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야구를 그만 두다
도훈이가 야구를 그만 둔대.소년야구 때부터 지금까지 했는데..친구들과 마지막 인사는 아직 안 했다네..다음 달에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모일 거래.. 도훈이가 야구를 그만 둔대.코치도 말리지 않았다네.집에 있는 트로피를 박스에 처박더라,,도훈이가 야구를 그만 둔대.태어나 처음으로 들었대, 그 소리를,,도훈이가 나한테 묻더라한국인(韓国人)과 조선인(朝鮮人)은뭐가 다르냐고,, 도훈이가 야구를 그만 둔대.우리랑 아주 친했거든,마사토(雅人) 네 가족이랑,,친척들하고도왕래가 있을 만큼 돈독한 사이었어.. 도훈이가 야구를 그만 둔대.사람이 싫어졌다네. 절친의 부모에게서그런 소릴 들을 거라 상상도 못했던 모양이야, 도훈이가 야구를 그만 둔대.그래서 나도 좋을 대로 하라고 했어.그 대신 마사토 부모에겐부모인 우리가 ..
2025. 1. 12.
3천만원이 주는 자괴감
점원이 내가 들어가자 바로 우리가늘 앉는 테이블로 안내해 주었다.[ 저, 오늘 혼자니까 카운터로 앉을게요 ][ 아,,그러세요, 그럼 여기로 ][ 남편은 오늘 송년회가 있어서..]늘 깨달음과 함께 왔던 소바집인데혼자 온 게 처음이고 왠지 어색해서묻지도 않았는데 혼자인 이유를 말했다.생맥주를 한 잔 마시며적당히 꼬치요리를 주문했다. 핸드폰으로 뉴스를 좀 살펴보고카톡, 인스타까지 훑어보다 다시카톡으로 그리고 어제 저녁 친구와 나눈긴 메시지들을 꼼꼼히 다시 읽고오전 중에 통화했던 내용들도 다시 떠올렸다.[ 케이야, 너 감기 걸렸어? ][ 아니..][ 근데, 왜 코목소리 나? ][ 지난달에 코로나 걸렸는데 후유증인가 봐.후각마비는 거의 풀렸는데 코 맹맹한소리가 계속 나,,][ 어머, 그랬구나, 나도 코로나 걸..
2024. 12. 16.
처음으로 하는 얘기
4교시 수업이 끝나고 점심을 먹고 난 후,5.6교시 체육시간에 입을체육복을 미리 갈아입고이어 달리기를 같이 할 친구들과 바통으로 까불고 있을 때 선생님이 오늘은 오후 수업이 없으니 빨리집에 가라고 했다.우리는 다 같이 앗싸! 를 외치며가방을 챙겼고 교복으로 바꿔 입으려는 친구를 본 선생님이 갈아입지 말고집으로 바로 가라고 했다. 교문을 향해 걸어가는데 대학생 언니, 오빠들이 7.8명이 옆으로 붙어 어깨동무를 하고는 상기된 표정으로 줄을 맞춰 빠른 걸음으로교문을 빠져나가는 걸 봤다.한 줄, 두 줄, 세 줄, 네 줄, 다섯 줄, 여섯 줄,,,대학 부속국민학교를 다닌 덕분에수업이 빨리 끝나면 친구들과 대학캠퍼스음악실에 들어가 피아노를 몰래 치곤 했는데이 날은 그래서는 안 될 것 같다고 직감했다.그리고 ..
2024. 12.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