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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시작된 가을에서 비가 온다는 예보였는데 갑자기 화창한 가을 날씨가펼쳐지자 깨달음이 얼른 나가자고 아우성이다.이곳은 내일까지 연휴이다. 다들 황금같은 연휴를즐기고 있었지만 우린 그냥 코로나니까 자중하자는의미로 집에만 있었는데 도저히 참기 힘들었는지깨달음이 나갈 채비를 서둘렀다.[ 어디갈 건데? ][ 가까운데 가서 가을을 느끼고 오자 ][ 알았어, 근데 당신 반팔로 나가? 쌀쌀할 건데 ][ 아니야, 난 이런 날이 좋아, 덥지도 춥지도 않아서]분명 반팔 입을 걸 후회할 거라 말해뒀지만깨달음은 그대로 집을 나섰다.우리가 말하는 가까운 곳은 바로 오다이바이다.마땅히 갈 곳이 없거나 바다를 좀 더 가까이서보고 싶을 때, 쇼핑이 하고 싶어질 때면 오는 곳이다. 특별하진 않지만 그래서도 바람쐬기에는최적의 장소임에 자주 찾는다. 어슬렁.. 2020. 9. 22.
엄마에게 가는 길이 멀기만 하다. 일요일인데 난 잠깐 일이 있어 외출을 했다.오늘밖에 시간이 없다는 그 분을 만나기 위해그분이 약속장소로 지정한 우에노(上野)로 나갔다.간단히 차를 한 잔 할 거라 예상했는데역 근처 맛있는 디저트로 유명한 곳이 있다며그곳으로 가자고 하셨다.난 달달한 것들은 거의 먹지 않지만언제나처럼 그분의 의견을 존중, 한시간정도의 상담을 마치고 나오면서 마음의 상처는 사람에게서 받고, 치유 또한 사람에게서 받아야하는 아이러니한 불변의 법칙에 약간의 진저리가 났다. 집으로 돌아와서 나는 나머지 일들을 처리하고깨달음은 거실에서 유튜브 영상을 보는 것 같았다. 오후 5시무렵 내 방 문을 5센치정도 열고왼쪽 눈과 입술만 문틈 사이에 넣고서는 저녁엔 잡채가 먹고싶어요라고 했다.[ 왜? 들어와서 말하지 ][ 아니, 당신 공부하는 .. 2020. 9. 15.
부부싸움을 푸는 남편만의 방법 아침 일찍 거실로 나가보니 내 노트북 위에 편지가 놓여있다.열어보지 않아도 분명 반성과 후회, 사과의내용일 거라는 예측은 할 수 있었다.부부싸움이 있는 다음날이면, 깨달음은 늘 이렇게 곱게 편지를 써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다.특히 자신이 많이 잘 못한 것 같은 생각이 지배적이면어김없이 반성문?과 같은 편지를 쓴다. 첫 줄부터 [미안해요]라고 시작된 걸 보니아주 많이 미안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자기가 내 입장을 잊은 채 이기적이였던 것에 대해 후회하고 반성한다는 글이 적혔고 중간엔 [사랑해요]라고 급하게 써넣은 듯한 문구도 나왔다.그리고 마지막장엔 00레스토랑에서 다시 한번자신의 진심을 얘기할테니 꼭 나와달라는 부탁도 첨부되어 있었다.그래서 나간 곳은 게전문집(かに道楽) 이였고엘리베이터가 열리자 맞은편 대기.. 2020. 9. 10.
그녀의 자존감을 높여준 한국요리 코리아타운이라 불리우는 신오쿠보역 개찰구에 들어서자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9월이 시작된 첫주말, 여전히 한여름처럼33도를 향해가는 날씨탓에 그녀는 손수건으로연신 땀을 닦아냈다.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만나자고 몇 번이고 약속을미루고 미뤘는데 더 이상은 참지 못하겠다며그녀가 지난주에 전화를 했었다.런치를 같이하고 싶다고 그녀에게 난 식사는 다음에 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양해를 구하고 차를 마시기로 했다. 40대후반인 메이짱은 돌싱이며 내게 그림치료 수업을 1년정도 받았었다. 3년전 이혼을 한 후로 보기 시작한 한국 드라마에 빠지면서 혼자서 한국여행을두번 다녀왔고 요리에 관심을 보여서 내가 한국요리를 이것저것 가르쳐주곤 했었다.그녀는 커피숍에 가기 전, 사고 싶은 게 많다며한국마트를 먼저 가자고 했.. 2020. 9. 6.
남편이 춤 추던 날 깨달음은 매장을 건성으로 둘러보며미지근한 태도를 보였다. 굳이 필요치 않다고는했지만 막상 보니 마음이 흔들린듯 보였다.[ 깨달음, 여름용이 필요없으면 저쪽 편에 겨울용도 있으니까 다시 한번 둘러 봐 ][ 그럴까...]다시 매장을 천천히 둘러보며 천들을 만져본다.[ 깨달음,,한벌을 사더라도 좋은 것으로 사 ][ 굳이 좋은 거 필요없는데..][ 아니야, 좋은 것으로 해, 특히 양복은좋은 걸로 해두는 게 좋아 ] 깨달음이 치수를 재고 있는동안 난 먼 발치에서훔쳐보듯 지켜보고 있었다.코로나로인해 긴급사태선언을 했던 일본에서는자국민외에 일본에 거주중인 외국인을 포함,1인당 10만엔(한화 약 백십만원)에 재난지원금이 지급되었다.우리에겐 20만엔이 지급되었고 깨달음은 그 돈을한국에 갈 예정이였던 내게 모두 주었다. .. 2020. 8. 31.
삼시세끼..그래서 열심히 차린다 지난 연휴기간에도 우린 외식을 하지 않고삼시세끼를 집에서 해결했다.연휴때도 그렇지만 주말에도 늘 같은 시간에 눈이 떠지는 우리는식사시간도 별 차이가 없다.침대에서 늦게까지 뒹굴거리다가 아침은 적당히 커피한잔으로 떼우면 서로가 편할텐데 깨달음은 쉬는 날도 꼭 아침을 챙겨먹어야하고나 역시 커피한 잔으로 아침을 대신할 수 있는체질이 아니다보니 거의 매일 같은 시간에 식사를 한다.아침은 대부분 밑반찬으로 만들어둔 반찬을 꺼내고 미소시루(된장국)와 샐러드,우유, 그리고 생선을 굽거나, 날마다 생선굽기가 귀찮아지면대신 어묵으로 대신할 때도 있고 전날 저녁으로 먹고 남았던 음식들을 올리기도 한다. 아침에 먹는 미소시루에는 주로 미역이나버섯류, 양파, 유부, 두부를 넣고 끓인다.신혼초에는 아침에 꼭 낫토를 챙겨 먹었는.. 2020. 8. 24.
남편이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지난주, 신문응모에서 당첨된 서프리멘트(supplement;영양보조식품)가 도착했다.참깨에 들어있는 지용성 리그난 성분의 세사민 캡슐이였다.늘 그렇듯 깨달음과 똑같이 응모했지만 나만 당첨이 되었고 우편함에서 가져올 때부터 뽀루퉁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자신에겐 이런 행운들이 전혀 없다는 걸 받아들이면서도 왠지 게임에서나한테 진 것같고, 역시 자긴 운이 없는 사람임을 재확인 받는 것 같아 기분이 다운된단다. [ 깨달음, 이거 당신이 먹어, 나보다 더 세사민이 필요할 것 같으니까 ][ 아니야, 난 그런 서프리멘트 안 먹어도 건강해]여러말 하지 않고 포장을 뜯어 깨달음 테이블에 올려두었다. 슬쩍 한번 쳐다보고는 자긴 이 세사민이탐나는 게 아닌 내가 가지고 있는 행운들이부럽다며 다시 내게 돌려주고는 복용해보고 .. 2020. 8. 20.
일본에서 일어나는 코로나 이지메의 실태 8월 15일 이곳은 한국의 추석과 같은 오봉이였다. 8일부터 시작된 긴 연휴가 오늘로 끝이 났지만올 해는 코로나때문에 귀성을 포기하는 사람들이60%이상이였고 어쩔수없는 개인 사정으로 꼭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을 뵙거나 성묘를 가야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연휴 중반무렵, 성묘를 위해자신의 고향 아오모리에 귀성한 60대 남성의 집에 손글씨로 쓴 종이가 놓여있었고그 내용은 [이런 시기에 도쿄에서 왜 왔냐 ][알만한 나이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냐][어서 돌아가라]고 적힌 유인물이였다. 이 남성은 고향에 내려오기 전, 자비로 PCR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고고향에 내려왔음에도 불구하고 도쿄에서 왔다는 이유로 이런 비난받아야하는 게 억울하다며 하소연했다. 코로나가 본격적으로 발생하기 시작했던 초창.. 2020. 8. 17.
중년부부의 휴일도 별반 다를 게 없다 추석연휴가 시작된 지난 8일부터 우린매일 똑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다.코로나때문에 외출은 삼가하고 있고외식은 아예 생각을 못해서 아침에 눈을 뜨면식사를 마치고, 언제나처럼 거실에서 한국 오락프로나 유튜브 영상을 같이 좀 보긴 하지만 역시나서로 각자의 방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만드는 게많아졌다. 그렇게 휴가의 끝자락이던 오늘 오후, 깨달음 방에서사부작,사부작하는 소리가 들렸다.청소는 오전중에 했는데 뭘 하는지 알 수없는비닐소리, 상자를 던지는 소리가 들려왔다.뭘하는지 궁금해서 들어가 봤더니 왜 왔냐는 눈빛으로 날 쳐다봤다.[ 깨달음,,뭐해? ][ 심심해서 옷 정리 중][ 뭔 옷? 이 봉투는 뭐야? ]안 입어서 버려도 될 옷들을 일단 넣어뒀는데정리하다보니 버리기 전에 내게 물어봐야할 게있어서 밖에 꺼내두었단다... 2020. 8. 15.
자신의 부모, 형제라면 그럴수 있을까 일요일 아침 동생에게서 카톡이 왔다.아빠를 모신 추모관이 침수되었다는 뉴스를 보고 형제 단톡방에 글을 올린 것이다.추모관측에서 늦은감은 있지만 연락이 왔었고오빠가 바로 다녀온 모양이였다.집중호우로 인해 강이 범람하고 도로가 막히는 이런 재난이 올 거라고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한국에서는 일어나고 있다.갈 수도 없는 나는 그저 유튜브를 통해침수피해와 상태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아빠의 유골함은 괜찮은지 직접 확인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안으로 들어갈 수 없냐고 물었더니 1층 보호자만 입장이 가능한데 수백명이 대기중이여서경찰의 통제중이라고 했다. 아빠 유골함은 불행중 다행으로 지하가 아닌 1층, 바닥에서 170센치정도 높이에 모셔서 괜찮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가져보는데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행여나 침수가 .. 2020. 8. 12.
연휴이지만 외식을 못하는 이유가 있다 8월8일을 시작으로 이곳은 오봉(추석)연휴에 들어갔다.16일까지 연휴이지만 코로나 감염자가 도쿄뿐만 아니라 전국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보니 60%이상은 귀성을 하지 않고 자숙을 택했다고 한다.우리도 매년 이맘때면 시부모님을 만나러갔었는데 올해는 요양원측에서 면회사절을 하는바람에 가질 못하고 그렇다고 해서 여행을 떠날 수도 없는 일이고 해서 10일가까운 황금같은 연휴를 집에서 보내는 걸로 무언의 합의를 봤다. 매일 300명 넘게 경로를 알 수 없는 코로나 감염자가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딘가로 휴가를 떠난다는 것도위험도가 높아 내키지 않아, 굳이 어딜갈까라는얘기조차도 서로 꺼내지 않았다.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으며 코로나가 위협하고있으니 쉽게 어딘가를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2020. 8. 10.
이젠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다. 한국 영사관앞은 언제나처럼 경찰들이 지키고 있었다. 혐한이 시작되면서부터 일본경찰들은 의무적?으로이렇게 한국의 대사관과 영사관 앞에서 행여나 일어날지 모를 불상사를 막기 위해 근무중이다.그래도 버스가 한 대인 걸 보니 최근엔 우익들도코로나로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모양이였다. 예정대로라면 지난 7월에 한국에 들어가야했는데 가지 못해서 내가 해야할 일을 지금 언니가 대신 처리하고 있는 상황이다.그래서 인감증명을 한국에서 발급받을 수 있게위임장을 받아야해서 영사관에 온 것이다.내 일을 대신 부탁할 수밖에 없는 이 상황이 싫고언니를 귀찮게 해야하는 내 입장이 싫고,여러모로 내 일로 인해 주변사람에손을 빌리는 게 너무너무 싫은데지금으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한국행 비자를 받기 위해 서류를 제출하는 일본인 여대생들.. 2020. 8. 7.
일본살이를 그만 두고 싶은 이유 깨달음이 출근하며 현관문을 닫자마자 난 설거지를 후다닥 해치우고 잽싸게 청소기로 거실만 대충대충 밀어냈다.그리고 전날 챙겨둔 사진과 여권을 다시한번확인하고, 물 한병, 책 한권을 밀어넣고 집을 나섰다.출입국관리국에 가기 위해 서두른다고서둘렀건만 도착했을 때는 10시 20분이였다.버스에서 내리자마다 눈에 들어오는 풍경이너무 낯설어서 잠시 어리둥절했는데바리게이트가 쳐져있는 곳으로 졸졸 따라갔더니건물 입구에서 번호표를 한장씩 나눠주었다. 코로나로 건물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인원수를 15분 간격으로 들여보낸다고 한다. 나는 1시에 들어갈 수 있다는 번호표를 받고 2시간 반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잠시 멍했다.집에 다시 다녀올까,,아니 커피숍에 가 있을까,,여러 생각하며 일단 번호표를 부여잡고걷기 시작했다. 그런.. 2020. 8. 3.
코로나,,남편도 힘들었던 모양이다 신칸센을 타기전, 시나가와역에서깨달음은 도쿄한정판 선물을 샀고 난 음료와 신문을 구입했다.예정했던 시간보다 5시간 늦은 이번나고야행은 우리가 처음에 세웠던계획과 전혀 다른 움직임으로 시작됐다.원래는 새벽 첫신칸센으로 시골로 내려가 먼저시부모님을 뵙고 시댁에 들러 정말 필요한 물건들을 정리한 후청소업체에 맡길 예정이였다.그런데, 어젯밤, 아버님이 전화를 하셔서코로나 감염자수가 늘어나고 있어 특히도쿄에서 오는 면회자는 이유여하를 불문하고면회사절이니 시골에 내려오지 말라고 하셨다.그래서 오후시간으로 티켓을 변경하고 나고야에 체류할 시간을 최소화 하기 위해 친밀하게 스케쥴을 짰다. 오늘을 두분께서 기다리고 기다리셨는데지금 이곳 일본은 감염경로가 파악되지 않은감염자수가 매일 천명 가까이 늘어나다보니또 다시 비상이.. 2020. 7. 30.
외국인 남편도 다 똑같다 4일간의 연휴 마지막날인 오늘까진 우린 어디에도 가지 않고 스테이홈을 했다.매일 늘어나는 코로나 감염자수가 심상치 않아두달전 긴급사태선언을 했을 때와 같은 생활패턴으로 되돌아가기로 했다.불필요한 외출은 삼가, 외식은 금지,각자 자기 방에서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지냈던2개월전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다.아침식사를 마친 깨달음은 바로 자기 방에서열심히 도면체크를 하고 팩스를 보내기위해편의점에 한번 다녀오는게 전부였다.내가 도촬?을 한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꼼짝도 하지 않고 오전시간을 보냈다. 12시 정각, 주문해둔 매트리스가 도착을 했다. 매번 바꿔야지, 바꿔야지 했었는데 마침 홈쇼핑에서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 샀는데역시나 내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고,,반품을 할까 잠시 망설이다가 그냥 포장을 모두 뜯었다.홈쇼.. 2020. 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