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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음식72

한국의 추석,,남편이 변했다 아침 일찍 예약해 둔 병원에서 대상포진 2차 백신을 접종했다. 두 달전 1차를 맞고 일주일 내내 38도까지 올라가는 고열과 두통, 오한까지 상당히 힘들어 이번에도 그런 증상이 나타나느냐 물었더니 1차보다는 덜 하겠지만 증상은 같을 거라며 해열제를 처방해 주겠다고 한다. 나는 집에 있는 상비약으로 대체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나와 15분간 휴식을 취하라는 간호사의 지시에 따라 빈 의자에 앉아 오늘 스케줄을 정리했다. 1차 때도 그렇듯, 발열이 시작된 건 주사를 맞고 7,8시간 후였으니 열이 오르기 전에 끝내고 싶었다. 미팅이 있는 곳에 먼저 가서 아침 겸 점심으로 삼계탕을 먹었다. 지난번 한국에 갔을 때 우연히 가족들끼리 자신만의 소울푸드가 뭔지 얘기를 했었다. 큰 형부가 소울푸드가 뭐냐고 그래서 예를 들어 .. 2023. 9. 28.
남편이 점점 건방져진 이유 우리 부부는 결혼을 하고 벌써 10년이 지나도록 아침을 꼭 챙겨 먹었다. 다른 부부들은 간편식으로 빵이나 미숫가루, 커피 한잔으로 아침을 대용한다는데 우린 꼭 밥을 위주로 식단을 차린다. 매주 월요일, 깨달음이 단식을 하는 날에 나는 일주일간 밑반찬을 만들어 놓고 화, 수, 목, 금, 토, 일요일을 먹는다. 반찬들은 거의 여느 한국 가정에 자주 올라오는 반찬들로 만드는데 다행히도 깨달음은 아주 좋아하고 잘 먹는다. 어묵볶음, 쥐포 조림, 김무침, 청란 젓, 명란젓, 꽈리고추볶음, 미역줄기, 콩나물, 무나물, 호두조림, 호박 조림, 미역무침, 우엉볶음, 오징어채, 파김치, 오이무침, 열무김치, 깻잎, 알타리김치 등등 각종 젓갈도 자주 식탁에 올라온다. 주말이면 조금 특별식?을 만들기도 하고 깨달음이 먹고 .. 2022. 12. 9.
일본의 배려문화는 이렇다 아침에 일어나 물을 한 잔 하러 주방에 갔는데 싱크대 옆에 흰 종이가 놓여있었다. 아침을 수제비로 부탁한다는 메모였다. 한번 훑어보고는 물컵을 들고 내 방으로 들어와 다시 침대에 누웠다. 예전 같으면 일요일 아침도 일찍 일어났을텐데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근 3년간, 우린 온라인 예배를 하고 있어 주말은 늦게까지 뒹굴뒹굴한다. 언제나 교회에 갈 수 있을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깨달음이 적어둔 메모가 떠오른다. 아침부터 무슨 밀가루인가 싶어 다시 눈을 감고 뒤척이다가 아침을 준비하기 위해 거실로 나갔다. 그리고 늘 먹었던 누룽지로 조식을 차렸다. 깨달음이 샤워를 하고 나와서는 아무 말 없이 식사를 했다. [ 왜 갑자기 수제비야?] [ 그냥,, 수제비가 먹고 싶어서 ] [ 수제비를 어떻게 만드는지는 알지.. 2022. 10. 4.
한국에서 보여진 내 모습 우린 저녁 하기 귀찮다는 내 말에 밖으로 나와 뭘 먹을까 두리번거리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주방에 서는 걸 지겨워하지 않는데 가끔은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가 있다. [ 요즘 많이 피곤한 것 같아 ] [ 응,, 조금,, 잠을 못 자서..] 갱년기에 들어서면서 불면증이 생겼는데 약을 복용하고 많이 좋아져 깨지 않고 푹 잘 잤는데 웬일인지 일주일 전부터 다시 잠을 설치고 있다. 적당히 주문을 하고 음식을 기다리는데 깨달음이 여행사 얘길 꺼냈다. [ 한국은 지금 완전 가을 날씨라던데? ] [ 아니, 한국도 낮엔 덥대. 여기처럼 ] [ 그럼, 우리 옷을 어떻게 입고 가지? ] [ 그냥 재킷 입고 가면 될 것 같아 ] 한국행 티켓을 예약해 놓고 우린 행여나 이번에도 결항이 되지 않을까 내심 조마조마했는데.. 2022. 9. 28.
병상일기 -1 적응기간 연3일 뜬눈으로 밤을 샜다. 누워도, 앉아도, 엎드려도,아픈 다리로 서 있어봐도 대상포진의 통증이 나아지질 않는다. 진통제를 먹고 수면에 도움을 준다는 음악을 틀어놓아 보았지만 몸에서 진땀이 난다. 입에서는 절로 신음소리가 흘러 나오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분명 샤워를 했는데 내 몸에서는 쉰내가 나기 시작했다. 너무 졸린데 통증으로 인해 잠들지 못하는 고통... 새벽 4시... 누군가 내 허벅지 위에서 난도질을 하는 듯하다고 표현해야할까..쑤시고 저리고 시리고,,, 다른 사람들은 이 고통스런 통증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검색을 또 해본다. 뼈가 녹는 듯하다, 살이 타들어 가는 것 같다. 바늘로 찌리는 듯 하다. 산통이 훨씬 낫다. 애리한 송곳으로 긁는 듯하다. 경험자들 모두가 시간이 가길 기다릴 뿐 특별한 해.. 2021. 6. 30.
해외에서 한식이 자주 올라오는 이유 긴급사태 선언이 재발령 되고 벌써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다. 깨달음은 두 번으로 출근 횟수를 줄였지만 오늘은 거래처에서 미팅에 참석하길 원해 집을 나서는데 발걸음이 무겁다며 현관 앞에서 머뭇거렸다. 이젠 코로나 시대가 1년을 채웠다. 벌써 1년, 많은 것들이 뜻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가버렸고, 내 의지와 상관없이 하루 삼시세끼를 집에서 챙겨 먹어야 하는 상황이 1년째 계속되고 있다. 끼니를 아주 중요시하는 깨달음 덕분에 열심히 만들고 있지만 날마다 뭐가 좋을지 몰라 학교급식 메뉴판을 들여다볼 때도 있고 다른 이웃님들은 어떻게 세끼를 챙기시는지 여기저기 둘러보는데 끼니때가 되어 차리다 보면 늘 그것이 그것이고 반찬도 특별함이 없다. 여전히 아침은 누룽지와 구운 생선, 그리고 밑반찬들로 준비하는데 난 요즘 지.. 2021. 1. 16.
남편이 요즘 하고 있는 고민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반찬거리를만들고 있는데 깨달음이 주방쪽에 서서쭈뼜쭈뼛 했다.[ 왜? 뭐 할 말 있어? ][ 응,,,혹시 창란젓 남은 거 있어? ][ 왜? ][ 오늘 학교 가잖아,,요시다 만나러...]오늘 깨달음은 동창모임을 겸한 모교 방문이 있는 날이였다. 건축과 교수로 재직중인 친구가 2명 있는데 그 친구들과 함께 상의할 것도있고 특히 새 직원을 들이려는데 아무래도 괜찮은 학생들을 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했다. [ 청란젓 주고 싶어서? 요시다상에게 ? ][ 응,,]알겠다고 시간에 맞춰 만들어주겠다고 그랬더니요시다 상을 포함해 또 다른 3명에게도 주고 싶은데그만큼 창란젓이 있냐고 또 물었다.[ 그니까 네명분이 필요하다는 거지? ][ 응,,,,,][ 알았어..그리고 지난번에 한국에서 보내온깡통김.. 2020. 2. 22.
신년인사로 일본인에게 보낸 선물 신년인사를 하러 다니는 깨달음이 퇴근하고 들고 오는 건 거래처에서 받은 선물이였다. 어찌된 일인데 올해는 모두 양과자를 가져왔고 언제나처럼 난 그것들을 모두 깨달음 책상에 다시 올려놓았다. [ 왜 안 먹어? ] [ 나 원래 안 좋아하잖아,, 그냥 회사에 가져가서 직원들 주지? ] [ 회사에도 많아 ] 나는 어릴적부터 달달한 과자나 쿠키, 케익류를 좋아하지 않았다. 어른이 되어서도 주전부리를 거의 하지 않아서인지 이런 선물들을 받으면 모두 깨달음이 소화를 시키거나 처리를 한다. 그런데 어제도 또 두개의 쇼핑백을 들고와서 건네며 내 친구들한테 주라고 했다. [ 그렇지 않아도 줬어. 근데 당신이 또 가져오니까,,자꾸 쌓이네 ] [ 블로그 이웃님들에게도 보냈어? ] [ 응, 보냈어 ] [ 또 보내드려,,.] 깨.. 2020. 1. 9.
3박4일, 한국에서 남편이 즐긴 음식들 첫째날 김포공항에 도착하고보니 12시전이였다. 호텔로 가서 우선 짐을 풀어놓은 우린 바로 홍대입구로 향했다. 젊음의 거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한 것과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 자주 등장하는 홍대는 깨달음이 늘 궁금해 하던 코스였다. 뭘 먹을까 둘러보다 사람들이 가득한 분식?집 같은 곳에 깨달음이 들어가잔다. [ 깨달음, 후회 안 하지? ] [ 응 ] 젊은 사람들이 많이 먹는 메뉴 같다며 짜장볶음밥과 명란크림우동을 주문하고 맛을 보는데 기대를 안해서인지 맛있단다. [ 근데, 홍대는 우리가 올 곳이 아닌 것 같애. 종로 3가는 우릴 반겨주는 느낌이였는데 여긴 우리랑 너무 동떨어진 것 같네.. ] 홍대를 직접 와 보고 나니 깨달음도 거리에서 풍기는 분위기가 피부로 느껴졌던 모양이다. 식사를 마치고 조카.. 2019. 10. 17.
한국에 가면 남편이 밥을 안 먹는 이유 [ 오머니, 뭐 하세요? 교회 갔다왔어요? ] [ 오머니, 식사하셨어요? ] [ 오머니, 뭐 사갈까요? ] [ 오머니, 필요한 거 있어요? ] [ 오머니, 서울에서 만나요 ] 깨달음은 오늘도 엄마가 대답할 시간은 거의 주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잊어버릴까봐 서둘러 묻고 전화기를 내게 바로 넘긴다. [ 아무것도 필요없응께 그냥 오세요, 과자도 필요없고, 진짜로 아무것도 필요없응께 ] [ 엄마, 나야 ] [ 응, 궁금했는디 마침 전화가 오네, 이번주에 배즙을 낼 생각인디 얼마나 가지고 갈래? 작년처럼 한박스 할까한디 부족 안 하것지? ] [ 엄마, 하지마, 우리 그냥 여기서 사 먹기로 했어 ] [ 왜? 내가 해주고 싶은디 ] [ 아니야, 엄마 하지마, 여기 코리아타운 가면 다 팔아, 배즙을 해도 우체.. 2019. 10. 8.
엄마의 손맛은 다를 수밖에 없다 깨달음을 꼭 데리고 가고 싶은 곳이 있어도쿄의 코리아타운이라 불리우는 신오쿠보를 갔다. 어디를 갈 건지 간략하게 설명을 해서인지 깨달음도 잔뜩 기대에 차 있었다.이곳은 여전히 통행이 불편할 정도로 사람들로 가득했고 치즈핫도그의 인기는 변함없었다. 새로 생긴 타이완 음료 타피오카 밀크티 가게와치즈퐁듀처럼 치즈를 가운데 올려놓고 각종 치킨을 빙 둘러 내놓는 UFO 치킨가게에도엄청난 줄이 서 있었다. [ 진짜, 사람 많다..치즈 핫도그가 아직까지도인기가 있네. ]깨달음은 중얼거리면서 한마디했다.인파속을 빠져나와 한국식품점에서 매운풋고추를사러 들어갔는데 이곳도 사람들로 북적북적,,[ 하라주쿠처럼 어린 학생들이 진짜 많다.완전 신오쿠보 이미지가 바뀌었어..이젠 아줌마들이 안 보이네...]그렇게 또 누군가에게 말하.. 2019. 6. 11.
우리에겐 너무 짧은 한국에서의 시간 이 날은 모든 식구가 아침 일찍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1부 예배를 보기 위해 샤워를 하고 화장을 하고 있을 때 우린 조금 느긋하게 아침을 준비했다. 깨달음이 교회에 갈 것인지 약간 고민을 했다가 안 가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냈고, 가족들의 예배시간에 우린 남은 스케쥴을 이행 하기로 했다.[ 깨달음, 서점도 가야되고 은행도 가야 돼][ 그럼 충장로 나가야겠네? ][ 응, 엄마랑 다 나가시면 청소하고우리도 바로 나갈 수 있게 당신도 준비해 ][ 알았어 ]이렇게 우리 나름에 스케쥴을 잡아두고 가족들이 집을 나서자 나는 설거지와 간단한 청소를 마치고 화장을 하면서 엄마와 시장에서 합류 할 시간들을 계산하고 있는데 깨달음이 화장실에서 날 부른다.[ 왜? ][ 이거 고장 났나 봐, 물이 안 내려 가 ][ ....... 2019. 3. 2.
일본인이 한국 여친에게 감사한 이유 깨달음 후배분이 많이 늦을 거라는 연락이 와서 우린 일단 간단하게 건배를 했다. 오늘 우리가 만나려고 기다리는 분은 깨달음과 20년 이상 알고 지낸 후배로 40대 후반의 돌싱분이다. 40분이 지나서 오신 노무라 상은 연신 고개를 숙이며 미안하다는 말을 했다. 3명이서 새롭게 건배를 하며 사진을 찍으려하자 사진 울렁증이 있다고 하셔서 카메라를 거뒀다. 작년, 깨달음 회사 송년회때 참가하지 못한 이유와 요즘 자신의 상황들을 얘기하며 술 잔을 기울리는데 내게 음식 사진은 편하게 찍으라며 자신이 사진 울렁증이 생긴 사연을 말해 주셨다. SNS에 회사 동료들과 올린 작업사진을 보고 손님들에게 크레임 전화가 빗발쳤고 여러 사건과 얽히면서 경찰서에도 다녀온 뒤로는 사진에 찍히는 것도, SNS를 이용하는 것도 모두 끊.. 2019. 2. 19.
해외에서 갱년기를 이겨낸 나만의 방법 종합병원은 종합병원만의 분위기가 있다.특히, 50년이상 된 병원이나 리폼을 여러번 해 온 듯한 병원은 먼저 냄새가 다르다.새 것 같지만 감출수 없는 옛 향취같은게곳곳에 배어 있다. 곱게 덧칠한 페인트가 바탕색과 어우러져 미묘한 색을 만들어 가는데는 어느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인생의 3분의 1을 이곳에 살다보니 나만의 색을 띠지 않고 이곳의 색에 맞춰서 애매한 칼라로 비춰지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난 대기번호판을 뒤집었다가 바로 세우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반복행동을거듭하며 내 순서를 기다렸다. 이 검사가 끝나면 정밀검사를 위해 다른 병원으로옮겨가야 하는데 오늘은 이상하리만큼 차분했다.모든 일은 받아들이기 나름이라고,나쁜 것도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익히 잘 알고 있.. 2019. 2. 8.
출장 다녀온 남편을 위한 한국식 밥상 깨달음은 첫비행기로 삿포로 출장을 가야했다. 회사 직원들과 함께 현장의진행상황을 파악하러 간다고 했다.너무 이른 시간이면 조용히 혼자서 출근을 하는데오늘은 내가 일찍 일어나서 배웅을 했더니기분이 좋았던지 알 수 없는 기합소리와 함께[ 갔다오게요, 에~에~에~]를 외치고 집을 나섰다. 삿포르에 도착해서는 생각보다 너무 춥다며남자 직원은 두번이나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였다고 자기는 귀마개를 하나사야될 것 같아 백화점에 잠시 들렸다고 했다. 그리고 한참 연락이 없다가 스카프 사진과 함께어머니 생신때 드릴 선물을 하나 골랐다며 지금 공항에서 직원들이 식사를 하고있다고 내게 전화를 걸어왔다.[ 깨달음, 이젠 안 추워? ][ 응, 지금 공항이여서 따뜻해, 집에 도착하면 9시쯤 될 거야 ][ 저녁은 필요없지? ][ .. 2019. 2.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