 장어를먹었다며 참석한  7명 모두가 여름뿐만 아니라나이를 먹으.. 2024. 7. 31.
6개월, 블로그를 쉬었다 -2 [ 케이야, 소포 받았어? ][ 아니? ][ 배송된 걸로 알림 왔는데..][ 미안, 나 지금 밖이거든, 집에 가서 다시 연락할게 ][ 그래 ]멀리 세미나를 왔다.이젠 참가를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세미나인데 예전에 감투를 썼다는 예의로그냥 얼굴이라도 비춰야 할 것같아 나왔다.식사로 나온 도시락을 받아들고 5층휴게소에 들어섰더니 우연인지 다행인지아무도 없어서 편하게 볕이 드는 창가에 앉았다.창문밖 아스팔트가 이글이글 타오르는 소리를내고 있었다.밖은 35도,,그래서 결석자가 많았나,,,도시락 뚜껑을 열어 놓고 뭐부터 먹어야 하는지젓가락을 들었는데 어느 쪽으로도 손이 가질 않았다.이젠 논문도 쓰지 않고 그냥뒷방 늙은이가 되어버렸으니 입장정리를위해서도 이젠 출석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냥 메일을 주고받는.. 2024. 7. 21.
일본인이지만 그들은 한국인이다. 김 상이 보이지 않았다.예배시작 전에 주보를 나눠주고 자리를안내하는 김 상이 어디에도 없었다.홀을 둘러보았는데 딸도 보이지 않았고남편만 찬양대에 멀뚱멀뚱 앉아 있었다.이달 중에 예배 끝나고 식사를 하자고맛집을 서로 공유했었는데아무 소식 없이 교회를 나오지 않았다.딸까지 안 온 것 보면 갑자기 한국에간 게 아닌가 어설픈 추리를 하며머리를 굴리다 예배를 드렸다. 평소에 교회 사람들과 대화를 했었다면김 상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거냐고물어봤을 텐데 전혀 아는 사람? 이 없어그냥 답답함 마음만 들었다.이럴 때면 낯 안가리고 친화력이 강화되는비법을 터득해 둘 걸 그랬다는어리석은 후회를 한 곤 한다.교회 문제로 나와 처음으로 커피를 마시러갔을 때 내게 국적이 어디냐고 물었던 게아주 인상적었던 김 상.[ 정 상, 정 상.. 2024. 7. 17.
그녀가 또 결혼을 했다. [ 언니, 그 애 인스타 봤어? ]핸드폰에서 들리는 미라(가명)의 목소리는 상당히 흥분된 상태였다.[  누구 말하는 거야? ][ 2년 전에 가와무라 상이랑 이혼 한 수경이,신주쿠에서 커피숍 한다는 애, 나랑 동갑이고,,][ 아,,,그 수경이(가명)?.. 근데 왜? ][ 이번에 또 결혼한 거 있지? 그것도일본인이랑 또,, 다음주에 식도 올린다네..이번에는 한국에서 하나 봐,첫 결혼은 일본에서 했잖아, 식구들 불러서 ][ 아,,그랬다고 했지....][ 이혼한 지  2년도 아직 안 됐는데.... 언제 또 사궜는지,, 참. 대단해... ][ 재혼, 삼혼, 사혼도 하는 사람들 많잖아,,]미라와 이런 통화를 한 건 2주일 전이었다.그리고 또 전화가 왔다. 사무실이 이사해서 정신없이 바쁘다고그러더니 짐정리가 끝나고 .. 2024. 7. 11.
2023년을 정리하던 날. 주문한 물이 오고 나서 한 시간 후 화장지와 각종세제가 도착했다. 티브이에서는 아침부터 연말 대청소를 어떻게 하면 쉽고 간편하게 할 수 있는지 그 노하우를 알려준다며 청소업체 프로들이 나와 청소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었다. 남들이 하듯이 연중행사처럼 해왔던 나는 올해 대청소를 하지 않을 생각이다. 2주 전부터 조금씩 해둔 덕분에 굳이 대청소라고 할 게 없었고 오늘은 그 외에 할 일들이 많았다. 일본인 친구들에게 연말선물로 보낼 김치를 버무리고 깍두기와 창난젓, 그리고 아이가 있는 집에는 오징어채도 달달하게 볶았다. 집에 챙겨두었던 아이스박스에 야무지게 묶어 챙겨 넣은 뒤, 자전거 앞 뒤에 싣고 우체국으로 달렸다.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다 깨달음에게 카톡이 왔길래 지금 우체국이라고 사진을 보냈더니 자기 거래처.. 2023. 12. 29.
한국 시간은 늘 빠르다 공항에 도착해서도 깨달음은 거래처에 전화를 하느라 바빴다. 난 옆에서 통화가 끝나기를 멍하니 기다렸고 그런 나를 힐끗 쳐다보고는 배터리를 주라고 왼손을 내밀었다. 핸드폰에 배터리를 연결해 다시 거래처에 전화를 하기도 하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그렇게 통화가 끝나고 팩스를 한 장 보내고 싶다고 공항 내를 두리번거리다 호텔이 확실할 것 같다며 호텔로 이동했다. 호텔에 들어와서도 깨달음은 다시 일처리를 하느라 일본에서와 별반 다를 것 없는 시간을 보냈고 난 깨달음이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던 파스타집에서 미리 대기를 하고 있었다. 예약 없이 들어가기 힘들다는 곳이다 보니 줄을 설 수밖에 없었다. 깨달음이 일을 마무리하는 시간과 얼추 비슷하게 자리가 났고 늦은 점심으로 파스타를 먹었다. 기존에 먹어봤던 파스타.. 2023.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