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국인137

당연하지, 난 한국인이니까 [ 정 상은 지난번에도 자리를 양보하던데오늘도 양보하네, 진짜 착해 ]착한 게 아니라 연장자가 눈 앞에 서 있는데가만히 앉아 있으면 마음이 불편해져서전철이든, 지하철, 버스에서든 몸이 먼저반응해 일어서는 난 역시 한국인이다.[ 정 상이 준 김치는 팔아도 될 만큼 맛있는데왜 그냥 막 나눠주는 거야, 아깝잖아 ]콩 한쪽도 나눠 먹는 거라 배웠고기브엔테이크식 사고가 아닌바라는 거 없이 주고 받고 자란 덕분에 계산하지 않고 같이 나눠먹고 싶은 마음이드는 난 역시 한국인이다.[ 정 상이 자기 의견을 확실히 말해준 덕분에일이 빨리 진행되서 고마워 ]주위 눈치보면서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그렇다고 내 이익을 위해 불합리한 선택을하고 싶지 않아서싫은 건 싫은 것이고 좋은 건 좋은 거라자기 감정에 솔직한 난 역시 한국인이다.. 2025. 3. 12.
한국인과 일본인이 다른 점 [ 어느 누구도 말리려고 하지 않았어.자기 눈앞에서 사시미 칼을 들고왔다 갔다 하는데 그냥 남의 일처럼보고만 있었던 거야, 세 명이나 찌르고나서도 또 찌르려고 주변을 서성였다는데그걸  누구도 제지하려 하지 않았단 말이야.바로 옆에 파출소가 있었는데 왜 출동을빨리 못하고 시간이 걸렸냐고,,][ 깨달음,, 알았어.. 좀 진정해..][ 우리 직원이 사고 전날에도 나가노역에서 미팅을 했어. 우리 직원이 그런 일을당했을 수 있었단 말이야..]지난주 22일 저녁 8시.나가노현 (長野県) JR나가노역 앞,버스정류장에 있던 사람들을 흉기로찌른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이 있었다.버스를 기다리던 40대 남성이 숨지고30대 남성,40대 여성이 중경상을 입은 사고였다.범인은 피해자들을 찌른 후에도 잠시역 주변을 서성이다  사라졌.. 2025. 1. 30.
신년, 남편과 이런 대화를 나눴다 영화를 보는 내내 깨달음은 팝콘을 소리 나지 않게 입 안에서 녹여 먹었다.내 취미와 다른 영화였지만 이번에도깨달음이 티켓을 두 장 예약하는 바람에그냥 봤다.영화는 각자 스타일에 맞게 보고 싶은 걸로따로 보자고 아무리 말을 해도,몇 번이나 내 마음을 설명했지만깨달음은 머릿속에 저장해 두지 않은 듯해이젠 그런 대화자체를 하지 않는다.  1월 5일까지 9일간의 휴일을 보내며눈이 떠 있는 동안은 책을 읽었다.에세이, 소설, 시, 교양서, 수필집, 각 장르가다른 책들을 골라보는 재미가 솔솔 했다. 올 해는 뭘 하고, 서로 어떻게 지내보자는약속이나 다짐 같은 것도 하지 않은 채2025년을 맞이했다.더도 말고 덜도 말고 그냥, 하루하루를건강하고 착실하게 성실히 살자는 말은 했던 것 같다.올 해의 목표나 희망 같은 건.. 2025. 1. 9.
3천만원이 주는 자괴감 점원이 내가 들어가자 바로 우리가늘 앉는 테이블로 안내해 주었다.[ 저, 오늘 혼자니까 카운터로 앉을게요 ][ 아,,그러세요, 그럼 여기로  ][ 남편은 오늘 송년회가 있어서..]늘 깨달음과 함께 왔던 소바집인데혼자 온 게 처음이고 왠지 어색해서묻지도 않았는데 혼자인 이유를 말했다.생맥주를 한 잔  마시며적당히 꼬치요리를 주문했다. 핸드폰으로 뉴스를 좀 살펴보고카톡, 인스타까지 훑어보다 다시카톡으로 그리고 어제 저녁 친구와 나눈긴 메시지들을 꼼꼼히 다시 읽고오전 중에 통화했던 내용들도 다시 떠올렸다.[ 케이야, 너 감기 걸렸어? ][ 아니..][ 근데, 왜 코목소리 나? ][ 지난달에 코로나 걸렸는데 후유증인가 봐.후각마비는 거의 풀렸는데 코 맹맹한소리가 계속 나,,][ 어머, 그랬구나, 나도 코로나 걸.. 2024. 12. 16.
사람냄새 나는 인간관계 30분 먼저 도착한 나는 뭘 사는 게 좋을지두리번두리번 매장 안을 둘러봤다.평균 나이 45살이니 너무 달달한 건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내 입맛을 기준으로패스를 하고 쿠키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참석하면 기분 좋아지는 모임이라는 걸머릿속 어느 세포가 기억하고 있어서인지난 조금 들 떠 있었다. 나를 포함해 6명이 이른 송년회를 가졌다.말은 송년회지만 서로가 얼굴 보고올 한 해 지구상에서 일어난 일부터주변에 발생했던 문제들, 아주 사적인 생각들,그리고 직장에서 쌓였던 불만과얽힌 인간관계까지 뭐든지풀어내는 자리이다.한 명이 늦어진다고 연락이 와서 우린 기다리지 않고 바로 건배를 했다.그리고 아까 준비한 선물들을 하나씩나눠주자 그들도 각자 준비해 온 것들을교환하는 시간이 만들어졌다. [ 올 한 해,, 너무 피곤했어... 2024. 11. 27.
대한민국의 부모님들은 모두가 위대하다. 저녁을 먹고 깨달음과 티브이를 보고 있는데여동생이 여러장의 사진을 보내왔다.조카 태호(가명)가 군대를 갔다.대학에 휴학계를 내고 군에 간 태호가 한 달이 지나 수료식이 있었다. 훈련소에 들어가 몸살감기에 걸려힘들었다는데 태호뿐만이 아니라같은 방을 쓰는 다른 훈련생들도 거의 모두 감기에 걸려 고생을 했던 모양이다.우리가 결혼하기 전, 5살이던 태현이가 일본에 놀러 와 처음으로 깨달음을 만난 날,전혀 낯을 가리지 않았다.아빠와 삼촌 외에 남자들을 좋아하지 않던태호가 깨달음 무릎에 앉아 그림을그리고 손을 잡고 함께 걷는 걸보고  동생이 아주 의아해  했었다.그 이후로도 전화를 하게 되면대화가 안 통해도 꼭 깨달음과 통화를하려고 했었다. 우리가 결혼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동생네는 태국에서 주재원 생활을몇 년.. 2024. 10. 17.
마음의 빚을 30년만에 갚던 날 오전에 후배에게서 온 카톡을 오후에서야확인했다. 고등학교 후배인 미애(가명)의 첫째 딸이결혼한다는 메시지였다.어릴 적 나랑 목욕탕을 다녔던 그 꼬마 애가서른이 넘고 이제 결혼을 한단다. 친구 딸이 결혼하다고 했을 때도 실감이 나질않았는데 후배가 장모님이 된다고 하니까낯설기만 했다. 결혼하게 되면 꼭 나한테 알리라고 내가축하해 주러 한국 가겠다고 약속했었는데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었다.이 후배와 나는 참 많은 인연이 쌓여있다.고등학교 후배이니 내 방황하던 10대와푸릇했던 20대 청춘을 함께 웃고 떠들며 많은 시간을 함께 했던 후배이다.  누군가 결혼을 한다고 하면 도시락 싸서말리겠다고 왜 결혼을 하면 안 되는지그 이유를 100가지도 얘기할 수 있다고흥분했었다. 그런 나에게 어느 누가이런 말을 했었다.왜.. 2024. 10. 9.
남편이 옛 것을 찾는 이유 거실에 놓여있는 야쿠르트와 편지..웬 편지일까 했다가 생각해 봤더니뭔지 알 것 같았다.한국에서는 늘 음력 생일로 했으니음력으로 하자고 해년마다 말하지만깨달음에게 한 번 기억된  9월 23일은음력, 양력 없이 그냥 아내의 생일날이다.그런데 10월이 시작되고 오늘에서야편지를 쓴 걸 보니 깜빡했던 모양이다. 편지에는 축하가 늦어서 미안하다는사과와 요즘 자기 마음이 어떤지상당히 센치멘탈한내용이 적혀 있었다.가을은 남자의 계절인만큼 깨달음도꽤나 감성적인 표현들로 축하를 해주었다.[ 깨달음,, 근데 야쿠르트는 뭐야? ][ 아침에 편지봉투 사러 갔다가그냥 샀어.. 당신이 좋아하니까 ][  문득 내 생일이 생각났어? ][ 응,,,10월 스케줄 정리하다가 당신 생일 지나친 게 생각났어. 미안 ][ 괜찮아,, 난 음력으로.. 2024. 10. 4.
나와 닮은 사람을 만났다. 도쿄역으로 갔다.이 자식은 늘 이렇게 날 부른다.적어도 2주 전에는 미리 말을 해야 만날 수있다고 아무리 얘길해도 이렇게느닷없이 불러도 내가 나와줄 거라는 걸잘 알고 있는 얌체같은 놈이다.[ 너 정말 죽을래? ][ 누나나앙,,,,,,,][ 콧소리 하고 난리야,, 징그럽게..] [ 이번에는 정말 출장이야,, 그래서연락 미리 못했어.. 갑자기 나도오게 된 거거든...][ 이걸 그냥 !!!][ 어우, 무서워랑,,,,,]정말 뒤통수를 한 대 갈리고 싶은심정이었는데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몸을 비비 꼬길래 그냥 봐줬다. 술잔에 얼른 술을 따라주는 후배 재준이.[ 재준이 (가명) 너 얼굴 찍어서 블로그에올린다, 뻔뻔한 놈이라고,, 그리고 왜이렇게 자주 오냐? 일본에 ][ 그럼,, 내가 소송할 거야,,초상권 침해받았다고.. 2024. 9. 7.
일본 온천에서 꼭 지켜야 할 것 약 10일간의 긴 연휴 마지막 날깨달은 오전 중에 회사에 일이 있어 나갔고 나는 혼자 교회를 마치고지인분을 만났다. 자폐가 있는 자신의 딸을 내가 예뻐하는 게늘 고마웠다며 식사를 한 번 하자고 예전부터그랬는데 그래요라고 말만 하고슬슬 자리를 피했는데더 이상 빠져 나갈 수가 없었다.[ 宮根(미야네)상, 차만 마시기로 했잖아요 ][ 아니야, 그냥 밥도 먹어,, 내가 밥 한 끼사고 싶다고 했잖아,, 따라와 ]이렇게 무리하게 날 끄집고 갈 것 같아서지금껏 잘 피해왔는데 오늘은 꼼짝없이식사까지 하게 되었다.런치를 주문해 먹으며 교회 얘기를 잠깐 했다.그리고 따님 얘기도,, 자신보다 믿음이좋아 성경말씀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유튜브로 듣는다면서  오늘은아빠랑 같이  온천에 갔는데 이번 연휴 때거의 이틀에 한 번씩 온천.. 2024. 8. 19.
이순신 장군, 일본에서 만나다 지난주 주말을 시작으로 이곳은추석(오봉 お盆) 연휴에 들어섰다.한 달 전부터 마트에서는 오봉에 필요한 것들이눈에 띄였지만 우리 부부는 언제나처럼 한 번도 그것들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일본의 오봉은 우리에 추석과도 별반차이가 없이 성묘를 가거나 돌아가신 선조의 령을 모시는 제사를 올리기도 한다. 제사를 지낼 때 조상의 혼백을 맞이한다는 뜻으로소나 말을 비유한 가지나 오이에 나무젓가락으로 다리를 만들어 혼령이 타고 움직일 수 있도록 준비해두고 집 앞에 등불을 켜놓는다.요즘은  오이, 가지가 모형세트로 준비되어있고 조상님 상에 올리는 과일, 야채들도작고 소박하게 포장되어 나와있다. 오봉이 끝나면 그 혼백이 그들의 세상으로 되돌아 갈 수 있게 등불을 바다나 개울에 띄워보낸다.또한 그 기간에 먹는 음식으로는 오무.. 2024. 8. 13.
우린 아직 이혼하지 않았다. 일 관계로 한국분들을 만나는 일은 극히 드물다.하지만 내 주변에서 한국분들을 찾으려면어렵지 않게 찾을 수는 있다.한인 교회에 다니시는 분들,한국식당을 운영하시는 분들, 지인의 지인을 통해 알게 되는 경우가있는데 올 안에 만나야 할 사람들 목록에늘 마음 한구석에 넣어두었던한국인을 한 분 오늘 만났다.내가 대학원시절과 결혼 생활을 했던 곳에서 알게 된 그 분에게 정말 오랜만에라인으로 연락을 드렸다.내가 이곳으로 이사 온 지 7년이 지나가는데그분도 내가 떠난 그 다음해에  변두리 쪽으로이사를 했단다.핸드폰을 두 번이나 바꾸면서 카톡에 내가친구로 안 뜨길래 그냥 그렇게 잊고 있었다며너무 반가웠다며 정말 케이가 맞냐고 되물었다.[ 예전에, 몇 년 전에 코리아타운에서우연히 만났잖아, 그때 내가 남편이랑 같이어디 가.. 2024. 8. 3.
인간은 상대에 따라 변한다 요즘 우린 주말이면 아침부터 카페에서티 타임 시간을 즐긴다.커피를 마시다가 심심해지면 쿠키에와인도 한 잔 하고 또 지루해지면 샌드위치나케이크 한 조각 시켜놓고 둘이 야금야금 먹는다.날이 더운 탓도 있지만 이젠 점점집에서 식사하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고좀 더 편하면서 시간을 유용히 쓸 수있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 오늘 런치는 여기서 먹고 갈까? ][ 그러자 ]최근 들어 자주 들러서인지 점원이 바로 우리가늘 앉는 자리에 안내해 준다.35도를 넘는 폭염에 오늘도 열사병으로 인한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뉴스가 떴다.숨이 턱턱 막힐 만큼 심한 이 더위가다음 주에도 계속된다고 하니 잘 버틸 수 있게몸보신을 해야 한다는 얘길 했다.깨달음은 지난주 동창회에서 장어를먹었다며 참석한  7명 모두가 여름뿐만 아니라나이를 먹으.. 2024. 7. 31.
일본에 아무리 오래 살아도,,, 약 15년간 디자인 회사를 다니다나이 마흔이 되어서야 자기 사무실을 차린다고인테리어에 필요한 조언을 얻고 사무실 조명을골라달라고 했던 후배가 갑자기 연락이 없었다.사무실에 가구들이 들어오고 구색이 맞춰지면 오픈 파티를 하자고 라인을 보냈는데흔히 말하는 읽씹을 한지  16일이 흐른 어제 저녁 라인이 왔다.  [ 콜록 콜록, 콜록, 언니...][ 기침한다며,그냥 문자 해, 통화하지 말고 ][ 콜록, 콜록, 콜록,,죽겠어,,콜록, 콜록,콜록,, 약을 먹어도 안 들어,,][ 진짜,, 너무 심하네.... 얼른 끊어 ]병원에서 모든 검사를 다 했지만 결과는그냥 감기라는 말을 들었단다.기침이 심해 목이며 폐며 죄다 검사를 했지만전혀 이상 없이 건강하다는 소릴 들었을 때욕이 나올 뻔했단다.약을 벌써 2주째 먹고 있는데.. 2024. 7. 27.
믿음이 가는 사람이 있다 나한테서 만나자는 연락이 올 거라고꿈에도 생각을 못해 봤다는 토모코는약속날을 기다리며 혼자 많은 상상을 했단다.깨서방과 사이에 무슨 일이 있는가,일본을 떠나는 것인가,자기한테 뭔가를 부탁할 게 있는가,, 이렇게 6년이 넘어서 만나자고 연락이온 걸 보면 분명 무슨 일이 있는 것인데그게 뭔지 생각을 하고 또 해봤지만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았단다.그래서 남편에게  케이짱에게 무슨변화가 생겼을 것 같냐고 물었더니언젠가 내가 보내준 오이김치 얘기를하면서 한국 식당 같은 걸 차린게아니냐고 하더란다.  듣고보니 그것도 조금은 일리가 있을 것같은데 식당을 차렸을까 하다가도나와 이미지가 매칭되지 않았단다.[ 토모코,,,,몇 년 만이지? ][ 정확하게 6년 반이야 ][ 정말 오랜만이다, 하나도 안 변했네][ 늙었지..이 주.. 2024.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