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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공부를 다시 시작한 이유 원래는 함께 할 예정이 전혀 아니었는데깨달음이 뒤늦게 갑자기 합류하게 되었다.아주 예전에 한 번 같이 차를마신 적이 있어 초면은 아닌데늘 그렇듯 깨달음은 오래전처럼아주 친했던 사람처럼 오미야(大宮) 상과익숙하게 대화를 나눴다.[ 한국여행은 즐거우셨어요? 어디 어디 가셨어요? ]남편과 5년 만에 간 한국여행에서뭘 하고 지냈는지 깨달음이 궁금해하는것들을 조목조목 하나씩 설명해 주는오미야 상에게 왠지 고마웠다. 첫날은 남대문에서 유명한 찐만두와갈치조림을 먹고 저녁에는동대문에서 닭 한 마리를 먹었단다.찐만두가 생각보다 싸고 맛있어서 그 다음날도줄 서서 남편이 먹었다고 했다.[ 시위단체는 봤어요? ][ 우리는 그 근처는 되도록 안 가려고해서 잘 모르는데, 실은 안국역에 있는빵집에 가보고 싶었는데 못 갔어요 ][ .. 2025. 4. 16.
불혹의 나이에도 자꾸만 흔들린다 후배가 거래처 미팅이 있다는 곳으로 가는 도중검색을 했더니 근처에 옛정원이 있어 거기서 만나기로 했다. 디자인 사무실을 오픈하고 곧 1년이 되어가는상미(가명)는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 다.[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네 ][ 나도 도쿄에 살면서 처음 와 봤어 ] 연못을 중심으로 천천히 걸었다.[ 벚꽃이  지고 있네...][ 응,,이번주면 꽃잎들이 다 떨어질걸..][ 언니,, 나,,, 국적 바꿀까 생각 중이야 ][ 그래? ][ 그냥,, 그게 편할 것 같아서,,][ 사는데 편할 것 같으면 그렇게 해 ][ 근데 언니는 왜 안 바꿨어? ][ 나는,, 한국에 돌아갈 생각이니까 ][ 음,, 나는 어쩌지...][ 바꿔야 할 명확한 이유가 있고 미래를생각해 봐도 한국보다는 일본 쪽으로 기울면바꾸면 되지 않아? 고민중이.. 2025. 4. 13.
여자가 바람을 피울 때.. 근 1년 만에 그녀를 만났다.살이 좀 찐 것 외에 별 반 달라진 모습은 없었다.낮에는 덥고 조석으로는 추운 묘한 날씨를핑계삼아 우린 시원한 생맥주로 건배를 했다.무슨 일인지 식욕이 솟구쳐서 요즘자기 전에도 주전부리를 먹는 바람에살이 쪘다는 아키 짱은 내가 주문한 구운 통닭을 먼저 맛보고 싶어 했다.[ 케이 짱, 왜 안 먹어? ][ 실은 아침을 늦게 먹어서,, 아키 짱다 먹어도 돼. 나는 괜찮아 ] 가게 안에서 흘러나오는 케이팝이소음처럼 들리는 건 옆 테이블에 앉은주부 6명이 떠드는 소리에 섞여서였다.아키 짱은 야채와 매운 통닭 한 조각을절인 무에 돌돌 말아 맛있게 먹었다.   [ 케이 짱, 기쁜 소식 알려줄까? ][ 뭔데? ][ 나,, 이혼 준비 중이야 ][ 진짜? ]그렇게 놀랍지 않았다. 몇 년 전부터.. 2025. 4. 9.
일본에서 지켜본 대통령 파면 나라 걱정에 잠을 못 잔다는 옛 조상님들의말씀이 뼛속 깊이 파고들었던  122일간.해외에 살고 있다는 알량한 이유로탄핵시위에 참석하지 못하고 그저마음으로만 응원을 했다.남녀노소, 특히 젊은 청년들이 밤새워가며응원봉을 흔드는 걸 지켜보기만 했다.그러다 도저히 안 될 것 같아 내가 이곳에서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아보았더니선결제라는 걸 알게 되었고각 단체에 후원을 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나 몰라라 하기에는 젊은 청년들에게 너무 미안해함께 힘을 모으지 못한 마음을 어떻게든표하고 싶었다. 그렇게라도 참여를 해야만이내 스스로가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에서태어난 자랑스런 한국인이라고그리고 어른이라고 당당히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헌정사 두 번째 대통령 탄핵이다.수개월간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탄핵을 외치셨던 국민 .. 2025. 4. 6.
나 몰래 남편이 비상금을 챙겼다 오전 중에 미팅이 있었던 난 집을 나섰고깨달음이 온수기교체를 지켜보게 되었다.미팅 중에 카톡이 오는 걸 느꼈지만답을 할 수 없었다.서둘러 일을 마무리하고 집에 왔더니 젊은 기사분 두 분이 베란다에서교체 작업을 하고 있었다. 대략 3시간정도 걸릴 거라길래 음료와 다과를준비해 놓고 난 내 방에서 깨달음은거실에서 그 분들이 욕실과 주방을 오가며체크하고 교환하는 걸 지켜봤다. 작업이 시작되고 약 2시간쯤 지났을 즈음에깨달음이 내게 끝났으니 마지막으로잘 작동하는지 확인을 해보라고 했다.새로 바뀐 리모콘, 그리고 각 기능들이제대로 움직이는지 재차 체크를 하고기사분들이 떠났다.[ 깨달음, 당신, 얼른 회사 가야지 ][ 안 갈래 ] [ 왜? ][ 그냥,,안 가도 될 것 같아서..] [ 사장 마음대로 인거야? ][ 응 .. 2025. 4. 2.
남편이 말하는 일본 여성의 특징 스고이(すごい)카와이!! (可愛い)스고이....(すごい) 카와이!! (可愛い)혼토? (本当)우리를 사이에 두고 양 옆 테이블에는남녀 대학생 5명, 직장인 혼성 4명이 앉아술을 마셨다.대학생들은 최근에 찍은 사진을 서로 보고,보여주기를 반복했고 왼쪽 편 직장인 테이블에서는새로 산 아이돌 그룹 굿츠와 게임 액세서리를꺼내놓고 자랑했다.점점 목소리가 커지고 손뼉까지 쳐가며웃는 두 테이블. 분명 양 옆 테이블에서는각자 다른 내용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지만들려오는 소리는 똑같았다.스고이(すごい)카와이!! (可愛い)스고이....(すごい) 카와이!! (可愛い)혼토? (本当)시끄러운 게 약간 귀에 거슬리긴 했는데깨달음은 다른 이유에서 짜증이 나 있었다.일본 여자들은 카와이, 스고이, 이 두 단어로 대화가 이뤄진다며 대학.. 2025. 3. 30.
장례식장에서 다짐을 했다 [라멘 좀 그만 먹어라고, 밀가루가 몸에 안 좋다고몇 번을 말 해야 알아먹는 거야? ]그 사람이 라멘을 그렇게 좋아했는데난 정말 싫었어. 그래서 라멘을 먹을 때마다눈총을 줬거든,,,당신을 위해서라고 말은그렇게 했지만 돌이켜보면 단순히그 사람 라멘 먹는 꼴이 싫어서였어..남편이 떠난 후 집 근처 라멘집을 지나칠 때마다발걸음이 멈춰진다는 요시가와(芳川) 상.  [  양말에 구멍 난 것을 또 신는 거야? 그 색바랜 재킷은 언제 버릴거야 ! ]  그렇게 절약해야한다고 짠돌이처럼 옷 한 벌제대로 안 사 입고 궁상맞게 생활하면서돈을 모으더니 그 돈 다 써보지도 못하고떠날 거면서 뭐 하려고 그리도아등바등 살았을까.... 홀로 남은요시가와 (芳川) 상은 남편의 손길이 묻은 물건들이 눈에 띌 때마다 남편이 왜 그렇게까지.. 2025. 3. 26.
고장난 온수기를 보다가,,, 지난 목요일, 샤워중이던 깨달음이 젖은 몸에 수건을 두루고 나와서는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며 급탕기(給湯器 온수기)가 고장난 것 같은데 키친쪽은 어떠냐고 물으면서 리모콘이 아예 작동을 하지 않는다고춥다며 벌벌 떨었다.머리를 감고 있던 중이었다는 깨달음은일단 찬물로 샴푸를 씻어내고 나왔다며온수기 설치센터 전화번호를 찾았다.내가 일단 센터에 전화를 하고 방문날을 잡고는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야마다덴키(ヤマダ電機 )에 가서 일단 고장상태를 얘기 했더니연식이 10년 넘으면 고장이 난다며교체하는 게 좋겠다고 미리 견적을 냈는데적어도 40만에서  50만엔(약 5백만원)까지교체비용이 든다고 했다.생각보다 비싼 온수기값에 놀라 원래온수기가 그정도 드는가 싶으면서도고치지 않으면 샤워를 못하게 생겼으니일단 기사분이 직접 .. 2025. 3. 23.
벳푸를 제대로 즐긴 지옥온천과 스기노이호텔 아스카Ⅱ 크루즈를 뒤로 하고 우린 벳푸(別府)기항지에 내렸다. 승객들이 모두 내리고 목적지와호텔명이 적힌 버스가 기다리는 곳으로 가는데깨달음은 벳푸 캐릭터가 기뚱거리며손을 흔드는 쪽으로 달려갔다. 캐릭터와 사진을 찍는 건 아이들이 즐기는 거라생각했는데 크루즈에서 내린 늙으신 어른들도앞다투어 줄을 서서 사진을 찍었다. 버스가 출발을 하고 먼저 도착한 곳은대대로 일본 천왕이 참배를 했다는 오이타현(大分) 우사시에 있는 신사우사신궁(宇佐神宮)이었다.725년에 창건된 역사와 함께 일본 3대 팔번궁( 하치만신을 모시는 곳-八幡宮)의 하나로전국에 4만 개의 신사 중에서팔번궁의 총본사이다.깨달음은 어김없이 이곳에서도 줄을 서서참배를 하고 오미쿠지(운세 뽑기 おみくじ)를사서 읽어보고는 다시 곱게 접어 묶었다.[ 깨달음.. 2025. 3. 19.
럭셔리 크루즈 아스카Ⅱ 를 타다. 꼭 타고 싶었던 아스카Ⅱ를 드디어 타는 날,아스카Ⅱ호는 5만 톤급, 길이 241m에 달하는 국제크루즈로 일본의 대표적인 럭셔리 크루즈 선이다.럭셔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일본의 전통과현대적 요소를 결합한 실내디자인과승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취지에서 승객수에 비례할 정도로많은 승무원이 탑승해 있다.요코하마 선착장에서 기다리다룸 스타일에 맞춰 차례로 타면 되는데깨달음이 스위트룸석에 잘못 섰다가 얼른내 쪽으로 달려오더니 어쩐지 회장님 같은 사람들이 줄을 서 있더라며 지금껏 우리가탔던 크루즈 중에서는 사이즈가 가장 작지만승객들 분위기가 전혀 다르다고 했다. 그렇게 기대에 부풀어 배에 올라 일단방에 캐리어를 던져놓고 나와서로비층에서 웰컴 드링크를 가볍게 한잔씩마시고 선내를 돌아보는데 깨달음이 자꾸만고개를 갸.. 2025. 3. 16.
당연하지, 난 한국인이니까 [ 정 상은 지난번에도 자리를 양보하던데오늘도 양보하네, 진짜 착해 ]착한 게 아니라 연장자가 눈 앞에 서 있는데가만히 앉아 있으면 마음이 불편해져서전철이든, 지하철, 버스에서든 몸이 먼저반응해 일어서는 난 역시 한국인이다.[ 정 상이 준 김치는 팔아도 될 만큼 맛있는데왜 그냥 막 나눠주는 거야, 아깝잖아 ]콩 한쪽도 나눠 먹는 거라 배웠고기브엔테이크식 사고가 아닌바라는 거 없이 주고 받고 자란 덕분에 계산하지 않고 같이 나눠먹고 싶은 마음이드는 난 역시 한국인이다.[ 정 상이 자기 의견을 확실히 말해준 덕분에일이 빨리 진행되서 고마워 ]주위 눈치보면서 적당히 타협하지 않고그렇다고 내 이익을 위해 불합리한 선택을하고 싶지 않아서싫은 건 싫은 것이고 좋은 건 좋은 거라자기 감정에 솔직한 난 역시 한국인이다.. 2025. 3. 12.
중년 남편들이 살아남는 길 친구가 또 소리 없이 소포를 보내왔다.우체국 큰 박스를 열어보니 필요한 것들이가득 들어있다.마치 깨달음 생일을 미리  알고 보낸 것처럼깨달음을 위한 것들이 많았다.목이 약해 늘 기침을 달고 살아서 항상챙겨 먹어야 하는 기침약,그리고 생강차, 도라지액기스 까지..친구에게 고맙다는 카톡을 보냈다가통화를 했다.[ 어쩜 이렇게 꼭 필요한 것들만 보냈어? 마침깨달음 생일인데 너무 좋아한다, 자기한테생일선물 보낸 거라고 ][ 작년에 한국에서 너랑 마트 갔을 때니가 샀던 것들 그대로 기억해 내서 샀지 ][ 죽염치약이랑 청국장 가루, 정말 내가사려고 했던 건데 텔레파시가 통했나 했어 ][ 그러게,, 마트에 가니까 바로떠오르더라, 그래서 바로 샀던 거야 ]   우린 청국장이 얼마나 몸에 좋은지 건강얘기 좀하다가 생일을 .. 2025. 3. 9.
하네다공항 도착로비에서-2 한국에서 친구나 지인들이 도쿄에 놀러 오면가볼 만한 곳으로 꼭 추천하는 곳은아사쿠사(浅草)이다.일본스러움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어관광지로도 최적지이고 한 정거장 지나면우에노 (上野)재래시장과 아키하바라(秋葉原)가가깝게 있어 도쿄를 둘러보는하루 관광코스로 나쁘진 않다.아사쿠사를 둘러보고 스미다가와(隅田川)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오다이바(お台場)로이동하기 편한 것도 매력 중에 하나이다. [ 언니, 저기서 그때 유람선 탔었나?][ 응 ][ 그때 마셨던 커피가 생각난다..]내가 추천하는 이 코스를 주연이도 예전에체험을 해서인지 세계 각국에서 온관광객들 멍한 눈을 하고 쳐다봤다.어깨를 부딪히고 사진을 찍느라뒷걸음질하다 발을 밟은 사람들이 있었지만아랑곳하지 않았다.주연이는 고개를 들어 두리번거리기도 하고골똘히 생.. 2025. 3. 5.
요코하마에서 들은 남편의 과거 요코하마(横浜)는 깨달음에서 조금은 특별한 곳이다.대학을 졸업하고 선배 회사에서 건축사로일을 시작하고 자기 회사를 처음 차렸던 곳이이곳 요코하마인 덕분에 어딜 가나젊은 날의 진한 추억들이 묻어있다고 했다.버블시대(1980년대 후반) 였을 때는 매일 밤,유흥을 즐기며 모든 업소의 언니? 들과아주 친한 소통이 많았다는 요코하마.그런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깨달음과그런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듣는우리 부부는 역시 내공이 쌓인중년임이 틀림없었다.요코하마역에서 야마시타공원(山下公園)으로이동하는 시버스(シーバス)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데깨달음이 옛 기억을 떠올리며 이름 모를 언니들과먹었다던 도넛을 사 와서는 맛있게 먹었다. [ 깨달음, 그때는 인기가 많았나 봐? ][ 음, 좀 있었지.. 그때는 돈을 물 쓰듯이썼으니.. 2025. 3. 2.
하네다공항 도착로비에서-1 주연이가 도착할 시간보다 훨씬일찍 나와서 방황하듯 공항 터미널을끝에서 끝까지 걷고 되돌아오길 반복했다.만나면 무슨 말을 먼저 걸어야 할지 몰라자꾸만 답을 찾고 싶어 마냥 걸었다.[ 난 언니가 부러워 ][ 뭐가 부러운데? ][ 그냥,모든 게, 난 언니처럼 못 버틸 거야 ][  가장 부러운 게 뭔데? ][ 한국이 아닌 곳에서 산 다는 것 ][ 그럼 너도 한국을 벗어나 ][ 난,,언니,,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그냥 죽기 전에, 문득 나도 언니처럼 한 번살아보고 싶었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야 ][ 그럼, 한국이 아닌 곳에서 한 번 살아보고 죽어,그래야 니 삶에게 덜 미안하지 않냐? ] [ 내 삶? 미안할 게 뭐 있어..나름 열심히 산다고 살았는데..][ 그럼, 지금부터는 열심히 살지 마, 그냥 아무것도 하지.. 2025. 2. 27.