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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40

일본의 경기 침체, 남편이 걱정이다 지난, 1월 31일, 하네다공항 제3터미널 2층, 도착로비와 직결된 호텔과 상업시설이 구성된 에어포트 가든이 오픈했다. 1,171실을 보유한 이 호텔은 후지산을 바라보며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천연노천탕과 대형홀, 회의장이 마련되어 있고 쇼핑몰은 일본 각지의 특산품과 하네다공항 한정 상품들로 꾸며져 있다. 실은, 코로나 전에 완공되었던 호텔인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오픈하지 못한 채 기다리다 올해 오픈하게 되었다. 깨달음은 바로 호텔 쪽으로 가고 나는 쇼핑몰을 돌다가 레스토랑으로 옮겨 각자 할 일을 좀 하고 다시 만났다. [ 완전 일본 오리지널 상품들이 많네 ] [ 타깃이 외국인이니까 ] [ 호텔은 어땠어? ] [ 괜찮았어 ] 레스토랑으로 다시 내려간 우린 가게 앞에 화환이 즐비한 곳에 멈춰 메뉴를 좀 보고 .. 2023. 2. 24.
요즘 일본에서 자주 보이는 이상한 한글 깨달음이 한글을 배운지 벌써 6개월이 넘었다. 하지만, 좀처럼 늘지 않는 한국어 실력에 본인도 답답해하고 있다. 제2 외국어를 60이 넘은 나이에 시작해 배워나가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음을 스스로 절실히 느끼고 있다. 오늘 외운 단어가 하루가 지나면 바로 잊어버리고 반복학습을 하고 있어도 기억력감퇴인지 노화현상인지 잘 외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올 목표는 초급을 떼고 중급으로 가고 싶다는 희망을 품고 나름 열심히 하고 있으며 한글 공부를 시작하고 깨달음에게 변한 게 있다면 길거리를 지나가다 한글표기가 된 것들을 모조리 읽으려는 좋은 습관을 가지게 됐다. 그렇게 하나씩 읽어보다가 뜻을 모르겠거나 읽기가 어렵거나 발음이 힘든 단어가 있으면 사진을 찍어와서 내게 무슨 뜻인지 묻곤 하다. 맞춤법이 맞은지 안 맞는지.. 2023. 1. 18.
이번 생은 망했을지 몰라도 옛 동료를 만났다. 동료이면서 동기인 그녀는 여전히 차분했다. 정기적이진 않지만 가끔씩 메일로 서로의 안부와 생사를 물어와서인지 3년 만의 만남인데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술을 썩 즐기지 않은 그녀가 오늘은 이자카야에서 보자고 하는 건 뭔가 변화가 있었음을 암시하는 듯했다. 코로나 얘기를 시작으로 요즘 가장 핫한 월드컵 얘기까지 두서없는 대화가 오갔다. [ 정 상, 한국 다녀왔어? ] [ 응, 코로나로 못 가다가 10월에 다녀왔어 ] [ 그랬구나, 아,,남편분도 잘 계시지? ] [ 응, 잘 있어 ] 그녀는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잠시 소개를 하고는 동기들 소식 전했다. 협회지를 보고 이미 다 알고 있는 동기들 근황을 난 굳이 듣고 싶지 않았다. 누가 교수가 되고 누가 어디로 전직을 했는지 나와.. 2022. 12. 2.
한국사람인 나도 어렵다 내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깨달음은 열심히 한글책을 펼쳐놓고 쓰기 연습을 하는데 한숨 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깨달음은 완벽한 발음과 암기를 하려는 자기만의 고집스런 공부 방식을 택하고 있어 진도가 더디게만 가고 있다. 옆에서 보고 있으면 좀 답답해 보이는 건 사실이지만 난 되도록 참견을 하려하지 않고 있다. 그 많은 교재중에서도 자기 스타일에 맞는 것을 골라 자기만의 공부방식대로 풀어가고 있으니 난 그냥 한발 떨어져 응원만 하고 있다. 지금 깨달음은 받침이 없는 간단한 단어를 외우는 중이며 공부가 끝날 무렵이면 내게 문제를 내게 하고 얼마나 자신이 외웠는지 확인 하곤한다. 아이들이 하는 낱말카드와 같은 원리로 어머니, 아버지, 오이, 누나, 아이, 우유, 여자, 나무, 사자. 나비, 라디오, 이마, 카메.. 2022. 3. 10.
드디어 남편이 한국어를 시작했다 작년, 시댁에 다녀오던 길에 넘어져 안경을 부러트린 깨달음이 새 안경을 맞춘다고 했다. 그 사고? 가 나고 바로 사주겠다고 했을 때는 안 쓰고 둔 옛 안경으로도 괜찮다고 하더니 오늘은 새로 맞추겠다고 했다. [ 알았어. 깨달음, 내가 사 줄게 ] [ 그럼 그거 생일 선물로 해줘 ] [ 아니. 안경은 그냥 사주고, 생일 선물은 또 다른 거, 필요한 거 뭐든지 사줄게 ] [ 아니야, 안경이면 돼 ] 마침 엊그제가 생일이었던 깨달음에게 좀 더 멋지고 괜찮은 선물을 하고 싶었는데 갖고 싶은 게 없단다. [ 봄 자켓 하나 사줄까? ] [ 아니, 지금 있는 것도 거의 새 거야, 2년 전에 샀는데 두서너 번밖에 안 입어서 코로나라 여행을 못 가서..] 즐비하게 놓인 요즘 유행 아이템을 하나씩 써보고는 제일 젊게 보이.. 2022. 3. 7.
자기 인기에 취해 사는 남편 깨달음 겨울용 양복을 맞췄다. 크리스마스 선물 겸 깨달음이 현역 생활을 하는데 마지막 양복이라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어 가장 좋은 원단으로 골랐다. 옆에서 보고 있던 깨달음이 너무 비싸다고 망설이길래 마지막까지 멋진 양복 입고 열심히 일하라는 뜻이라고했더니 그런 뜻이였냐면서 순순히 수치를 쟀다. 재단사분이 작년 여름에도 한 벌 맞추지 않았냐며 허리둘레가 1센티 줄였다고 하자 허리는 다이어트하느라 줄은 것이고 재난지원금 나왔을 때 여름용으로 한 벌 맞췄는데 이젠 양복 맞추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답했다. 자기 취향에 맞는 버튼과 안감까지 고르고 수납장이 배달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 바로 백화점을 나와 집으로 돌아왔다. 그릇 욕심이 많은 것도 있고 파티용 그릇들을 세트로 사다 보니 수납공간이 부족해 새로 주.. 2021. 12. 10.
요즘 남편이 외운 한국어 오전 시간이 끝나갈 무렵 저녁 메뉴는 뭐가 좋을지 물었더니 오늘은 어디로 산책을 가는 게 좋지 않겠냐고 되물었다. 3번째의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이 되면서 황금연휴기간이지만 우린 착실히 스테이 홈을 잘하고 있는 중이었다. 영국형, 인도형으로 코로나 변종 감염자가 계속해서 늘어가고 있는데 작년과 같이 별다른 대책 없이 국민들에게 협조만 호소하고 있는 이곳은 코로나에 대한 위기감이나 두려움이 엷어진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하고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생각으로 느긋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 깨달음,, 어디 나가고 싶은데? ] [ 응,, 답답해서.. 산책하러 가고 싶어서.. ] [ 그래.. 그럼 나가자,,] 깨달음이 고른 오늘 코스는 오다이바 (お台場)의 레인보우브리지(レイン.. 2021. 5. 4.
한국남자에게만 있다는 매력 참 오랜만에 만나는 미호 상이다. 서로 바쁜 것도 있고 코로나19로 사람 만나기를 주저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꼭 자길 만나주라는 간곡한? 부탁을 받았다. 무슨 일 있냐고 물어도 만나서 얘기하겠다고만하지 다른 말은 언급하지 않았다. 고기를 너무 좋아하는 그녀가 우리집 근처에 미리 예약해 뒀다며 가게 주소를 보내왔다. 미호 상은 내게 한국어를 배운 일본인 중에 한 명으로 6개월정도 배웠다. 고등학생 아들과 단 둘이서 사는 미호 상은 40대 중반으로 밝고 천진하면서도 유머가 많은 여성이였다. 낮시간에 고기를 먹는 게 좀 부담스러워 커피숍에서 차를 한 잔 하고 싶었는데그녀는 이미 내게 아주 할 말이 많은 표정으로 나를 기다렸고 꽤나 들떠 있어 보였다. 언제나처럼 간단히 안부를 묻고 코로나 얘기를 하면서 식사를.. 2020. 10. 16.
남편은 이렇게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코로나로 긴급사태선언이후, 월요일만 잠깐 회사에 다녀오는 깨달음은 화요일, 수요일까지 도면을 치거나, 전화상의 미팅을 하고 회사일에 몰두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렇게 보내는 3일간 열심히 일하고 난 후, 목요일이 되면 일주일 동안에 보고 싶었던 티브이 프로를 몰아서 보는 날이 시작된다.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가 수요일부터 한다는 걸 알기에 목요일에서 일요일까지 방송되는 예능프로를 쉬지않고 본다. 예전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가 나오는 프로만 골라 봤었는데 요즘은 장르불문하고 버라이어티, 요리프로까지 자신이 관심 가는 방송은 또 보고를 반복한다. 아는형님, 트롯트 신이 떳다. 수미네반찬, 2TV 생생정보, 생방송 오늘, 오 나의 파트너, 팬텀싱어, 불후의 명곡, 복면가왕,아내의 맛, 나혼자 산다. 미운 우리새.. 2020. 5. 14.
한글 쓰는 남편을 보고 있으니.. 아침을 간단히 먹은 우린 바로 운동을 나갔다.깨달음은 내가 카메라를 대면 달리다가도주위 의식하지 않고 이상한 자세를 취하며 까불고엉덩이를 흔들기도 하고 강남스타일 춤을추기도 하고 바보같은 포즈를 하면서혼자서 좋아서 웃고 난리다. 날씨가 넘 좋다..운하와 바다가 이어지는 길을 따라 달리는 깨달음 뒷모습은 여전히 별 변화가 없었다. 뛸 때마다 풍성한 엉덩이와 옆구리 살들이 같이 출렁거렸다.뛰면서도 점심은 뭐 먹을거냐고 묻는 깨달음..[ 야채 먹기로 했으니까 야채 먹으면 되지? ]자문자답을 하면서 레스토랑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점점 빨라지고 있었다. 100%야채를 먹고 온 깨달음은 샤워도 하지 않고그동안 미뤄두었던 창문청소를 했다.왜 오늘 하는 거냐고 물었더니 곧 설날이 다가오는데 설날 대청소해야하니까 시간날 .. 2018. 12. 10.
일본인이 생각하는 한국인의 이미지 10가지 통역 일을 가끔한다. 내 전공과 다른 분야의 통역을 할때면 미리 해야할 공부가 꽤 많다. 원래 통역전문이 아닌지라 낯선 단어들, 구어표현을 자연스럽게 동시통역 해야하기에 세미나의 내용파악과 참가자, 그리고 현장에서의 상황과 분위기에 따른 적당한 필터링을 요하기에 신경을 써야한다. 하지만, 오늘은 아주 급하게 받은 일이다보니 준비할 시간이 충분치 못했다. 세미나가 끝나고 일본측 관계자분들과 저녁식사를 함께하게 되었다. 미용관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이여서인지 상당히 멋스러웠고 한국의 피부케어에 관심이 많아 개인적으로 내게 어떤식의 관리를 하는지, 내가 사용중인 화장품과 피부케어 추천상품에 관한 질문을 하셨지만 미용에 전혀 관심이 없는 나는 친구들에게 들은 얘기를 해드렸다. 내 오른편에 앉은 스즈끼 상은 미용실을.. 2018. 5. 3.
일본 유학생이 말하는 한국생활에서 좋았던 것 유끼짱은 내 친구의 딸로 한국에서 3개월 유학생활을 경험했고 지금은 미용공부를 하고 있는 20대 초반의 대학생이다. 내게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고해서 약속 장소에 나갔더니 친구 두명과 함께 나와 있었다. 내가 인사를 하고, 몇 가지 한국어로 말을 걸었더니 많이 부끄러워했다. 한국어를 읽을 줄은 아는데 아직 한국어가 자유롭게 나오지 않고 1년이나 지나서인지 머릿속에 남은 게 없다며 미안하다고 했다. 가볍게 건배를 하고, 같이 온 친구들을 소개했다. 옆에 남자는 유끼짱의 남자친구이고, 쿠미짱은 한국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며 알게 된 친구라며 유끼짱보다 3개월 더 한국어 공부를 해서 한국말을 조금은 구사할 수 있다고 했다. 식사를 시작하며 요즘 유행중인 케이팝과 예능프로인 [나 혼자 산다]에 동방신기가 나왔고 [.. 2018. 3. 30.
한국에 왜 사과해야하는지 묻는 일본인 친구에게 [ 케이짱,,오랜만이야~~] 자리에 앉자마자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는 마호짱은 오늘 꼭 먹으려 벼르고 있었던 김치찌개와 치킨을 주문했다. [ 전철 안에서 꼬르륵 소리가 계속 나는 거야,, 치킨 먹을 생각에..근데, 케이짱 살 빠졌네..] [ 응,,] 아직 미혼이고 마흔을 코앞에 둔 마호짱은 내게 한국어를 배울 정도로 한국문화, 한국음식, 특히 케이팝을 너무 좋아한다. 노래가사를 이해하고 싶어서 배우기 시작한 한국어는 친구들과 한국여행을 다니는데 마호짱이 적극적으로 가이드를 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음식이 나오고 마호짱은 [ 잘 먹겠습니다]라는 말을 하는둥마는둥, 앞접시에 덜어 허겁지겁 먹다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급하게 한 장 찍고 닭다리를 잡아서는 아주 맛있게 뜯었다. [ 그렇게 맛있어.. 2018. 3. 19.
남편이 새롭게 배워 온 한국어 신한은행 일본지점(신주쿠)이 코리아타운에 생겼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별 관심이 없었다.그런데 깨달음이 통장을 만들었으면 했고오늘에서야 시간이 나서 잠시 들렀다.굳이 필요치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혹시나 모르니 미리 만들어 놓는게 좋지 않겠냐는 깨달음의 의견에 일리가 있어서였다. 깨달음 퇴근시간에 맞춰 회사 근처 초밥집에서 맥주를 한 잔 하며 기다리고 있는데깨달음이 아주 해맑은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며 내게 다가온다.어쩌면 이 남자는 저렇게 날마다 배용준 미소를지을 수 있을까...잠깐 헛생각을 했다.[ 통장 만들었어? ][ 응, 근데 한국에서는 사용할 수 없고기본적인 시스템은 일본 은행과 동일하대.그대신 한국으로 송금하거나 받을 때 수수료가 아주 저렴하다고 그랬어 ][ 그래? 잘 됐네, 여기서 돈 보낼.. 2018. 2. 9.
개념있는 일본인 친구의 역사의식 내 노트북에 놓여진 봉투에 요코야마 상이라는 이름이 적혀있었다. 부재중인 나에게 뭔가를 전할 때면 깨달음은 이렇게 내 노트북 위에 가만히 올려놓는다. 열어보니 지난달, 내 책을 샀던 대금과 아주 짤막한 인사말이 몇자 적혀 있었다. 한국어 필체를 보고 금방 알수 있었다. 꽤 급하게 썼다는 것을,,, 뒤늦게 내 출간 소식을 듣은 요코야마 상이 깨달음에게 몇 권 주문을 했었다. 그 대금과 축하한다는 의미의 상품권도 3장 들어있었다. 요코야마 상은 깨달음 회사를 담당하는 회계사의 한 분으로 동경대를 졸업한 수재이며 나와 동갑이지만 아직 미혼이다. 독학으로 한국어를 공부했고 읽고 쓰기는 항상 100점을 맞지만 말하기와 발음을 너무 힘들어해 한국어 발음이 알기 쉽게 표기 된 사전을 내가 선물한 적도 있다. 한국어 .. 2018.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